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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선수 퍼포먼스에 관한 글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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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민
댓글 0건 조회 2,182회 작성일 11-02-0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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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님의 글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 올립니다)

전략......

일전에 기성용 선수의 즉흥적 행동에 대한 선생님의 지적에 대해서 제가 다소 급한 반론을 드렸던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선생님이 생각하고 계시는 생각의 준거나 기준이 일관성에서 이탈 혹은 적용의 문제에서 납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먼저 기성용 선수가 일본측 응원단에 대해서 다소간 모욕적인 제스처를 취했던 것에 대해서 선생님께서 끌어내오신 준거기준은

전혀 엉뚱하게도 일본의 생각있는 역사교사들이었다는 점을 지적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덧글에서도 매우 거칠게 반론드린바 있지만, 저역시 이에나가 사부로 교수(아마 일본 문부성과 역사교과서 문제로 30년이나

재판을 벌였던 대표적인 일본의 양심적 사학자를 잘 아시리라 사료됩니다)와 같은 분들의 노력과 투쟁에 대해서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이해를 할 수 없는 대목은 그러한 일본의 측면때문에 과연 기성용선수가 잘못했다고 선생님이 비판하신다면 그건 논리적으로

적용이 잘 못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먼저 기성용선수가 야유한 대상들은 이에나가 사부로와 같은 사람들이 아닌 도죠 유코(전범 도조

히데키의 손녀로 지 할애비 못지 않게 헛소리 찍찍하기로 유명한 철딱서니 없는 할망구)같은 부류들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저 합니다. 

물론 그 깃발의 의미를 잘 모르고 흔들어 댔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러한 일본의 무지함은 결코 우연히 형성된게 아니라는 점과

현재 일본사회 구성원 대다수는 과거 쇼와침략전쟁 시절의 일들에 대해 무지하기 짝이 없다는 점에서 일본의 극소수 예를 들어 기성용선수를

비판하신 점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명백히 그날 일본응원단이 생각없이 휘둘러댄 욱일승천기는 45년 8월 15일 일본의 무조건 항복이후 연합군 최고 사령부에 의해서 가장 먼저 

사용이 금지된 쇼와 군국 일본의 침략과 전쟁범죄의 상징이었습니다. 유럽으로 치면 나치의 갈고리 십자가 '스와스티카'에 해당합니다.

35년이라는 뼈아픈 식민지배와 그로 인한 후유증을 아직도 앓고 있는 우리나라와 민족과의 축구경기에서 이 깃발을 흔들어댔다는 것은

이미 언급했듯이 현재의 독일이 유럽팀들과의 축구경기에서 제3제국 깃발을 흔들어댄 거나 마찬가지 였습니다.

유럽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유럽은 장담컨대 기성용 선수의 원숭이 흉내정도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분명 상대를 전혀 배려치 않고 무례와 오만과 모욕으로 도발을 자행했던 일본측에게

원숭이 흉내가 과했다고 하신다면 그것이야말로 너무 자학적인 역사인식이 아닐까요?

 

   아직도 정리되지 못한 전비를 망각하고 다시 원숭이 시절로 돌아가겠다고 설쳐대는 일본원숭이에게

'너흰 원숭이 맞아!'라고 일갈한 것이 지나쳤다면, 그리고 그 근거로 일본의 소수 양식있는 역사교사모임자들과의

만남을 회상하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신다면 논리의 근거와 사례의 적용에서 뭔가 아귀가 안맞는 것이 아닐까요?

 

   이미 말씀드렸지만 저도 기성용 선수를 상찬하거나 적극 옹호하고픈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네 생각있는 식자들이나 진중권 같은 잘 알려진 논객들이 그걸 이유로 국가주의를 운운하면서

기성용선수를 먼저 탓하고 비난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본말이 전도되고 논리의 앞뒤가 뒤틀린 형국일 것입니다.

그날 우리를 먼저 자극한 쪽은 분명 일본이었습니다. 물론 운동경기중에는 그런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더구나 내셔널리즘이 폭발하는 축구경기에선. 하지만 그날 기성용선수의 해프닝을 들어 우리 지식인들이나

세간이 과연 기성용선수를 비판하는 것은 과잉대응 아니었을까요? 더구나 그러한 논리의 밑바닥에는

강단좌파적 시각에서 철저하게 잘못 이해되고 있는 우리민족이 지녀왔던 저항적 민족주의와

또 강단좌파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국가주의 개념들과 인식이 수반되고 있습니다.

특히 진중권의 개념없는 인식과 말뽄새는 그 압권이었다는 점에서 납득도 수긍하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선생님께서 언급하신 일본의 그 교사들과 그들의 존경할만한 역사인식과 자세는

기성용선수를 비판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외 한일 과거 역사인식의 문제에서 양국간 뜻있는 모든 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가해자 일본의 오늘 모습은 사실 아시아 태평양 국가의 일원에게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는 점에서 일본의 각성과

분발을 촉구해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그들은 아직도 멀었습니다. 동남아 어느 국가를 가던지 간에 해당국가의 주요 박물관에는

쇼와 15년 침략전쟁 당시 일본군대와 군국주의가 자국에게 남겨준 상처가 전시되어 있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피해국들은 적어도 최소한의 인식과 기억은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에 비해 가해자 일본국민들의 평균적 인식은 백치수준입니다.

십여년전 싱가폴 박물관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박물관 안내 투어에 몇몇 일본인관광객들과 함께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예의바른 일본인들 한시간에 걸친 박물관 투어가 끝나자, 거의 모두가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지 못하더군요. 

하긴 그 박물관의 거의 40%에 해당하는 전시물들이 2차대전 당시 싱가폴에서 일본군대가 저지른 만행에 대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들이 제게 했던 말, '저희는 학교에서 이런 부끄러운 역사를 거의 배우지 않았습니다.' 에서도 알수 있듯이 일본은 전후 지금까지

단한번도 근본적으로 바뀐게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국가주의에 대한 경계를 명분으로 저항적 민족주의를 자제해야 한다면 그것은

뭔가 본말이 전도되어도 한참 전도된 이율배반적 상황논리를 주장하시는 게 아닌지요?  

 

 물론 오늘의 일본이 이 모양 이꼴이 된 데에는 상당수 승전국 미국의 전후 처리 미숙도 한몫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근원적으로 시민혁명의 역사가 전무한 일본시민사회의 미성숙과 떨어지는 민도와 인식은 한일역사 관계진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며 이에 대한 대부분의 책임은 일본인들 스스로에게 있습니다.

현재의 일본은 중국계 미국사학자 아이리스 장의 대표작인 '난징의 강간'이 출판되지 못하는 나랍니다.

그런데도 이 책에 대한 반론과 비난이 점철된 안티출판물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습니다.

한일 간의 뜻 있는 분들의 역사 협력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전에 일본인들 스스로가 뼈아픈 자기 반성과

변화를 위해서 지금보다 분발해야만 지금의 질곡에서 헤어날수 있다는 점도 분명합니다.

 일본이 지금처럼 과거사에서 아무것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면 저들은 계기만 주어진다면, 상황만 바뀐다면,

언제든지 쇼와시절의 정신나간 깡패 원숭이떼로 돌변할 가능성과 잠재력을 너무도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과거 아시아 태평양의 나라의 시민들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현실 아닐까요?

 

 막말로 그 올바르고 감탄나오는 일본 역사 선생님들에게 왜 욱일승천기를 휘둘러대는 정신나간 자국의 극우 원숭이들에게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호되게 일갈하지 못하시는지 확실히 따져봐야 할 시점이지, 기성용선수를 질책할 상황은 전혀 아니었다고 봅니다.

아울러 먼저 도발한 일본응원단도 문제지만, 이를 못참은 기선수도 심했다라는 식의 어설픈 양비론으로는 절대로 양국간의

뿌리깊은 역사인식격차와 과거사에 대한 해묵은 감정은 풀릴수 없습니다. 과거사에 대한 화해와 새로운 한일간의 미래를

열려면 적어도 현 일본정부와 국민은 과거 임진왜란에 대해서 사죄하고 포로를 되돌려보낸 도쿠카와 막부 수준의 성의표시는 있어야 합니다.

매주 수요일이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시는 성노예 집단강간 피해 할머님들의 모습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한일간의 현실입니다. 

 

   해결의 요체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결자해지라고 가해자가 정신차리고 먼저 고개 숙이고 진심으로 사죄하고

진정으로 그 피해에 대해서 배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다는 것을 약속하는 일 그것 뿐입니다.

  고작 40억불의 푼돈으로 나치보다 한술 더떴으면 더떴던 쇼와 15년 침략전쟁의 더러운 시궁창을 깔끔히 씻었다고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한,

지금의 뻔뻔한 일본을 원숭이로 조롱할 제2의 기성용과 같은 존재는 언제든 얼마든지 나올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일본의 역사교사들에게

알려주시는 일이야말로 선생님께서 하셔야 할 일은 아닐지요? 그리고 그분들이 소수라고 숨죽이고 있는 동안 일본극우 파시즘의 악취와 독기는

서서히 주변국가로 퍼지고 있음을 지금 그들이 이명박 정권과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면 더더욱 시급한 과제라고 사료됩니다.




길고 신랄하며 예의나 배려가 부족한 거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설적이고 예리한 반론과 비평은 겸허히 수용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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