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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 국회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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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2,519회 작성일 11-02-17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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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23일 수요일 12시 정오
국민의 명령 문성근 국회 앞에 서다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1-02-17)


아기가 운다. 왜 울까. 분명히 이유가 있겠지만 말을 못하니 알 수가 있나. 오줌을 쌌나. 기저귀를 만져보지만 뽀송뽀송. 가만있자. 젖먹은 지 얼마 됐지. 맞아. 배가 고프구나.

젖을 물린다. 뚝이다. 울지 않는 애 젖 주느냐는 말은 맞는다. 요구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만 세상이 어디 그런가. 그래서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파게 마련이다. 사랑도 고백을 해야 알지.

매일 아침 국회 앞을 지나는데 피켓을 들고 서 있는 사람을 자주 본다. 할 일 없어 서 있는 사람은 없다. 이래도 저래도 안 되니 국민의 대표, 국민의 대변자라는 의원들에게 내 사정 좀 알아주십시오. 하고 피켓을 드는 것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부분이 힘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말도 안 되는 꼴통들의 요구도 있지만 그런 건 논의대상도 아니다.

얼마 전 참으로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프랑스에서 판사들이 파업을 한다는 소식이다. 아니 근엄하신 판사님이 파업을 하시다니. 참 별 일도 다 있구나. 그래서 이유를 알아보니 사르코지 대통령이 판사를 비난했다는 것이다. 우리처럼 사법살인을 했나. 그럴 리가 없다. 사법살인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비난의 이유는 법관들이 범죄에 대해서 말랑말랑하다고 했다던가. 판사들 뿔이 났다. 아무개 같은 대법관이 있었나. 대통령이 판사시위에 중심에 선 것이다.

법복을 입은 판사들이 “정의가 위험에 처했다. 단결하라.”라고 쓰인 펼침 막을 앞세우고 행진했다는데 구경 좀 했으면 좋겠다. 판사가 파업을 해도 괜찮은 프랑스라는 나라가 부럽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판사가 대통령을 비난하며 파업을 하고 시위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일이 일어 날 가능성은 빵이니까 걱정 안 해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또 모르지 앞일은 귀신도 모른다고 했으니까.

우리도 경찰관이 시위를 한 사례는 있다. 4·19 혁명 이후라고 기억되는데 시끄러웠다. 그리고 2007년 오토바이가 고속도로로 다니게 해 달라고 시위를 했는데 그중에 현직 경찰관이 끼어 있었다는 확실한 기록이 있다.

4·19 때 대학교수들이 시위를 했다. 점잖게 거리행진이라고 표현한다. 교수에 대한 예우인 모양이다. 어용교수들이야 해당이 안 되겠지만. 고대생들이 국회 앞에서 시위를 하다가 귀교 중 종로5가에서 자유당 정치깡패들에게 테러를 당한 것을 항의하기 위한 시위였다.

어린이들도 시위를 했다. 2008년 12월 17일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이었던 선생님을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서울시교육청이 잘랐다.

일부 학생들이 피켓을 들었다. 피켓에는 뭐라고 썼을까. ‘선생님을 빼앗지 말아 주세요.’ 교장 선생님이 피켓을 빼앗아 찢었다. 꼬맹이들 생각에도 아니었던 모양이다. 지금 어른들보다 훨씬 낫다. 우리 어린이들 일찌감치 민주주의 훈련을 받았다. 그때 인권위(현병철이 아님)는 뭐라고 했을까.

“수업시간 전에 학생들이 평화적으로 벌인 시위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시설물을 훼손하지 않았는데도 피켓을 수거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다”

독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시위다. 물론 좋아하는 시위도 있다. 이승만 독재 시절. 3선 출마를 해 달라고 소달구지와 마차가 동원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민의가 아닌 우의 마의라고 했다. 요즘도 요상한 시위가 있다. 할아버지들의 시위다. 너무 기운이 없어 소리도 크게 내지 못한다. 뭐 하시는 분들인지. 내막이 있는 듯한데 괜히 말했다가 몰려올까 겁난다.

문득 생각난다. 진짜 지금이 소나 돼지들이 시위를 해야 되는 때가 아닐까. ‘우리를 생매장 하지 말라’ 이런 펼침 막을 들고 말이다. 서글프다.

지금 아랍권을 비롯해서 아프리카의 독재자들이 바늘방석에서 전전긍긍이다. 이미 바늘에 궁둥이가 찔려 내려온 독재자도 있다. 이집트의 무바라크다. 무바라크 축출 시위에서 320명의 국민이 사망했다. 우리의 4.19 혁명과 5.18 민주항쟁에서는 얼마나 죄 없는 국민이 목숨을 잃었던가.

시리아도 예멘의 대통령도 장기독재로 국민의 원성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들이 제일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것이 시위다.

민주주의 국가인 우리나라도 시위를 싫어하기는 마찬가지다. 집시법이라는 고색창연한 법이 있어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보통 복잡한 것이 아니다. 1인 시위는 된다고 하던가. 좌우간 어렵다.


문성근의 1인 시위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 경찰들 무지 고생한다. 하기야 경찰총수인 조현오가 차명계좌 발언을 했다가 고발을 당하고 검찰은 꿩 구워 먹은 소식이라 점잖은 문재인 변호사가 검찰청 앞에서 조사 촉구 피켓 시위를 할 정도니 경찰도 쪽팔릴 것이다. 허나 말단들이야 도리 없는 일이 아닌가.

나도 한 번 검찰청사 앞에서 팻말 1인 시위를 했는데 창피할 줄 알았더니 아무렇지도 않더라. 옳은 일을 하니까 당당하다고 생각했다.

국민들이 지금 부글부글 끓는다. 뭐부터 말을 해야 할지 아득하다. 너무나 많아서 그렇다. 이렇게 엉망인 정치 처음 봤다는 국민들이 점점 늘어난다.

지금 너무나 살기 힘들다는 국민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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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트위터에 올라온 침출수 사진 ⓒ쿠키뉴스

구제역은 나라를 절벽 끝으로 내몰고 있다. 이제 날씨가 풀리면 살처분된 가축에서 나오는 피 섞인 침출수와 악취는 우리가 먹는 상수원과 생활용수를 오염시킨다. 그 후에 오는 국민 건강은 누구도 예측을 못 한다.

이런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구제역과 침출수와 악취는 나와 상관이 없다. 난 지금 무지 행복하다. 과연 그런가. 행복할 것 같은가.

많은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언제부터인가 폭탄이라는 말을 쓰기 좋아한다. 그럼 한 번 폭탄시리즈를 열거해 보자.

‘구제역 폭탄, 4대강 폭탄, 물가폭탄, 전세란 폭탄, 고소영 폭탄, 원전수출 폭탄, 부정부패 인사비리 폭탄, 실업자 폭탄, 개헌 폭탄, 언론장악 폭탄, 충청과학비지니스 폭탄, 동남권공항 폭탄.’ ‘범법자 해외탈출 폭탄’

이쯤 되면 폭탄 왕국이다. 자랑스러운가. 얼굴을 못 든다.

다소 인식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문제는 무엇이 실상이냐는 것이다. 실업자 문제. 이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하고 싶어도 일이 없어 일을 못한다는 자기혐오. 바로 범죄와도 연결된다. 이런 감정은 바로 반사회적으로 변질된다. 무조건 인간이 싫어서 칼을 휘둘렀다는 20대 범죄. 끔찍하다.

전세란은 또 다른 국민의 좌절이다. 전세방을 못 구해 파혼위기를 맞는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빌어먹을 정부다.

“매몰지에서 예상되는 침출수 양은 보수적으로 계산하더라도 소에서 2400만 리터. 돼지는 3756만 리터로 합계 6156만 리터의 침출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500mL 생수병 1억 2312만 개에 달하고 올림픽 규격 수영경기장 32개를 채우고도 남는 엄청난 양이다”

이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떤가. 끔찍하다는 말로 설명되는가.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이 있다. 오라는 곳은 없어도 취직하려고 돌아다닐 곳은 많아서 과로사하는가. 참으로 불쌍하고 비참하다.

왜 이 지경이 됐는가. 정치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유를 대도 소용이 없다. 정치가 잘 되면 설사 힘들더라도 국민의 불만이 없다.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머리가 나빠 성적이 안 올라가는 거야 도리가 없지 않은가.

지금 정치인들이 머리가 나쁜가. 천만의 말씀이다. 기막힌 머리들이다. 그 머리를 잘못 쓰고 못되게 쓰기 때문에 정치가 이 꼴이다. 이걸 어떻게 바로 잡는가. 사람을 바꿔야 한다. 정권을 퇴출시켜야 알량하게 머리 좋은 사람들이 집에서 조용히 쉴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이 정신 차려야 한다. 국민을 이겨 먹는 정치는 없다. 비록 30년 독재라 해도 이집트의 무바라크도 국민 앞에 손을 들었다. 우리도 4.19와 5.18. 그리고 6.29의 자랑스러운 훈장을 달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민주국가인가. 그러나 한 번 생각해 보자. 대한민국에서 신뢰도 1위라는 신문에서 읽은 칼럼 내용 중 일부다.

‘독재란 말에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파르르 떨었다. 적반하장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세간에선 더 심한 이야기가 나돈다.

사실 그의 행적을 보면, 독재란 특별하지 않다. 경찰이 용산참사를 저질렀을 때, 멋대로 국토를 유린하고 이를 위해 국회를 통법부로 만들었을 때, 국민의 생각까지도 옥죄고 쥐 그림까지 사법처리할 때, 이를 위해 검경을 정권의 시녀로 전락시키고 방송을 정권 나팔수로 부려 먹을 때, 약속한 국책사업을 멋대로 뒤집을 때, 공직자는 물론 민간인까지 사찰할 때, 기업과 금융의 팔을 비틀어 관치경제·관치금융을 자행할 때, 혈세를 제 고향에 퍼부을 때, 정권 안위를 위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기로 몰아넣을 때, 그것은 이미 독재다. 얼치기냐 꾼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분노할 게 아니라 돌아보고 고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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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이 ‘국민의 명령 백만 민란을 주도하고 있다. 야당이 분열하면 정권을 바꿀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때문에 힘을 백만 국민이 모으자는 것이다. 벌써 7만이 동참했다.

조용하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문성근이 고발을 당했다. 형법 90조(내란예비·음모·선동·선전) 및 국가보안법·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다.

대단한 혐의다. 고발했으니 조사할 것이다. 조현오 차명계좌 발언을 깔고 앉아 있는 검찰이 조사할 것이다. 지켜볼 밖에 무슨 재주가 있는가.

2011년 2월 23일 12시 정오. 국회 앞에서 문성근이 1인 피켓 시위를 벌인다. 왜냐고 묻지 말라. 지금까지 열심히 설명하지 않았는가. 많이 와서 구경 좀 하시기 바란다. 정치꾼 문성근이 아니다.

 

2011년 2월 23일
이  기  명(칼럼니스트)


# 이 칼럼은 저작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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