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에서 보낸 '송이버섯'이 나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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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여러면에서 대성공이다. 전 세계를 감탄과 환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좋은 소식"이고 "엄청난 진전"이라고 극찬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을 곧 만나겠다고 했으며 폼페이어 국무는 "북미 협상을 즉시 재개하겠다"고 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 보다 더 좋은 일, 더 큰 공이 없다"며 매우 만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심은 아닐지 몰라도 사사건건 훼방을 놀지 못해 환장하는 일본 정부도 환영의 뜻을 표하고 나섰다. 세계 주요 언론 매체들은 한결같이 지지 환영했다. 과거와는 달리 아주 신통하게도 이번에는 미국 매체들이 비교적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소수이긴 하나 민족 구성원이라고 믿기 어려운 <판문점 선언> 반대세력이 그들의 전유물인 '안보소동'이나 '종북타령'을 버젓이 하고 있는 게 남쪽땅의 현실이다. 한국당은 "무장해제"를 했다며 팔짝팔짝 뛴다. 바근혜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NLL소동을 피웠던 그 못된 버릇이 또 재현됐다. 이번에는 문재인이 NLL을 포기했다고 직사포를 쏴댔다. 바른미래당도 한국당에 동조하는 듯 <평양선언>에 아주 부정적이다. 손학규는 "아직 잔치 벌릴 때가 아냐"라며 못마땅한 발언을 했다. 태극기 부대는 서울 동대문 프레스센타 앞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문재인을 처단하라, 위장평화, 묹재인은 돌아오지 말라 등의 구호를 악을 쓰고 외쳐댔다. 미국에서는 유독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문 대통령의 방북은 "북에 최대 압박을 가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약화시켜서 화가 치민다"고 했다. 그에게 붙어다니는'호전광' 딱지가 아직도 건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유엔 총회를 기해 리용호 북외무상과 폼페이어의 회담이 계획돼 있고, 한미 정상회담이 잡혀있다. 공개되지 않은 김 위원장의 메세지가 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에게 전달될 모양이다. 이것이 촉매제가 돼서 <싱가포르 선언> 이행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아주 많다. 이번 <평양선언>은 우리 겨레에게 뿐 아니라 미국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믿어진다.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는 5천년을 같이 살았고, 70년을 해어져 살았다. 이제는 70년 적대를 청산하고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는 명연설을 했다. 눈시울이 뜨거웠다. 청중 중에서는 눈물을 닦는 모습도 보였다. 우리 민족의 저력을 아낌없이 세계 만방에 과시하는 순간이었다. 문 대통령이 가는곳 마다 시민들이 진정으로 환영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히나의 핏줄이라는 걸 절감하게 헸다. 이제는 아무도 더 이상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싸움질을 부추길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라 확신하고 싶다. 트럼프도 이점을 망각하진 않을 것이라 여겨진다.
3차 정상회담을 통해 몇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고 나 자신이 무척 어리석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문 대통령이 짧은 연설을 했지만, 그의 말이 끝나면 환호와 박수가 천지를 진동했다. 북측 시민들이 문 대통령을 자기 대통령인양 반기는 모습이 너무도 신기해서 믿기질 않았다. 두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 올라 두손을 맞잡고 쳐든 모습은 꿈인지 생신인지 햇갈릴 지경이었고 우리는 이미 하나가 됐다는 생각을 절로 나게 만들었다. 가장 나에게 감명을 준 것은 북측에서 선물로 보낸 2톤 송이버섯이다. 값비싼 송이버섯을 선물로 보낸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이것을 미상봉 이산가족에게 나누어주는 청와대의 결정이 참으로 갸륵하다고 생각됐을 뿐 아니라 아주 현명한 조치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그것을 받아든 95세의 이산가족 할머니가 냄새를 맡으며 우는 모습은 도저히 눈물 없이는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멀지 않아 남북의 내왕이 수월해지고 교류가 활성화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남북 정상의 굳은 합의라서 보다 남북 온 겨레가 이제는 하나라는 신념으로 평화 번영을 향해 질주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희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우리 문제의 주인이라는 자각을 갖게 된 것은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우리에게 준 최대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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