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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자꾸 건드리면 화를 자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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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2,122회 작성일 22-06-13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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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자꾸 건드리면 화를 자초한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미사일타격권과 미사일작전능력

2. 비행궤적을 포착하지 못했다

3. 지능핵로켓탄의 출현

4. 이중궁형 변곡비행미사일의 출현



1. 미사일타격권과 미사일작전능력

조선인민군 미사일에 관한 정보와 한미련합군 미사일에 관한 정보를 단순한 군사정보로 볼 수 없다. 그것은 언제 또 다시 무력충돌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정전-분단체제에서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생사운명에 관련된 중대한 군사정보이며, 미국이 이른바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라는 위장용어로 부르는 핵공격위험성에 직결된 민감한 군사정보다. 만일 조선인민군이 허약한 미사일작전능력을 가졌다면, 한미련합군은 북침전쟁계획을 실행에 옮겼을 것이고, 그렇게 되었더라면 우리 민족의 운명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상상하기 힘들다. 위태로운 정전체제 속에서 끊임없이 지속되는 조선인민군과 한미련합군의 무력대결은 사실상 미사일 대 미사일의 대결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조선인민군 미사일에 관한 정보와 한미련합군 미사일에 관한 정보를 지난 10년 동안 수집하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분류, 정리하여 자료화했다. 10년 전 작업을 시작할 때는 별반 특별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지만, 10년 동안 꾸준히 정리해놓았더니 방대한 분량의 자료가 축적되었다. 그것을 분석해보면, 이전에는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롭고, 놀라운 사실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글의 길이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한미련합군 미사일에 관한 서술은 생략하고, 조선인민군 미사일에 관해서만 해설한다.

조선인민군의 미사일타격권은 군사분계선을 기준선으로 하여 다음과 같이 4개 권역으로 구분된다.

1차 타격권 - 200~800km (군사분계선 이남 전역)

2차 타격권 - 900~2,000km (일본렬도 전역)

3차 타격권 - 3,000~8,000km (미국의 해외령토인 괌, 알래스카, 하와이)

4차 타격권 - 9,000~15,000km (미국 본토 전역)

위에 열거한 4개 타격권은 정전상태가 깨지면서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경우, 조선인민군이 공격을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가는 작전범위와 중첩된다. 이를테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우발적인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경우, 조선인민군은 1차 타격권에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다. 1차 타격권은 그들이 말하는 ‘남조선해방전쟁’의 작전범위와 중첩된다.

조선인민군이 실전배치한 다종다양한 미사일들은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은 정밀유도미사일이므로, 그들이 1차 타격권에 미사일을 집중적으로 발사해도 비군사지역에 대한 피해는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노보로씨야해방작전을 수행하는 로씨야군은 정밀유도미사일을 되도록 아끼면서 무유도로켓탄을 위주로 화력타격전을 벌이고 있고, 그래서 본의 아니게 비군사지역에서 민간인 피해가 커졌는데, 조선인민군이 설정한 1차 타격권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만일 주일미국군과 일본자위대가 조선인민군의 ‘남조선해방전쟁’에 무력개입을 감행하여 전선이 확대되면, 조선인민군은 즉시 2차 타격권에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다. 그런 와중에 미국이 상황을 오판하여 서태평양작전지대에 전진배치한 무력을 우리나라로 끌어들이면, 조선인민군은 즉시 3차 타격권에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다. 그런 와중에 미국이 상황을 또 다시 오판하여 이른바 ‘확장억제’라는 위장용어로 부르는 핵공격을 조선에 가하면, 조선인민군은 즉시 4차 타격권에 강력한 보복핵공격을 가할 것이다.

하지만 위에 열거한 순차적 미사일타격은 어디까지나 예상되는 씨나리오에 불과하다. 실전상황에서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돌발적인 사태들이 복잡하게 뒤엉킬 것이므로, 무력충돌은 2차 타격권으로 확대되지 않고 1차 타격권에서 종식될 가능성이 보인다. 그렇게 예단하는 까닭은 주일미국군과 일본자위대의 무력개입은 조선의 ‘남조선해방전쟁’이 아니라 중국의 대만해방작전에 집중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예상된다고 해도, 조선인민군은 1차 타격권에 발사할 미사일만 실전배치할 수는 없으므로, 위에 열거한 4개 타격권에 발사할 다종다양한 미사일들을 실전배치했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인민군이 실전배치한 미사일들이 다른 나라들에 실전배치된 미사일들처럼 범상한 것이 아니라, 조선의 독자적인 미사일기술로 설계, 제작되고, 우리나라의 작전환경에 최적화된 특수한 미사일들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조선인민군이 실전배치한 다종다양한 미사일들이 어떤 작전능력을 가졌는지를 살펴보면, 그 미사일들이 우리나라의 작전환경에 최적화된 특수한 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이 실전배치한 다종다양한 미사일들의 작전능력을 총괄적으로 평가하면 다음과 같다.

1) 핵탄두를 장착한 핵전투미사일

2) 서로 다른 타격대상에 조응하여 각이한 고폭탄두를 장착한 미사일

3)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은 정밀유도미사일

4) 발사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적의 감시-정찰망을 따돌리는 미사일

5) 적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는 첨입능력을 가진 미사일

6) 고도로 발전된 미사일사격술에 따라 사용하는 미사일

2022년에 들어오면서 조선인민군은 위에 열거한 여섯 가지 미사일작전능력을 여러 기회에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에 과시했다. 이를테면, 조선인민군은 2022년 상반기에 시험발사, 검수사격, 배합련사를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각종 미사일을 동해 상공으로 쏘아올렸다. 이 글이 탈고된 2022년 6월 12일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 미사일발사일정을 보면, 시험발사는 1월 5일, 1월 11일, 1월 25일, 1월 27일, 3월 24일, 4월 16일에 6회 진행되었고, 검수사격은 1월 14일, 1월 17일, 1월 30일에 3회 진행되었고, 배합련사는 5월 25일, 6월 5일에 2회 진행되었다.

2. 비행궤적을 포착하지 못했다

2022년 상반기에 진행된 여섯 차례의 시험발사, 세 차례의 검수사격, 두 차례의 배합련사는 저마다 특징과 중요성을 가졌는데, 그 중에서도 주목되는 것은 2022년 4월 16일 김정은 총비서가 참관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다. 그날 시험발사에 사용된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매우 중요한 군사전략적 가치를 지녔으므로, 김정은 총비서는 함경남도 함흥시 인근 발사현장에 나가 몸소 참관하였다.

하지만 그처럼 중요한 군사전략적 가치를 지닌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등장했는데도, 무지몽매한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관심의 초점은 그날 시험발사에 사용된 발사체를 신형 전술미사일이라고 하지 않고, 신형 전술유도무기라고 부른 조선의 언론보도내용에 쏠린다. 미사일과 유도무기는 어떻게 다른가? 유도미사일(guided missile)이나 유도무기(guided weapon)는 유도비행을 하는 유도발사체(guided projectile)들인데,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유도발사체를 미사일이라 부르고,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유도발사체를 유도무기라고 부른다. 예컨대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유도폭탄(guided bomb)은 유도무기의 일종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조선인민군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에 배치된다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육군에 속하는 장거리포병부대들은 미사일이 아니라 견인포, 방사포, 박격포 같은 포를 운용하고,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미사일을 운용한다. 그런데 장거리포병부대들에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배치된다고 했으니,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전술미사일이 아닌 것이다.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전술미사일이 아니라면, 그 무기의 정체는 무엇인가? 2022년 4월 17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에 관해 간략하게 서술한 보도기사만 읽어보면, 그 사연을 알 수 없는데, 2022년 4월 26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돐 경축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실물을 보면 그 사연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열병식 보도사진에 나타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발사관 4문에 한 발씩 장입되었고, 발사관 4문은 3축6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었다. 직사각형 발사관의 입구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1m 정도로 보이는데, 그 안에 들어있는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지름을 눈어림하면 70~80cm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기존 전술미사일을 3분의 2로 축소하여 소형-경량화한 발사체인 것이다. 탄체크기가 그처럼 작고, 탄체중량도 가벼우므로, 3축6륜 발사대차에 4문씩 탑재하고 매우 빠른 속도로 기동할 수 있다. 이런 사정을 헤아려보면, 소형-경량화된 전술유도무기는 미사일전문병들이 사용하는 미사일이 아니라 포병들이 신속, 간편하게 사용하는 유도로켓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지난 4월 17일 시험발사에서 사용된 유도발사체를 전술미사일이라 하지 않고, 전술유도무기라고 했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로켓탄에는 유도장치가 없지만, 지난 4월 17일 시험발사에서 사용된 로켓탄에는 유도장치가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유도로켓탄을 지능로켓탄(smart rocket bomb)이라고 부른다.

한국군 합참본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조선국방과학원이 시험발사한 지능로켓탄은 비행고도가 25km, 비행거리가 110km, 비행속도가 마하 4.0이었다고 한다. 이런 성능을 보면, 지능로켓탄은 대구경조종방사포와 일반로켓탄의 중간지대에 위치하는 무기로 생각된다.

지능로켓탄은 매우 낮은 고도에서 유도비행을 하면서 빠른 속도로 함경북도 화대군 앞바다에 있는 알섬으로 날아가 그 섬에 설치된 표적을 명중했다. 110km의 거리를 마하 4.0의 속도로 날아갔으므로, 비행시간은 1분 20초밖에 걸리지 않은 셈이다.

지능로켓탄이 매우 낮은 고도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눈 깜빡할 사이에 날아갔기 때문에 한국군 미사일감시체계는 지능로켓탄이 발사된 것을 탐지하지 못했고, 미국군 미사일감시체계만 그것을 탐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시험발사 다음날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보도하자 한국군 합참본부는 깜짝 놀랐다. 그래서 그들은 미국군으로부터 넘겨받은 정보자료를 가지고 뒤늦게 조선의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에 관한 발표자료를 내놓을 수 있었다. 이런 사정을 보면, 한국군 미사일감시체계는 지능로켓탄의 비행궤적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지능로켓탄을 발사해도, 한국군은 그것이 자기를 향해 날아오는지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3. 지능핵로켓탄의 출현

정말 놀라운 것은, 조선의 지능로켓탄에 전술핵탄두가 장착된다는 사실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지능로켓탄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술핵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다각화를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보도함으로써 그 로켓탄에 전술핵탄두가 장착된다는 사실을 명백히 밝혔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날 김정은 총비서는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참관하면서 “나라의 방위력과 핵전투무력을 더한층 강화하는 데서 나서는 강령적인 가르치심을 주시였다”고 했는데, 이런 보도내용은 지능로켓탄에 전술핵탄두가 장착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국방과학원이 개발한 지능로켓탄은 지능핵로켓탄인 것이다.

지능핵로켓탄이라는 개념은 세계무기발전사에 처음으로 나오는 생소한 개념이다. 지능핵로켓탄은 기술공학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조선의 미사일공학자들이 전술미사일을 3분의 2 크기로 소형-경량화하여 지능로켓탄을 만들었고, 조선의 핵과학자들이 거기에 장착하는 극소형 전술핵탄두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극소형 전술핵탄두(ultra-minimized tactical nuclear warhead)는 어떤 핵무기인가? 폭발력이 10킬로톤(kiloton) 이하인 핵무기는 소형 핵탄으로 분류되고, 폭발력이 1킬로톤 이하인 핵무기는 극소형 핵탄으로 분류된다. 폭발력 1킬로톤은 일반폭약(TNT) 1,000톤의 폭발에너지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서, 극소형 핵탄두는 일반폭약 900톤 정도의 폭발력을 내는 핵무기인 것이다.

그런 극소형 핵탄을 만들려면, 고폭장약기술을 고도로 발전시켜야 하고, 중성자발생장치를 비롯한 정밀한 핵탄부품을 설계, 제작해야 하는데, 조선의 국방과학자들은 그런 최첨단 핵무기제조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조선의 미사일공학자들과 핵과학자들이 세계무기발전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지능핵로켓탄을 만들어낸 동기는 무엇인가? 조선의 핵과학자 조형일은 2016년 3월 13일 <조선의오늘>에 실린 보도기사에서 극소형 전술핵탄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핵무기의 폭발력이 크다고 다 좋은 것은 결코 아니다. 전선과 후방, 적아 쌍방 간에 엄격한 계선이 없이 립체적으로 벌어지는 현대전에서 폭발력이 큰 핵무기를 쓰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것은 바로 군사적 목적달성을 위한 핵무기사용에서 보다 높은 효과성을 얻기 위해서이다.”

전투종심이 매우 짧고, 쌍방의 무력이 밀집된 우리나라 작전환경에서는 폭발력이 큰 전략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폭발력을 극도로 축소한 전술핵무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게 바로 지능핵로켓탄인 것이다.

미국은 지난날 핵포탄을 만들었다. 미국 육군은 1963년부터 1992년까지 W48 핵포탄을 실전배치했었다. 155mm 야포에서 발사하는 W48 핵포탄은 무게가 43kg, 길이가 86cm, 폭발력이 0.072킬로톤(72톤)이었다. 그런데 W48 핵포탄은 사거리가 14km밖에 되지 않았다. 폭발력이 너무 약하고, 사거리가 너무 짧고, 비행속도가 느린 핵포탄은 폭발력이 크고, 사거리가 길고, 비행속도가 빠른 장거리포탄, 방사포탄, 미사일이 등장하는 현대전에서 쓸모가 없어져 도태되었다. 그에 비해, 조선이 만들어낸 신형 지능핵로켓탄은 폭발력이 매우 강하고, 사거리가 매우 길고, 비행속도가 매우 빠르고,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새로운 개념의 극소형 핵탄이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지능핵로켓탄의 폭발력은 900톤으로 추정되는데, 실제로 900톤의 폭발력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1977년 11월 11일 전라북도 이리역(현재 익산역)에서 화물렬차에 실린 폭약 40톤이 폭발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는데, 폭발사고로 반경 500m 안에 있는 건물 9,500여 채가 파괴되었고, 사망자가 59명, 부상자가 1,343명이었고, 기관차 5량, 화차 74량, 객차 21량, 전동차 4량, 기중기 1량이 파괴되었다. 폭심지에 생겨난 거대한 폭발구는 지름이 30m, 깊이가 10m나 되었다. 40톤급 폭약이 그처럼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으니, 900톤급 지능핵로켓탄이 터지면 그보다 22배나 더 강한 폭발력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므로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선장거리포병부대가 지능핵로켓탄 1발을 쏘면, 전방에 배치된 한국군 1개 군단을 전멸시킬 수 있으며, 강화콘크리트로 견고하게 구축된 지하전쟁지휘소도 날려보낼 수 있다. 한국 육군에는 8개 군단이 있고, 한국군에는 3개의 주요지하전쟁지휘소가 있다. 이전에는 한국 국방부가 사용했고,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이 사용하는 용산 청사도 주요지하전쟁지휘소들 가운데 하나다. 윤석열 대통령은 청와대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가 반지하로 설계되어 미사일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알고, 용산에 있는 견고한 지하전쟁지휘소로 서둘러 입주했는데, 그런 비상조치도 지능핵로켓탄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조선인민군이 발사한 지능핵로켓탄이 매우 낮은 고도에서 빠른 속도로 한국군 전방부대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선장거리포병부대가 마하 4.0 속도로 날아가는 지능핵로켓탄을 쏘면, 불과 몇 초 뒤에 한국군 전방부대들이 타격을 받게 된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한국군 미사일감시망이 지능핵로켓탄을 포착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설령 한국군 미사일감시망이 운좋게 지능핵로켓탄을 포착해도 마하 4.0 속도로 날아오는 지능핵로켓탄을 1분 안에 요격할 방도가 없다. 이런 사실을 생각하면, 한미련합군은 지능핵로켓탄을 발사하는 조선인민군을 상대로 전쟁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4. 이중궁형 변곡비행미사일의 출현

2022년 5월 25일 서울-도꾜 순방을 마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용기에 몸을 싣고 워싱턴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도꾜에서 이륙한 대통령 전용기가 북극항로를 지나 캐나다 상공에 들어섰을 때, 대통령 전용기 통신실로 급전이 날아들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평양국제비행장 인근에서 동해쪽으로 미사일 3발을 연속발사했다는 소식이었다. 이것은 조선인민군이 귀로에 오른 미국 대통령의 뒤통수를 후려친 것 같은 충격사건이었다. 한국군 합참본부와 일본 방위성이 각각 발표한 바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연속발사한 미사일 3발 가운데 제1탄은 비행고도 550km, 비행거리 360km, 비행속도 마하 8.9였다고 한다. 제2탄은 비행고도 50km, 비행거리 750km, 비행속도 마하 6.5였고, 제3탄은 비행고도 60km, 비행거리 760km, 비행속도 마하 6.6이었다고 한다.

그날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고각으로 발사한 제1탄은 550km 높이까지 올라갔는데, 그것을 정상각으로 발사하면 탄도정점고도는 240km 정도가 된다. 탄도정점고도가 240km 정도면, 사거리는 약 1,000km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미사일타격권 4개 권역 가운데서 1차 타격권을 공격할 때 사용할 탄도미사일을 동해쪽으로 쏘아올린 것이다. 1차 타격권은 군사분계선 이남 전역을 포괄한다. 그날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동해쪽으로 쏘아올린 제2탄과 제3탄은 비행고도, 비행거리, 비행속도가 거의 비슷한데, 이것은 제2탄과 제3탄이 동일한 종류의 미사일이었음을 말해준다.

흥미로운 것은, 제2탄이 고도 20km에서 소실되었다는 한국군 합참본부의 성급한 발표가 언론에 보도되었다는 사실이다. 소실되었다는 말은 미사일추적레이더에 나타난, 미사일의 비행위치를 나타내는 광점(point of light)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군 합참본부가 성급하게 발표한 것과 다르게, 일본 방위성은 제2탄이 50km 고도에서 750km를 날아갔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일본자위대가 운용하는 미사일감시망은 제2탄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포착했는데, 한국군이 운용하는 미사일감시망은 제2탄을 잠깐 포착했다가 놓쳐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놓친 것일까?

이 의문을 풀어준 것은 미국군이 운용하는 미사일감시망이다. 2022년 5월 27일 미국 언론매체 <CNN>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5월 25일에 쏘아올린 제2탄의 비행궤적은 “이중궁형(double arc)”으로 나타났는데, 그런 비행궤적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매우 특이한 비행궤적이라고 한다. 이중궁형 비행궤적은 활처럼 휘어진 궤적이 비행 중에 두 차례 나타났다는 것을 뜻한다.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처음 보는 이중궁형 비행궤적을 정확히 설명하지는 못하면서도,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쏘아올린 미사일이 궁형 궤적에 따라 1차 비행을 한 다음, 미사일에서 분리된 비행체가 궁형 궤적에 따라 2차 비행을 한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했다는 것이다. 궁형 궤적에 따라 비행하는 것을 변곡비행이라 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2022년 5월 25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동해쪽으로 쏘아올린 제2탄은 이중궁형 변곡비행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중궁형 변곡비행미사일의 비행속도가 마하 6.6을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미사일에서 분리된 비행체가 마하 6.6의 극초음속으로 변곡비행을 했다면, 그 비행체에는 스크램젯 엔진(scramjet engine)이 달린 것이다. 만일 비행체에 터보젯엔진(turbojet engine)이 달렸다면, 비행속도가 마하 3을 넘지 못한다. 마하 6.6의 극초음속으로 날아가는 비행체에는 반드시 스크램젯 엔진이 달려있는 것이다.

스크램젯 엔진을 만드는 것은 기술공학적으로 매우 어렵고, 스크램젯 엔진을 장착한 비행체를 만드는 것은 기술공학적으로 더욱 어려운데, 조선은 그런 최첨단기술을 보유했다. 경이적인 일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경이적인 현상은 2022년 6월 5일에 나타났다. 그날 조선인민군은 평양국제비행장 인근, 평안남도 개천시 인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함경남도 함흥시 인근에서 동해쪽으로 35분 동안 8발의 미사일을 연속사격했다. 4개 발사점에서 8발의 미사일을 연속발사했다는 말은 1개 발사점에서 미사일을 2발씩 네 차례 쏘았다는 뜻이 아니라, 4개 발사점에서 4발의 미사일을 연속사격한 다음, 또 다시 4발의 미사일을 연속사격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초탄 4발을 연사하고, 잠시 후에 제2탄 4발을 또 연사한 것이다.

그날 조선인민군은 미사일 8발을 육지에서 동해쪽으로 발사했는데, 함경남도 함흥시 인근에서 동해 상공으로 발사한 미사일 2발이 비행거리가 가장 짧은 미사일이다. 비행거리가 짧으면, 비행고도도 낮다. 조선인민군이 발사한 미사일 8발 가운데 가장 짧은 비행거리는 110km로 나타났고, 가장 낮은 비행고도는 25km로 나타났다. 그처럼 짧은 비행거리와 그처럼 낮은 비행고도로 날아간 것은 미사일이 아니라 지능핵로켓탄이다. 그러므로 2022년 6월 5일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함흥시 인근에서 지능핵로켓탄 2발을 동해쪽으로 쏘아올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도 25km에서 낮게 날아가는 지능핵로켓탄은 지구곡률(earth curvature)에 가려지기 때문에 동해 너머에 있는 일본에서는 그처럼 낮게 날아가는 지능핵로켓탄을 포착하지 못한다. 그래서 일본 방위성은 조선이 미사일 6발을 발사했다고 처음에 발표했다가, 그로부터 5일이 지난 뒤에 조선이 미사일 8발을 발사했다고 수정했다. 하지만 일본 방위성은 자기들의 미사일감시체계가 포착하지 못한 2발이 미사일이 아니라 지능핵로켓탄이라는 사실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2022년 6월 5일 조선인민군이 발사한 지능핵로켓탄 2발 다음으로 비행거리가 짧은 미사일은 350~400km를 날아갔다. 2022년 1월 17일 조선인민군이 평양국제비행장 인근에서 검수사격으로 발사한 전술유도미사일 2발은 비행고도 42km, 비행거리 380km였다. 전술유도미사일 2발은 활공도약비행으로 날아가 함경북도 화대군 앞바다 알섬에 설치된 작은 표적에 명중했는데, 그로써 미사일방어망 첨입능력과 정밀타격능력이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러므로 2022년 6월 5일 조선인민군이 평양국제비행장 인근에서 발사한 미사일 2발은 전술유도미사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이 운용하는 전술유도미사일의 공식명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언론매체들은 그 미사일을 '조선판 에이태큼스(ATACMS)'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미국 국방부는 'KN-24'라는 자의적 명칭으로 부른다. 미국 육군이 운용하는 지대지단거리미사일 에이태큼스는 육군전술미사일체계(Army Tactical Missile System)의 영어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명칭인데, 사거리는 300km이고, 비행고도는 50km이고, 정밀타격능력이 있다.

2022년 6월 5일 조선인민군이 발사한 미사일들 가운데 전술유도미사일보다 비행거리가 긴 미사일은 철도기동미사일이다. 2022년 1월 14일 조선인민군이 평안북도 피현군에서 검수사격으로 발사한 철도기동미사일 2발은 비행고도가 36km, 비행거리가 430km였다. 철도기동미사일 2발은 활공도약비행으로 날아가 함경북도 화대군 앞바다 알섬에 설치된 작은 표적을 명중했는데, 그로써 미사일방어망 첨입능력과 정밀타격능력이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러므로 2022년 6월 5일 조선인민군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발사한 미사일 2발은 철도기동미사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이 운용하는 철도기동미사일의 공식명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언론매체들은 그 미사일을 ‘조선판 이스칸데르(Iskander)’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미국 국방부는 'KN-23'이라는 자의적 명칭으로 부른다. 이스칸데르는 로씨야군이 운용하는 지대지단거리미사일인데, 사거리는 400~500km이고, 비행고도는 50km 이하이고, 정밀타격능력이 있다.

2022년 6월 5일 조선인민군이 동해쪽으로 발사한 미사일들 가운데 비행거리가 가장 긴 미사일은 670km를 날아간 미사일이다. 2022년 5월 25일 조선인민군이 평양국제비행장 인근에서 동해쪽으로 발사한 이중궁형 변곡비행미사일 2발은 비행고도가 50~60km, 비행거리가 750~750km였다. 이런 사정을 보면, 2022년 6월 5일 조선인민군은 평안남도 개천시 인근에서 이중궁형 변곡비행미사일 2발을 발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요약하면, 2022년 6월 5일 조선인민군은 서로 다른 네 지역에서 지능핵로켓탄 2발, 전술유도무기 2발, 철도기동미사일 2발, 이중궁형 변곡비행미사일 2발을 연속사격한 것이다. 이런 미사일발사방식을 원격다종배합련사라고 말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네 지역에서 발사된 지능핵로켓탄 2발과 미사일 6발은 모두 극소형 핵탄두 또는 고폭탄두를 장착하고,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고, 발사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적의 감시-정찰망을 따돌리며, 적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는 첨입능력을 가진 위력적인 화력타격수단들인데, 거기에 원격다종배합련사라는 고도로 발전된 미사일사격술까지 더해졌다. 조선인민군이 발사하는 지능핵로켓탄, 전술미사일, 철도기동미사일, 이중궁형 변곡비행미사일은 한미련합군의 반항공요격망을 뚫고 들어가지만, 한미련합군이 발사하는 전술미사일은 조선인민군의 반항공요격망에 걸린다.

지능핵로켓탄, 전술미사일, 철도기동미사일, 이중궁형 변곡비행미사일은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1차 타격권으로 발사하여 한미련합군을 제압할 실전무기들이다. 2022년 6월 5일에 실시된 원격다종배합련사에서 조선인민군은 서로 멀리 떨어진 4개의 발사점에서 동해쪽으로 8발만 쏘았지만, 전시에는 400개의 발사점에서 극소형 핵탄두 또는 고폭탄두를 장착한 800발을 불우박처럼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인민군이 한미련합군을 압도하는 화력타격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9년 8월 5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며칠 전 남조선의 국방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우리의 무기현대화를 도발과 위협으로 간주하고, 만일 우리가 도발과 위협을 계속하면 우리 군대를 적으로 규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남조선군은 우리 군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조선인민군을 적으로 규정하였을 뿐 아니라, “북의 어떤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테면, 2022년 6월 5일 조선인민군은 지능핵로켓탄, 전술미사일, 철도기동미사일, 이중궁형 변곡비행미사일을 원격다종배합련사방식으로 동해 상공을 향해 쏘았는데, 한미련합군은 6월 6일 새벽에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 8발을 동해쪽으로 발사했고, 6월 7일 오전에는 한미련합군 전투기 20대가 서해 공역에서 공중무력시위를 벌였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6월 6일 한국군은 무력시위에서 7발을 쏘았는데, 주한미국군은 1발만 쏘았고, 6월 7일 한국군은 전투기 16대를 무력시위에 참가시켰는데, 주한미공군은 전투기 4대만 참가시켰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한국군이 대북무력시위에 부쩍 열을 올리는 반면, 주한미국군은 조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군의 교전권을 장악한 미국군은 몸조심을 하는데, 교전권도 없는 한국군은 대북무력시위에 나서서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군은 미국의 ‘확장억제공약’만 믿고 대북무력시위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군이 미국의 ‘확장억제공약’을 믿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으며, 자기를 압도하는 화력타격력을 가진 조선인민군을 자꾸 건드리는 것은 무력시위가 아니라 화를 자초하는 경솔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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