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미래행 급행렬차 2-11 > 통일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통일게시판

[장편소설] 미래행 급행렬차 2-11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298회 작성일 21-12-05 04:03

본문

20211014170551_1ace4f78adda5469446d4c55e204e5a3_0n3b.jpg

제 2 편

11

 

그날 저녁, 봉사기실의 기술문제를 도와주려 먼저 나가 시험장을 돌아본 유선일이 숙소로 들어서며 누구에게라없이 락심천만한 소리를 질렀다.

《허, 기가 막혀서!》

강습정형을 놓고 이야기를 하던 방안의 세사람이 의아해서 그에게 눈길을 보냈다.

《아니, 왜 그래요? 선일동무.》 정성금이 그의 찌프린 인상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

《일을 하자는것인지 말자는것인지…》

《그건 무슨 소리요?》 광우 역시 웃으며 물었다.

《봉사기실에 되여있는게 하나도 없는데 무얼루 콤퓨터시험을 보장합니까? 말단봉사기나 하나 들여놓는다고 어디 될 일입니까? 시험장이란것도 너렁청하기는 한데 콤퓨터가 필요한 대수의 절반이나 되겠는지… 좌우간 나가보십시오. 이 사람들이 아예 콤퓨터시험을 칠 잡도리가 아닙니다.》

광우는 좋지 않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여보, 선일동무, 말을 아무렇게나 하는게 아니요. 도와주러 내려왔으면 일이 되도록 성실히 도와주면 되는것이지 뭘 그렇게까지 말하오?》

부국장의 질책에 유선일은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러면서도 속이 풀리지 않아 혼자서 꿍꿍 불만의 소리를 질렀다.

아무래도 이상한 생각이 들었던지 김호성이 다소 신중해서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소?》

《그곳 봉사기실을 보는 동무가 뭐라고 하는지 압니까? 〈콤퓨터시험을 정말로 치자는거로구만요.〉 한단 말입니다. 내가 너무 어이없어서 〈동무, 그건 무슨 소리요? 콤퓨터시험을 칠게 아니라면 동무는 왜 여기 와서 앉아있소?〉 그랬더니 그 친구가 〈글쎄요.〉 하면서 하는 말이 우에서 시험적으로 콤퓨터로 시험을 쳐본다니까 준비는 해야겠지만 그게 될일인지 하는건 두고봐야 한다고 최윤호란 사람이 말하더랍니다. 하, 그러니 시험준비가 제대로 됐을거나 뭡니까?》

김광우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 허허 하고 웃었다.

《그럴수야 있나?》

《틀려먹은 사람!》

정성금이 대번에 분개해서 소리질렀다.

《됐소 됐소, 성금동무. 아무렴 최윤호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야 말했겠소? 말이 좀 보태졌겠지. 가부간 래일 나가서 알아보면 될게 아니겠소. 난 사람들에 대해서 서둘러 나쁜 견해부터 가지는걸 좋아하지 않소.》

그 바람에 정성금은 무슨 모난 말을 더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광우는 그렇게 말해놓고 미안했다. 자기는 그 녀자의 자존심을 자극하려던것이 아닌데 그런 말이 불쑥 나간것이였다.

속이 편안치 않았다. 눈앞에는 조금전에 만났던 최윤호의 살결이 꺼칠해진 얼굴이 떠올랐다. 손님들이 도에 내려와 자그마한 불편이라도 있을세라 숙식조건때문에 각별히 마음을 쓰며 뭐가 더 요구되는가고 묻기도 하고 관리원녀인을 따로 만나 일일이 부탁도 하여 미안한 생각까지 들게 하던 최윤호였다.

새로운 시험체계에 대해서도 그는 별다른 말을 한것이 없었다. 오히려 강습에 참가한 소감에 대하여 말하며 좋은 소리를 했다.

준비가 다 되였는가고 하는 부국장에게 아주 성근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솔직히 말씀드려야지요. 뭐 처음 해보는 일이고 없는것이 너무 많다나니 부족한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해야지요. 국가적인 사업이 아닙니까. 위원회에서 좀 도와주어야 합니다.》 하고 허심하게 나왔다.

그게 일을 적게 하고 자기를 정당화하려고 변명하는것보다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시험장에서 온 유선일의 말을 다시 새겨보니 차츰 자기도 이상야릇한 생각이 들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느니, 부족한것이 많다느니 하던거며 《위원회에서 좀 도와주어야 합니다.》 하고 그한테서 처음 듣는 말도 아닌 새삼스러운 그 말이 아리숭하게 생각되였다.

그의 말대로 물론 처음 해보는 일이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도의 학생모집사업을 책임졌다는 사람이 그렇게까지야 아래사람들에게 책임성없는 말을 했으랴.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처음 진행하는 콤퓨터시험이여서 사람들이 확신을 가지게 하자면 강습을 진행한것으로만 될 일이 아니였다. 평양에서와 같이 대비시험도 조직해야 하고 수험생들이 도착하는 즉시로 콤퓨터시험방법에 대하여 인식시키는 사업도 진행해야 한다.

그 모든 사업을 밀고나가면서 시험장과 봉사기실을 꾸리는 사업도 봐주어야 한다. 그러자면 밤을 새우면서 뛰여도 시간이 모자랄판인데 시험장에 갖추어놓은 수험생들을 위한 콤퓨터대수가 절반이나 되겠는지 말겠는지 한다는게 무슨 소린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서비스이용약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Copyright © 2010 - 2023 www.hanseattle1.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