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영원한 넋 34 > 통일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통일게시판

장편소설 영원한 넋 34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372회 작성일 21-09-05 04:57

본문

20210802221218_b9761bde87b4f7d77c9da736d623be16_u392.jpg

34

 

인민군지휘성원들이 다 모인 크지 않은 방안에는 팽팽한 긴장이 감돌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야전탁우에 두팔을 올려놓으신채 의혹과 실망에 가까운 눈길로 한옆에 놓여있는 로명욱의 사죄편지를 비스듬히 바라보고계시였다. 문제는 실태가 이처럼 심각해지도록 수습은 물론 왜 보고조차 하지 않았는가 하는것이였다. 그 처사가 하도 리해되지 않아 여기 전선길에서 사죄편지를 받자 로명욱을 비롯한 인민군지휘성원들을 즉시 곁으로 부르시였다.

그이께서 로명욱의 문제를 이렇듯 심중하게 보시는것은 식량수송에서 혼란을 조성하였다는 그 한가지 문제때문만이 아니였다. 인민무력부 부부장이라면 인민군대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지휘성원들중의 한사람이다. 그런것만큼 오늘의 이 문제를 그냥 흘려보낸다면 다른 지휘성원들에게 주는 영향도 매우 좋지 않을것이다.

그이께서는 로명욱의 사죄편지곁에 놓여있는 박진건의 료해보고서에 눈길을 주시였다. 그러자 작년가을 해맞이초소를 시찰하실 때 기념사진을 함께 찍은 애어린 상등병의 모습이 선히 그려지시였다. 남창명설계가의 아들이였다. 그때 병사와 한 약속대로 발전소관리국장을 만난 기회에 사진을 꼭 그 아버지에게 전달해줄것을 부탁하시였다. 그 병사가 올해 설날에 누구나 쉬이 할수 없는 희생성을 발휘하였다고 한다. 그것도 그렇지만 그 일로 몸을 크게 다친 병사의 건강을 회복시켜주려고 자기의 피까지 뽑아 넣어준 중대정치지도원의 소행은 얼마나 기특한것인가. 해맞이초소만이 아니였다. 박진건이 418련대지휘부를 찾아가던중 산기슭에서 만나보았다는 병사들의 모습도 그려보시였다. 식량수송이 지연된 결과 그들의 군용밥통에는 달래를 섞은 밥이 담겨있었다고 하였다. 그런데도 그들은 적들이 공중으로 투하한 심리전용물자들을 불에 태우며 최고사령관의 안녕을 부탁하고있었다.

이들이야말로 오늘날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에 떨쳐나선 우리 병사들의 참모습이였다. 이런 병사들에게 저 하늘의 별은 따다주지 못할 망정 초보적인 생활조건이야 왜 마련해주지 못한단 말인가?

그이께서는 언젠가 인민군지휘성원들과 하신 담화도 생각하시였다. 혁명은 사랑으로 한다. 이 세상에 사랑만 한 큰 힘은 없고 사랑은 위대한 정신력을 낳는다. 내가 인민군대를 혁명의 주력군으로 내세운데는 정예화된 무장집단이라는 그 리유만이 아니라 수령님대에서부터 체험하고 느껴온 사랑이 있고 믿음이 있기때문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격한 마음을 애써 누르며 조용히 이야기를 시작하시였다.

《전번에 전선서부 구분대들을 시찰할 때 내가 직접 보고 생각되는것도 있고 해서 박진건동무를 102련대와 418련대로 파견하였는데 예측한바 그대로였습니다.

지금 인민군대에서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을 하라니까 일부 일군들은 3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 간고분투정신을 방패막이로 삼고 초보적인 조건마저 보장해주지 않고있습니다.

실례로 418련대에서는 반땅크차단물과 같은 중요한 공사가 제기되고있지만 군단에서는 철강재와 같은 자재까지 련대에 부과시키고있습니다.

여기에 무슨 진정한 사랑이 있고 믿음이 있단 말입니까? 30년대 고난의 행군이 동지애로 승리한 행군이였다는것을 다 알고있겠는데도 말입니다.

모두 아래로 내려갈 준비를 하여야 하겠습니다. 먼저 판정조항과 기준을 다 머리에 넣은데 기초하여 부문별, 병종별로 도와주기 위한 사업을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그중에서 특별히 관심해야 할 부문이 있습니다. …》

김정일동지께서는 세손가락을 펼쳐보이시였다.

《나는 군사사업, 정치사업과 함께 후방사업을 군력강화의 3대기둥으로 보고있습니다.

우리 인민군대에 〈총〉자가 붙은것도 총참모부, 총정치국, 후방총국뿐입니다. 그런데 일부 일군들은 후방사업이라면 물질일반에 포함된 물자공급이나 하는것처럼 생각하고있습니다.

수령님께서는 항일무장투쟁시기 후방사업은 곧 정치사업이라는 유명한 명제를 내놓으시였습니다. 이 세상에 령도자는 많지만 이런 명제를 내놓으신분은 우리 수령님밖에 없습니다.

나는 이처럼 중요한 후방사업을 외면하고있는 일부 장령들에게 경종을 울립니다! …》

방안에는 가늠할수 없는 긴장감이 떠돌고있었다.

그이께서는 어제 저녁, 로명욱의 사죄편지를 받은 다음부터 줄곧 생각하던 문제를 다시 상기하시였다. 강직, 아니면 직무조동? … 그에게는 엄연히 그런 처벌이 적용될수 있었다. 편지에다 쓰다싶이 그가 식량수송을 지체시킨 단위는 결코 몇개 군단에 한한것이 아니였다. 군사재판까지 적용될수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되여 전쟁시기 락동강까지 넘었고 인민무력부 부부장이라는 높은 직무에까지 승진해오면서 일 잘하던 사람이 오늘 이런 과오를 범하게 되였는가. 지난해초, 예술에는 조예가 없지만 소박한 중대예술소조공연에서 오중흡7련대를 따라배우려는 군인들의 열망을 포착하여 보고해온 그가 아니였던가! …

그이께서는 어깨를 푹 낮추고 앉아있는 로명욱을 찾아보시였다.

《로명욱동무! …》

로명욱은 무겁게 일어섰다.

《동무는 식량보장사업을 책임진 인민무력부 부부장입니다. 자기 사업의 무책임성으로 하여 무역일군들이 사선을 헤치고 들여온 식량이 지금 제때에 부대, 구분대들에 도착하지 못하고 항과 역마다 쌓여있게 하였습니다.

동무는 이 후과에 대하여 어떻게 책임지려 합니까?》

로명욱의 얼굴은 대번에 컴컴하게 질렸다.

방안의 공기는 더욱 팽팽해졌다.

그이께서는 여전히 로명욱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시고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나는 어제 동무의 사죄편지를 받고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어떤 처벌을 적용할것인가. …》

이 순간 방안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듯싶었다.

그 긴장감을 누르며 그이께서는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러나 한번 기회를 주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동무가 결함을 범하게 된 동기로 말하면 자기 직무에 대한 태만, 아래일군들에 대한 관료주의적인 사업작풍 등 여러것이 있겠지만 기본은 정입니다. 병사들에 대한 정! … 만일 동무의 친자식들이 식량이 떨어졌다는것을 알면 가만있었겠습니까. 부인에게 시켜서 집안의 쌀독을 긁어서라도 보내주었을것입니다. …》

김정일동지께서는 동안을 두셨다가 이르시였다.

《나는 동무가 전사령장을 달고 병사들속으로 들어갈것을 지시합니다. 병사생활을 통하여 그들과 고락을 함께 하며 정을 나누어보시오. 그렇게 할 때만이 동무는 나와 함께 혁명을 계속할수 있고 인민군지휘성원의 위치를 지켜낼수 있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

그가 자리에 앉는 때를 같이하여 부관이 방안으로 들어섰다.

그이께서는 부관에게 물으시였다.

《총리가 도착했습니까?》

《예, 직승기착륙장에서 방금 도착하였습니다.》

《들여보내시오.》

부관이 나가자 호리호리한 체구에 매우 강직해보이는 총리가 들어섰다. 그는 방안에 장령들만 가득 모여있는걸로 하여 좀 어리둥절해 하는 자세였다.

그이께서는 자신의 가까이에 있는 의자를 가리키시였다.

《아무래도 이 자리에 총리가 있어야 하겠기에 뒤늦게나마 불렀습니다.》

그이께서는 총리에게 부드럽게 물으시였다.

《버섯재배와 관련한 실무대표단은 언제쯤 출발시킬 예정입니까?》

《예, 일주일후에 출발하게 됩니다.》

그이께서는 다행스런 표정을 지으시였다.

《실무대표단에 인민군대기술자 한명을 포함시킬 생각인데 다른 문제가 없겠습니까?》

《아직 일주일이 있으니 외교부에 지시를 주겠습니다.》

그이께서는 그제야 인민군지휘성원들을 바라보시였다.

《이번에 102련대와 418련대에서 부대적인 대형온실과 함께 구분대들마다 온실을 건설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습니다. 그래서 인민군적인 버섯기르기를 결심하였습니다. 버섯은 단백질을 비롯한 영양성분이 많이 포함되여있어 료리도 밥도 해먹을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제 실무대표단을 파견할 나라에서는 종균을 심은 다음 한달이 지나 수확하는데 7명의 로동자들이 한해 140톤의 버섯을 생산한다고 합니다. 실무대표단이 주체적립장에 서서 배워온 다음 사회나 군대나 할것없이 보여주기를 하고 버섯생산을 전민, 전군적인 사업으로 확대시킬 결심입니다. 그러니 이와 관련한 준비사업을 모든 부대, 구분대들에서 지금부터 시작하여야 하겠습니다.》

그이께서는 다시금 총리에게 시선을 돌리시였다.

《기본문제를 토의합시다. 어제 이야기한 식량수송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대책을 세우고있습니까?》

총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장군님, 지금 일어난 혼란은 제가 경제조직사업과 수송조직사업을 바로하지 못한데 있습니다. …》

그이께서는 가볍게 그의 말을 만류하시였다.

《총리동무, 난 지금 동무의 자기 비판을 들을 여유가 없습니다. 어서 본론에 들어가시오!》

《장군님의 전화를 받은 즉시로 철도부와 륙해운부 합동협의회를 열었습니다. 먼저 인민경제 여러 부문들이 가지고있는 전용화차들을 철도부가 통일적으로 걷어쥐고 식량수송에 돌리도록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륙해운부의 자동차기동수송대를 동원시키는 문제도 합의되였습니다. 다음 각 철도국의 견인기, 화차들에 대한 수리정비를 최단기간내에 끝내는 전투인데 목전에 와서 제기된 문제이다보니 며칠간의 기일을 주어야 할것 같습니다.

장군님, 협의회에서는 열흘어간에 식량수송을 전부 끝낼것을 결정하였습니다!》

《열흘? …》

그이께서는 피끗 총리를 쳐다보시였다.

총리는 주춤거렸다. 열흘이면 대단하다고 생각했던것 같았다. 아니다. 열흘이면 지내 늦다.

《지금 일부 부대들에서는 2~3일분의 식량밖에 보유하지 못하고있습니다. 군인가족들에 대한 식량공급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식량을 하차하는 목적지도 집중화물역까지겠는데 대체로 인민군부대들은 그곳에서부터 수백리밖에 주둔하고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나 며칠어간으로 련대급에 한하여 한달분식량이 들어가게 해야 합니다.

총리동무,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좋겠습니까?》

그는 미처 대답을 고르지 못하고있었다.

그이께서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그러시고는 곧 집무실 한쪽 벽면에 걸려있는 지도에 다가가시여 동서해안의 항들을 갈마보다가 총리를 향하여 돌아서시였다.

《총리동무, 이렇게 합시다. 무역선들을 다른 나라와의 계약이 튀지 않는 한 식량수송에 돌립시다. 대형짐배를 받을수 없는 항들인 경우 들어갈수 있는 해역까지 접근시켜가지고 작은 수송선들을 총동원시키면 될것입니다! …》

총리는 깜짝 놀라 그이를 우러렀다.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 못했던것이다.

그래도 그이께서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으시였다. 박진건대장의 료해보고서를 생각하고계시였던것이다. 병사들의 군용밥통에서 보았다는 달래밥, 군인가족들의 소행으로 알려진 껍질을 벗기운 소나무… 이 모든 사태를 수습해나서는것이 로명욱이 저지른 과오의 엄중성을 가볍게 해주는 방도일수도 있었다.

그이께서는 서둘러 말씀을 이으시였다.

《우리 군인들과 군인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무역선이 무슨 문제로 되겠습니까. 무역선으로도 다 대책할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들과 철도역을 멀리한 북부내륙지대의 부대, 구분대들은 어떻게 하여야 하겠습니까?

공군사령관동무! …》

김정일동지께서는 문뜩 인민군지휘성원들속에서 공군사령관(당시)을 찾으시였다.

공군사령관이 일어섰다.

《수송기들을 동원하여야 하겠습니다. 어느 기종의 수송기들을 동원시키겠는가는 동무들이 토론해보시오.》

공군사령관은 차렷자세를 취하였다.

《최고사령관동지, 알겠습니다!》

그이께서는 그제야 야전탁쪽으로 돌아오시였다. 그러나 의자등받이에 손을 얹으신채 처음 인민군지휘성원들과 마주하면서 지적한 문제로 다시금 화제를 돌리시였다.

《동무들이 이제 곧 부대, 구분대들에 내려가는것과 관련하여 다시 강조해주고싶은것이 있습니다. 제국주의자들의 제재와 봉쇄로 시련과 난관이 겹쳐질수록 1930년대 고난의 행군정신을 계승한 군대중운동을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는것입니다.

내가 올해 정초에도 동무들에게 말했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이룩해야 할 군사정치사업의 모든 내용들이 포함되여있습니다. 따라서 동무들은 오중흡7련대운동을 벌려나가는 이 길에 인민군대 군사정치사업의 총적방향이 있다는것을 명심하고 자신과 부대, 구분대지휘관들에 대한 요구성을 높여야 하겠습니다.》

장령들은 모두 심중히 그이의 말씀을 새겨듣고있었다. 군사정치사업의 총적방향이라는 엄숙한 강조가 그들의 가슴속에 무겁게 들어앉았던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서비스이용약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Copyright © 2010 - 2023 www.hanseattle1.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