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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원의 폭력, 그리고 잘못된 목표를 지향하는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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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2건 조회 3,503회 작성일 10-11-2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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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마음 속에 '모시고 사는 것'은 무엇입니까? 신주단지처럼 마음에 붙들어 두고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것은 과연 무엇입니까? 스스로 몇번이고 그런 질문을 던져야 했습니다. 돈 많은 사람은 '가격만 적절히 지불하면' 다른 사람을 때려도 되는 것입니까? 그것도 프로 파이터도 아닌, 그냥 평범한 노동자에게 그 사람의 '생계'를 담보로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습니까? 그리고 더욱 실망한 것은, 이 사건을 보고 분노해 글을 올린 아고리언들의 글에 달린 댓글이었습니다. "한대에 백만원, 맞을 만 하네. 삼백만원, 괜찮네. 나도 돈 주면 그렇게 맞아보고 싶네." "피해자가 참 찌질하다. 돈 받았으면 됐지 무슨 또 신고까지 해?" 이런 식의 댓글을 다는 것을 보면서 저는 얼마만큼 '돈'이 사람들의 마음에 그들의 우상으로, 그들의 '주님'으로 자리잡았는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가장 크게 망가지는 경우가 폭력을 당하면서, 즉 맞으면서 모욕을 당할 때입니다. 사건의 자세한 전모야 이미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또 이와 관련된 뉴스를 통해 알려졌겠지만, 그래도 사건의 전모를 알고 싶으신 분께는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2293 이 링크를 통해 대략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가해자는 대한민국의 대표 재벌이라는 SK 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씨, 그리고 피해자는 정말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 못하고 자신의 몸을 밑천 삼아 평생 운수업에서 노동을 해 온 평범한 노동자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신분의 차이'가 이런 폭력에 대해 눈감고, 또 '돈까지 받았는데 뭘' 하는 식의 왜곡된 시각을 갖게 하는 것이라면, 우리 사회가 과거 봉건제 사회와 다른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인간에겐 천부 인권이 있고, 그것은 돈 주고 살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인간으로서 다른 인간들에 대한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폭력에 분노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인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체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과거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다고 할 수 있는 시각들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될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북한의 만행들에 대해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그들이 우리에게 무력 도발을 했다는 것도 있지만 북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정권유지를 위한 인권탄압에 대해서도 분노하기 때문 아니었습니까?

 

문제는 이런 일이 있을 때, 이런 핍박을 받는 이들을 가장 먼저 나서서 지켜줘야 할 국가권력이 이런 일에 늘 눈감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방송을 통해 일반 국민들의 '보편적 정서'에 의존해야만 이런 문제가 해결이 가능한 국가라면, 이미 그 국가라는 시스템은 건강한 시스템은 아닐 것입니다. 국민 누구나 보편적인 가치를 가지고 그 가치에 맞는 대우를 받는 사회를 지향해야 하는 것이 국가라는 것이 존재하는 목적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국가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경제우선 논리를 앞세우고 시장제일주의를 앞세워 오히려 재벌을 두둔하고, 정작 국가가 부강해지고 부유해지면 그 혜택을 가장 먼저 입어야 할 국민들은 그 행복권 추구의 고려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우리 모습이 아닙니까? 천안함 사건 때 숨져간 장병들, 그리고 이번 북한의 도발 때문에 숨져간 무고한 이들의 모습, 그리고 재벌 회장 사촌동생의 폭행 사건은 사실 본질적으로 '국가가 제대로 된 목표를 추구하고 있지 못한 것'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국가의 존재라는 것의 본질이 분명하지 않다면, 국민들이 추구하는 행복의 목표 역시 왜곡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돈에 의해 떳떳해지는 패륜의 연속'들을 계속 나을 것이고, 그것은 결국 일반 국민들을 더욱 절망하게 만들 것입니다.

 

아고라에 청원이 올라와 있는 것을 봤습니다. 최철원의 구속을 요구하는 일반 시민들의 청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보편적이고 당연한 우리의 감성입니다. 이런 폭력을 저지른 이가 공권력에 의한 처벌을 받을 수 없다면, 대한민국에서 어떤 희망을 바라볼 수 있겠습니까? 정의가 바로 서지 못하는데.

 

 

시애틀에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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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엘님의 댓글

제이엘 작성일

정말 믿기지 않는 사실이네요..  돈이면 다 해결되리라 믿는 물질만능사회와  재벌가의 찌질함에 정말 할말을 잊게 만듭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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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님의 댓글

태형 작성일

저 재벌넘을 길거리에서 곤장 백대로 다스리고 벌금은 벌금대로 내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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