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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2건 조회 4,604회 작성일 10-09-3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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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상실 배추값과 대책 전무한 정부

권종상



시절이 하 수상하다는 말이 이리 어울릴까요. 김장철은 다가오는데 배추 한 포기에 1만 5천원. 여기 돈으로 환산하면 거의 15불 꼴이군요. 아내는 거의 분노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물론 이 김장 파동과는 별 상관 없고, 성당에서 파는 김치를 사다 먹기도 하고 집에서 담가 먹기도 합니다. 마트에서 파는 김치가 2파운드(약 1kg)기준으로 6-7달러 선입니다. 여기서 담은 김치 두 병과 한국에서 파는 배추 한 통의 값이 맞먹는다는 거죠.

장바구니 물가가 올라갈 때 제일 먼저 그것을 체감하고 분노하는 사람들이 바로 주부들입니다. 그리고 주부들이 화나면 아무도 말릴 사람들이 없다는 것은 이미 촛불시위때도 '유모차부대'로 일컬어지는 성난 젊은 엄마들의 모습을 통해 표출된 바 있습니다. 민심이 이렇게 절박하게 끝까지 가는데도, 농림부의 어떤 높은 자리에 앉으신 분은 김장을 덜 담그거나 담지 말자 하고 국정을 책임지시는 분께서는 식단에서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 김치 먹자 하니 마치 과거 마리 앙트와네트나 미 군정기의 하지 중장의 발언이 생각납니다. 예, 밥이 없으면 '쿠키'를 대신 먹거나 '고기'를 먹으라는, 그런 말과 비슷하게 들립니다.


문제는, 이것의 절박함을 풀어내는 방법입니다. 사실 4대강 사업이 처음 시작된다 했을 때부터 이런 의구심들은 이미 제기되어 왔습니다. 과일과 채소의 가격이 몇 배나 뛰진 않을까 하는 가정들은 여기저기서 나왔었지요. 그것은 지금 느닷없이 발견된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사방에서 제기되어 왔던 것들이고, 단지 그 제기된 많은 것들이 제한된 폭의 사람들, 즉 인터넷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나눠져 왔던 것입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공중파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기 시작했다면, 그것이 이미 '완전히 문제가 되고 나서'의 시점이지, 예방의 시점에서 다뤄지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정권이 출범하고서 우리가 우려했던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무역은 종속적이고, 국방에서도 이전 정권에서 이뤄 놓은 수많은 가시적 비가시적 성과들을 무위로 돌리는 일들만 해 왔습니다. 인권이 신장되었습니까? 혹은 남북 관계가 좋아지길 했습니까? 경제는 어떻습니까? 지금 이 시점에 김장을 담그면 부자라는 이야기가 돌아다닌다면, 그것이야말로 지금의 한국 경제가 어떤 상황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바로미터 아닙니까? 이런 와중에서도 커다란 그림 그리시는 경제부처의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한가지, 전에부터 네티즌들이 함께 우려해 왔던 상황 하나는 분명하게 말하고 싶습니다. 4대강 개발 후에 과일 및 채소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전에부터 예견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현실이 되어 나타났습니다. 4대강 개발로 인해 벌어질 수많은 비극들에 대해서 인터넷에서는 전에부터 이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들이 있어 왔고, 이제 그것들이 하나하나 현실이 되어 나타날 것입니다. 그래도 정신 못 차리고 이 정권이 그대로 폭주하게 놔둔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이제 이 정권이 원하는대로 FTA를 통한 시장개방이 이뤄진다면, 아마 틀림없이 쌀이 귀한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시장경제란 건 무섭습니다. 돈이 되지 않는다면 2년 전, 시애틀에선 쌀 파동이 난 적이 있습니다. 마켓에 우리가 먹는 자포니카 종 쌀이 떨어져서 갑자기 쌀 값이 두 배로 뛰어오르더니, 나중엔 그 쌀을 1인당 두 포대만을 살 수 있도록 제한해 식당을 영업하시는 분들은 고생을 해야 했고, 그 파동은 그해 가을 햅쌀이 출하될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그것은 정말 쌀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돈이 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내다 버릴망정 그냥 이윤 없이 팔지는 않는다는 이 자본주의 사회가 '신자유주의'라는 형태로 극단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습니다. 이것은 듣기 좋은 말로 '헤지펀드'라고 부르는 국제 투기꾼 자본의 대규모 매점매석으로 빚어진 파동이었고 세계 식량의 최대 생산국이며 수출국 중 하나인 미국조차도 투기자본의 농간에 이렇게 당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대표적 식량수입국인 한국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처음엔 싼 가격에 미국쌀 먹는다고 좋아하시겠죠. 여기에 투기자본들이 개입한다면?


이번의 배추 파동이 쌀파동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이 정부의 대규모 토건사업은 그저 야채값만 올려놓는 것이 아닙니다. 거품을 키우는 데 사실 그 목적이 있었겠지요. 그러나 이렇게 자기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해 - 심지어는 군까지 동원했다는 이야기도 들리더군요 - 강변을 파헤쳐 그 주변의 땅값을 올리는 것도 하나의 목적이겠지요. 그러나 그게 그들 마음대로 하게 놔둘 수는 없는 수많은 이유들이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단순무식함이 불러온 이 명쾌한 결과를 보시기 바랍니다. 많은 분들은 올해 김장을 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내년엔 '밥을 먹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손가락 한번 잘못 놀리면 이렇게 됩니다. 

주가 5천 공약은 결국 무 한개에 오천원으로, 국민소득 수치의 약속치는 배추값의 수치로 전이되어 나타났습니다. 계속 이것을 방치하며 체념하면... 볼만하겠지요. 그리고 보니 이 정권이 북한의 존재를 확실하게 밀어주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군요. 과거 햇볕정책 시절에 이뤄졌던 남북화해의 단초들을 이렇게 원래대로 돌려놓다보니, 북한도 3세대 세습이라는 뻘짓을 하지 않습니까? 북한을 '왕국'으로 만들어주는데도 이 정권은 분명 일조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몇달동안 조중동 신문의 보도내용이 포털 탑에 띄우는 내용을 보자니, 로동신문보다 김정은이라는 인물에 대해 더 띄워(?) 왔지요. 이건 조중동이 뭐 '로동당 기관지'도 아니고... 그리고 나서 보니 혹시 조중동이 북에 코치한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박자들 짝짝 맞더군요. 북의 강경파들이 더 날뛰도록 만드는 것은 결국 한국 정부의 대책없는 남북관계 경색 정책이란 거, 알고는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이래저래, 바깥에서 바라보고 있는 우리나라는 참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시애틀에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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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상님의 댓글

권종상 작성일

지금 올리려 했는데, 미리 올려주셨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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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아마 낮에 권종상님이 점심시간 바쁘실 때 시간을 내어서 다음 아고라에 올리신 것 같아서 제가 베스트 오른 것 카피해서 왔습니다.  사대강과 배추값이 얼마나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큰 이슈가 되었으면 요즘같이 아고라의 알바들이 판을 치는데도 근래에 보기 드문 조회수 15400에다 1200여개의 찬성에 겨우 200여개의 반대, 그리고 댓글 또한 200여개가 붙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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