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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지침' 내린 MB... 여권 수뇌는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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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돼지
댓글 0건 조회 2,573회 작성일 11-01-25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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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새해 첫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가고 있다.
ⓒ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여당 수뇌부와의 만찬 회동에서 당이 개헌 논의를 주도해줄 것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졌다. "만찬 자리에서 개헌 논의는 전혀 없었다"는 여당 수뇌부의 설명은 사실이 아니었다.


25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청와대 인근 삼청동 안가에서 여당 4역(안상수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심재철 정책위의장, 원희룡 사무총장)과의 만찬에서 "지금 현재 헌법은 만들어진 지 30년이 다 돼 가기 때문에 모든 상황이 변화된 21세기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개헌 논의를 당에서 제대로 해달라"고 말했다.


MB "개헌 논의 당에서 제대로 해달라" 당부... 의총 연기까지


이 대통령은 더 나아가 "개헌 논의를 시작하게 되면 단순히 권력구조 같은 문제만 논의해서는 안 된다"며 "기본권 조항이나 여성, 기후 변화 등 헌법 조문 전체에 걸쳐 바뀐 세상에 맞는 구조와 내용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헌법도 이제는 선진국형으로 가야 한다"면서 "국회와 여당이 단순히 권력구조 논란에 붙잡혀 자신들의 유·불리만 따져 가며 논의를 피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논의를 해야 한다. 설사 (야당 등의 반대로) 성사가 되지 않더라도 진지하게 논의해서 그 성과를 남기는 것이 여당으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라는 말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재오 특임장관과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도 "개헌 논의에 있어서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서 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뜻이지 '당에서 논의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지 않냐", "이제는 여당도 개헌 문제를 신중하고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여당이 개헌 논의를 제대로 해야 하고 ▲ 설령 성사되지 않더라도 여당이 논의의 성과를 남겨야 하고 ▲ 권력구조만이 아니라 헌법 조문 전체를 바꿔야 한다는 대통령의 뜻이 드러난 것이다.


"개헌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고, 그런 논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계속 지켜나가겠다"는 청와대 고위관계자(24일)의 설명과 달리 이 대통령이 여당 수뇌부를 불러 개헌의 추진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내린 셈이다.


폭설이 쏟아진 일요일 오후 이 대통령이 당·정(이재오 특임장관)·청(임태희 대통령실장·정진석 정무수석) 수뇌부를 급히 불러 모은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풀리게 됐다. 25일로 예정된 '개헌' 의원총회가 의원들의 무관심과 비관론 속에 유야무야 끝날 것을 걱정한 대통령이 여당 수뇌부에게 자신의 우려를 전달했고, 이러한 뜻이 다음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설 연휴 이후로 의총을 연기하는 결정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개헌 얘기 없었다"던 김무성·임태희... 대통령의 막후정치? 


이 때문에 '정동기 낙마' 이후 여당으로 넘어간 당·청 관계의 주도권을 대통령이 23일 만찬 회동을 계기로 완전히 회복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이 만찬 자리에서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로부터 정동기 낙마 사태와 관련해 사과를 받은 데 이어 개헌 문제에 대한 지침까지 관철시켰기 때문이다.


'탈정치, 경제올인' 이미지로 높은 지지율을 누려온 대통령이 자신의 뜻대로 정국을 운영하기 위해 '막후 정치'를 해왔음이 드러난 것도 씁쓸한 대목이다.


이번 사건으로 "만찬 자리에서 개헌 논의가 없었다"고 말한 당·청의 고위관계자들도 "정치적 득실을 좇아 진실을 얘기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얘기는 일체 없었다.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언론보도가 나올 때까지 대통령과의 만남을 확인해 주지 않은 것에 대해 여당 출입기자들이 항의하자 미안한 마음에서 마련한 자리였는데, 그는 이 자리에서도 신뢰를 깨뜨리는 말을 해버렸다.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있는 자리에서 (개헌 얘기는) 없었다. 당 지도부가 독대하는 시간도 따로 없었다"고 피해나간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비슷한 처지가 됐다.

2011년 01월 25일(화) 오전 11:17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    



박지원 "MB개헌의지 보도, 집권 말기 현상"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5일 이명박 대통령의 개헌 관련 발언이 보도된 것에 대해 "집권 말기 현상"이라고 비판했다.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정청 회동에서) 대통령 발언을 발표 안하기로 했으면 안해야지 국민들이 얼마나 불안해 하는가"라며 "대통령 말씀을 위키리크스도 아니고 데일리 리크스로 알리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중경 지경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보고서 채택과 관련해) 김영환 위원장에게 전화한 것도 우리는 예우와 금도를 위해 말 안했는데 그것을 여권에서 흘리고 청와대에서 확인, 마사지 발표됐다"며 "원전 수주 이야기는 전혀 없었는데 왜곡됐다"고 강조했다.

개헌논의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개헌의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하면 집권 초에 추진했어야 했다"며 "현 개헌 논의는 실기"라고 시기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한나라당 내에서도 친이계 의원들은 개헌에 찬성하고 친박계 의원들은 반대하는데 왜 민주당이 진흙탕 들어가서 싸워야 하는가"라면서 "한나라당이 통일된 개헌안을 가지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개헌으로 싸우면 민생 문제 모든 문제 블랙홀로 빠져든다"고 지적하면서 개헌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굳혔다.

2011년 01월 25일(화) 오후 04:22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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