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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대지의 딸 41. 마지막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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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823회 작성일 22-02-06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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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관리위원장


회의실의 뒤쪽에 단정한 옷차림을 한 중년녀성이 앉아있었다. 그는 협동농장의 처녀분조장, 처녀관리위원장을 거쳐 구역협동농장 경영위원장을 했고 지금은 농촌경리부문에서 과장사업을 하고있는 녀성일군이였다.

그의 앞쪽으로는 정무원총리, 부총리들, 당중앙위원회 비서, 부장들이 앉아있었다. 과장으로는 그 녀성이 이 중요한 농업일군협의회에 참가한 유일한 일군으로서 이를테면 홍일점이였다. 그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직접 이름을 찍어 참가하도록 말씀하시여 지금 이 자리에 앉아있는것이였다.

협의회장은 긴장감이 흐르고있었다. 가끔 내는 기침소리가 그 긴장감을 더 강조하는듯 하였다.

이윽하여 경애하는 김일성동지께서 주석단에 나오시자 열렬한 박수소리로 회의장은 설레이였다. 그이께서 앉으라는 손세를 쓰시여서야 모두 앉았다.

분조장시절과 관리위원장시절에 수령님께서 참석하신 전국농업대회에서 토론을 하고 그이의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그후 그이를 직접 만나뵙고 가르치심을 받은 녀성과장은 다시 그이를 가까이에서 뵙게 되자 울렁이는 가슴을 진정하지 못하고있었다.

수령님께서는 들고나오신 문서를 한장 넘기시였다. 그 소리가 조용한 회의실 어디서나 들릴만큼 정숙이 깃들고있었다.

그이께서 눈길을 드시여 협의회참가자들을 둘러보시였다. 녀성과장은 그 광채어린 눈길이 한순간 자기의 얼굴에 머무른듯 하여 어찌할바를 몰라했다. 수령님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으시였으나 녀성과장은 《음, 왔나?》 하고 그이께서 반가와하신듯 하여 얼굴이 화끈해졌다.

수령님께서 침묵을 깨며 말씀을 시작하시였다. 순간 그이의 우렁우렁한 음성이 장내에 꽉 찼다.

《나는 오늘 동무들과 농업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좀 나누자고 합니다.》

그이께서는 최근에 일부 협동농장들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볼 때 농업생산에서 큰 전진이 없다고 하시면서 비료, 농약, 박막, 기름을 제대로 보장 못하고있는데 숱한 간부들이 있으면서 현실에 나가보지 않고 무엇이 걸려있는지도 모른다, 최근년간 농사에서 전진이 없는 리유는 두가지이다, 하나는 농업위원회와 해당 부문 일군들이 지도를 잘못한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에서 농업부문에 투자를 하지 않고 관심이 없는것이라고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가며 말씀하시였다. 그이께서 농업담당 부총리에게 어떻게 생각하는가고 물으시였다.

부총리가 일어섰다. 그는 매우 고지식하고 고집스럽고 주장이 강한 일군이였다. 그는 자기가 농장들을 돌아본 이야기를 하고 다음과 같이 계속하여 말씀드렸다.

《수령님, 상급단위에서 농업부문에 관심을 적게 돌리고 투자를 하지 않는 현상은 우선 연유를 년초에 농장들에 내주어야 논밭에 거름도 내고 선행해야 할 일들을 하겠는데 미리 연유를 내주면 다른데 다 쓴다고하면서 농번기에 가서 단꺼번에 내주는데서 찾아볼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이 겹쳐서 복잡하고 어느 한가지도 질적으로 하지 못합니다.》

그는 이렇게 격해서 말하느라 얼굴이 벌겋게 되였다. 그 어떤 좌석에서든 할말은 하고야마는 성미때문에 더러 사람들로부터 불만을 사군 하는 일군이였다.

《농업부문을 담당한 부총리가 의견을 제기하는것은 총리와 해당 부서 일군에게 하는 비판인데 그렇다면 부총리는 왜 그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투쟁을 하지 않았습니까?》

《투쟁하느라고 했는데 잘 해결되지 않습니다.》

회의장의 분위기가 긴장해졌다.

부총리는 자리에 앉으며 후들후들 떠는 손으로 앞탁을 연신 쓸어만지였다. 자신을 다잡고있는것이였다.

수령님께서 이윽히 생각에 잠겨계시다가 좌중을 둘러보시였다. 그이의 눈길이 녀성과장에게 와멎었다.

《과장동무.》

《예.》

녀성과장이 즉시 일어섰다.

《동무가 좀 말해보오.》

수령님께서는 농장에서 분조장으로부터 발전해온 그에게서 농민들의 진짜목소리를 들으시군 하시였다. 녀성과장은 그이의 물으심에 언제나 사실그대로 말씀드리군 했었다.

녀성과장은 부총리가 말씀드릴 때 이미 견해가 서있었던것만큼 또박또박 명확하게 대답을 드렸다.

《제기된 문제에 대해 솔직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부총리동지가 옳은 의견을 제기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며칠전에 잠정협동농장에 가보았습니다. 농장관리위원장 허명숙동무는 바로 그것때문에 애를 태우고있었습니다. 논밭에 거름을 내야 하겠는데 기름을 제대로 내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년초부터 기름을 쓰리만큼 계획적으로 내려보내주어야 밑에서 일을 제대로 할수 있습니다.》

그는 자기가 지내 당돌하게 말하는것 같아 여기까지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회의장에 미세한 술렁거림이 지나갔다.

《이야기를 계속하오. 밑에서 오래 일한 경험자의 말을 듣자는것이니까 마음놓고 말하오.》

수령님께서 그를 고무해주시였다.

과장은 용기를 내여 농사에서 걸리고있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설명해나갔다. 자급비료를 지금처럼 땅이 얼어있을 때 논밭에 내는것이 땅이 다 녹고 논밭갈이, 써레질을 할 때 내는것보다 경제적으로 2배나 리롭다는것, 때문에 기름을 빨리 보내주어야 한다는것, 모를 적기에 심지 못하거나 제대로 자라지 못한것을 기계적으로 언제까지 논에 내라고 내리먹여 벼수확고에 영향을 미쳤다는것, 비닐박막을 제대로 보장해주어야 한다는것 등등…

수령님께서 깊은 주의를 돌려 들어주시니 과장은 더욱 용기가 나서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협동농장들에 영농자재계획을 지금까지도 주지 않아 농장들에서 일을 실속있게 짜고들수 없습니다.》

여기까지 말씀드리고 선채로 머뭇거리였다.

《다 말했소?》

《예.》

《앉으시오, 동무들.》 그이께서 좌중을 향해 말씀하시였다. 《이 동무처럼 솔직해야 합니다. 고지식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정책관철을 위한 옳은 방도를 찾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수 있습니다.…

이 동무가 제기한 문제들은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중요한 문제입니다. 디젤유, 휘발유를 농업부문에 우선적으로 보장해주시오. 그래서 부총리가 격했댔구만?!》

부총리는 불그레해진 얼굴을 숙이였다.

《과장동무의 말은 들을수록 들을 맛이 있소. 공업과 농업은 다같은 중요한 2대부문이지. 사실 먹지 않고서는 아무 일도 못하지 않는가. 연유공급체계를 바로잡도록 합시다.》

휴식시간에 수령님께서 녀성과장을 부르시였다.

《잠정농장에 나가보았다고 했지? 관리위원장 허명숙동무는 연백벌에서 처녀시절부터 농업일군으로 일해오고있소. 농사에서는 녀성들이 이악해, 솔직하고 고지식하단 말이요. 허명숙이 지금 어떻게 일하고있소?》

과장은 허명숙이 잠정농장에 온 이후 사회주의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제도와 질서를 확립하고 집단로동의 우월성을 발양하기 위해 노력하고있으며 그리하여 자체로 농사를 짓고있는데 대하여, 사회주의분배원칙을 철저히 지켜 농장원들의 분배몫이 정확히 차례지도록 하고있는데 대하여, 알곡생산을 늘이고 기계화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토지정리사업을 진행한데 대하여 모두 말씀드리였다.

《내가 그 동무를 잘 아오. 올해에 농사에서 다시금 혁신을 일으키고 가을에 가서 황해남도를 집중적으로 총화해봅시다. 허명숙동무가 해마다 국가계획을 넘쳐수행하는 관리위원장인데 올가을에 만나보겠소.》

수령님께서 말씀하시였다.

태양이 이글이글 불타며 떠오르고 볕이 전야에 퍼지자 황금빛논벌이 눈부시게 선명해졌다. 고개숙인 벼이삭들과 풀잎사귀들, 길가의 꽃들, 백양나무들, 농가의 지붕들에 맺혔던 이슬들이 령롱하게 반짝이였다.

해빛을 받은 대지는 큰숨을 쉬며 움씰거리였다. 솨- 바람이 불어왔다. 벼이삭들이 설레이기 시작했다.

허명숙은 들바람에 머리수건을 가볍게 날리고있다. 그는 지금 커다란 기쁨과 함께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문제로 하여 머리아픔을 체험하고있었다.

벼정당평균예상수확고판정이 진행되였다. 그에 의하면 올해는 계획을 넘쳐수행하였을뿐아니라 잠정농장이 생긴이래 최고수확을 기록하였다.

예상수확고판정의 과학성과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기사장 강현을 책임자로 하고 작업반 기술원들을 망라하여 벼가 썩 잘된 곳, 보통으로 잘된 곳, 잘되지 못한 곳, 아주 잘되지 못한 곳의 정당수확고를 판정하여 정확한 평균수치를 냈다. 이것은 과학이였다.

그런데 군경영위원회에서 내려온 판정성원들의 판정결과는 달랐다. 정당평균이 더 높다는것이다.

《대단한 결실입니다.》 판정성원을 책임지고 나왔던 과장이 환성을 올리였다. 《역시 잠정리가 잠정리요.》 그는 덤덤해서 아무런 반응도 나타내지 않는 관리위원장 명숙과 기사장 강현을 놀랍게 바라보았다.

《왜들 기뻐하지 않소? 왜 그러오? 잠정농장이 장훈을 불렀는데?》

강현이가 입을 열었다.

《왜 기뻐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군판정원들은 객관적으로, 과학적으로 판정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예상수확고를 낮추 잡는것도, 지나치게 높이 잡는것도 다 용인할수 없습니다.》

과장은 어이없다는듯 명숙을 돌아보았다. 명숙이 다른 대답을 할리 없다.

《우리 기사장동무는 농업전문가이고 실무일군이며 무엇보다도 거짓말을 할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땅처럼 말입니다.》

과장은 손을 내젓고 돌아갔다.

이튿날 군경영위원장이 차를 타고 내려왔다. 한광훈의 뒤를 이은 사람이였다. 그는 익은 낟알냄새 풍기는 들판을 명숙이와 함께 걸었다.

《좋구만! 가을은 정말 좋은 계절이요. 이 넓으나넓은 대지에 낟알이 꽉 들어찼군! 허…》

그가 황금빛벼이삭 물결치는 가을에 대한 감상을 터뜨리였다. 자급비료를 장만하고 반출하느라 애쓴 추운 정초부터 시작하여 봄, 여름 한해를 땀흘린 보람에 대해 생각하는 명숙의 가슴도 부풀어올랐다.

《도당책임비서동지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평양으로 올라갈 준비를 하고있으랍니다. 수령님께서 가을에 황해남도를 총화해보자고 하시며 그때 허명숙동무를 만나보겠다고 말씀하신 사실을 알고있겠지요?》

명숙은 그 사실을 알고있었다. 그래 올해는 더욱 알곡생산고를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였었다. 하면서도 설마 수령님의 부르심을 받을수 있으랴. 마음속으로 기대를 하면서도 감히 바라지 못하고있었는데 현실로 되는것 같다. 명숙은 심장이 세차게 뛰였다.

《정말 제가 수령님의 부르심을 받게 되는것일가요?》

꿈같이만 생각되여 명숙은 숨을 크게 몰아쉬였다.

정작 수령님을 뵙게 된다고 생각하니 일을 적게 한것만 같아 아쉬움을 금할수 없었다.

경영위원장도 같은 심정인지 이렇게 말했다.

《관리위원장동무가 수령님께 올해농사정형을 자랑차게 보고드릴수 있게 예상수확고판정결과가 높이 나왔다고 보는데 이것은 잠정리뿐아니라 우리 군의 자랑이고 영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내가 보건대 잠정리사람들은 자기들의 성과를 지내 과소평가하는것 같습니다. 농장자체로 한 판정수치와 군판정원들이 낸 수치가 차이나는데 관리위원장동무, 풍년든 해에는 낟알이 털수록 나온다고 하였지요?》

명숙은 그를 의아해서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군판정원들이 낸 수자를 인정하라는 소린가? 군경영위원장이 그렇게 요구할 사람이 아닌데?

《그건 어떻게 하는 말씀인지…》

군경영위원장은 명숙을 등지고 돌아서서 말없이 들판을 바라보고있었다.

답답한 침묵이 흘렀다.

한동안 지나 그가 돌아서며 의미있게 명숙을 바라보았다.

《군판정원들이 낸 수자가 옳지 않을가요?》

《아닙니다. 그들은 정확히 판정하지 못했습니다.》

경영위원장은 좀 딱해하는 눈치였다.

《내가 그들을 만났는데 그 사람들은 그들대로 의견이 있습니다. 올해는 성과가 크다는것입니다.》

《예, 올해에 성과가 큰것만은 사실입니다. 최고수확이 예상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것만큼 했다고 해야지 더 했다고 어떻게 보고합니까?》

《너무 고집부리는건 아니요?》

아니다, 고집이 아니다. 나는 거짓말을 할수 없다. 그렇다면 군경영위원장은 어떤 립장인가? 순간 명숙은 가슴속에서 그에 대한 믿음이 와르르 무너져내리는것 같았다. 한광훈위원장이 은퇴한 후 등용된 군경영위원장은 성심성의를 다해 명숙을 도와주었다. 그러한 군경영위원장이 예상수확고를 높일것을 바라고있으니 참으로 놀랍고 섭섭했다.

명숙은 자기들의 사업상 련계가 깊고 군경영위원장이 상급이라 해도 원칙앞에서는 양보할수 없었다.

《경영위원장동무, 내가 처녀로서 관리위원장사업을 시작하여 어떻게 할지 몰라 쩔쩔맬 때 나를 깨우쳐주고 이끌어준 로당원인 첫 리당위원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이름은 순돌이지만 사업과 원칙앞에서는 순돌이가 아니요.〉 잠정리 관리위원장을 했던분도 순결한 량심을 지닌 거짓을 모르는 로당원이였어요. 나도 그렇고 경영위원장동무도 다 이런 혁명선배들의 뒤를 이어 수령님을 받들고 당을 따르는 계승자들이 아닙니까. 용서하세요, 나는 정말 하기 어려운 말을 했습니다.》

말을 해놓고보니 너무 직선적으로 모질게 하지 않았는가 후회가 들기도 했다. 허명숙이 농장자체의 판정수치가 옳다고 주장하듯이 군경영위원장도 그렇게 군판정원들의 판정수치를 옳다고 주장할수 있다. 아니다, 이 명숙이를 믿어야 하며 고집을 부린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명숙은 마음을 모질게 먹었다.

경영위원장은 뒤짐을 진채 머리를 숙이고 묵묵히 들었다.

《내가 경영위원장으로서 군판정원들의 립장에서 말하다보니 명숙동무를 노엽힌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나는 명숙동무를 믿습니다. 나는 가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몇걸음 승용차쪽으로 걸어가던 경영위원장이 다시 돌아서왔다.

《확실히 내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예상수확고판정에 관심하는것이 우리 군이 국가계획을 했다는 보고를 하여 이 경영위원장이 평가나 받자고 그런것이 아니라는것을 믿어주기 바랍니다. 사실 예상수확고나 실수확고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그것은 거짓말이고 그러한 경영위원장은 있을수 없습니다.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것은 명숙동무의 드팀없는 신조, 변함없는 진심을 잠시나마 고려하지 못했다는것입니다.》 하면서 그는 시원스럽게 웃었다.

《사실 올해같이 농사가 잘된 해에 우리 군에서 영웅을 내고싶어서 그랬는데… 오히려, 허허…》

이것이 그의 속심이였다. 그 마음이 고마왔다. 하지만 영웅이 되겠다고 당을 속이랴! 받아들일수 없는 고마움이였다.

며칠후 석영진책임비서로부터 전화가 왔다.

《음, 평양 갈 준비는 다 했나? 기다리라구. 나하구 같이 가자구.》

오후에 도당책임비서가 왔다. 이전보다 더 뚱뚱해지고 얼굴이 불깃불깃했으나 세월의 흐름은 막지 못하는 법이다. 그는 퍽 늙었다. 올해 도의 농사일때문에 특히 정력을 많이 소비했다.

《녀성의 나이를 묻는건 실례가 되지만 묻자구. 명숙동무, 몇살이요?》

인사뒤끝에 석영진이 물었다.

《마흔아홉살입니다.》

《잠정리에 온지 벌써 10년이 되였군, 10년! 이 기간에 위대한 수령님의 령도업적을 빛내이는데서 많은 일을 해놓았소.》

그는 감회깊은 눈으로 녀성으로서의 미가 무르익은 명숙의 모습과 훌륭하게 변모된 잠정마을을 살펴보았다.

《자, 타오. 갑시다.》

승용차는 수도 평양을 향해 살같이 달렸다.

명숙은 온몸이 떠가는듯 경쾌했으며 이제 곧 언제나 그리운 어버이수령님을 만나뵙게 된다는 생각으로 격동되여있었다.

평양에서 허명숙은 도당책임비서, 도농촌경리위원장, 군협동농장경영위원회 위원장들, 계획을 넘쳐수행한 관리위원장들 등과 함께 금수산의사당(당시)에서 진행되는 황해남도 농업부문 일군협의회에 참가하였다. 당과 국가 간부들, 농업부문 책임일군들이 함께 참가한 협의회를 수령님께서 지도하시였다.

수령님을 모시고 진행된 회의들에 자주 참가한 허명숙이였지만 이번에는 많지 않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이를 이처럼 가까이에서 뵈옵게 되였다. 마음은 한없이 격동되였다.

어버이수령님을 처음으로 만나뵙던 일이 떠올랐다. 수령님께서는 명숙이의 아버지가 원쑤놈들에게 학살되였다는 말을 들으시고 피살자유자녀들을 만나본 날이면 가슴이 아파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시며 동무들의 친아버지가 되여 훌륭한 일군으로 키우려 한다고, 아버지의 몫까지 다해서 일을 잘하라고, 남들이 한걸음 걸을 때 열걸음, 백걸음을 걸으며 이악하게 농사를 잘 지어보라고 당부하시였다. 수령님의 당부대로 오늘까지 이악하게 농사지어왔다.

하지만 만족할수 없었다. 오늘도 농사문제로 마음쓰시며 협의회를 지도하시는 수령님의 머리가 희슥해진것을 보는 명숙은 눈굽이 뜨거워나며 송구스러워지는 심정을 금할수 없었다.

과연 우리가 나라의 쌀독이 넘쳐나게 일했단 말인가. 올해 풍년을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알곡수확고를 최상의 수준으로 올렸단 말인가.

수령님의 우렁우렁하신 음성이 울리였다.

《년초에 올해농사를 잘 짓고 가을에 총화해보자고 했는데 동무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누구도 자신있게 대답을 드리지 못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명숙이와 같은 심정인듯싶었다.

《올해에 가물이 들었지만 동무들이 노력한 보람이 있어 황해남도가 전반적으로는 농사가 괜찮게 되였습니다.》

수령님께서는 앞탁에 놓인 자료들을 보시며 알곡생산계획을 넘쳐수행한 협동농장들의 논벼 정당예상수확고를 다들 듣게 읽으시였다. 거기에는 잠정농장의 수확고도 들어있었다. 농장자체로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판정한 수자였다. 만일 그가 군판정원들이 낸 수자에 수표했더라면 수확고가 더 높이 기록되였을것이지만 량심을 속이고 허위보고를 한것으로 되였을것이다. 량심적으로 정확히 판정한 수자로도 잠정농장은 국가계획을 수행했음을 인정받았다.

수령님께서 어느 한 관리위원장을 불러세우시고 가물을 어떻게 이겨냈는가 하는 경험을 들으시고 다음 《잠정농장 관리위원장동무 왔소?》하고 명숙을 찾으시였다.

명숙은 어떻게 일어섰는지 알수 없었다. 《잠정협동농장 관리위원장 허명숙 수령님의 부르심을 받고 왔습니다.》하는 대답도 어떻게 그처럼 거침없이 탁 트인 목소리로 할수 있었는지 알수 없었다.

《음, 왔구만.》

수령님께서 반가와하시였다.

《올해농사를 잘 지었는데 물을 얼마나 썼소?》

《논 정보당 0.9정미 썼습니다.

어버이수령님, 우리 농장에서는 물걱정을 몰랐습니다. 수령님께서 서해갑문을 막아주신 덕에 물이 농장앞까지 들어옵니다. 그 물을 마음대로 꽝꽝 퍼올렸더니 가물든 올해에도 풍년이 들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저희들은 우리들이 일을 잘해서가 아니라 수령님덕에 풍년을 마련했다고 한결같이 말하고있습니다.》

관리위원장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그 시절에 해놓은 일이 아직 없어 수령님앞에서 농사경험을 말씀드리는 오랜 관리위원장들을 부러웁게 바라보았던 명숙이 오늘은 자신심을 가지고 보고드리는것이였다.

《동무들이 수고했소. 다 명숙동무처럼 이악하게 일했더라면 황해남도에서 더 큰 성과를 거둘수 있었을것입니다. 황해남도가 올해에 농사를 괜찮게 지었지만 별로 전진하지 못했습니다. 일부 지역들에서는 작년보다 정당수확고가 떨어지기까지 했습니다. 황해남도에서 알곡생산을 더 높일수 있는 예비가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물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국가적인 계획을 세워 물길공사를 대대적으로 벌립시다.》

물길공사를 어떻게 벌릴것인가 하는 문제를 가지고 진지한 협의가 있었다.

《다음으로 논밭깊이갈이를 해야 합니다. 여기에 수확고를 높일 중요한 예비가 있습니다. 허명숙동무.》

말씀을 기록하던 사업수첩을 든채 명숙이 일어섰다.

《동무네 농장에 〈풍년〉호 뜨락또르를 몇대 주면 논밭깊이갈이를 다 할수 있겠소?》

명숙은 잠간 타산을 해보고 대답을 드리였다.

《〈풍년〉호 5대만 있으면 다 할수 있습니다.》

수령님께서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능력있고 세련된 농업일군으로 성장한 허명숙을 무척 대견하게 바라보시였다.

그이께서는 75마력 《풍년》호 뜨락또르의 작업능력을 따져보시고 그러면 5대를 보내줄테니 잘해보라고 하시였다.

이듬해 전국농업대회에 참가한 명숙은 다른 관리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나오시는 김일성동지께 꽃바구니를 드리였다. 꽃바구니를 드리며 그이께서 건강하시기를 축원하자 그이께서는 《고맙소.》하고 답례를 하시였다.

대회에서 허명숙이 토론하였다. 그는 수령님께서 가르쳐주신대로 잠정농장이 농사를 지은 과정에 대하여 언급하고 물을 충분히 쓰고 《풍년》호 뜨락또르로 깊이갈이를 보장하여 또다시 벼 정당 평균 0. 3톤의 장성을 이룩했다고 토론하였다.

《우리 잠정협동농장은 이처럼 련속 알곡생산계획을 넘쳐수행하고있습니다. 우리 농장은 논벼정당수확고에서 해방전의 3배, 농업협동화가 끝난 해의 1. 8배, 알곡총생산량은 각각 3. 6배, 1. 9배의 장성을 이룩하였습니다.》

허명숙이 전국농업대회의 높은 연단에서 한 이 자랑찬 승리의 보고는 그 한사람뿐이 아닌 전체 잠정의 농장원들의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있던 어버이수령님의 크나큰 은덕에 보답하려는 충정으로 마련된것이였다.

수령님께서 선참으로 박수를 쳐주시였다. 대회장은 우렁찬 박수소리로 꽉 찼다.

전국적으로 풍작을 마련하는데서 특출한 공로를 세운 농업근로자들을 표창하였다.

수령님께서 로력영웅칭호를 줄 대상자들을 한사람한사람 이름을 짚어가시다가 허명숙에 대하여 이 동무는 관리위원장으로 오래동안 사업하며 농사를 잘 지었소, 로력영웅이 될 자격이 충분하오라고 말씀하시였다.

명숙이 가슴에 금빛영웅메달을 번쩍이며 잠정농장으로 내려가자 농장원들이 모두 나와 진심으로 열렬히 축하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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