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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샌디와 친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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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4건 조회 2,609회 작성일 11-02-0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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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내가 일하는 회사로 방문한 샌디가 내 책상으로 찾아왔습니다.  샌디는 고운 인상의 눈매가 이쁜 아주 차분한 백인 여성으로 어떤 타이틀 회사에서 일하는데 그 회사 홍보차 종종 우리 회사에 들려서 통계자료나 홍보물을 건네주면서 직원들과 친분을 유지합니다.  샌디와 평소엔 서로 안부나 묻고 여행이나 취미에 관한 이야기 정도만 나누던 사이였는데 어제는 가져온 자료를 서로 의논하다 미국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면서 좀 더 깊은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샌디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더 깊은 대화를 하게 된 동기는 먼저 경제 상황이 이렇게 나빠져서 미국인의 대부분이 아주 곤경에 처해있지만 최고의 부자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더 큰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를 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사회에 대한 의식 수준이 있지 않고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는 것을 제가 잘 알고 있으니까요.


  오바마 행정부가 맨 먼저 7천억 달러의 구제금융과 그 이후에도 물붓듯 돈을 들여서 일부 부자 은행들을 살려주었고 살아남은 그 은행들이 여타 군소 은행들을 집어삼키는데 모두 사용하면서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만 은행  문턱은 높아져서 요즘 융자를 받는 일은 훨씬 더 어려워졌습니다.  돈은 많이 풀었는데도 막상 시중에는 돈이 돌지 않는 것이지요.  차라리 그 돈을 정부에서 직접 어떤 방법으로 융자가 필요한 국민들에게 1% 정도의 이자로 빌려주었다면 시장에 풀린 그 돈을 통하여 그동안 얼마나 경제가 활성화 되고 국민들의 고통 또한 얼마나 줄게 되었을까하는 이야기를 서로 나누었습니다.


  화제를 바꿔서 이번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에 관해서 대화했습니다.  각각의 나라들은 독특한 전통과 문화가 있는데 그걸 강제로 미국식으로 바꾼다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와 인간을 모독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그렇지만 차분하게 말합니다.  전쟁을 합리화하고 사담 후세인을 죽였지만 분명히 있다고 했던 대량살상무기는 결코 발견할 수 없었지 않았느냐고 제게 말합니다.  결국 그 전쟁은 기획된 전쟁이라는 것, 그러니까 미국 최고의 부자들인 오일 회사들과 군산복합업체 등 전쟁을 통하여 이득을 볼 집단들을 위한 전쟁이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전쟁을 하는 일에 온 국력을 쏟아부은 결과 제대로 민생에 신경을 쓰지 못하였고 경제는 이렇게 망쳐졌다면서, 그렇게 힘으로 제압하여 석유를 수입하는 길을 보다 확실하게 확보하였다지만 국민들을 위하여 절대로 개스 가격을 내리지 않고 전쟁의 위기감을 조성하여 개스 가격을 올린 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그들의 이익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이쯤에서 나 또한 남북한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이미 큰 전쟁을 치뤘고 더 이상 전쟁을 원하지 않는데도 한국의 상황은 종종 전쟁 일보직전의 상황으로 치닫곤 했으며 지금 또 다시 그런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말했습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으로 이익을 얻는 집단은 당연히 한국에서 전쟁이 벌어졌을 때도 엄청난 이득을 얻게 될 것이 아니냐고 했습니다.  수백만 수천만 동포들인 한국인이 전쟁으로 인하여 죽는 것이 전쟁을 통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그들에게 이미 그렇게 죽은 백만여 명의 이라크인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하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들에겐 한국인의 평화와 재산과 생명은 안중에도 없고 오히려 전쟁이나 전쟁 직전의 위기감을 통하여 무기를 팔아 이익을 챙기기 위하여 필요하면 이라크에서처럼 위기상황을 조성하다 먼저 전쟁을 시작하기도 할 것이 아니냐고 했습니다.


  한편 힘있는 미국이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면 대화를 원하는 북한과 얼마든지 대화하여 일을 풀어나갈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전쟁이 아니라 협상을 통하여 평화롭게 국제적인 문제들은 해결해나가야만 할 것이며 그것은 전쟁을 원하는 세력이 아닌 모든 한국인과 미국인에게 값으로 치를 수 없을 정도의 커다란 이득을 주는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별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자신의 사회적 정치적 의견을 내놓고 말하기는 참 어려운데 샌디와 대화하다 보니 서로 통하는 데가 있어 한참을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평화롭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보다 깊이 있게 생각하고 변화를 위하여 참여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누면서 샌디의 눈을 바라보니 그녀의 진실되고 고운 마음이 그대로 비추인 듯 푸른 두 눈엔 촉촉히 이슬이 맺혀 있었습니다. 


  아..이렇게 해서 푸른 눈의 마음 통하는 친구 하나를 얻었습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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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상님의 댓글

권종상 작성일

그 마음 이해합니다. 저도 그런 친구들이 있으니까요.
그러잖아도 조지앤 아주머니와 이런 대화를 나눴었는데, 이해를 깊이 하시더군요.
함께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해 주는 사람 있으면 정말 고마워요,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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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의 댓글

강산 작성일

맞습니다...

그래 우리들은 친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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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툰님의 댓글

폰툰 작성일

아주 귀한 미국인을 얻어셨군요.
학력 등이 높아도 샌디와 같은 미국인을 접하기가 그리 쉽지않습니다. 
그냥 막연히 후세인이나 김정일이 나쁜 놈들이라는 정도의
인식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마치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김정일이라면 무조건 죽여야 한다는 식의
생각과 유사하게 모두가 언론에 호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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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깊은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은
그만큼 더 골머리 아플 것 같지만 사실은
더 행복한 삶을 사는 것으로 봅니다.

사회현상을 안다는 것
거기서도 살아가는데 큰 힘을 얻기도 하고요.

옛날 직장 동료 가운데 아주 친하게 지낼 수도 있었던
아멘다라는 여성이 떠오릅니다.

20년 전의 일인데 나와는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하다가도
사담 후세인에 대한 말만 꺼내면 당장 그 독재자는 무조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축출해야 한다는
말을 아주 강력하게 주장하던 여성이었지요.

그런 사고가 북한에 이르게되면 똑같이 작용한다는 것,
거기서 남북간의 큰 전쟁이 이를 수도 있다는 것에
그 생각에 동의해 줄 수가 없었지요.

우리가 더 깊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은
바로 민중의 생존과도 관계가 깊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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