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 회 제 1 편 21 드디여 그 시각은 왔다. 강부관장이 들어와 보고드렸다. 《장군님! 지금 대기실에 작별인사를 드리려고 영실동무가 자제분들을 데리고 와있습니다.》 부관장의 목소리는 벌써 젖어있었다. 훌쭉해진 볼편의 근육이 알릴듯말듯 떨렸다.김일성동지께서는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반쯤 열리다 만 출입문에서 새까만 치마자락이 얼씬거렸다.김일성동지께서는급히 문가로 걸어가시였다.…
제 19 회 제 1 편 19 어느덧 산과 들은 울긋불긋 가을철단장을 끝내고있었고 먼 남쪽과 북쪽에서는 철새들이 날아가고 날아왔다. 락동강기슭에서 떠난 인민군주력부대들도 퇴색하는 산발을 타고 38°선부근에 이르렀다. 팔공산을 떠나 오대산, 태백산을 거쳐오는 부대도 있었고 가야산, 속리산을 떠나 어언 림진강에 이른 부대들도 있었다. 적들도 역시 38°선이북에 대한 대규모적인 침공에 열을 올…
제 18 회 제 1 편 18 일행은 9명이였다. 소나무가 빼곡이 들어찬 릉선우에 람루한 군복차림의 부상병들이 리숙을 둘러싸고있었다. 머리에 타박상을 입은 무전수 오윤남, 해군소속 포중대의 포장, 그를 부축하고있는 간호원 한영순, 두눈에 붕대를 감고있는 운전사 김상준과 류현수, 박원철 등이였다. 김상준은 다행히 파편이 눈두덩을 찢어놓았을뿐 눈은 다치지 않았다. 처음엔 피범벅이 되여 앞을 보지 못했고 지금은 붕대로 감싸고…
제 17 회 제 1 편 17 아침이였다. 내가의 물황철나무들은 짙은 안개속에 묻혔고 여울가의 물동에서는 선잠을 깬 까마귀들이 이슬에 젖은 날개를 털었다. 그것들은 자동차가 가까이 달려오는데도 기슭에 밀려나온 나무가지들을 타고다니며 열심히 검부레기를 뚜졌다. 운전칸에 앉은 리숙은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고 조는듯마는듯 차가 들추는대로 몸을 흔들고있었다. 태화동부근의 방어계선에서 있었던 일들을 아득히 흘러간 …
제 16 회 제 1 편 16 문화부중대장 주영섭이 지휘하는 13명 대원들가운데엔 의용군으로 입대한 로지봉도 있었다. 며칠전 직지천의 끊어진 다리 아래에서 현수와 반갑게 만났으나 인사말도 변변히 나누지 못하고 헤여진 그 병사였다. 그때 탄약을 싣고가던 그들은 갑자기 대도로를 따라 공격해오는 적들과 조우했었다. 3대의 자동차중 선두차가 적땅크포사격에 불타버리자 나머지 차들은 급기야 산기슭의 달구지길로 방향을 꺾었다. 가까…
제 15 회 제 1 편 15 날이 어둡기 바쁘게 공격이 시작되였다. 좌익에서는 척후로 나가던 보병대대가 산밑에서 포위를 기도하고있던 적의 한고리를 타격했다. 우익에서는 고개마루에 주저앉아있던 190명전사들이 벼랑을 타고내려 적들의 105mm곡사포진지를 덮쳤다. 보총사격의 불꽃들이 령밑에서 바늘끝처럼 번쩍이였다. 중기와 경기들에서 내쏘는 예광탄의 불꼬리들이 골안의 어둠을 쩍쩍 갈랐다. 수류탄이 튀고 불길이 솟구쳐오르군 …
제 14 회 제 1 편 14 최현과 박정덕의 련합부대들은 9월말까지 군집단의 후퇴를 보장하기 위해 김천-대전간, 김천-리화령(문경고개)간의 두 전략적도로를 중심으로 치렬한 기동방어전을 벌렸다. 그들은 산악지형의 특성을 살려 큰길에 차단물을 설치하고 령길을 따라 여러층의 화력체계를 조직하여 우세한 적들을 타격하였다. 낮에는 강력한 화력타격과 반돌격을 배합하였고 밤에는 부…
제 13 회 제 1 편 13 9월 25일 오후 2시 10분, 맥아더는 도꾜에서 뜻밖의 충격적인 성명을 발표하였다. 성명은 맥아더자신이 쓴 다음과 같은 화려한 문구로 시작되였다. 《자비로운 신의 보호에 의하여 인류최대의 희망과 열망의 상징인 우리 유엔군은 드디여 서울을 탈환하였다.…》 그러나 그시각 미1해병사단은 서울의 서북쪽 마포, 신촌에 머물러있었으며 제일 앞서 전진했다는 5해병련대도…
제 12 회 제 1 편 12 전선사령관 김책의 명령에 의하여 최현의 련합부대는 김천-문경간 도로를 중심으로, 박정덕의 련합부대는 김천-대전간 교통로를 차단하고 적들을 견제하게 되였다. 김천은 경상남북도와 전라도, 충청도를 련결하는 주요 철도분기점이며 전략적도로중심지로서 부산과 마산, 진주, 대구 등지에서 북으로 가려면 이곳을 거치지 않을수 없다. 김천에서 동북쪽으로 거슬러가면 문경고개를 넘어 충주-서울…
제 11 회 제 1 편 11 어느덧 김천에 있는 전선사령부 근처에까지 포탄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적들은 진주, 합천, 김천 지역으로 미친듯이 공격해오고있었다. 김책은 무릎우에 지도를 펴놓고 거기에 눈길을 박고있었다. 전선서부방어집단 참모장이 합천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와 차후 예상되는 적들의 행동성격에 대해 보고하고있었다. 그와 좀 떨어진 탁자끝에서는 전선사령부 군사위원 김일이 무겁게 입을 다물고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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