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가 된 10만 ‘이라크 아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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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군의 또 다른 큰 골칫거리는 ‘이라크 아들들(SOI:Sons of Iraq)’이다. 2007년부터 미군이 수니파 세력을 모아서 만든 민병대이다. 사담 후세인 시절 득세하던 수니파가 전후에 미국을 등에 업고 정부 고위직에 진출한 시아파에 대항하기 위해 (수니파가 선택한) ‘적과의 동침’ 형태로 만들어졌다. 미국은 수니파를 장악하려고, 수니파는 시아파를 경계하려고 싫지만 손잡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당시 미군은 이 민병대에게 정규군에 편입시켜주겠다고 하면서 월급도 두둑이 챙겨주었다. 그러자 이라크 치안은 급속도로 좋아졌다.
하지만 미군이 떠난 다음 이 ‘이라크 아들들’은 곧 찬밥 신세가 되었다. 이라크 정규군 대부분이 시아파여서 수니파인 이들을 이라크 정규군으로 받아들이기 껄끄러운 것이다. 이라크 정부는 ‘이라크 아들들’ 소속 대원 10만명 중 2만명만 이라크 정규군에 편입시킨다고 밝혔다. 나머지 8만명에 대해서는 민간 부문의 다른 일자리를 얻도록 유도한다고는 했지만, 실업률이 30%가 넘어가는 이라크 상황에서 기약하기 힘들다. 이렇듯 이들에 대한 처우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못할 경우 이라크 치안이 다시 한번 크게 요동칠 수도 있다.
ⓒAP Photo 2008년 3월, 미란 라이네케 미군 중령이 ‘이라크 아들들’의 회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바그다드 관할 미군 사령관 제프리 해먼드 소장은 AP통신 인터뷰에서 “대다수 대원이 이라크 정규군에 편입되지 못할 경우, 정부에 반감을 갖고 다시 알카에다와 손잡고 활동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쿠르드족 마무드 오스만 의원도 “시아파가 집권하고 있는 이라크 정부는 수니파인 SOI 대원들을 적인 수니파의 전사로 볼 뿐이다”라고 말했다. 수니파 아부사파 부족장은 “만약 이라크 군에 이들이 편입되지 못한다면 미국을 도왔다는 이유로 알카에다의 최우선 타깃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무려 10만명이나 되는 이들이 알카에다와 협력하게 되면 이라크 앞날은 다시 예측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라크 정부가 종파를 막론하고 이들을 수용한다 해도 그 막대한 예산을 충당하기는 힘들다. 한때 미국에 이라크 전쟁 승리를 보증하는 증표로 여겨지기도 했던 SOI가 이제 이라크 치안의 태풍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출처: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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