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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미래행 급행렬차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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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6,579회 작성일 21-12-10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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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편

16

 

김광우는 아무리 일이 바빠도 시간을 내여 지석영을 한번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학선부상이 그에 대하여 말하며 《잘 도와주오.》 하던 소리가 왜서인지 귀전을 떠날줄 모르는데다가 최윤호가 했다는 말이 묵은 체기처럼 속에 걸려 도무지 내려가지 않는것이였다.

하여 콤퓨터 20대를 더 옮겨오는 날 바쁜 시간을 내여 그의 방을 찾아들어갔다.

《부학장동무, 내 솔직히 말합시다. 도당책임일군이 시험장준비가 어떻게 되였는가 해서 들렸을 때 대학에 콤퓨터예비가 더 있을수 있다는 소리는 내가 했소.

어찌겠소. 당장 급한 목이 아니요? 건설사업소에 사장되여있는 변압기가 있다는것도 내가 알아가지고 도당책임일군에게 말했던것이요. 부학장동무와 아무런 토론도 안해보고 도당책임일군에게 말을 한건 리해하오. 그런데 바쁜 목을 풀어주어서 정말 고맙소.》

《어찌겠습니까? 도당에서까지 주라고 하는건데 못 주겠다고 하면 안되지요, 허허.》

《허허.》

두사람은 마주보며 시름을 놓은 사람들처럼 웃었다.

《그런데》 하고 김광우는 편안한 분위기를 타서 다시 입을 열었다.

《내 하나 섭섭한 소리를 하라오?》

지석영은 갑자기 긴장해졌다.

《말씀하십시오.》

《콤퓨터시험에 대한 실무강습때 말이요. 난 누구보다 공업대학에서 지석영교무부학장동무가 참가할줄 알았소. 그런데 안 보이더란 말이요.》

《…》

김광우는 한동안의 침묵끝에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노여움의 색채가 짙은 말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무슨 바쁜 일이 있었겠지요. 그랬더라도 어떻게 해서나 참가했어야 할걸 그랬소.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서도 그러하지만 이 사업이야 대학과 관련되는 사업이 아니요?》

《옳습니다. 사실이야 참가했어야지요. 한데 정말 일에 몰리우다나니… 미안합니다.》

《나한테 미안해할거야 뭐 있소. 솔직히 말해보우. 내 들은 소리가 있어서 그러는데 부학장동무는 콤퓨터에 의한 시험을 믿지 못하는게 아니요?》

지석영은 잠시 생각해보다가 약간 면구스러운 웃음을 얼굴에 담았다.

《내 견해가 잘못된것일수도 있지요. 글쎄 콤퓨터를 인간지능판정에 효과있게 써먹자는것인데 그럴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석영은 갑자기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르며 목소리가 신경질적으로 울려나왔다.

《솔직히 말합시다. 난 요즘 피곤해서 죽을 지경입니다. 그 원격시험때문이지요. 거기서 내려온 다음부터 이거 복잡하단 말이요. 콤퓨터를 내놓으라 무엇을 어떻게 해달라… 이거야 어디 일을 하겠습니까?》

《…》

지석영은 고개를 들어 이윽토록 응대가 없는 김광우를 건너다보았다. 김광우의 노기가 실린 눈빛을 보자 다시금 고개를 숙이고 변명을 하듯이 혼자소리로 중얼거리였다.

《그게 실현가능한 일이라면 또…》

그는 자기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말을 하다말고 고개를 저었다.

《마저 말하오. 지선생은 지금 무슨 말을 하자는거요?》

《욕망이 그대로 가능성으로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건 지난세기 우리 로동계급이 6만톤능력의 분괴압연기에서 12만톤의 강편을 뽑아낸것과는 다릅니다. 모든 공장들이 첨단기술로 현대화되는것이 오늘 우리 나라의 현실이 아닙니까. 과학과 기술이 발전되고 그 정교한 과학의 힘으로 못하는것이 없지요. 그러니 과학의 시대를 떠메고나갈 인재감들을 선발해야 하는 대학시험도 채점이 정확해야지 륜곽적으로 진행되면 되겠습니까?》

광우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내여 웃었다. 정교한 과학의 힘으로 못하는것이 없다고 하는 이 사람의 입에서 콤퓨터시험을 믿지 못하는 말이 나오다니! 이것이야말로 모순의 극치가 아닌가!

광우는 부학장방의 화려한 서가를 보며 책은 결코 치장물이 아니라는 야박한 소리가 나가려는것을 꾹 참았다.

《나는 부학장선생처럼 외국에 나가 돌아다녀본적도 없소. 그러나 나는 알고있소. 그건 지난세기 우리 로동계급이 6만톤능력의 분괴압연기에서 12만톤의 강편을 뽑아낼 때나 지금이나 다른것이 하나도 없다는거요. 그렇소. 그 전통이 없다면 우리 나라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오.》

사람이 시대를 따라가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지 않는다면 하늘을 날지 못한다더니 과연 옳구나. 하지만 이 사람이야 지성인이고 일군이 아닌가. 그런 말이 이 사람한테는 어울리지 않는다.

《박사론문을 빨리 완성하시오. 동문 박사가 돼야 합니다.》 하고 광우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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