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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금치'는 민주주의 해방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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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명
댓글 2건 조회 4,119회 작성일 10-11-1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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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피어난 ‘백만송이 민란의 꽃’
‘우금치’는 민주주의 해방공간이었다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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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유성호

난 현장에 있었다. 그곳에는 쥐도 없었다. 고양이도 없었다. 갈등도 없었다. 용산참사도 없고 분신도 증오도 없었다. 사람만이 있었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만이 있었다. 호남도 없고 영남도 없었다. 모두가 피붙이였고 이웃이었고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세상을 11월 13일 공주 교대 운동장에서 보았고 우금치에서 보았다. 난 행복하다. 행복한 시간에 나는 거기 있었다.

그곳엔 대포폰도 없었고 영포회도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도 없었다. 영부인 로비도 없고 4대강 개발도 천안함도 고속정 침몰도 전투기 추락도 없고 모두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국민의 소망만이 백만송이 민란의 꽃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늙은 꽃 젊은 꽃 어린 꽃, 모두가 참으로 아름다운 꽃들이었다.

늦가을에 하늘은 높고 푸르다. 백만송이 민란의 열기가 더해가는 교정은 오후 6기가 가까워지자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민란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경쾌하면서 힘과 진정이 느껴지는 노래다.

촛불집회 당시 국민의 노래가 되었던 윤민석 작사 작곡의 ‘너흰 아니야’와는 또 다른 공감을 뜨겁게 불러일으키는 ‘민란가’는 삽시간의 민주시민들에 의해 힘차게 불린다. 모든 경비를 자비로 충당한다는 윤민석, 그를 위해 내주에는 후원금을 입금해야겠다. 후원금이 잘 모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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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유성호 

<하나가 되라>

-유쾌한 100만 민란의 승리를 위하여-

세상이 더럽다고 외면할 텐가
정치가 썩었다고 욕만 할 텐가

우리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
이대로 물려줄 순 없지 않은가

저마다 잘났다고 삽질할 텐가
국민이 못난 거라 변명할 텐가

더 이상 이대로는 살 수가 없다
새로운 민주정부 다시 세우자

힘을 합쳐라 모두 합쳐라 분열하지 말고
힘을 합쳐라 모두 합쳐라 계산하지 말고

모자라면 어때 다르면 또 어때 하나 되어 가는 길에
국민의 명령이다 하나가 되라

아니라고 고개를 저을 사람이 있는가.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민주운동현장에는 늘 모습을 보이시는 부산 민주할매님. 참 장하신 할머님이시다. 명계남이 보인다. 여균동이 보인다. 여균동 감독은 우금치 축제의 총감독이다. 세속적인 이득은 아무것도 없는데 참 존경스럽다.

정치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김정길 전 장관의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민란의 꽃 피우기에 찬성 서명했다는 민주당 높은 분들은 보이지가 않는가. 민주당의 시각이 느껴진다. 그러나 이 뜨거운 민중의 요구는 어쩌랴.

갑자기 주위가 술렁거려 돌아보니 충남지사 안희정 서 있다. 예고도 없이 나타나 주최 측을 당황케 한 안희정 지사가 참석자들의 요청으로 단상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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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isky

뜨거운 사자후다.

“20세기의 진보와 보수의 낡은 전선이 결과적으로 노무현을 쓰러뜨렸다.”

“‘민란이라는 말이 과격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정치권의 기득권 질서에 대해 평범한 주권자들이 모여서 자신들이 간절히 염원하는 정치적 질서를 요구하는 것을 두고 ‘민란’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다.”

“정당정치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주권자들의 간절한 염원이 ‘민란’으로 집약되었다.”

고등학교 여학생이 안희정 지사에게 털목도리를 선물한다. 감기들지 말고 열심히 좋은 정치하라는 의미란다. 떨리는 가슴으로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았다. 이들이 정치를 하는 사람들인가. 자신의 영달과 명예를 탐하는 사람들인가. 이들의 염원은 민주주의와 평화밖에 없다. 독재거부밖에 없다.

이 추운 날씨에 멀리 목포에서 부산에서 강원도에서 이곳을 찾았다. 아까운 내 돈 들이고 찾아왔다.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 이곳에 오직 ‘국민의 명령 민란’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 찾아 온 것이다. 주는 것 없는 조국, 많은 고통을 주는 조국을 그래도 사랑하겠다고 이곳에 온 것이다.

민란의 행사가 공주사대 교정에서 우금치를 옮겨졌다. 깃발의 물결이 움직인다. 날씨가 추워진다. 음악 소리가 높아진다. 민주해방춤이 흥겹다.

우금치에서 일본군과 조선 연합군에 의해 도륙이 된 동학군의 처참한 최후가 재현된다. 가슴이 아려온다. 저때도 외세인 일제에 아부·아첨한 반민족 세력이 준동했다. 죽창을 들고 싸우다 쓰러지는 농민군들. 눈을 감았다.

다시 전태일이 환생한다. 여공들이 나타난다. 이름도 그럴듯한 평화시장 여공들의 결코 평화스럽지 않은 인생이 펼쳐진다. 전태일이 분신한다. 시너를 몸에 붓는다. 안 돼. 비명이 군중 속에서 터진다. 다시 눈을 감았다. 눈물이 흐른다. 저렇게 노동자들이 죽어갔다. 지금은 어떤가. 얼마나 달라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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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isky

문성근이 단상에 섰다. 노무현 후보 지지 연설 때 모습이 떠오른다. 노무현의 눈물을 뿌리게 한 문성근의 피 맺히는 절규.

“민란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뒷걸음질하는 민주주의를 바로 잡겠다고, 이 나라의 내일을 몇몇 정치인들의 손에만 맡겨두지 않고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그래서 내 아이와 후손들에게 더 이상 비겁한 삶을 살지 않게 하겠다는 우리들이어서 더욱 반갑습니다.

오늘은 40년 전인 1970년 전태일 열사가 돌아가신 날입니다. 저임금에 배곯고 잠 못 자며 일하던 청계천 봉제공장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알리며, 아니 이 땅의 노동자들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려 온몸을 불사른 전태일 열사의 40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이곳 우금치는 100년 전, 인내천 ‘사람은 하늘이다’를 외치며 일어났던 동학농민군이 마지막 전투를 치른 곳이기도 합니다. 전태일 열사가 돌아가신 바로 그날, 동학농민군이 마지막 전투를 치른 바로 이곳에서, 또다시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 전국에서 우리가 모였습니다.”

문성근의 절규는 사람들의 함성이 수시로 덮는다. 저 감동의 설득이 어디서 나오는가. 진실이다. 정직이다. 믿음이다. 전과 14범이 판치는 세상에 문성근의 진실한 한 마디는 정화수와 같다. 오물을 씻어내는 청량제다.

우리는 이긴다. 대단한 정치인도 없이 맨손으로 두 달 만에 3만 5천 명이 모였다. 이제 우리 모두 전사가 되어야 한다. 돌아오지 않는 화살이 되어야 한다. 횃불을 들고 내 지역에 들불을 붙이는 것이다.

전국에 들불이 번질 때 한 줌도 안 되는 정치권 기득권자들을 누르고, 고르게 지지받는 민주적 야권단일정당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2012년 민주, 진보정부를 세우고, 마침내 남북의 분단을 극복해 신의주로, 시베리아로 유럽으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소리쳤다.

600년 동안 불의에 맞서 한 번도 정의가 승리한 적이 없는 역사를 마침내 우리가 고쳐 써야 한다.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 가슴이 벅차오르지 않느냐고 문성근은 날카로운 질문을 관중들을 향해 던졌다. 국민 모두에게 던진 질문이다. 모두 가 ‘함께 가자!’고 소리쳤다. 대답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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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isky

“갑시다!!” 관중들의 대답이다. 아니 깨어 있는 국민들의 대답이다. 축제장은 열광의 함성으로 덮쳤다. 노찾사의 노래가 귀를 때린다. 누가 도도하게 흐르는 역사의 물줄기를 돌릴 것인가. 이제 반민주세력이 국민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이다.

온 국민의 발과 손과 의식을 꽁꽁 묶어 놨다. 쥐20은 어떻게 됐는가. 끝이 났는가. 무엇이 남았는가. 환멸과 혐오가 남았다. 3천3백 분을 공들인 언론의 홍보는 무엇을 얻었는가. 있다. 허탈이다. 왜 언론이 있느냐는 허탈이다.

민란이 3만 5천 명이 넘었다. 연말까지 5만이 목표다. 대단하다.
문성근과 민란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초인적인 노력. 장하다 민란.

일요일 날 민란가입 권유, 5명이 가입했다. 5만은 달성될 것이다. 지금 오만한 눈으로 민란을 바라보는 기존의 정치세력들은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살펴야 살아남는다.

사람이 바꾸는 것이다. 깨어 있는 국민들이, 민란이 바꾸는 것이다.
다시 외친다. ‘장하다 민란’

 

2010년 11월 14일
이 기 명(칼럼니스트)


# 이 칼럼은 저작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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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꾼님의 댓글

통일꾼 작성일

세상이 더럽다고 외면할 텐가
정치가 썩었다고 욕만 할 텐가

우리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
이대로 물려줄 순 없지 않은가

저마다 잘났다고 삽질할 텐가
국민이 못난 거라 변명할 텐가

더 이상 이대로는 살 수가 없다
새로운 민주정부 다시 세우자

힘을 합쳐라 모두 합쳐라 분열하지 말고
힘을 합쳐라 모두 합쳐라 계산하지 말고

모자라면 어때 다르면 또 어때 하나 되어 가는 길에
국민의 명령이다 하나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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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란의 승리님의 댓글

민란의 승리 작성일

하나가 되라 -----> 유쾌한 100만 민란의 승리를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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