제 10 회 제 1 편 10 9월 21일. 이날도 맥아더의 상륙부대는 서울시가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있었다. 월미도에 대한 미증유의 폭격과 포격을 시작하던 그날로부터 어언 열흘가까운 날들이 흘러갔으나 제1선의 미1해병사단은 아직 영등포에서 부절히 한강도하전투를 거듭할뿐이였다. 닷새면 인천-서울작전을 끝내겠다던 맥아더의 호언장담은 웃음거리로 되고말았다. 두번째 닷새가 다가왔으나 아직도 서…
제 1 회 제 1 편 1 전쟁의 포화로 불타던 50년 여름도 이제는 시진하게 물러가기 시작하였다. 격전이 휩쓸어간 휘우듬한 언덕우에 땅거미가 내릴 때면 화광이 얼른거리는 하늘가에서 올차게 여문 별들이 파랗게 눈뜨군 했다. 새벽에는 이슬이 내렸다. 한낮의 땡볕과 초연에 시들어버린 풀잎사귀들이 축축히 젖어들고 길가에 구겨박힌 미국제 땅크의 포탑도 번지르르해졌다. 가을이 오고있는것이다. 그러나 이해의 가을은…
(제 81 회) 제 7 장 2 (1) 2. 8비날론련합기업소에서 현대적인 비날론공업을 일떠세우고 비날론을 뽑아내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환희의 선풍으로 온 나라를 휩쓸었다. 신문과텔레비죤방송에서는비날론이 폭포처럼 쏟아지는데 대하여 련일 소개선전하였고 사람들은 모여앉기만 하면 비날론에 대한 말을 주고받았다. 16년만에 비날론이 다시 쏟아진다는것은 우리 경제가 활성화되였음을 의미하였고 우리 조국이 강성국가의 밝은 미래에로 더 …
(제 72 회) 제 6 장 6 (1) 주승혁은초산비닐합성공정시운전 다음에 진행할정류공정시운전을 단번에 성공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였다.운전계획서를다시 검토하였으며 자기 눈으로 직접 발브의 조작상태, 배관망구성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생산공정현장을돌고 계단을오르내렸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착상한 전기가열기에로 자꾸 생각이 가는것을 어쩔수가 없었다. 기사장이 인차 기술협의회를 다시열겠다고했는데 소식이 없었다. 왜 이렇게 늦잡는가…
(제 71 회) 제 6 장 5 주승혁이내놓은전기가열기제안은박춘섭에게있어서 처음엔 엉뚱하기 짝이 없는, 다소 환상적인 요소가 섞인,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한것이였다. 그저 가능성이 희박한 정도가 아니라 큰 사고를 일으킬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있는 어쩌면 폭발물과도 같은 제안이였다. 단지위험한 물건처럼 여겼던전기가열기제안은점차박춘섭의운명에 큰 혼란을 일으키는 괴물같은것으로 변해버렸다. 그 괴물은 몇차례의 곡절을 겪으면…
(제 61 회) 제 5 장 6 (2) 이밤에주승혁은대단히 기분이 들떠있었다.리영복이가보내준 짜장면을 맛있게 먹은데다가초산비닐합성공정의설비,장치물조립과보수를 마침내 끝냈던것이다.정류공정의정비보수도 며칠후엔 끝나게 될것이였다. 보수공들이 뒤거둠질을 하고 집으로 퇴근하는데승혁은박춘섭을찾아나섰다.춘섭이가짜장면을 가지고운전조작실에들어왔다가 간 다음에 보니 그의 사업수첩이 방에 떨어져있었다. 곧 찾으러 올것이라고 …
(제 51 회) 제 5 장 1 (2) 얼마간 달렸는데 저앞에 넓지 않은 다리가 나타났다. 리영복과 박춘섭은 먼저 다리를 건너가 달려오는 차들을 차단시키였다. 《아니, 이거 무슨 저런 차기중기가 다 나타났소?》 《제길, 바빠죽겠다는데 저런 굼벵이같은게 언제 지나가겠나? 제기랄.》 이렇게 제나름대로 불평을 토하는 운전사들도 있었다. 리영복이 긴장해서 다가오는 차기중기를 바라보…
(제 41 회) 제 4 장 2 (1) 비날론생산공정개건에 필요한 자재확보를 위해 국가적으로 서해안의 한 단위에서 탑, 설비, 장치물들을 2.8비날론련합기업소가 받아오도록 조치를 취하였다. 100여명의 로동자들이 서해안에 가서 탑, 설비, 장치물들을 실어오는전투를 벌렸다. 주승혁은 설비와 장치물들을 선정하는 일을 봐달라는 기업소개건지휘부의 부탁을 받고 해당 단위에 가서 사업하였다. 그해 4…
(제 31 회) 제 3 장 5 (1) 날이 어슬어슬해질 때 김송희는 부리나케 퇴근길에 올랐다. 집에 가기 전에 어느 한집에 들려야겠다고 작정하였다. 방금전 작업총화를 끝내고 반원들은 염소젖을 한식기씩 마시였다. 그때 작업반의 고급기능공 박건일이 뜨거운 염소젖을 훌훌 불며 마시다가 그에게 특유한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우리 송희가 염소젖을 참 잘 끓이거던. 맛있어. 집에서 먹는…
(제 1 회) 제 1 장 1 (1) 해빛이 뜨겁게 내리쪼인다. 구름 한점 보이지 않는 파아란 하늘에 떠있는 해는 그야말로 이글이글 타면서 백광을 내뿜는다. 한바탕 해수욕을 하고나서 달아오른 모래불에 등을 대고 누운 주승혁의 머리속에는 카바이드전기로의 눈부신 백광이 떠올랐다. 저 해의 열을 그대로 옮겨 지금 멎어서있는 전기로들을 돌릴수는 없단 말인가. 주승혁은 인차 자기의 허망한 공상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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