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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618] 트럼프가 종전을 서두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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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142회 작성일 25-02-1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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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트럼프가 종전을 서두르는 이유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25-02-17

<차례>

1. 전쟁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려는 트럼프

2. 트럼프가 종전을 서두르는 두 가지 이유

3. 두 가지 물음이 떠오른다

4. 트럼프가 제시한 다섯 가지 종전조건

5. 반제연대 전선의 승리, 나토 제국주의진영의 패배


1. 전쟁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려는 트럼프

2025년 2월 12일 울라지미르 뿌찐(Vladimir V. Putin) 로씨야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 제국 대통령이 전화 회담에서 중대한 문제를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뿌찐 대통령과 1시간 30분 동안 전화 회담을 하고 나서 백악관 취재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 아침 한 시간 이상 길게 (뿌찐 대통령과) 훌륭한 전화 통화를 했다. 나는 전화통화로 뿌찐 대통령을 대하는데, 그를 곧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 아마도 우리는 싸우디아라비아에서 우선 만나게 될 것이다. 그(뿌찐 대통령)가 이곳(워싱턴)에 오고, 내가 그곳(모스크바)에 갈 것으로 예상한다.”

로씨야 대통령 관저인 크레믈리 대궁전(Bolshoy Kremlyovskiy dvorets) 대변인 드미뜨리 뻬스꼬브(Dmitry S. Peskov)는 2025년 2월 13일 로씨야 언론매체와 대담하면서 하루 전에 있었던 뿌찐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회담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양국 정상은 초청 의사를 교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씨야를 방문하고, 로씨야 대통령은 언제든지 미국을 방문하도록 초청을 받았다. 두 정상이 제3국에서 실무회담을 조속히 추진하고 개최하기로 한 것은 (상호 방문과) 다른 문제다. 이 실무회담은 상호 방문 전에 (싸우디아라비아에서) 성사될 것이다. 보좌진이 실무 차원에서 (실무회담을) 준비할 것이다.”

위에 서술한 두 인용문에 의하면, 로씨야와 미 제국의 정상외교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몇 주 안에 싸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될 로미정상회담에서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을 끝내기 위한 종전방침이 합의될 것이고, 종전협상이 마무리되는 것과 함께 뿌찐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클레믈리 대궁전을 방문할 날이 올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싸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될 로미정상회담에서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을 끝내기 위해 어떤 종전방침을 합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 중대한 문제에 대해 드미뜨리 뻬스꼬브 대변인은 말을 아꼈지만, 입이 가벼운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2일 백악관 취재기자들에게 전화 회담 중에 자신이 뿌찐 대통령에게 종전 문제를 언급했다고 밝히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뿌찐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바란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멀지 않아 종전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가 이른 시일 안에 끝내려는 전쟁은 지난 4년 동안 계속되어온 로씨야-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제국주의세력의 견지에서 또는 종미우익의 견지에서 전쟁 문제를 인식하지 말고, 반제자주적 견지에서 인식해야 한다. 제국주의세력과 종미우익은 침략전쟁을 도발하는 범죄집단인데, 전쟁 문제를 범죄집단의 견지에서 인식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반제자주적 견지에 서면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은 로씨야 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아니라 반제연대 전선 대 제국주의진영의 전쟁이라는 사실이 돋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반제연대 전선은 로씨야가 조선, 중국과 연대하여 공동의 적에 맞서 싸우는 국제 공동투쟁체를 의미한다. 또한 여기서 말하는 제국주의진영은 반로씨야전쟁에 우크라이나를 ‘총알받이’로 앞세운, 미 제국을 괴수로 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의미한다. 명백하게도,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은 로씨야가 조선, 중국과 연대한 반제연대 전선이 미 제국을 괴수로 하는 나토 제국주의진영에 맞서 싸우는 반제전쟁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위키피디아)

그런데 미 제국 대통령 트럼프는 그 전쟁을 이른 시일 안에 끝내려고 한다. 트럼프 재집권 직전까지 대통령직을 맡았던 조 바이든(Joe R. Biden)은 종전 문제를 생각하지 않았지만, 트럼프는 종전을 적극 추진하기 시작했다. 아둔한 바이든은 전쟁의 수렁에서 종내 헤어 나오지 못했고, 약아빠진 트럼프는 전쟁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려고 한다.

트럼프는 자신이 뿌찐 대통령을 상대로 종전협상을 시작하면 이른 시일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허풍을 치는 말버릇에 불과한 것일까? 그런 게 아니라, 트럼프의 머릿속에는 종전구상이 들어있다.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종전구상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종전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제임스 밴스(James D. Vance) 부통령, 마코 루비오(Marco A. Rubio) 국무부장관, 마이클 월츠(Michael G. G. Waltz)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종전협상에 참가할 대표로 지명했다.

종전 문제는 전후처리 문제와 직결된다. 전쟁을 어떤 조건에서 끝내는가에 따라 전후처리방침이 결정되고, 전후처리에 따라 국제 안보체제가 변동되고, 세계 지도가 바뀌게 된다. 그러므로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이 어떻게 끝나는가에 따라 국제질서가 급격히 전환될 것이다.

2. 트럼프가 종전을 서두르는 두 가지 이유

트럼프가 종전을 서두르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트럼프가 도발한 ‘관세전쟁’과 관련된다. 2025년 2월 4일 중국 상무부는 중국에 대한 미 제국의 관세 증액 공세에 반격하기 위해 중국산 희토류(rare-earth elements)를 당국의 허가 없이 수출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름도 생소한 스캔듐(Scandium), 잇트륨(Yttrium), 랜타늄(Lanthanium), 쎄륨(Cerium), 프라스오디뮴(Praseodymium), 네오디뮴(Neodymium), 프로메시움(Promethium), 싸마륨(Samarium), 유로퓸(Europium), 가돌리늄(Gadolinium), 테르븀(Terbium), 디스프로슘(Dysprosium), 홀뮴(Holmium), 에르븀(Erbium), 툴륨(Thulium), 잇테르븀(Ytterbium), 루테튬(Lutetium)이 희토류에 속하는 천연광물들이다. 희토류는 첨단산업과 국방산업에 필수적인 전략물자다. 만일 희토류를 제공 받지 못하면, 첨단산업과 국방산업은 숨이 멎는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희토류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에서 60%를 차지하고, 전 세계 희토류 가공에서 87%를 차지한다. 희토류 채굴량이 전 세계 채굴량의 15%에 불과한 미 제국은 희토류 수요의 80%를 중국에 의존해왔다. 그러므로 중국이 자국산 희토류 수출을 통제할수록 미 제국의 첨단사업과 국방산업은 숨이 막히게 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트럼프 행정부의 긴급 대책은 희토류가 많이 매장된 나라에서 희토류를 채굴해 미 제국으로 실어 나르는 것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우크라이나가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한 나라 중 하나다. 트럼프는 2025년 2월 10일 미 제국 언론매체 ‘팍스뉴스’와 대담하면서 미 제국은 5,000억 달러(약 721조 원)에 달하는 우크라이나의 희토류를 소유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2월 12일 트럼프는 미 제국 재무부장관 스캇 베쓴트(Scott K. H. Bessent)를 우크라이나에 급파했다. 키이우(Kyiv)에 도착한 베쓴트는 자기가 가져온 문건을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지미르 젤렌스끼(Volodymyr O. Zelenskyy)에게 내밀었다. 그 문건은 미 제국이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희토류를 독점적으로 개발하는 사업에 관한 협정안이었다. 협정안에는 미 제국이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원조해준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희토류의 50%를 가져간다는 조항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희토류 개발권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미 제국 뉴욕 연방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한다는 조항도 들어있었다. 이것은 제국주의자들이 강요하는 전형적인 자원 약탈 협정이다. 베쓴트는 젤렌스끼에게 희토류 약탈 협정에 당장 서명하라고 요구했지만, 젤렌스끼는 협정안을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간청했다. 젤렌스끼는 희토류 약탈협정안을 검토한 뒤 뮌헨안보회의(München Security Conference) 중에 협정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췰란드 바이에른주 뮌헨에서 진행되고 있는 뮌헨안보회의는 2025년 2월 16일에 끝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미 제국이 눈독을 들인 희토류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묻혀있는 게 아니라, 로씨야군과 우크라이나군이 격전을 벌이는 지역, 다시 말해서 로씨야에 편입된 도네쯔크인민공화국 영토와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영토에 묻혀있다. 그러므로 미 제국이 희토류를 약탈하려면,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을 하루빨리 끝내야 한다. 바로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을 서두르는 첫 번째 이유다.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을 서두르는 두 번째 이유는 로씨야와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2025년 2월 1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바마와 다른 사람들이 실수해 로씨야를 (G8에서) 퇴출시켰다. 만약 로씨야가 G8에 남아있었더라면, 우크라이나와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는 로씨야가 (G7에) 복귀하기 바란다. 로씨야를 퇴출시킨 것은 실수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로씨야와 관계를 개선하려는 이유는 로씨야가 조선, 중국, 이란과 맺은 동맹관계를 약화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로씨야-우크라이나 특사로 임명한 키스 켈록(Joseph Keith Kellogg)은 2025년 2월 15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로씨야가 조선, 중국, 이란과 맺은 동맹을 깨뜨리고 싶다는 막말을 늘어놓았다. 이런 사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로씨야와 관계를 개선해 로씨야를 반제연대 전선에서 이탈하게 만들려는 흉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밴스 미 제국 부통령은 2025년 2월 14일 뮌헨안보회의 개회 직전 마르크 뤼터(Mark Rutte) 나토 사무총장에게 “나토는 미래를 위해 세워진 것이므로, 유럽이 (안보)부담을 조금 더 져서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직면한 다른 도전적 문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란다”라고 했다. 밴스의 말은 미 제국이 동아시아에서 직면한 도전적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유럽연합이 유럽 안보를 맡아달라는 뜻이다. 그가 언급한 ‘미 제국이 동아시아에서 직면한 도전적 문제’는 중국과의 대결을 의미한다.

피터 헥세스(Peter B. Hegseth) 미 제국 국방부장관은 2025년 2월 13일 벨지끄(Belgique, 네덜란드에서는 België) 수도 브류쎌(Bruxelles, 네덜란드에서는 Brussel)에서 진행된 나토 국방장관 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중국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을) 억제(deter)하기 위해 인디아양-태평양 동맹국들과 협력해야 한다. 이것은 미국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단독으로 하지 않을 것이다. 인디아양-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는 것은 오직 미국만이 할 수 있다. 우리는 (중국에 대한 억제를) 항상 주도하고 싶다.”

위에 인용한 밴스의 발언과 헥세스의 발언을 들어보면, 미 제국은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을 이른 시일 안에 끝내고 중국과의 대결에 힘을 집중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이 종식되면 동아시아의 전쟁 위기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3. 두 가지 물음이 떠오른다

전쟁이 끝나면서 승패가 갈린다. 모든 전쟁은 승패를 결정지으면서 결속된다. 전쟁에서 무승부는 있을 수 없으며, 오직 승전과 패전만 있을 뿐이다. 이건 전쟁의 법칙이다.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도 그런 법칙에서 예외로 될 수 없다.

승전과 패전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전쟁 당사자가 전쟁에서 추구한 목적을 달성했는지 아니면 달성하지 못했는지에 의해 최종적으로 전쟁의 승패가 결정된다. 전쟁의 목적이 달성되었는지를 보면, 승리했는지 패배했는지 알 수 있다.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에서 로씨야가 추구한 전쟁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 중대한 문제에 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이 요구된다. 미 제국을 수괴로 하는 나토 제국주의진영은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끌어들임으로써 도이췰란드 남서부에 있는 뷰헬공군기지(Büchel Air Base)에 배치된 미 제국의 전술핵폭탄을 뽈스까(Poland)에 전진 배치하고, 더 나아가서 미 제국의 중거리탄도미사일과 반항공미사일 체계를 우크라이나에 반입하려고 광분했다. 만일 로씨야가 나토 제국주의진영의 광란적 책동을 저지하지 못하면, 로씨야는 나토 제국주의진영의 치명적인 위협에 노출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로씨야의 안보를 위협하는 엄중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로씨야는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끌어들이려는 나토 제국주의진영의 책동을 저지하고, 나토 제국주의진영이 우크라이나를 반로씨야 군사기지로 만들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우크라이나를 무력화, 중립화시켜야 한다. 바로 이것이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에서 로씨야가 추구한 목적이다. 2024년 3월 1일 미 제국 언론매체 ‘월스트릿저널’은 로씨야가 2022년 4월 15일에 작성한 평화조약 초안을 분석해 로씨야가 우크라이나를 “영구적으로 중립화된 국가(permanently neutered state)”로 만들려고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여기서 두 가지 물음이 떠오른다. 첫 번째 물음은 로씨야가 우크라이나를 무력화, 중립화시켰는가 하는 것이고, 두 번째 물음은 우크라이나를 반로씨야 군사기지로 만들려는 나토 제국주의진영의 책동을 로씨야가 저지했는가 하는 것이다.

첫 번째 물음부터 생각해보자. 무력화와 중립화라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들어있다. 무력화와 중립화는 국제관계에서 정상 국가의 지위를 상실하였다는 뜻이고, 국력이 약화되었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는 로씨야와의 전쟁에서 나토 제국주의진영의 ‘총알받이’로 내몰림으로써 국제관계에서 정상 국가의 지위를 상실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는 정상 국가의 지위를 가지고 종전협상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다. 우크라이나는 종전협상의 대등한 당사자로 될 수 없다.

종전 문제를 숙고해온 트럼프가 그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는 2월 12일 백악관 취재기자가 우크라이나를 종전협상의 대등한 당사자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그건 흥미로운 질문”이라고 말하면서 답변을 피했다. 트럼프는 국제관계에서 정상 국가의 지위를 상실한 우크라이나가 종전협상의 대등한 당사자로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몰라서 답변을 피한 게 아니다. 2014년 2월 유로마이단 폭동(Euromaidan Revolt)을 일으켜 우크라이나 국가권력을 찬탈하고 미 제국의 하수인으로 자처하고 나선 우크라이나의 종미우익세력(로씨야에서는 ‘신나찌세력’)이 나토 제국주의진영의 ‘총알받이’로 내몰린 것을 목격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종전협상의 대등한 당사자로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런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답변을 피한 것이다.

종전협상이 시작되면, 우크라이나는 종속적 지위를 갖고 미 제국의 꽁무니를 따라가야 한다. 그래서 2025년 2월 12일 트럼프는 젤렌스끼와 전화 회담을 하면서 젤렌스끼가 “미 제국 협상단의 일원(part of the U.S. negotiating team)”으로 종전협상에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끼는 로씨야, 미 제국, 우크라이나, 유럽연합이 참가하는 4자 종전협상을 해야 한다고 했고, 2월 15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이 종전협상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종전협상에 참가하지 못한다. 미 제국의 로씨야-우크라이나 특사 키스 켈록은 2025년 2월 15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우리는 (종전협상에서) 대집단의 토론이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하면서, 유럽연합이 종전협상에 참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므로 유럽연합은 종전협상에 참가하는 문제에 관해 불평이나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방위비를 증액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프랑스, 도이췰란드가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해주었다고 하면서 자기들도 종전협상에 참가해야 한다고 우기면 그 전쟁에서 로씨야를 군사적으로 지원해준 조선과 중국도 종전협상에 참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로씨야, 조선, 중국을 한 편으로 하고, 미 제국, 영국, 프랑스, 도이췰란드를 다른 한 편으로 하는 다자 형식의 종전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은 없다. 그러므로 종전협상은 다자협상이 아니라 로씨야와 미 제국의 양자협상으로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에서 로씨야가 우크라이나를 무력화, 중립화하려는 목적을 달성했는가를 생각할 때, 무력화와 중립화라는 말이 지닌 두 번째 의미는 우크라이나의 국력을 약화시킨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는 국제관계에서 정상 국가의 지위를 상실했을 뿐 아니라, 국력도 약화되었다. 국력 중에서 특히 군사력이 약해졌다. 미 제국 언론매체 ‘CNN’이 2024년 9월 8일 보도한 바에 의하면, 지금 우크라이나군에서는 사기 저하, 탈영, 불복종이 흔하다고 한다. 이를테면, 우크라이나군 제155기계화여단 장병 2,300명 중 1,700명은 전선에 끌려가 개죽음을 당하지 말고 도망쳐야 한다고 하면서 집단적으로 탈영하는 바람에 부대 자체가 와해되고 말았다. 영국 언론매체 ‘파이낸셜타임스’가 2024년 12월 1일에 보도한 바에 의하면, 2024년 한 해 동안 우크라이나군 탈영병은 60,000여 명에 달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은 탈영병이 너무 많아 탈영사고를 상부에 차마 보고하지 못하고, 탈영병들이 자발적으로 복귀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2024년 11월 21일 우크라이나 의회는 탈영병이 너무 많이 생기는 바람에 기존 법을 수정해 탈영 초범에 대해서는 처벌을 면제해주는 미봉책을 채택했다.

2024년 11월 21일 로씨야 언론매체 ‘따쓰통신’은 로씨야 국방성의 통계자료를 인용해 개전 이래 우크라이나군 사상자가 906,50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2024년 8월 21일 우크라이나 언론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 보도에 의하면, 개전 이래 우크라이나 군사시설 1,998개소가 로씨야군의 공격을 받고 파괴되었다고 한다. 또한 위의 보도에 의하면, 개전 이래 우크라이나 민간시설 5,197개소가 로씨야군의 공격을 받고 파괴되었다고 한다. 특히 로씨야군의 공격은 에너지시설에 집중되었다. 이런 사정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산업시설이 로씨야군의 공격을 받고 거의 파괴되었고, 그에 따라 경제력이 약화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것에 더해, 우크라이나는 얼마 남지 않은 국가재정마저 전쟁 비용으로 탕진하고 재정파탄에 빠졌다. 그래서 3,000여 개 이상의 국영기업 중에서 100여 개만 남기고 모두 자본가들에게 팔아넘기고 있다. 위에 서술한 내용은 로씨야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무력화, 중립화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4. 트럼프가 제시한 다섯 가지 종전조건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에서 로씨야가 추구한 전쟁의 목적과 관련해 제기되는 두 번째 물음은,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끌어들여 반로씨야 군사기지로 만들려는 나토 제국주의진영의 책동을 로씨야가 저지했는가 하는 것이다. 이 물음에 트럼프가 명쾌한 답변을 주었다. 그는 2025년 2월 12일 뿌찐 대통령과 1시간 30분 동안 전화 회담을 하고 나서 백악관 취재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는 문제에 관해) 나는 개인적으로 그것이 실용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훌륭한 신임 국방부장관은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비현실적이라는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그의 말이 맞는 것 같다. 뿌찐 대통령과 로씨야는 오래전부터 그것(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은 이미 몇 년부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고 말해왔는데,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위의 인용문에서 트럼프가 언급한 ‘우리의 훌륭한 신임 국방부장관’은 2025년 1월 25일 미 제국 국방장관에 취임한 핏(Pete) 헥세스를 가리킨다. 헥세스는 2025년 2월 12일 벨지끄 수도 브류쎌에서 진행된 우크라이나방위연락집단(Ukraine Defense Contact Group) 회의에서 연설하면서 다음과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우크라이나가 허황된 목표(로씨야로 편입된 영토를 반환받으려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전쟁을 더 길어지게 만들고, 더 큰 고통을 초래할 뿐이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이전의 국경으로 돌아가는 것이 비현실적인 목표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종전)협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대신 유럽국가 군대들과 비유럽국가 군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그 군대들이 앞으로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으로 배치된다면, 그들은 비나토 임무(non-NATO mission)의 일부로 배치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북대서양조약) 제5조에 따라 배치되어서는 안 되고, 경계선에 대한 국제적 감시 임무를 든든히 수행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명백하게도, 미국군은 우크라이나에 배치되지 않을 것이다.”

위의 인용문에서 헥세스 국방부장관이 언급한 트럼프의 종전구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우크라이나는 로씨야에 편입된 영토를 반환받으려는 생각을 단념해야 한다.

2) 종전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불허되어야 한다.

3) 유럽국가 군대들과 비유럽국가 군대들로 구성된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해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4) 우크라이나에 배치될 평화유지군은 북대서양조약(North Atlantic Treaty) 제5조에 규정된 집단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다. (북대서양조약 제5조는 나토 회원국들이 무력공격을 받는 경우 무력을 사용해 방어해준다는 집단방어조항이다.)

5) 미 제국은 그 어떤 경우에도 자기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배치하지 않을 것이다.

위에 열거한 트럼프 행정부의 종전구상은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려는 나토 제국주의진영의 책동을 파탄시키고, 나토 제국주의진영이 우크라이나를 반로씨야 군사기지로 사용하지 못하게 저지하는 로씨야의 전쟁 목적에 전적으로 부합된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행정부는 로씨야의 전쟁 목적에 부합되는 종전구상을 제시한 것이다.

5. 반제연대 전선의 승리, 나토 제국주의진영의 패배

로씨야의 또 다른 전쟁 목적은, 로씨야계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는 크림반도와 돈바스(Donbass)를 해방하고 로씨야의 자치공화국으로 편입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로씨야는 지난 10년 동안 지속된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에서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해방하고 자치공화국으로 편입시켰다. 크림반도는 흑해와 아조브해에 걸쳐 있고,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동쪽에 있다.

1991년 2월 12일 크림반도에서 크림공화국이 수립되었고, 2014년 3월 18일 크림공화국은 로씨야의 자치공화국으로 편입되었다. 2014년 4월 7일 돈바스에서 수립된 도네쯔크인민공화국은 2022년 9월 30일 로씨야의 자치공화국으로 편입되었고, 2014년 4월 27일 돈바스에서 수립된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은 2022년 9월 30일 로씨야의 자치공화국으로 편입되었다.

그런데 젤렌스끼 종미우익 정권은 크림반도와 돈바스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종전협상에서 그 지역들을 반환받으려는 망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2025년 2월 12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안드리 예르막(Andriy B. Yermak)은 우크라이나 언론매체와 대담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독립, 영토보전, 주권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가 말한 영토보전은 크림반도와 돈바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영유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뜻이다.

젤렌스끼 종미우익 정권이 망상하는 것처럼,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반환받으려면 크림공화국, 도네쯔크인민공화국,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을 해체하고 우크라이나 영토로 편입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것은 전연 불가능하다. 로씨야가 자국에 편입된 3개 자치공화국을 우크라이나에 반환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고, 3개 자치공화국이 자발적으로 국가를 해체하고 우크라이나에 편입되는 것도 생각할 수 없다.

트럼프는 2025년 2월 12일 뿌찐 대통령과 1시간 30분 동안 전화 회담을 하고 나서 백악관 취재기자들에게 로씨야에 편입된 크림공화국, 도네쯔크인민공화국,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을 종전협상에서 반환받으려는 젤렌스끼의 망상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는 젤렌스끼가 크림반도와 돈바스의 영유권 주장을 중단하는 문제에 관해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2024년 2월 현재 로씨야가 아직 달성하지 못한 전쟁 목표가 있다. 그것은 우크라이나가 침공, 점령한 로씨야 영토인 꾸르스크지역을 탈환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2024년 8월 6일 꾸르스크지역을 침공했는데, 로씨야군은 그동안 탈환전을 벌여 우크라이나군에 빼앗긴 영토의 70%를 되찾았다. 2025년 1월 5일 로씨야 국방성 발표에 의하면, 2024년 8월 이후 꾸르스크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 사상자는 50,120명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로씨야군이 격렬한 탈환전을 벌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씨야군은 쿠르스크지역에서 아직 탈환하지 못한 30%의 영토를 머지않아 탈환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로씨야가 자기의 전쟁 목적을 완전히 달성하게 된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트럼프의 종전구상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불허하고, 우크라이나에 유럽국가 군대들과 비유럽국가 군대들로 구성된 평화유지군을 배치하고, 우크라이나에 배치되는 평화유지군이 북대서양조약 제5조에 규정된 집단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하고, 미 제국군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로씨야에 편입된 크림공화국, 도네쯔크인민공화국,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을 종전과정에서 반환받으려는 망상을 단념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른 한편, 로씨야의 전쟁 목적은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려는 나토 제국주의진영의 책동을 파탄시키고, 나토 제국주의진영이 우크라이나를 반로씨야 군사기지로 사용하지 못하게 저지하고, 우크라이나를 무력화, 중립화시키는 것이다.

위에 서술한 내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미 제국의 종전구상은 로씨야의 전쟁 목적과 전적으로 부합된다. 이것은 로씨야가 자기의 전쟁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로씨야가 자기의 전쟁 목적을 달성하면, 로씨야-조선-중국이 손잡은 반제연대 전선의 승리가 확정될 것이고, 동시에 미 제국을 괴수로 하는 나토 제국주의진영의 패배가 확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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