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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미래행 급행렬차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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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988회 작성일 21-11-19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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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편

33

 

김광우는 온 하루를 숨돌릴사이 없이 긴장하게 보냈다. 오전시간은 1차로 진행할 대비시험준비때문에 평양제1중학교에 나가 직접 조직사업을 하였으며 오후 첫 시간에는 종합봉사기실에 앉힐 몇가지 중요한 설비들때문에 분주하게 뛰여다니였다.

그러다나니 저녁 느지막해서야 퇴근했다. 안해가 차려주는 저녁식사를 치르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그는 인차 잠들수 없었다.

그는 자기가 오늘 밤은 쉽게 잠들지 못하리라는것을 알았다. 낮에는 바쁜 일감때문에 걱정할 겨를조차 없었는데 잠자리에 들어 다음날 해야 할 일을 생각해보느라니 이 며칠사이에 그의 머리에서 줄곧 떠나지 않던 걱정이 다시 살아나는것이였다.

래일 진행하게 될 대비시험때문이였다. 종래의 시험방법인 서지시험방법과 시험연구조에서 긴장한 전투끝에 드디여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개발을 끝낸 프로그람에 의한 새로운 시험방법을 놓고 진행하는 첫 대비시험이였다.

광우네는 부서 내적인 사업으로 이미 프로그람이 완성된 몇개의 과목에 대한 콤퓨터시험을 먼저 쳐보았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다른것이였다. 시험방법도 두가지 방법을 동시에 적용해보는 대비시험이였다.

시험연구조가 자기들의 창조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있으며 강습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이 새 시험방법에 대하여 손들어 찬성하는 립장이였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원리적인것을 리해시키기 위한 사업이였고 실천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겠는가 하는것은 대비시험을 통해 나타나게 될것이였다.

김광우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눈앞에는 강습에 참가했던 여러 대학일군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전국적으로 도입하는 문제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던 ㄱ대학 서하경학장의 목소리가 다시금 귀전을 울리였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신중하게 사고해야 하는거요.》 하던 전학선부상의 말이.

《여보 영애 아버지, 무슨 걱정거리가 있어요?》

옆에 누워있던 안해가 불안해하며 묻는 소리였다.

김광우는 놀라며 돌아보았다.

《어서 자오. 걱정거리는 무슨 걱정거리요.》

안해는 더 묻지 않았다.

하지만 안해는 잠들지 않았다. 한참후에 안해는 속삭이듯이 말했다.

《마음놓고 잠드세요. 일이 다 잘될거예요.》

남편의 마음속 불안을 들여다보며 하는 말이였다. 불안을 다독여 잠재우는 사려깊은 어머니의 자장가처럼 마음속에 깃드는 고마운 목소리였다.

《여보, 당신 자장가를 불러주지 않겠소?》

《원, 갑자기 무슨 자장가를 말이예요?》

《거 있지 않소, 당신이 간호원시절에 나에게 불러주던 〈할머니의 노래〉를 말이요. 〈아가야 잠 잘 자거라… 〉하는…》

안해는 그제서야 남편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고 조용히 웃었다.

《원, 그게 무슨 자장가겠어요. 할머니가 지어서 불러준걸요.》

《아니, 그건 자장가요, 훌륭한 자장가요. 내 인생의 자장가지. 나는 힘들 때마다 내 한생 가야 할 길을 깨우쳐주는 그 자장가소리를 듣군하오. 촌할머니가 아니라 한줄배기 인민군간호원처녀가 불러주던 자장가를 말이요. 그러면 힘들다는 생각도 잊게 되고 나는 인생의 먼길을 등탈없이 갈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오.》

《…》

《당신 왜 말이 없소?》

광우는 손을 더듬어 안해의 여윈 작은 손을 찾아쥐였다. 갑자기 가슴을 짓누르는듯 한 아픔을 느끼였다.

《당신 손이 차오. 속탈이 또 도지는게 아니요?》

안해는 손을 맡긴채 무슨 소리냐는듯 웃었다.

《속탈은 무슨 속탈이예요, 다 나은지가 언제라구. 난 당신이 걱정돼요. 그렇게 자기 몸은 생각지 않고 일만 일이라고 무리하다가 군대때 입은 동상의 후과로 또 일을 칠가봐. 사람의 몸은 무쇠로 빚은게 아니예요. 약을 꼭 자셔야 해요. 매일… 그런데…》

《무쇠보다 더 강한것이 사람이지. 걱정하지 마오, 약을 제때에 먹을테니. 여보, 내가 요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오? 이제부터 박사론문을 시작해야겠다는거요.》

안해가 놀라서 부르짖었다.

《당신이… 박사론문을요? 당신은 행정일군이 아니예요? 박사라구요? 갑자기…》

안해는 말끝을 흐리였다. 별안간 박사소리를 하는 남편의 심중이 정말 무엇때문인지 편안치 않다는것을 느낀것이였다.

광우는 세상이 잠든 한밤중이라는것도 잊고 소리내여 웃었다.

《걱정하지 마오, 걱정하지 말라는데, 간호원 한정실동무. 내 일은 잘되오. 하지만 박사는 꼭 돼야 하오. 그래야 이 김광우 당신이 말하는대로 인생의 무거운 짐을 지고 먼길을 끝까지 가낼수 있소.》

광우는 결코 안해앞에서 실없는 소리를 해본것이 아니였다. 이 며칠동안 그는 자신을 두고 생각이 많았다.

그것은 원격시험에 대한 강습이 있은 그날 나라의 교육을 놓고 책임적인 사고를 해야 하는 대학일군들과 전학선부상도 포함하여 위원회안의 한다하는 일군들의 주장을 리해하면서도 무엇이라 꼭 짚어말할수 없는 불만을 느끼며 자기모순속에 빠져들던 바로 그 시각부터 시작된것이라고 할수 있었다.

광우는 그것이 무엇인지 안다. 나는 그것을 확신하는가? 확신한다.

그런데 나는 그 사람들앞에서 그것을 말하지 못했다.

광우가 그날 그 사람들앞에서 나라의 진보를 위해 책임적인 사고를 해야 하는 그 사고의 밑바탕에 가장 열렬하고 가장 깨끗한 사랑의 감정이 깔려있어야 한다고 말했다면 얼마나 유치하게 들렸을것인가? 그럼 많이 알고 나라에 유익한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애국심이 없는 사람들이란 말이요? 하고 그 사람들이 묻는다면 광우는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한단 말인가?

광우는 자기가 최전방의 전호속에서 온몸을 얼구면서 잠복근무를 섰다는것으로 그 사람들을 리해시킬수는 없는것이였다. 지금은 실력전의 시대가 아닌가. 하여 광우는 콤퓨터에 의한 대학입학원격시험을 리론적으로 체계화하는 박사론문을 쓰리라 결심한것이였다.

이튿날 김광우가 출근하는데 전학선이 그를 띠여보고 다가왔다.

《여보 광우부국장동무, 대비시험을 평양제1중학교에서 친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이요?》

김광우는 느슨한 웃음을 띄우며 그를 돌아보았다.

《아니, 왜 그럽니까?》

《왜가 뭐요? 동무네가 시험문제의 난도를 높인다고 할 때 내가 말하지 않았소. 대학입학시험에 응시하는 학생들의 시험성적은 대외적으로 우리 국가의 영상과 관계되는 신중한 문제라고 말이요. 누구나 돈한푼 안 들이고 공부하는 우월한 교육제도를 마련해놓았다고 하면서 학생들의 대학입학시험성적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면 우리 교육수준을 놓고 남들이 뭐라고 하겠는가 말이요. 아니, 왜 웃소?》

《리해가 안됩니다, 부상동지. 그게 대비시험을 평양제1중학교에서 치는것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부상은 벌컥 화를 냈다.

《아닌보살하지 마오. 동무네가 시험문제의 수준을 높이지만 않았어도 이런 말을 하지 않겠소. 글쎄 1중학교에야 수재학생들이 있으니까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시험성적이 떨어지지 않겠지. 하지만 대학입학시험은 뭐 1중학교 학생들만 치오? 일반중학교학생들도 다 치지 않소. 먼 산골의 외진 학교 아이들도 다 오오. 그러지 않아도 콤퓨터시험에로 넘어가는것과 관련하여 교원들의 교수방법, 학생들의 학습방법에서 변화가 일어나고있는데 시험문제의 수준까지 높여보오.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볼수 있겠소? 나라의 전반적인 시험성적을 알자면 일반중학교를 기준으로 해서 대비시험을 쳐봐야 하오.》

그 순간 광우의 눈앞에는 문득 언젠가 신소문제때문에 ㅎ도에 내려갔다가 만났던 애어린 로동청년의 모습이 떠올랐다. 외국손님과 대화를 하고나서 우리 중학교에서 영어를 배웠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던 청년이였다.

《주관에 빠지지 마오. 나라의 전반적인 중등교육실태를 고려해야지. 대학입학시험이 무슨 경연은 아니지 않소.》

부상의 마지막말에 광우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는 애써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담았다.

《대학입학시험문제의 수준을 높이는 문제에 대해서야 제가 이미 그 문제가 제기되였을 때 부상동지한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말씀드린것 같은데요. 재삼 말씀드린다면 저는 시험의 수준을 떨구어가지고 전반적인 시험성적이 올라간다고 해서 우리 국가의 영상이 올라가는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국가의 영상을 위한다면 대학입학시험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입학시험의 수준문제는 우리 교육의 질적수준을 어떻게 도약시키겠는가 하는 문제이며 우리의 중등교육이 전민과학기술인재화를 어떻게 추동하겠는가 하는, 말하자면 국가의 전도와 관계되는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지난 시기 존재해오던 교수방법과 학습방법에서의 편향을 극복하고 학생들을 고상한 도덕품성과 함께 쓸모있는 현대과학지식을 소유한 혁명인재로 키우자면 시험문제의 수준도 시대의 요구에 따라세워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학생들에게 실속있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자각과 의욕도 심어주게 될것이고 교원들도 종래의 수업방법에서 대담하게 벗어날수 있다. 그러니 전국의 모든 중학교들을 1중학교수준에 올려세우기 위해서도 실력이 제일 높은 학교를 기준으로 하고 대비시험을 쳐봐야 한다 하고 광우는 말했다.

부상은 성을 가라앉히고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나직이 혼자소리 하듯 뇌이였다.

《원리적으로야 그 말이 옳지. 하지만 중등교육의 실태야 실태이지.》

《…》

부상은 이윽토록 말이 없는 김광우를 돌아보았다.

《왜 말이 없소? 이 부상을 또 패배주의자로 몰아붙이자는거요?》

《부상동진 신통히도 이 광우의 속을 들여다보고 말씀하시는것 같군요.》

《허허, 그렇소?》

두사람은 소리내여 웃었다. 광우는 고개를 저었다.

《원리적으로 옳다면 옳은거지요. 그리고 우리 중등교육은 발전했고 또 발전해야 합니다.》

김광우는 자기의 처조카가 있는 교외의 고급중학교에 찾아가 별도로 콤퓨터시험을 쳐본데 대하여 말하지 않았다. 그는 김호성과 한고향내기인 림산마을학교 녀선생이 세계적인 수학자가 될거라고 하면서 시험연구조에 데리고왔던 수재소년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량원일이 만나 이야기해보고 《너는 정말 놀라운 수학수재로구나!》하고 감탄하던 학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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