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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그리고 '청소반장'을 뽑아야 할 우리들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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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2건 조회 2,962회 작성일 10-12-0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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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FTA가 타결됐군요. 문제는 전에 마련해놓았던 장치들 같은 것들 다 털어내버리고 그냥 받을 거 다 받기로 했다는 것인데, 이게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폭풍을 몰고 올지는 두고 봐야겠지요. 문제는 자동차 하나 타결됐다고 이렇게 좋아하는 - 외교적 관례까지 무시하고서 한국의 사절단이 귀국하기도 전에 그냥 서둘러 이를 발표하는 미국의 모습을 봐선 꽤나 이 문제에 대해 신경을 썼던 모양입니다 - 미국의 모습은 이를 토대로 해서 한국에 대해 경제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 들겠지요. 실제로 이렇게 될 것이고 말입니다.

 

미국은, 솔직히 국내에 남아 있는 생산업체란 게 자동차 하나밖에 없다고 혹평해도 될 정도입니다. 지난번 오바마가 솔직히 자본주의 룰엔 완전히 어긋난다 싶을 정도로 자동차 업계를 살리려 했던 이유는, 그들이 지금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생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산업이기 때문이고, 이들이 고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미국 중산층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즉, 자동차 산업마저 붕괴된다면 그것은 바로 미국 중산층의 붕괴로 직결되는 것이고, 여기서 파생되는 실업은 전체적인 미국 내의 구매력 감소로 이어져 다른 산업 전반으로의 불황 파급이 불가피했다는 상황 판단 때문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자동차 업계, 즉 아직은 미국에서 생산성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자본 집중률도 높고 고용인원도 많은 이 업계에 이런 뉴스를 가져다 준다는 것은 오바마가 만일 차기에 도전한다면 이들의 지지는 분명히 따 놓은 당상이 되는 것이기에 이렇게 흥분하고 있다는 게 되지요.

미국의 이런 정치상황에 시간이 겹쳤던 우리나라에서의 몇가지 악재들에 대해 미국이 선심 쓰듯 도움을 준 것은, 그들의 패권주의 지향의 국제정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이같은 도움이 자기들에게는 '시장 확보'가 될 것임을 알고 있었고, 과거처럼 직접 무력으로 시장을 만들어버리는 제국주의 시대가 아니기에 이들은 '무력 시위'를 해 줬고, 우리(의 정부)는 여기에 들어간 비용들을 대 주는 거나 다름없는 셈이 됐습니다.

 

아마 이번 FTA 타결로 희색을 짓는 쪽은 그래도 첨단산업 쪽에 투자를 많이 해 두었던 대기업들 뿐이겠죠. 그리고 배기량 크고 안락하고 튼튼하다는 미제차 싸게 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개념없는 졸부들이거나. 문제는 타결의 내용인데, 우리가 미국에 얼마나 종속되어 있는가를 굳이 설명 안해도 될 만큼의 굴욕적인 내용으로 보인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기왕에 체결돼야 했다면 FTA 는 분명히 상호 호혜적인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 '손가락을 꼽을 수 있는 몇 개의 기업을 위해' 전 국민이 희생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농업 분야인데, 이미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1차산업과 3차산업의 비율이 2차산업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미국은 자기들의 '고부가가치 사업'인 1, 3차 산업에 관련된 것들도 한국에 계속해 '살 것을 강요하며' 내 놓게 되겠지요. 대구 능금은 워싱턴주 사과에 밀리고,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국내 막걸리 산업은 저렴하게 수입되는 품질좋은 미제 와인들에 밀릴 것이며, 쌀농사는 그 기반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봐야겠군요. 평생 정직하고 순수한 땅만을 바라보며 살았던 농업인들의 가슴에 대못이 꽂히는 것을 보는 것도 안타깝지만, 앞으로 혹시 식량 위기가 닥칠 때 '국제 시장 가격' 이라는 귀신에게 발목잡혀 넘어지는 경제 체제의 꼴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섬찟할 뿐입니다.

 

아무리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했더라도, 처음에 이 신자유주의의 체제에 뛰어들 생각을 했던 참여정부는 분명 우파 정부였다는 것이 확실히 드러나는 것이 이 대목이기도 합니다. 비록 그것이 국익에 최선이었다는 판단이 들었고, 또 나름으로 장치라도 마련해 놓으려 했던 것도 이해는 합니다만, 그 원죄를 비껴가긴 힘들 듯 하군요. 그러나 이 정부는 그나마 마련해 놓았던 안전장치도 다 걷어버리고 알몸으로 벗어버리고 이 '국제 시장경제의 폭력'을 그대로 맞아들이려 하니, 그 타격도 그만큼 크겠지요.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FTA 를 '성사시킨' 주역들께선 경제적으로 별 타격 입지 않을 것이며(어차피 당신들은 수입차 타실 만한 능력 있는 분들이실테니) 눈 뜨고 코 베인 국민들만 여기서 오는 타격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국제 경제의 냉혹함을 이미 IMF 라는 거대한 파도를 통해 체험한 국민들은 더욱 그 한파의 크기가 크게 느껴질 것이며, IMF 때 "이대로!"를 외친 극소수의 특권 계층들은 축배를 들겠군요.

 

이미 주사위가 이렇게 던져진 이상, 여기에 대응해야 할 텐데,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청소부'들을 뽑아야 할 것입니다. 이 정부가 이렇게 난장판을 쳐 놓고 어질러놓고 싸질러 놓은 것들을 치우려면 - 그것들은 어차피 국민 몫이 될 테지만 - 그나마 '청소반장'들을 뽑아 놓아야 한다는 겁니다. 어질러놓긴 다 어질러놓고 그래도 계속 어질르고 싸지르는 저 대책없는 유아티 철철 넘쳐흐르는 지금의 정치권을 물갈이해 버려야먄, 그나마 어떻게 다음 정권엔 청소라도 어느정도 가능하단 말입니다(물론 완벽할 수는 없겠지요. 지금 오바마도 사실 부시가 싸질러 놓은 똥 치우느라 더욱 죽어나는 것도 사실이고). 그래도, 적어도 국민과 함께 청소하겠다고 손 내미는 사람들이라도 뽑아 주시길 바랍니다. 저렇게 싸질러 놓는 것들 또 뽑고, 그래서 손모가지 또 원망하지 마시고.

 

 

시애틀에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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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엘님의 댓글

제이엘 작성일

워낙 어지럽힌것들이 많아서 청소부가 많이 필요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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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미국과의 FTA로 한국의 민중이 과연 어떻게 영향을 받게 되는지를 낱낱이 검토하고
이것이 아니다싶으면 온 국민이 직접 나서서 반대할 수도 있겠지요.

정부는 그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여 민중이 제대로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책 하나하나에 수많은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가 달렸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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