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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차라리 '국회의원 입후보 자격시험'이라도 만들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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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6건 조회 3,507회 작성일 10-12-0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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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민주주의, 즉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은 뭘까요. 모든 국민은 권력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은 결국 국민들이 보태주고 실어준 힘을 가지고 이른바 직업 정치가들이 정치를 한다는 것 아닐까요.

미국에 사는 저는 매년 4월엔 세금보고 문제로 무척 바쁩니다. 그걸 제가 해도 되지만, 까다로운 룰도 많고, 또 절세할 수 있는 많은 관련 규정들을 몰라서 그런 것들을 빼먹고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제 손해죠. 우리가 세무사나 공인회계사를 통해 세금보고를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이 우리가 모르는 규정들이나 이런 세세한 규정들을 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저희를 위해 일을 대신 해 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내가 자칫하면 손해볼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어 절세를 해 주는 것이죠. 이곳에서는 세금을 너무 과하게 원천징수 했을 때는 연말에 세금보고를 하고 나면 환불금이 돌아옵니다. 따라서 실력 있는 회계사들을 고용하는 것은 개인들이나 법인들에게 참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뉴스를 통해 바라본 한국의 정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어쩌면 저렇게 아마추어적이고 원시적일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적어도 의회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운영 요건은 '대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당은 힘으로 밀어부치고, 야당은 그걸 물리적으로 막고 하는 모습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봐서, 어릴 때는 아마 '정치란 건 저런건가보다'라는 생각까지도 하게 만들었지만, 미국에 와서 이곳의 정치가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치란 것이 저래야 하는데 하는 부러움을 많이 느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차곡차곡 선진화가 이뤄지건만, 유독 '정치'라는 부분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경제적 후진국들보다도 더욱 후진성을 가지고 경쟁하는 대한민국의 정치가 그나마 선진적으로 어느정도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던 것은 노무현 정권 아래서 대통령이 탄핵되는 모습을 본 것과, 그것을 오롯하게 국민의 힘으로 바로잡을 수 있었던 모습을 보고나서부터였습니다. 즉, '국민이 견제세력으로서, 권력의 주체로서' 자리잡고 있을 때, 정치는 선진성을 지닐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 정권 등장 이후 보이는 정치는 다시 후진국형 정치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과거 공안정권시절의 정치처럼, 힘으로 다수를 장악한 사람들이 예산안 - 4대강의 건설업체들을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 을 밀어부쳐 통과시키고, 또 그것을 몸으로만 저지하려는, 대화라는 것이 없는 정치, 결국 극한으로 몰려 소수는 물리력을 사용해서라도 몰상식을 저지시키려 하는 그런 모습의 정치를 보면서, 깊은 절망을 느끼고 과연 우리가 21세기에 사는 건지, 이걸 우리가 묵과해야 하는건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차라리,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등 입법부와 행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후보 자격 심사'라도 치르고 나서 후보 입후보를 하도록 하는 게 어떨까 하는 망상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가 사회적 서비스를 위해 일상에서 찾는 수많은 사람들 - 의사, 변호사, 약사, 회계사, 배관공, 전기 기술자... 이루 열거할 수 없는 그 수많은 직업군들 - 이 거의 모두 '자격증'을 가진, 공부해서 그 위치를 차지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정치가들이라는 인간들이야말로 별 시험 같은 거 없이 저렇게 저 자리에 있으니, 아예 '정치 자격 고시' 같은 걸 국민의 이름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저만의 마음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도 나름 모든 것이 선진화되고 있었는데, 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정치란 것이 늘 민족과 국가의 발전을 막고 있으니 말입니다. 정치는 우리 모두의 삶을 바꿔 놓을 수도 있는 중요한 사항입니다. 그러나 자격도 없는 것들이 늘 정치를 하고 있으니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일 '선거'란 것이 자격시험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시험관' 또는 '면접관'이 되어야 할 국민들이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면접관 노릇을 해야 합니다. 달콤한 공약에 넘어가 그냥 찍어 주는 것은 면접관이 뇌물 먹고 부정 저지르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냔 말입니다. 2년 후 총선때는 정말 '똑똑하고 강단있는 면접관'이 되어, 정치하겠다는 이들에게 공정한 평가를 내려주시길 해외동포의 한 사람으로 기대해 봅니다.

 

 

시애틀에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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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엘님의 댓글

제이엘 작성일

'국회의원 입후보 자격시험' 에 최소한 자국의 역사시험이라도 치르게 만들었으면 합니다. 
아마 떨어질넘들 많을겁니다.. 특히 딴나라당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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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상님의 댓글의 댓글

권종상 작성일

저도... 역사시험 생각했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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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국민들을 멍청이로 만들어야 정치하기에 편하다는 생각으로 위에서 군림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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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상님의 댓글의 댓글

권종상 작성일

지금까지 정책들이 모두 그것을 목표로 추진돼 왔지요. 80년대의 칼러 TV 방송 시작, 그리고 프로야구의 출범, 사회 전반에서 일어난 성개방... 다 그냥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국민들 바보 만들겠다는 목적을 분명히 내세우고 있었던 거죠... 그것은 지금도 한국 사회에 최면을 불러오고 있음을 저는 지금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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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님의 댓글

조조 작성일

나오는게 한숨 뿐이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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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상님의 댓글의 댓글

권종상 작성일

그걸...  우리가 내지르는 '함성'으로 바꾸는 게 우리 일이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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