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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준비한다 깝치지 말고 국사교육부터 확실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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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0건 조회 3,143회 작성일 10-12-2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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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가 북의 붕괴를 대비하고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비, 국제적 여건을 만들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고 합니다. '통일 외교'라는 것을 준비하겠다는 것이죠. 일단 그 뜻은 좋습니다. 북한을 궁극적으로 변모시켜야 한다는 그 취지엔 근본적으로 동감합니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이 밝힌 의미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입니다. 북한의 도발이 있었고, 이를 차단하려면 국제사회의 공조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당연한 원칙론 수준에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정작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들에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을 기억하십니까? 이미 국제사회는 오래전부터 북한 붕괴시에 대한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습니다.

중국은 발해사, 고구려사, 고조선사를 자기들의 역사라고 주장하며 날조 과정을 펼쳐 왔습니다. 결국 그 뒤에 무엇이 있을까요? 그것은 북한의 '붕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북한의 '자주정책'은 50년대부터 80년대말까지는 그럭저럭 유지되어 왔습니다. 그 배경에는 물론 냉전 상황에서 남북한이 갖는 국제적인 전략적 위치가 있었고,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은 이 냉전의 프론트라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회주의진영의 맏형인 소련이 대 아프간 전쟁에서 있는 힘을 다 빼 버리고 나서 백기를 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른바 '페레스트로이카' 와 '글라스노스트' 정책은 관료주의와 과다한 국방예산지출로 인해 힘을 잃어버린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동시에 미국의 일방적 독주를 가져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등소평 통치하에서의 중국은 차근차근 힘을 길렀고 이윽고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절충된 사회구조를 마련해 놓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팔리는 물건 중 중국제가 아닌 건 솔직히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중국이 이렇게 돈을 '다시' 만지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숨어 있는 '비원'이라고 할 수 있는 중화주의가 다시 대두합니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서양 근대제국주의 국가들에게 있는 체면 없는 체면 모두 앗겼던 중국이 다시 '대국으로 부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당연히 미국은 여기에 제동을 걸고 나옵니다. 그래서 '중국 앞바다의 미국 불침항모'인 대만에 무기를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등으로 양안 긴장을 고조시키기도 했습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은 사실 그 배후를 봐야 합니다. 그 사건을 일으킨 배후가 아닌, 이 사건들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일들의 배후 말입니다. 세계적인 패권국가인 미국과 이제 확실한 패권국가 -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로서 자리잡으려하는 중국에게 한반도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과거 러시아가 그랬던 것처럼, 또 미국이 중국과 구 소련에 그랬던 것처럼, 한반도는 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서로에게 들이대는 비수입니다. 이런 중요성을 잘 아는 중국으로서 한반도, 특히 지금의 북한은 반드시 유사시에 접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지요.

동북공정은 이런 중국의 야망이 학술적으로 포장되어 표면에 드러난 것이 아닐까요? 북한의 붕괴를 내다보고 있을지도 모르는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가 자신의 변경 국가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 북한 지역을 '자신의 원래 영토'로 굳히겠다는 것이며, '만일의 사태'때는 북한을 '접수'하겠다는 음침한 야망을 당연히 깔고 있는 것이 아닐지요.

 

이미 국제사회가 이런 준비를 했다면, 우리도 맞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먼저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단단히 하는 것으로 시작돼야 합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중국은 '역사를 먼저 조작하는 것'으로서 그 준비를 하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모습을 봅시다. 제대로 된 민족혼을 심어주는 국사 교육을 국민들에게 시켜주기보다는 국사 과목을 선택으로 돌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우리 역사도 제대로 모르면서 우리의 정통성을 내세워 유사시에 북을 '접수하겠다'는 생각을 아무런 여과 없이 내 놓을 수 있습니까? 당연히 북측의 반발이나 사게 되겠지요.

 

정말 통일을 원한다면 이런 준비는 철저히, 가장 기초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지 않은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기초는 우리가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 그리고 중국의 동북공정 음모에 맞설 수 있는 민족사 자료 연구 및 축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북한 흡수를 위한 거창한 계획을 내 놓기 전에, 먼저 국사 교육부터 학생들에게 제대로 해 주는 것이 맞는 순서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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