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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미래행 급행렬차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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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6,611회 작성일 21-10-3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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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편

16

 

《여보, 당신 요즘 몸상태가 어떻소?》

온종일 분주히 돌아치느라 늦어서야 퇴근해온 광우는 잠자리에 누워 멍하니 천정을 올려다보다가 느닷없이 안해에게 물었다.

실은 그러지 않아도 요즘 신색이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집안동자질같은것도 헐해하는 안해였다.

《퍽 나아졌어요. 최윤호동무가 구해다준 약이 정말 좋은것 같아요. 그걸 쓰면서 손발이 차던것도 한결 나아지고 가슴이 답답하던 증세도 없어지는게 알려요. 의사들이 그러는데 제 병은 랭이 심해서 오는거래요. 그러니 랭치료부터…》 담담하게 울리던 안해의 목소리가 갑자기 끊어졌다.

광우는 그것을 느끼지 못했다. 그는 자기 생각에 잠겨버렸다. 귀전에는 나라의 흥망과 관련되는 교육문제를 시험대우에 올려놓아서는 안된다고 하던 ㄷ대학일군의 목소리가 울리였다. 그가 또 뭐라고 했던가? 공장의 기술혁신문제라면 수십번이라도 다시 뜯어고치면 된다고… 그래, 그렇게 말했다. 《오늘의 시대에 와서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은 나라의 흥망을 걸고 하는 치렬한 투쟁입니다.》 이건 누구의 말이던가? 그 사람은 공민적의무에 대해서 말했다. ㅎ대학에서 만나본 지석영부학장은 또 뭐라고 했던가? 콤퓨터가 아무리 지능화되였다고 해도 인간의 두뇌는 아니라고?

《여보, 내 말을 듣지 않으시는군요. 말은 당신이 시키구선.》

안해의 목소리가 다시 이어져서야 광우는 자기 생각에서 깨여났다.

안해가 그를 내려다보고있었다.

광우는 미안해하며 아무런 고민도 없었던듯 황황히 미소를 지어보이였다.

《온참!》 어이없다는듯 웃는 안해의 힐난!

아니, 그것은 안해의 부드러운 애무와도 같은것이였다. 심중의 번뇌를 다독여 잠재우는 애무! 안해란 신비의 힘을 간직한 존재이다.

그런데 광우는 갑자기 가슴이 찌릇해왔다. 안해는 그 어떤 심각한 고민거리가 남편을 괴롭히고있다는것을 리해한것이였다.

안해는 그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았다. 그것을 물으면 그 녀자가 아니였다.

《여보, 당신은 사범대학을 나왔고 엊그제까지 선생님이였지. 처녀때도 선생님이였고 시집을 와서도 내가 군복을 입고있다보니 이동이 많은 남편을 따라다니며 교원을 했고 또 평양에 와서도 교원을 하지 않았소.》 광우는 아직도 랭기가 감촉되는 안해의 연약한 손을 더듬어 꼭 잡으며 말했다. 《나의 한정실이라는 녀자는 참 좋은 녀자요!》

《…》

《내가 제일 애석하게 생각하는것은 당신이 건강때문에 교원생활을 더 못하고 집에 들어온거요. 당신은 시집을 와서도 여태 말하지 않고있지만 나는 다 아오. 당신이 병을 만난것도 나때문일거요. 그때 그 눈보라 사나운 령길에서… 나때문에 솜옷을 벗고있던 그 간호원을 생각하면 지금도…》

《여보!…》

갑자기 안해는 흑― 하고 흐느꼈다. 안해는 눈보라치던 령길의 그 엄혹한 밤을 생각했는가? 사그라져가는 이 광우의 연약한 생명의 불씨를 지켜보며 가슴이 타던 그밤의 처절함을. 아니, 안해가 지나온 반생의 나날에 마음써야 했던것이 그뿐이였던가? 이 김광우 좌절의 고통을 겪고있을 때 안해의 괴로움은 얼마나 컸던가! 그런속에서 변함없는것이 안해의 사랑이였다. 마음이 여린 안해는 지금도 남편의 마음속에 생겨난 시름의 무거운 덩이를 의식하며 가슴을 조이는것이였다. 그것을 의식하자 안해는 눈물겹고 괴롭고 힘겨웠던, 지나온 반생에 있었던 일들이 일시에 다 떠오른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흐느끼는지 모른다. 광우는 새삼스럽게 자기가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가슴이 찌릇해왔다.

《내가 오늘 새삼스럽게 이 말을 하는건 다른게 아니요. 나는 안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원인것을 자랑으로 여겨왔다는것을 말하자는거요. 나는 당신이 교원을 하면서 애꾸러기들때문에 마음을 쓰고 가정도 돌볼래 학교일도 할래 늘 바빠하고 힘들어하는것을 보면서도 내 안해는 선생님이다! 하고 마음속으로 긍지를 가졌소.》

《…》

《교원이 얼마나 좋소. 아이들속에서 살며 나라의 미래를 가꾸어가는것보다 더 중요하고 보람있는 일이 또 어디에 있겠소.》

《무슨 일이 있었어요?》 안해는 끝내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신이 불안해할건 아니요. 일이야 있었지.》

광우는 나라의 중등교육에 관여하는 한다하는 일군이 원격시험문제를 두고 자기 딸에게 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 말을 해서 안해를 불안하게 해주고싶지 않았다. 그는 자기가 만나본 많은 대학책임일군들이 나라의 교육발전에 혼란을 가져오지 않을가 우려하면서 콤퓨터에 의한 대학입학원격시험을 조심스럽게 대한다는데 대하여, 그때문에 자기도 생각이 복잡해진다는데 대하여 말했다.

《그 사람들이 우려하는것을 나쁘다고 할수는 없소. 그건 그 사람들이 진정으로 나라의 교육을 걱정해서 말하는것이기때문이요. 내가 그 사람들의 견해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주관적인 생각만 앞세우면서 콤퓨터시험을 벌려놓았다가 그것이 교육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고 반대의 결과를 낳는다면 어떻게 되겠소? 그건 내 하나가 책임지는것으로 그칠 일이 아니지 않소.》

《그건 정말 심중한 문제예요. 하지만 당신이 하는 일이 옳다고 봐요. 나라에서 교육혁명을 일으키자고 하는 때가 아니나요. 교육의 정보화를 실현하자는것이 당의 요구이구요. 그래서 원격대학이 나와 지방들에서도 중앙대학의 유능한 교원들이 출연하는 원격강의를 받고있구요.

정보화시대의 요구에 맞게 학교의 모습도 변모되여 이제는 중등교육단계의 학생들도 다기능화된 교실들에서 공부하는것이 우리 나라의 현실이 아니예요.

그런데 학교들에선 아직도 적지 않은 교원들이 여전히 구태의연한 교수방법에 매달려있지요.

저는 시내학교에도 있어봤고 당신을 따라다니다나니 지방학교들에서도 교원을 해봐서 알아요. 낡은 교수방법에 매달려있는 일부 교원들을 보면 수준이 문제예요. 그러다보니 교수방법을 혁신하기 위해 머리를 쓸 형편이 못되지요.

재교육의 질을 높이는것도 중요하지만 교원들자신이 교과서내용에만 매달리는 지식전수형이 아니라 탐구하고 창조하는 과학자형이 되고 자기 전공만이 아니라 린접과목에까지 전공한 완전무결형으로 준비할 때 시대를 따라가게 된다는것을 알아야 해요.

교수방법에서 진보가 이루어지자고 해도 새로운 시험방법은 꼭 나와야 해요. 제 생각엔 당신이 주변구역같은데 나가서 교원들도 그러하지만 학생들을 만나봤으면 해요. 지금은 우리 학생들의 수준도 그전과는 달라요.》

《허허.》

김광우가 느닷없이 소리내여 웃는 바람에 안해는 어리둥절했다.

《아니, 왜 웃어요?》

《그저 웃고싶어 웃는거지. 허허.》

광우는 급행렬차의 새 손님이 또 한명 늘어났다는 소리를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이튿날 광우는 시교외에 있는 어느 고급중학교를 찾아 나갔다. 거기서 한해전에 시집을 간 처조카가 수학교원을 하고있었다.

《어마! 이모부가 어떻게 여길 다 왔어요?》

깜짝 놀라며 반색의 미소를 짓는 처조카를 보며 광우는 얼굴이 환해서 웃었다.

《어떻게 오긴 어떻게 와. 머리가 좋아서 대학때 늘 최우등만 했다는 수학선생님을 찾아왔지.》

처조카는 악의없는 힐난의 눈길을 던지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

《음― 거짓말. 이모부가 나를 찾아왔을게 뭐예요. 학교에 일이 있어 내려왔겠지요 뭐. 이모는 잘있어요?》

《그래, 여전하지. 랭이 심해서 속탈이 도질가봐 옆에서 걱정하지만 그 사람은 내색을 하지 않고 항상 웃으며 산다. 이제 말이다, 내가 여기 내려온건 우리 옥희선생 도움을 좀 받자는거다.》

《어마! 제가 부국장동지한테 도움을요?》 처조카는 처음에 눈이 둥그래졌다가 아무래도 믿어지지 않는듯 깔깔 웃었다.

《허, 우리 옥희선생이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 그럼 저기 나무그늘밑에 좀 가앉자. 네 말을 먼저 들어본 다음 너희네 교장선생님을 만나겠다.》

광우는 매미들이 극성스럽게 우는 뽀뿌라나무그늘밑에 앉아 가방에 넣어가지고온 파란 뚜껑을 한 서류철 하나를 꺼냈다.

《자, 우선 이걸 봐라.》

《무슨 서류예요? 이모부.》 처조카가 서류철을 받아들고 의아해서 물었다.

《시험문제들이다. 그걸 보고 우리 옥희선생님의 의견부터 들어보자.》 처조카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듯 고개를 기웃거리다가 서류철을 번지기 시작했다.

광우는 그 시험문제들이 콤퓨터에 의한 원격시험을 위해 김호성이네 시험연구조가 작성한 고심어린 창조물이라는것을 말하지 않았다. 아침에 광우는 시험연구조사람들을 만나 이미 완성하여 자료기지에 넘긴 시험문제중에서 매 과목별로 10문제씩 뽑아 자기에게 가져오되 수준이 제일 낮은 급과 중간급, 제일 높은 급의 문제들이 골고루 들어가게 하라는 지시를 주었던것이였다.

시험문제들을 한참이나 들여다보던 수학교원의 눈에는 놀라움과 경탄의 빛이 어리였다.

《이모부, 이 시험문제들은 정말 새롭고 놀라운거예요. 교과서글줄이나 졸졸 따로외운 글뒤주들은 풀어내기 힘들거예요. 창조적인 사고를 해야 답을 낼수 있어요. 실례로 이 화학문제 하나만 봐도 그렇지 않나요. 요즘 세계적인 론의거리로 되고있는 환경오염과 관련되여있는 문제거던요. 그러니 화학식에 대한 개념을 안다고 해서 이 문제의 답을 낼수 없어요.》

광우는 흡족하여 말했다.

《확실히 우리 옥희선생이 괜찮아! 그 말이 옳다.》

《이 시험문제들은 연구를 많이 해서 낸게 틀림없어요. 하나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자고 해도 중학교 전과정에 배운 내용을 다 알아야 풀수 있게 되여있거던요.》

《허허, 옥희선생 말이 옳다.》

《그런데 미안해요. 이모부, 지금 시험방법으로는 안되겠어요. 한번시험에 이 많은 문제를 어떻게 시험지 한장에 다 쓸수 있겠어요.》

《그 말도 옳다.》

처조카는 갑자기 눈살이 꼿꼿해서 광우를 쏘아보았다.

《뭐예요, 이모부! 사람을 놀리는거예요? 그 말이 옳다, 그 말이 옳다 하면서.》

광우는 만족한 기분에 소리내여 웃으며 롱조로 말했다.

《아닙니다. 최우등선생님을 놀리다니요. 나는 이제 곧 교장선생님을 만나야겠습니다.》

그리고는 정말 교장방을 찾아 들어갔다.

광우는 한나절을 처조카네 학교에서 보냈다. 이튿날은 온 하루 그곳 학교에 나가 살았다. 처조카가 담임한 중학교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연구조에서 가지고나간 문제들을 가지고 콤퓨터시험을 쳐본것이였다.

계획에 두지 않았던 그 일때문에 이틀을 소비하다나니 광우는 일감이 밀리여 며칠동안 몹시 볶이우며 살아야 했다. 하지만 기분은 좋았다. 처조카네 학교에서 별도로 쳐본 콤퓨터시험이 예상외로 결과가 좋은것이였다.

어느날 광우는 시험연구조로 건너가 장연화를 만났다. 그는 출장지들에서 긴장하게 일하고 돌아온 녀성책임교학에게 시험문제의 수준을 높일데 대한 문제를 가지고 진행한 협의회내용을 알려주고 시험연구조에서 진행하는 수정보충작업이 선을 바로 타고 나가도록 봐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어떻게 돼가는지 알아봐야 했고 그밖에 별도로 예견하는 일이 하나 있어 건너온 걸음이였다.

장연화는 그러지 않아도 일 바쁜 자기를 부국장이 시험연구조일에 끌어들였다고 불만의 말을 하면서도 맡겨진 일을 성의껏 했다. 그동안 갱신되여나온 수만개의 문제들을 한주일도 못되는 사이에 다 검토하고 의견을 준것이였다. 그가 가정을 가진 녀성의 몸으로 그 방대한 일감을 처리하자니 얼마나 긴장하게 일했을것인가! 김호성의 말을 들어보면 장연화는 집일을 중학교에 다니는 딸애한테 다 맡겨버리고 한주일동안 꼬박 콤퓨터앞에 앉아있었다고 한다. 더 놀라운것은 장연화가 연구사들의 땀과 노력이 슴배인 매 문제 하나하나에 높은 책임성과 함께 피타는 창조적사색을 기울인것이였다.

《음―》 장연화로부터 정형보고를 들으며 콤퓨터를 켜놓고 수정완성된 문제들을 장시간 확인하고난 광우는 가타부타 말없이 천정을 올려다보다가 만족의 뜻인지 불만족의 뜻인지 누구도 대중할수 없는 코소리를 흠 하고 내질렀다. 그리고나서 장연화에게로 눈길을 돌리였다.

《장동무의 세대주가 나를 욕하겠구만.》

장연화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해서 부국장을 바라보며 덤덤해있었다.

광우는 느슨한 웃음을 입가에 실었다.

《안해를 한주일이나 사무실에 붙들어놓고 들여보내지 않은 량심없는 부국장이라고 말이요.》

그제서야 장연화는 명랑해졌다.

《아유, 부국장동지두. 언제는 이 장연화가 시험연구조일에 관심이 없는것처럼 그러시더니…》

《내가 그렇게 말한건 사실이지. 세대주야 가정형이 못되고 직장에 나와 일밖에 모르는 녀자를 부인으로 두었으니 안해를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며칠 못 보는것쯤이야 참아야지. 허허… 그런데 말이요. 장동무의 딸한테는 정말 미안하게 됐소. 그러지 않아도 출장이 많은 어머니인데 이 부국장이 또 직장에 한주일이나 붙들어두었으니 말이요. 장동무도 너무했소. 아무리 일이 바쁘고 중하다 해도 한번쯤은 집에 들어가서 기름이랑 찬거리랑 마련해놓고 나왔어야지.》

부국장이 기름소리를 한것은 내용이 있는 소리였다.

그것은 김호성이 며칠전에 장연화가 중학생인 딸애와 전화하는것을 들은데 대하여 말해준것이였다.

장연화는 그날 딸애가 아버지 들어오기 전에 저녁밥을 지어야겠는데 기름이랑 다 떨어져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고 울상이 되여 하는 전화에 《얘, 어머니가 인차 들어가 기름이랑 찬거리랑 사올게 오늘은 기름병을 꺼꾸로 세워놓고있어봐라. 두숟갈은 나올게다.》하고 말했던것이였다. 그 말에 딸애는 《됐어요, 어머니. 내가 공연히 전화하는거지. 우리 어머닌 그저 일 하나밖에 모르는 그런 어머니인걸. 이제 아버지한테 혼나봐요. 공부하는 이 딸한테 집안일을 다 맡겨놓고 관심이 없다구요.》하고 엄포를 놓았다.

어머니와 딸이 전화하는 소리를 듣고 시험연구조의 입담이 건 김승호까지도 자못 걱정이 되여 《아니, 거 기름이 문제로구만요. 책임교학동지, 그러다가 보안원세대주한테 아예 쫓겨나지 않겠습니까? 빨리 들어가 기름부터 준비해놓고 나오십시오.》 하고 말하는 바람에 곁에서들 모두 웃었다고 한다.

어처구니없는 그 일을 상기시키는 바람에 장연화자신은 멋적어서 얼굴이 붉어지는데 사말사같은 소리까지 늘어놓던 부국장은 또 말없이 천정을 한동안 올려다보았다. 그는 무슨 생각엔가 잠기다가 《흠.》 하고 례의 그 아리숭한 소리를 질렀다.

장연화가 부국장의 종잡을수 없는 거동에 의아해서 물었다.

《아니, 왜 그럽니까? 부국장동지.》

광우는 그제서야 그를 보며 히죽이 웃었다.

《왜 그러는가 하면 내가 생각을 아주 잘했다는거요!》

그거야말로 부국장의 속안에 들어가보지 않고서는 누구도 해득을 할수없는 수수께끼같은 소리였다.

광우는 그 순간에 자기가 책임성이 높고 리론이 준비된 녀자를 모집국이 벌려놓은 일에 받아들인것이 참 잘된것이라고 흡족해했던것이였다. 그는 혼자 생각을 그냥 마음속 당반에 올려놓은채 장연화를 바라보며 소리내여 웃었다.

《그새 장동무가 정말 수고했소. 이제는 시험연구조가 진행하고있는 수정보충작업이 자기 궤도에 들어선것 같구만. 마음을 놓아도 되겠소. 그러니 내가 다른 일감을 하나 부탁하겠소. 이제 말이요, 책임교학동무는 드문히 여기 건너와 시험연구조의 일을 봐주면서 강연에 출연할 준비를 해야겠소.》

갑자기 무슨 강연소린가 해서 의아해하던 장연화는 새로운 대학입학원격시험체계에 대한 인식을 줄 목적으로 평양시안의 대학일군들과 위원회안의 일군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강연회에 출연해야 하겠다는 김광우의 말에 놀라 펄쩍 뛰였다.

《아니! 아니! 전 못합니다! 대학일군들과 위원회일군들앞에 제가 어떻게 나선다고 그럽니까? 모두 제 선배들인데요. 그런데다가 저야 정식 시험연구조 성원도 아닌데 제가 나서면 뭐라고들 하겠습니까. 그거야 응당 부국장동지가 나서야 할 일이지요.》

《이보오 책임교학동무, 여기에 선후배관계가 무슨 상관이요? 동문 교육정보학박사가 아니요. 다 생각이 있어 그러니 품을 들여 준비를 잘해야겠소. 일군들부터가 콤퓨터시험에 대한 인식을 바로 가지지 않으면 우리 일이 잘될수가 없소. 그래서 조직하자는 강연이니 동문 자기가 얼마나 중요한 일감을 맡아안았는지 알아야겠소.》

광우는 미리미리 연구를 잘해서 강연준비를 착실히 해야 한다고 루루이 강조를 하고나서 그가 두말 못하게 《빠질 생각은 꿈도 꾸지 마오.》 하고 꾹 눌러놓았다.

장연화는 벽창호앞에 섰다고 생각하는 모양 한숨을 폭 쉬며 이럴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아예 시험연구조일은 못하겠다고 딱 잡아뗐을걸 그랬다고 한숨같은 소리를 하다가 부국장을 빤히 건너다보았다.

《아니, 위원회에선 저더러 제 일을 하면서 시험연구조일을 도와주라고 했는데 부국장동진 이 장연화를 아예 이 일에 붙잡아둘 작정이 아닙니까?》

《허허허, 그럴수도 있지.》

그리고는 또 큰소리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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