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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76] 김정은 군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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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3,558회 작성일 24-02-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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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김정은 군사전략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차례>

1. 독창적인 전략으로 전쟁에서 이긴다

2. 군정배합전략

3. 비대칭전략

1) 적이 예상하지 못하는 시기에 공격한다

2) 적이 예상하지 못한 전법으로 공격한다

3) 적이 방어할 수 없는 무기를 사용한다

4. 집초전략



1. 독창적인 전략으로 전쟁에서 이긴다

고대 중국의 군사전략서인 손자병법(孫子兵法)의 병세편(兵勢篇)에 이르기를 전쟁에서 “기로써 이긴다(以奇勝)”라고 했다. 기(奇)라는 말은 뛰어나다는 뜻이다. 뛰어난 전략으로 전쟁에서 이긴다는 말이다.

군사전략에서 전법도 나오고, 전술도 나오고, 작전계획도 나온다.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군사전략을 갖느냐 갖지 못하느냐 하는 문제는 국가의 운명과 안위를 좌우하는 사활적인 문제다.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뛰어난 전략은 무엇인가? 그것은 적군에게는 없고, 아군에게만 있는 독창적인 전략이다. 적군에게도 있고, 아군에게도 있는 평범한 전략으로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또한 아군의 전략을 보완해 적군의 전략보다 좀 더 우세해진 비교우위 전략으로도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아군만 갖고 있는 독창적인 전략으로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독창적인 전략을 가진 군대가 있다. 조선인민군은 한미연합군이 갖지 못한 독창적인 전략을 가졌다. 조선인민군의 독창적인 전략은 김정은 총비서가 오랜 기간 연구하고, 체계화한 군사전략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독창적인 군사전략을 연구하고, 체계화한 과정을 살펴보자.

일본 마이니찌신붕(每日新聞)이 조선에서 유출된 대외비 문서를 인용해 보도한 2009년 10월 5일부 기사와 2010년 2월 24일 발간된 시사저널 제1062호에 실린 기사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군사전략을 연구하고, 체계화한 과정을 말해주는 중요한 정보다. 이 보도기사들에 들어있는 다음과 같은 정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 동안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보병지휘관 3년제 과정과 군사연구사 2년제 과정을 거치며 군사전략을 연구하였다. 김정은 총비서의 군사전략 연구는 군사 문제 전반을 포괄하였는데, 그 가운데는 정찰위성 자료와 지구위성항법체계(GPS)를 사용한 새로운 군사전략도 포함되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동안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들을 지도하면서 실전화된 군사전략을 연구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0년 9월 28일 조선로동당 제3차 대표자회에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중책을 맡았다. 이 사실은 2010년 당시 김정은 총비서가 조선인민군 군사전략을 총괄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1년 12월 30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이후 전군을 지휘, 통제하면서 자신의 군사전략을 체계화하였다. 다른 나라 국가수반들은 군사전략을 연구하고 체계화하는 과업을 군사보좌관들에게 맡기지만, 김정은 총비서는 군사전략을 자신이 직접 연구하고, 체계화하였다.

그런데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총비서의 군사전략에 관해 전혀 보도하지 않는다. 군사전략은 국가기밀에 속하기 때문에 조선을 비롯한 모든 나라들은 군사전략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외부에서는 김정은 총비서의 군사전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예컨대, 미 제국에서 권위 있는 조선문제 분석가로 알려진 로벗 칼린(Robert L. Carlin) 같은 사람도 김정은 총비서의 군사전략에 관해 알지 못한다. 그는 2024년 1월 25일 뉴욕타임스 보도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 상황이 얼마나 급박하게 돌아가는지 우리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들(조선을 뜻함-옮긴이)이 1950년에 남측을 침공했을 때 미국인들을 정신적 혼란에 빠뜨리고, 모든 사람을 정신적 혼란에 빠뜨렸던 불시공격(surprise attack)은 오늘 북조선의 군사 기획자들(military planners)에게 유리할 것이다.”

조선인민군이 불시에 공격할 것이라는 그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지만, 그는 조선인민군의 불시공격전술이 김정은 총비서의 군사전략에서 파생된 여러 전술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로벗 칼린은 조선인민군의 특정한 전술만 알고 있을 뿐, 조선인민군의 전략은 알지 못한 것이다. 군사전략을 모르면, 군사 정세를 심층적으로 인식할 수 없다.

최근 한(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서 격화되는 군사 정세에 국제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주변지역은 중국인민해방군과 미 제국군의 충돌위험이 존재하는 서해, 동중국해, 남중국해, 필리핀해를 가리킨다. 군사 정세에 대한 관심은 군사전략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다. 김정은 총비서의 군사전략이 무엇인지 알아야 군사 정세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으며, 조선의 군사 동향을 예측할 수 있다.

이 글은 조선의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군사전략 문제에 관한 김정은 총비서의 발언, 그리고 한국, 일본, 미 제국의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조선인민군의 전략적 동향을 종합, 고찰한 시론이다. 자료수집에 한계가 있어 아직 완결하지 못했으니, 시론이다.


2. 군정배합전략

군정배합이란 군사와 정치를 배합한다는 뜻이다. 조선인민군의 군정배합전략은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서 계승, 발전되어왔다. 군정배합전략은 김일성 주석이 이끈 1930년대 항일무장투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역사자료에 의하면, 1936년 2월 27일 김일성 사령관은 남호두에서 진행된 조선인민혁명군 군정간부회의에서 ‘반일민족해방투쟁의 강화 발전을 위한 공산주의자들의 임무’라는 제목으로 보고하였다. 보고에서 김일성 사령관은 “조선인민혁명군 각 부대들, 특히 새로 편성되는 부대들에서는 대원들을 맑스-레닌주의와 조선혁명의 로선, 전략전술로 무장시키기 위한 집중 군정학습, 각종 형태의 정치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이를 위하여 각 부대 내의 정치사업체계를 일층 완비하며 새로 편성되는 부대들에 유능한 정치일꾼들을 선발 배치하여야” 하고 “부대 내에서 혁명적 학습 기풍을 수립하고 지휘간부들과 전사들이 자체의 정치리론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말하였다.

역사자료에 의하면, 1937년 11월 30일 김일성 사령관은 몽강현 마당거우 밀영에서 진행된 조선인민혁명군 군정간부회의에서 「군정학습을 조직 진행하여 부대의 전투력을 더욱 강화하자」라는 제목으로 연설하였다. 연설에서 김일성 사령관은 “학습은 지휘성원들과 대원들을 자기의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 혁명군대의 전투력을 강화하는 데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것이며 “혁명군대 내에서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이며 혁명군대가 언제나 튼튼히 틀어쥐고 나가야 할 중요한 사업”이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조선인민혁명군을 창건한 첫 시기부터 ‘혁명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학습은 첫째가는 의무이다’라는 구호를 높이 들고 강대한 적과 싸우는 간고한 투쟁 속에서도 항상 학습에 일차적인 의의를 부여하고 학습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취하였”다고 말하였다.

1930년대 조선인민혁명군의 군정배합전략은 1948년 2월 8일 창건된 조선인민군에 계승되었다. 김일성 주석은 조선인민군을 창건할 때 총참모부와 총정치국을 지휘부로 두었다. 총참모부는 군사활동과 군사작전을 지휘하고, 총정치국은 정치학습과 정치사업을 지도한다.

그래서 다른 나라 군대는 전투훈련을 하지만, 조선인민군은 전투정치훈련을 한다. 전투정치훈련이라는 말은 조선인민군이 전통적으로 사용해오는 중요한 개념이다. 조선인민군의 전투정치훈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면, 모든 장병들이 매일 첫 일과로 정치학습을 2시간씩 한 다음에 전투훈련을 시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나라 군대는 전투훈련만 하지만, 조선인민군은 전투훈련과 정치학습을 병행한다. 이것은 조선인민군이 다른 나라 군대들과 구별되는 전략적 차별성이며 우월성이다.

조선인민군 전군의 정치학습과 정치사업을 담당하는 지휘부가 총정치국이다. 그들이 말하는 정치학습과 정치사업은 최고사령관에 대한 군대의 절대적 충성, 조선로동당에 대한 군대의 절대적 복종, 군대 내부의 사상정신적 단결, 군대와 인민의 전략적 일체성을 부단히 강화하는 활동인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위에 서술한 절대적 충성, 절대적 복종, 사상정신적 단결, 전략적 일체성이 조선에서 말하는 ‘주체의 혁명사상’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는 전군을 ‘주체의 혁명사상’으로 무장시키는 것을 조선인민군이 달성해야 할 총적 목표로 정했다. 그런 전략적 결정에 따라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전군을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자!”라는 구호를 들고 모든 장병의 사상교양사업과 정치사업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조선인민군의 사상교양사업과 정치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자.

첫째,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각급 부대 정치부들에 사상교양사업 방침을 하달한다. 자유아시아방송 2023년 2월 8일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각급 부대 정치부들에 “군인들이 훈련하는 현장에 나가 화선식으로 정치사상교양을 진행할 데 대한” 지시를 하달했고, 그 지시에 따라 정치부 지휘관들은 “매일 2시간씩 진행하는 정치상학 외에도 훈련장까지 나와 사상교육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치상학’이라는 말은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하루의 첫 일과로 진행되는 사상교양을 뜻한다. 조선인민군 장병들은 누구나 정치상학을 마친 후 군사훈련을 받는다.

둘째,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각급 부대 정치부들에 정치사업 방침을 하달한다. 2022년 11월 29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2022~2023년도 전투정치훈련을 앞둔 2022년 11월 22일 총정치국이 각급 부대 정치부들에 하달한 정치사업계획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고 한다.

“군인들의 정치사상적 단결을 강화하려면 각 부대 정치부가 군인들이 부대를 진정한 전우집단, 정든 고향집으로 여기고 마음 편히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각 부대 정치부 지휘관들이 하급 부대를 하나씩 맡아 모든 군인의 애로를 청취하고 마음을 안착시키는 사업을 부대의 당적 사업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위에 인용한 보도에 의하면, 2022년 12월 총정치국의 정치사업방침에 따라 각급 부대 정치부 지휘관들은 물론이고 각급 부대 참모부, 작전부, 보위부 지휘관들도 대대와 중대를 하나씩 맡아 훈련 첫날부터 하급 병사들 속에 들어가 그들과 침식을 같이하면서 정치사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7월 24일부터 27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제1차 지휘관, 정치일군 강습회’를 지도하면서 조선인민군을 “조선로동당의 사상과 령도에 절대 충성, 절대 복종하는 정치사상집단으로 만들며, 모든 작전과 전투, 부대 관리와 지휘관, 병사들의 군무생활을 조선로동당의 정책과 방식대로, 당의 의도대로 진행해나갈 것”을 지시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사상전이 벌어지는 사상전선과 사상사업이 벌어지는 사상진지를 무엇보다 중시한다.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에게 있어서 사상전략과 군사전략은 분리될 수 없게 일체화되었을 뿐 아니라, 사상전략을 우선시하는 군사전략으로 되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정치사상강군화는 우리 군건설의 기본이며 전략적인 제1 대과업”이라고 언명하였다. 사상전략을 첫째가는 대과업으로 규정한 김정은 총비서의 군정배합전략은 바로 이 발언에서 가장 명백하게 표현되었다.

김정은 총비서의 군정배합전략에서 핵심을 이루는 사상전략은 조선의 언론보도에 나온 표현을 빌리면 “선전공세와 정치학습을 통하여 조선인민군 전군에 김정은 총비서의 혁명사상을 파급시켜, 조선인민군의 정신력을 힘있게 불러일으키는” 전략으로 요약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6주년에 즈음하여 국방성을 축하 방문하고 연설하였다. 연설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얼마 전 우리 당과 정부가 우리 민족의 분단사와 대결사를 총화 짓고 한국 괴뢰 족속들을 우리의 전정(앞길이라는 뜻-옮긴이)에 가장 위해로운 제1의 적대 국가,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유사시 그것들의 령토를 점령, 평정하려는 것을 국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그 지지세력을 동족으로 보았던 관점을 폐기하고 새로운 대적 관념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김정은 총비서의 새로운 대적 관념을 전군에 파급시켜야 하는데, 새로운 대적 관념을 파급시키는 데서 사상전략을 우선시하는 김정은 총비서의 군정배합전략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자유아시아방송 2024년 1월 18일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의 지시에 따라 각급 부대 정치부들은 “새해가 시작되고 나서 매일 진행되는 정치상학과 집중강습, 강연회, 상학준비검열 등 군인들이 모이는 기회마다 평화통일에 대한 환상을 버릴 데 대한 내용의 사상교양을 반복해 진행”하고 있고, “한국은 절대 변하지 않을 우리의 적이라는 철저한 대적 관념을 가지라고 교육하고 있다”라고 한다.


3. 비대칭전략

김정은 총비서의 비대칭전략은 적이 예상하지 못하는 시기에, 적이 예상하지 못한 전법과 전술로, 적이 방어하지 못하는 비대칭무기를 사용하여, 적이 방어하기 불리한 곳을 공격하여 적을 단숨에 제압하는 독창적인 군사전략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연구하고, 체계화한 비대칭전략의 3대 요소를 하나씩 살펴보자.

1) 적이 예상하지 못하는 시기에 공격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6주년에 즈음하여 국방성을 축하 방문하고 연설하면서 “전쟁은 사전에 광고를 내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합시다”라고 했다. 사전에 광고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사전에 공격징후를 적에게 노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그날 연설에서 조선인민군이 “까딱하면 언제든 (적을) 치고 괴멸시킬 수 있는 합법성”을 가졌다고 말하였는데, “까딱하면 언제든 (적을) 친다”는 말은 한미연합군이 예상하지 못하는 시기에 공격한다는 뜻이다. 로벗 칼린은 2024년 1월 25일 뉴욕타임스 보도기사에서 조선인민군의 예상치 못한 공격을 ‘불시공격(surprise attack)’이라고 불렀다.

불시공격은 선제공격과 다르다. 선제공격은 적의 공격징후가 나타났을 때 먼저 적을 치는 것이고, 불시공격은 적의 공격징후가 나타나지 않았어도 불시에 적을 치는 것이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보면, 김정은 총비서의 비대칭전략은 조선인민군이 공격징후를 한미연합군에 노출하지 않고 불시에 공격하는 전법을 파생시켰으며, 거기에서 수준을 더 높여 한미연합군의 공격징후가 나타나지 않았어도 불시에 공격하는 새로운 전법을 파생시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선제공격은 조선인민군도 가졌고 한미연합군도 가진 평범한 전법이지만, 불시공격은 조선인민군만 가졌고 한미연합군은 갖지 못한 독창적인 전법이다.

2) 적이 예상하지 못한 전법으로 공격한다

김정은 총비서의 비대칭전략에서 파생된 전법들은 다음과 같다.

- 정규전을 예상하고 있는 적을 비정규전으로 공격하는 전법

- 전방을 방어하는 적을 후방에서 공격하는 전법

- 하늘을 쳐다보는 적을 땅속에서, 또는 바닷속에서 공격하는 전법

유사시 위와 같은 전법을 실행할 전투단위가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시기 김정일 총비서가 조직한 제11군단(폭풍군단)을 더 확대, 개편하여 2017년 1월 1일 특수작전군을 창설하였다. 특수작전군은 육군, 해군, 공군, 전략군에 이어 제5군종으로 창설되었다.

미 제국 육군성이 2020년 7월 24일 「북조선의 전술(North Korean Tactics)」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총병력은 200,000명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25개 특수작전여단에 배속된 병력 120,000명과 4개 침투저격여단에 배속된 병력 80,000명이다. 이들은 ‘일당백’ 구호를 외치며 고강도 훈련을 받았고, 신형 전투 장비 사용에 능통한 최정예 전투원들이다. 유사시 이들은 수송기, 습격기, 헬기, 잠수정, 공기부양정, 고속단정, 동력활공기, 낙하산 같은 다종다양한 침투 수단을 사용하거나, 남진갱도를 통해 한미연합군 후방 깊숙이 침투해 전방을 방어하는 한미연합군을 후방에서 공격하고, 땅속에서 또는 바닷속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와 한미연합군을 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들은 지상, 지하, 해상, 수중, 공중, 산악으로 입체적인 침투전을 벌여 매복, 습격, 파괴, 교란, 포위, 생포, 유인 같은 전투 행동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한미연합군이 미처 대항할 겨를도 없이 괴멸당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3) 적이 방어할 수 없는 무기를 사용한다

비대칭무기가 있어야 비대칭전략을 수행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의 비대칭전략에 따라 조선의 군수공업 부문에서는 유사시 한미연합군이 전혀 방어할 수 없거나, 방어하기 위해 상당한 전투력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각종 비대칭 무기들을 속속 개발하여 실전 배치했다. 지금 세계 각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조선이 그처럼 다종다양하고, 그처럼 강력한 비대칭무기들을, 그처럼 짧은 기간에 속속 개발하여 실전 배치한 것을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 북한의 국방과학원은 2022년 1월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조선이 개발한 비대칭무기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극초음속 미사일(supersonic missile)이다. 조선이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명칭은 화성-12형이다. 화성-12형 극초음속 미사일은 6축12륜 발사대차에 1발씩 탑재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사일총국은 2021년 9월 28일, 2022년 1월 5일과 1월 11일 화성-12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각각 시험발사했고, 2021년 10월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 그 미사일을 전시했고, 2022년 4월 25일 열병식에서 그 미사일을 공개했다. 그 미사일은 활공탄두부가 원뿔형으로 생긴 화성-12가형과 활공탄두부가 긴 삼각형으로 생긴 화성-12나형으로 구분된다.

2023년 1월 5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최종 심사된 극초음속 미사일 1단계 편제 배치 방안”이 2022년 12월 말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 제기되었고, “당 결정서가 해당 부문에 포치됐다”라고 한다. 이것은 화성-12형 극초음속 미사일 1단계 실전배치가 2023년 상반기에 완료되었음을 말해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사일총국은 2024년 1월 15일 화성-12가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또다시 시험발사했다. 2024년 1월 23일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1월 15일 시험발사에서 화성-12가형 활공탄두부의 최고 비행속도는 마하 14(초속 4.80km)에 이르렀다고 한다. 상상을 초월한 속도로 날아가는 바람에 한미연합군 감시레이더는 그 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하지 못했다. 이런 정황을 보면, 화성-12형 극초음속 미사일은 한미연합군이 방어할 수 없는 비대칭무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 제국은 2023년 8월 19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두 번째 시험발사했으나 또다시 실패했고, 프랑스는 2023년 6월 26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첫 번째 시험발사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조선은 미 제국과 프랑스가 아직 만들지 못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완성해 실전 배치했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의 미사일 제작기술이 얼마나 고도화되었는지 알 수 있다.

로씨야와 중국도 조선과 마찬가지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 로씨야군이 보유한 찌르콘(Zircon) 극초음속 미사일 활공탄두부의 최고 비행 속도는 마하 9(초속 3.08km)이고, 킨잘(Kinzhal) 극초음속 미사일 활공탄두부의 최고 비행 속도는 마하 10(초속 3.43km)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이 보유한 둥펑(東風)-17 극초음속 미사일 활공탄두부의 최고 비행 속도도 마하 10이다. 작전성능지표를 비교해보면, 로씨야나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들은 화성-12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비행 속도(마하 14)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의 미사일 제작기술이 얼마나 고도화되었는지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의 비대칭전략에서 사용되는 또 다른 무기는 김정은 총비서가 2022년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적들을 압승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의 실체로 인정되는 핵무기다.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각종 핵무기 중에서도 화산-31 전술핵탄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비대칭무기가 화성-11형 변칙궤도비행 전술핵미사일이다. 화성-11형 변칙궤도비행 전술핵미사일은 화성-11가형, 화성-11나형, 화성-11다형으로 각각 구분된다.

화성-11형 변칙궤도비행 전술핵미사일도 화성-12형 극초음속 미사일처럼 한미연합군이 방어할 수 없는 비대칭무기다. 한미연합군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함대공 미사일의 최저 요격고도는 70km이고, 경상북도 성주군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최저 요격고도는 40km다. 한미연합군이 서울 외곽과 주요 군사 기지들에 배치한 페이트리엇(Patriot) 미사일방어체계의 최저 요격고도를 보면, PAC-2는 24km이고, PAC-3은 40km다. 그러므로 한미연합군 미사일방어망에는 고도 25~39km의 공간이 뻥 뚫렸는데, 화성-11형 변칙궤도비행 전술핵미사일은 바로 그 뚫린 공간(고도 30km 안팎) 속으로 날아 들어간다. 날아 들어간 뒤에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예상하기 힘들다.

4. 집초전략

집초(集焦)라는 말은 조선에서 쓰는 물리학 용어인데, 초점으로 에너지를 모은다는 뜻이다. 물리 실험에서 에너지를 집초시키는 것처럼, 적의 약점이나 적이 방어하기 불리한 곳에 공격력을 집초시키는 것이 김정은 총비서의 집초전략이다.

김정은 총비서의 집초전략이 실행될 대상들 가운데 가장 유력한 대상은 사이버 공간(cyberspace)이다. 조선인민군의 사이버 공격력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 살펴보자. 2022년 5월 10일 미 제국 국가정보국 국장 에이브릴 헤인즈(Avril D. Haines)는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조선은 어느 때라도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었고, 미 제국의 기간시설 전산망과 기업체 전산망을 일시적으로, 제한적으로 교란할 능력도 가졌다고 서술했다.

2024년 1월 24일 백종욱 국정원 3차장은 국정원 산하 국가사이버안보협력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2023년 한 해 동안 한국의 공공기관들이 사이버 공격을 하루 평균 162만 번씩 받았는데, 그중에서 80%를 차지하는 하루 평균 129만여 건은 조선의 사이버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그의 발표에 의하면, 조선의 사이버 전투원들은 한국 공공기관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하루 평균 129만 번씩 계속한 것이다.

2023년 4월 14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에서 4월 15일 ‘태양절’을 맞아 조선인민군 정찰총국 본부 산하 기술연구소 연구사 10여 명이 ‘존함시계 표창’을 받았고, 다른 연구사 30여 명은 ‘종합식료선물 표창’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이 바로 사이버 전투원이다. 보도에 의하면, 그들은 “외국에 내보내 키운 수재들로서 전문분야에 고도로 능통해 당의 신임과 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사이버 전투원들인데, 2022년 한 해 동안 “하루에 18시간씩 눈을 붙일 새 없이 연구사업에 몰두”하면서 ”외부의 적들을 교란하는 데서 혁혁한 공을 세웠고, 그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정보취득기술과 연관 프로그램들을 제대로 활용한 외화 자금확보 전투에서 계획의 1.6배를 넘쳐 수행해 당에 충성의 보고를 올렸다“고 한다.

2023년 9월 6일 국군방첩사령부가 서울에서 주최한 제18회 국방보안토론회에 기조연설자로 출연한 임종인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는 조선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이 유사시 가장 먼저 할 일은 한국 정부의 데이터센터(data center),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등에 사이버 공격을 가해 국가통신망 전체를 마비시키고 국가기반시설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의 사이버 공격 가운데서 한국군에 최악의 피해를 입힌 사례는 2016년 8월에 시작되어 9월까지 계속된 사이버 공격이다. 2017년 10월 10일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2016년 9월 당시 조선의 사이버 전투원들은 한국군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 내부망에 침투해 A4용지로 약 1,500만 페이지에 이르는 235기가바이트(GB) 분량의 군사기밀정보를 몽땅 가져갔다고 한다. 그들은 국방부장관의 컴퓨터에도 침투했고, 외교부 전산망과 통일부 전산망에도 침투했다. 그들이 빼낸 것은 2급 군사기밀 141건, 3급 군사기밀 84건, 대외비 군사기밀 103건, 군사훈련 기밀 1,470건 등이다. 그중에는 참수작전계획이 포함된 작전계획 5015에 관한 문서들, 작전계획 3100에 관한 문서들, 한국군 작전, 군수, 군사훈련에 관한 계획서들, 한국군 특수전사령부 문서들,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제출한 보고서, 한국 육군참모총장의 업무보고서, 한미연합군 주요 지휘관들의 업무보고서들, 한국군 야전예규, K2 작전개념도, 조선인민군의 공격유형별 대응계획에 관한 문서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 충격적인 사건은 한국군의 사이버 보안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22년 11월 29일 한국 국방부가 서울에서 주최한 ‘2022 화이트햇 콘퍼런스(Whitehat Conference)’에 기조연설자로 출연한 박동휘 육군 3사관학교 교수는 한국은 조선의 사이버 공격에 “상당히 취약한 상태”에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군이 사이버 공격으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때로부터 6년이 지났으나, 한국군은 사이버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한 상태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한국군의 약점이 사이버 공간에서 가장 많이 노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 국방부

김정은 총비서의 집초전략은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의 약점이 가장 많이 노출된 사이버 공간, 그리고 한국군이 방어하기 불리한 사이버 공간을 집중공격하는 군사전략이다. 유사시 조선의 사이버 전투원들이 김정은 총비서의 집초전략을 실행하면,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한국군의 ‘신경망’은 마비 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2024년 2월 하순 현재 조선인민군은 2023년 12월 1일에 시작된 ‘2023~2024년 제1기 전투정치훈련’을 계속 진행하는 중이다. 올해도 그들은 김정은 총비서의 군정배합전략, 비대칭전략, 집초전략을 연마하는 군사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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