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 회) 제 2 장 왕관없는녀왕 5 한강의량대안은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오늘 여기서훈련대장신관호가창안제작한수뢰포의위력을 보기로 되여있었던것이다. 수뢰포는적이 건너갈수 있는 강물속이나 바다속 또는 적함선이 정박하거나 지나갈수 있는 물속에 설치되여있다가 적함선이가까이에접근하였을 때 대기하고있던 군사가수뢰포의불심지에 불을 붙이는것으로서 폭파할수도 있었고 또는 적선의 부딪침에 의하여 스스로 생기는…
(제 26 회) 제 2 장 왕관없는녀왕 4 (2) 그런데 그의 심중에 커다란 충격을 준예상찮은일이 얼마후에 또 일어났다. 그날 명성황후는창덕궁서온돌의자기 방에서아침수라를들고있었다. 젊은궁녀들이자개박이둥글상에갖가지 료리들을가져다놓았다. 그러면 기미상궁(검식상궁)이 저가락으로 그것들을 한점씩 맛본 후에 명성황후앞에 차려놓군 하였다. 명성황후는 긴 저가락으로 건강과 미용에 좋다는 료리들만을 집어 입에 조금씩 넣어 씹군 하였다. 젊은궁녀들과기미상궁까지물러간 후에조상궁이명성황후의 귀가에 입을 바투 대고 뭐라고 수군거렸다. 명성황후는 저가락…
(제 25 회) 제 2 장 왕관없는녀왕 4 (1) 성대하고도 화려한화촉지연을마친 명성황후는 넓다란신방에서신랑인 상감마마를 기다리고있었다. 잠자리를 돌보는큰방상궁이와룡초대에불을 밝히고 금침을깔아놓은지도오랬다. 이제 남편인 상감마마가신방에들어와 자기의 옷고름을 벗기고금침속으로끌어들일 생각을 하니 저도 몰래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는 이미 부부사이의 이성관계에 대하여 알고있었고 …
(제 24 회) 제 2 장 왕관없는녀왕 3 (2) 넓고후끈한운현궁의안방에서민부대부인이자영이네를맞아주었다. 화려한깁치마저고리에털마고자를덧입고 옆구리에 각종 노리개를늘어뜨린부대부인은환갑이 불원한 늙은이답지 않게 아직도 미모의 단정한 녀인이였다. 그는 이미승호에게서자영이에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한 모양 별로 묻는 말도 없이 그저 그의이모저모를찬찬히 뜯어보기만 하였다. 부대부인의눈길…
(제 23 회) 제 2 장 왕관없는녀왕 3 (1) 찬바람에 문풍지가 드르릉귀따갑게울었다. 장작이 떨어져 불을 때지 못한 구들은 얼음장처럼 차가왔다. 포대기를 깔고앉은민자영은시린 두손을호호입김으로녹이고나서다시 책에 눈길을 주었다. 서발막대를 휘둘러도 거칠것이 없다는 말그대로 넓고휑뎅그렁한방안에 소녀 혼자 오도카니 앉아있는 모양은 보기에도 민망하고궁색스러웠다. 이 소녀가 바로…
(제 22 회) 제 2 장 왕관없는녀왕 2 (2) 커다란원형식탁에외국손님들과 함께 앉아있던 명성황후가 시중을 들고있는나쯔미에게손짓했다. 《다까하시부인도어서 와앉으세요.》 나쯔미는황송스럽게대척했다. 《전하, 전 오늘왕비전하의시중을 들려고 왔습니다.》 《그러지 말고 어서 오세요. 오늘은명절손님이아닙니까.》 명성황후의 진정어린 초…
(제 21 회) 제 2 장 왕관없는녀왕 2 (1) 그들이 이런 한담을 나누고있을 때 문득 《중전마마 듭시오.》하는 소리가 울리고 뒤이어응접실문이열렸다. 외국인들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시를 바로잡기도 하고 머리를비다듬기도했는데 모두의 얼굴에 엄숙하고도 긴장한 표정이 어려있었다. 화려하게왕비정장을한 명성황후가 얼굴에 웃음을 띠우고 방에 들어섰다. 그의 뒤로 세자와세자…
(제 20 회) 제 2 장 왕관없는녀왕 1 (2) 조선식가마를타고 경복궁의정남문인광화문에 다달은다까하시부인나쯔미는명성황후의 청첩장을 내밀었다. 광화문의수문장은그를 말없이 통과시켰다. 나쯔미가탄조선식가마는강녕전뜰에서 멎었다. 4명의조선교군들이지정된 장소로 가마를 옮겨가는 사이나쯔미는명성황후의 부탁을 받고 대기하고있던궁녀들에게안내되여전각안으로들어갔다. 불빛이 …
(제 19 회) 제 2 장 왕관없는녀왕 1 (1) 조선주재일본대리공사인스기무라후까시서기관은창밖을 내다보며 감상적으로 말했다. 《하늘이 흐린걸 보니 또 눈이라도오려는가봅니다.》 안락의자에 조심스럽게 앉아있는 30대의다까하시부인나쯔미는스기무라서기관이자기를 찾은 영문을 알수 없어 그저 덤덤히 있었다. 그는 몸집이 가량가량한 이스기무라를대할 적마다 매끄럽고 징그러…
(제 18 회) 제 1 장 갑오년정월대보름 11 이 시각천태봉이와변옥절이는종각쪽으로가고있었다. 성난 기상인태봉이는헌걸찬 걸음이고 뒤따르는옥절이는울상이다. 《태봉아, 가지 마!》 옥절이가태봉이의소매자락을 잡고애타게빌었으나태봉은옥절이의손을 왁살스럽게 뿌리쳐버렸다. 《머스메들일에 삐치지말어!》 《너 혹시 그 도령한테 잘못되면 난 어찌라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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