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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대지의 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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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6,433회 작성일 22-01-10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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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

농산 제5작업반


14


뜨락또르운전수 곽철수는 관리위원회를 찾아들어가 생산부의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말소리들이 나는데 대답은 없다. 이 방은 기사장과 생산부의 지도원들이 함께 쓴다. 그래서 늘 사람들이 분주하게 드나드는데 그래서인지 대체로 문을 두드려도 응답이 없고 들어가도 쳐다보지 않는다. 관리위원회에 올 일이 없는 뜨락또르운전수인 곽철수는 그런 분위기를 모르기때문에 조심하는것이였다. 응답은 없으나 사람들이 있는것이 분명하여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저녁시간이여서 있을 사람들이 다 모여 떠들어대는데 기사장만은 웃자리의 복판에 놓인 책상에 틀지게 앉아서 지도원들이 낸 자료를 검토하고있었다. 철수는 그에게로 다가가서 인사를 했다.

《기사장동지, 만날수 있습니까?》

그는 군대식으로 차렷을 하고 물었다.

《음, 철순가? 뭔데?》

《저는 농업대학에 다니려고 합니다.》

로정만은 그를 한동안 바라보기만 했다. 설명을 기다리는것이였다.

《통신수업을 받자는겁니다.》

《붙을수 있는가?》

《지금 입학시험준비를 하고있습니다.》

《그럼 추천을 받아 시험을 쳐보라구.》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방조를 받았으면 합니다. 학습참고서들을 빌려볼수 있겠습니까?》

철수는 이런 제기를 받으면 기사장이 기특해하리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기사장은 반기는 기색은 보이지 않고 참고서 빌리는따위를 가지고 간부에게 제기한다는 아니꼬운 표정이였다. 로정만은 농산지도원을 가리켜보이고 읽던것을 계속하며 말했다.

《저기 가서 부탁해라.》

철수는 그를 어려워하며 지내 당돌한 제기를 하지 않았는가 가책을 느끼였다.

철수는 《알겠습니다.》 하고 공손히 물러나 농산지도원에게로 갔다. 농산지도원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있었던것만큼 철수가 다가서기 바쁘게 말했다.

《리나 군도서실에 가봤소? 나한테도 좀 있기는 한데 불충분하지.》

《그것이라도 우선 봅시다. 도서실에는 물론 가보겠습니다. 래일 저녁에 집에 들리겠습니다.》

《음.》

군에서 놓치지 않고 매 시기 떨구어주는 기술지표를 머리에 새기고 집행하자 해도 아름찬데 언제 기술참고서적을 읽을 틈이 있는가. 농산지도원은 철수가 요구하는것들이 실지 집에 있기나 한지 자신이 없었다.

철수는 절도있게 돌아서서 생산부를 나왔다. 그는 출입문을 향해 가다가 마침 밖에서 들어오는 관리위원장과 맞다들었다. 추위에 뺨이 발그레해진 명숙은 인사를 하는 철수를 알아보고 반가와했다.

《어떻게 관리위원회에 왔댔어요?》

명숙이가 멈추어서며 물었다.

철수는 인상이 밝고 따뜻한 감을 주는 관리위원장에게 훅 끌려드는 마음을 억제 못했다. 그는 명숙관리위원장과 선참으로 알게 된 잠정농장원들중 한사람으로서 그것을 오만수처럼 요란스럽게 떠들어대지는 않았지만 내심으로는 긍지로 간직하고있었다. 왜냐하면 시간이 갈수록 명숙관리위원장에게서 처음 받았던 좋은 인상이 더 부각되고있었기때문이였다.

명숙이 역시 제대군인인 곽철수를 믿음직한 운전수로 마음에 들어했다. 땅크병이였던 철수는 장수와 같은 체격을 가졌다고 할수 있었다. 몇번 상대하여보니 그는 례절이 밝고 마음이 고왔다. 그는 진취성이 강한 청년으로 알려져있다.

철수는 얼굴을 약간 붉히며 대답했다.

《관리위원장동지, 저는 농대 통신학부에 입학하려고 합니다.》

명숙은 머리를 끄덕이였다.

《리당비서동무한테서 들었어요. 공부를 해야지요. 그 결심을 나는 적극 지지해요. 시험치는데 방조받을것이 있으면 기사장동무나 농산지도원이나 누구에게든 제기해요.》

뜨뜨미지근하게 대하던 기사장과는 대조적이다. 기사장은 위신은 차리는데 친절한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새로 온 녀성관리위원장은 무슨 일에나 적극적으로 대하고 관여하며 정열적으로 활동한다. 젊어서 그럴수 있겠지만 원래 활동적인 성격인것 같다.

철수는 생산부를 나오며 실무적이고 딱딱한 그 사람들에게서 도움받을 생각이 없어졌으나 대답은 이렇게 했다.

《예, 방조를 받자고 왔댔습니다.》

《잘했어요. 행정적인 처리는 내가 도와주지요. 우리 방에 좀 갈가요? 시간이 있다면…》

《시간은 있습니다.》

《그럼 갑시다.》

철수는 명숙이에게 이끌리여 관리위원장사무실로 들어갔다. 관리위원장사무실은 생산부나 부기실과는 달리 온돌을 놓고 장판을 했으며 앉은뱅이책상에 앉아서 사무도 보고 사람도 만나고 회의도 하게 되여있었다. 수령님께서는 조선민족의 풍습대로 농촌의 관리위원장이나 리당비서의 사무실을 온돌방에 앉아서 찾아오는 농민들과 담화하도록 꾸려야 한다고, 그래야 농민들이 위압감을 느끼지 않고 허심하게 속을 터놓을수 있고 간부들도 관료주의틀을 차리지 않을것이라고 가르쳐주시였다.

《집은 몇작업반에 있어요?》

명숙이 물었다.

《2작업반마을입니다.》

《그러니까 집에서는 모두 2작업반에 속해서 일하겠군요?》

《예.》

《아버지의 이름은 어떻게 불러요?》

《곽기춘이라고 합니다.》

《곽기춘…》

이름을 들은것 같다. 곽기춘이도 잠정리 명물중의 한사람이라 해서 그 이름이 명숙의 귀에도 인차 알려졌다. 《꽉쇠》라는 별명이 붙어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들앞에서 별명을 말할수 없는것이여서 이렇게만 말했다.

《이름을 들었어요. 아직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년세가 많은가요?》

《쉰여덟입니다.》

《환갑이 멀지 않군요.》

《그렇지만 건강하고 힘이 남아 돌아갑니다.》 철수는 다시 눈을 번뜩이며 웃었다. 《고집이 세고 무슨 의견인지 늘 내놓군 해서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철수가 아버지를 존경하면서 그의 장점을 단점으로 슬쩍 바꾸어 에둘러 표현하는지 알수 없어 명숙은 의견을 내는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계속하여 철수에게 물었다.

《철수동무의 희망은 무엇이예요?》

어지간히 진정된 철수가 대답했다.

《대학공부를 하는것입니다.》

《그다음엔?》

《그다음은 모르지요.》

《모른다?》

《예, 하긴 그다음엔 또 어떻게 되겠지요. 경애라는 처녀기사를 압니까?》

명숙이가 기억을 더듬어보려고 눈을 깜빡이였다.

《그런 처녀기사가 있나요?》

《있지요. 기사장의 딸입니다. 농대를 나와가지고 태평농장에서 일합니다.》

《그래요? 그 얘기를 좀 들읍시다.》

철수는 경애에 대해 자기가 아는것을 간단히 털어놓고 계속하였다.

《그 처녀가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압니까? 내가 대학공부를 하는것을 1단계목표로 하자고 했습니다. 나도 찬성했습니다. 그 처녀가 사람은 희망과 리상을 높이 가져야 한다고 했거던요. 하지만 나는 아직 2단계목표에 대해서는 생각해본적이 없습니다.》

경애이야기를 하는 철수의 눈이 유난히 번쩍이였다.

《경애가 곱게 생겼어요?》

명숙이 미소를 짓고 불의에 물었다.

《꽤 생긴것 같습니다, 허…》

저도 어쩔새없이 속을 내비친 철수는 얼굴을 확 붉혔다.

명숙은 머리를 끄덕이였다. 알만 하다는 뜻이였다.

어색해진 철수가 무릎을 세우며 물었다.

《그만 가도 되겠습니까?》

《아니, 이제부터 기본얘기예요. 기계화작업반에 대해 듣자는거예요.》

이야기는 오래동안 계속되였다.

명숙은 수령님께서 농업부문에 주신 교시들을 학습하면서 기계화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돌렸다. 잠정농장은 자동차와 뜨락또르, 모내는기계들을 많이 가지고있었지만 기계가 작업할수 있는 조건들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고 기계들의 리용률과 가동률을 응당한 수준에서 보장하지 못하고있었다. 오히려 최근년간 기계화비중이 떨어지고있다. 이러한 사실들을 밝혀내며 명숙은 몹시 가슴이 아파했다.

철수의 이야기를 통해 그 원인들을 알게 되면서 이제부터 자기가 해야 할 사업의 중하를 재삼 느꼈다. 그는 자기의 심정을 철수에게 이야기하면서 기계화반사업을 개선하는데서 작업반장이나 기술원뿐아니라 매개 운전수들이, 특히 철수와 같은 새 세대의 젊은 운전수들이 주인구실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수는 모자를 만지며 앉아서 심중하게 들었다. 그는 관리위원장의 고충이 충분히 리해되였다. 동시에 운전수들이 제구실을 못했다는 자책감에 젖어들었다.

(사실은 우리 기계화반에서 운전수들이 해야 할 일인데… 기름랑비, 정비와 수리를 제때에 질적으로 하지 않는 문제, 부속품 부족 이런것들을 우리가 스스로 풀었어야 하는데 관리위원회만 쳐다보고 해결해줄것만을 바랐지.)

철수가 자기의 심정을 내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명숙은 그에 대한 신뢰감을 가질수 있었다.

관리위원회를 나와 춥고 어두운 밤길을 걸어 집으로 가며 철수는 명숙과 나눈 담화를 돌이켜보면서 경애가 곱게 생겼는가라는 질문에 경솔하게 대답한것을 부끄럽게 여겼다. 그런데 사실 경애가 곱게 생기지 않았단 말인가. 작은 몸매였지만 날씬했고 얼굴이 고왔다. 이상하게 첫눈에 벌써 마음이 끌리는 처녀였다. 그렇더래도 관리위원장의 질문에 에둘러 표현하든가 했어야 했을것이다.

(그런데 어쨌단 말인가?) 그는 후끈하게 달아오르는 얼굴을 감촉하며 자신에게 화를 냈다. (고운거야 사실이니까 그대로 말한거지. 부끄러워할건 없어.)

그럴수록 경애의 예쁜 얼굴이 눈에 방불해지면서 그는 발걸음이 힘차지는것이였다.

사실 철수가 농업대학에 다니겠다고 마음먹은것은 군대에 입대하면서 헤여졌던 당시의 중학생 로경애를 제대되여와서 만나본 후에 내린 결심이였다. 철수는 그간 경애가 처녀로 성숙했고 또 대학공부를 하고 3대혁명소조기간을 거치며 사회활동가로 성장한 모습을 보며 자기가 그에게 뒤지여있다는 충격을 받았다.

물론 그 기간 자기는 군대에서 단련이 되였으며 총대를 쥐고 조국을 지켰다. 그렇지만 공부를 못했으니 농산기사로 된 경애와 학식으로 견줄수 없게 되지 않았는가. 몇번 만나보고 이야기도 해보니 확실히 지적면에서 경애가 훨씬 앞서있었다. 그래서 통신으로 대학공부를 하여 경애와 어깨를 견주는 청년으로 되려고 결심했던것이다. 자존심의 발동이였고 경애에 대한 사랑의 깊고 진실한 충동에서였다.

어느날 철수는 휴식일이였지만 아침부터 시험준비를 하다가 참고서들을 농산지도원에게 가서 빌려오려고 일어섰다.

《공부는 안하고 어딜 가려구 그러니?》

닭장을 손질하고있던 아버지 곽기춘이 못마땅해하였다.

《참고서 빌리러 가요.》

마침 보고싶었던 참고서가 농산지도원한테 있어서 빌려가지고 기분좋게 휘파람을 휙― 휙― 불며 집으로 돌아오다가 불시에 길가에서 경애를 만났다.

경애는 리상점에서 무엇인가 사서 검은 천구럭에 넣어 들고나오는 중이였다. 요전처럼 파란 솜덧옷에 까만 바지를 입었다. 흰 양털목도리를 목에 두르지 않은것이 다르다 할가. 날씨가 그만큼 봄날에로 가까이 가고있다는것을 말해주는것이리라.

경애는 철수를 보자 얼굴을 약간 붉히면서도 스스럼없이 생긋이 웃으며 반가와했다.

《철수동무, 안녕하세요?》

철수는 그 순간 심장이 후두두했다. 어쩌면 처녀가 그렇게도 따뜻하고 부드럽고 생신한 모습으로 안겨드는것일가. 마치 추위를 몰아내며 훈훈하고 향기로운 봄바람이 불어오고있는듯 하였다.

철수는 경애의 인사에 쾌활하게 답례하였다.

《안녕하오, 경애동무?》

경애는 체격이 크고 건장하며 성미가 시원시원한 철수에게서 사나이의 매력을 느끼였다.

《깨끗하게 입고 어디 갔다 오세요?》

처녀가 생글거리며 물었다.

철수는 깨끗하게 입고 어디 갔다 오느냐는 물음에 흥미가 동해서 사실대로 대답하지 않고 이렇게 롱삼아 말했다.

《예, 깨끗하게 입고 놀러 갔다 오지요, 휴식일이니까. 그래서 경애동무도 집에 왔겠지요. 뭘 사들고 가오?》

《아버지의 점심식사대접을 특식으로 하려고 이것저것 좀 샀어요.》

경애는 천구럭을 약간 쳐들었다가 내리웠다.

철수는 불시에 이 처녀의 아버지가 기사장령감이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유쾌한 기분이 좀 흐려졌다. 따분한 기사장에게 어떻게 이런 사귐성 좋은 다감한 딸이 있는가. 경애가 그 아버지의 점심식사로 특식을 차려주겠다고 하는것이 어쩐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아버지의 딸이 아닌가?

《그래요?!》 철수가 심드렁하니 대답했다. 《극진하구만요.》 그러면서 그는 엉뚱한 생각이 떠올라 이렇게 말했다. 《나도 경애동무의 대접을 받고싶은데요. 물론 식사대접은 아니고 뭐라 할가 학습에 대한 방조 말이요. 나는 농대에 통신으로 다니려고 하는데 입학시험준비를 하려니 참고서적이 걸렸지요. 그래 좀 해결했는데 경애기사의 방조를 받았으면 하오. 말하자면 선생으로 되여줄수 없겠는가 그 뜻이요.》

이 착상은 방금 머리에 떠오른것이였다. 그렇지만 말해놓고보니 대단히 마음에 들었다. 경애와 자주 만날수 있는 합법적이고 실제적인 공간이 생기지 않겠는가.

경애는 그의 제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였다. 처녀는 천성이 부드럽고 차분했지만 대학을 나온 지식인으로서의 지성미가 깔려있어 사람들은 그를 경솔하게 대하지 못했고 그 또한 가볍지 않았다. 뒤가 없지만 즉흥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유쾌한 운전수인 철수에게는 누구나 쉽게 말을 붙이였고 꺼리낌없이 대했다. 이것이 배운 사람과 배우지 못한 사람간의 차이일것이다. 철수는 그것을 벌써부터 느끼고있었다. 그래서 기어이 공부하려는것이 아닌가.

《통신으로 대학공부를 하겠다는 결심을 환영합니다. 도와주겠어요.》

이렇게 말하며 철수를 진지하게 쳐다보는 처녀의 검은 눈은 무척 깊어보이였다. 그 눈을 마주보며 철수는 위압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엄숙해지며 말했다.

《고맙소.》

《그런데 열흘에 한번씩 만나게 되니 그 기간 자체로 공부를 착실하게 했다가 한번씩 집중적인 강의를 받도록 해요.》

경애는 친절하게도 이와 같이 학습하는 방식까지 내놓았다.

《좋소. 나는 오늘부터 당장 시작하자는것을 선포하오.》

《좋아요. 오후 3시에 과학기술지식보급실에서 만나자요.》

철수는 금시에 온몸이 하늘로 붕― 떠오르는것 같았다.

집에 들어가니 닭장손질을 끝낸 아버지가 밥을 먹고는 굴뚝 개자리를 파내라고 지시했다. 흥분이 싹 가셔졌다.

《아버지, 오후에는 대단히, 대단히 중요한 사업이 있습니다.》

《뭔데 그렇게 요란하게 말해?》

《시험준비공부를 해야 합니다.》

아버지의 예리한 눈에서 벙끗하고 섬광이 일었다.

《정말이겠지?》

《나는 거짓말을 모릅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그렇게 키우지 않았어요?》

《그래! 공부를 해야지. 밤늦도록 해라.》

《예, 아버지.》

경애를 만나 그의 곁에 앉아서 그의 지도를 받을 생각에 기분이 붕― 뜬 철수는 점심밥도 어떻게 먹었는지 알지 못했다.

이날 늦도록 과학기술지식보급실에 불이 켜져있었으며 그 불이 꺼진 다음에는 어두운 밤길을 두 청춘남녀가 어깨를 맞대고 걸어가다가 갈림길에서 한동안 지체했다. 그들의 웃음소리가 밤대기를 흔들었다. 추운데서 더운 입김들이 뿜어나왔다.

그들은 지금 이전에 철없이 고기잡이를 가자며 재미나하던 소년시절의 철수와 경애가 아니였다. 성숙한 청년과 처녀로서 말없는 속에서 심중하고 격렬한 감정이 오고가는 한쌍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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