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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고유업무와 '기본기' 에 충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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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0건 조회 2,145회 작성일 11-02-2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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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어설픈 정보수집활동이 나라망신 시켰다는 제하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더군요. 저는 내용을 잘 몰라 여기저기 뉴스를 뒤져보고 알았습니다. 리비아에서의 첩보활동에서 겪었던 망신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제는 국내에서조차 망신을 당하고 있군요. 그것도 손님을 초청해 놓고서, 그 손님 방을 뒤지다가 걸리다니. 참 상식 밖입니다.

세계 각국엔 정보활동 기관들이 있습니다. 사실, 이번에 우리나라 국정원의 첩보활동도 사실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그게 '들통났다'는 거지요. 미국이 해군 정보부에서 일하던 로버트 김을 한국에 정보를 제공했다는 죄목으로 7년간 감옥살이를 시킨 것만 봐도, 스파이 활동엔 적과 우방의 경계조차 없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활동 자체야 당연한 일이라는 거죠. 다시 이야기하지만, 문제는 '걸렸다'는 겁니다. 그것도 참 엉성하게.

 

영국의 유명한 정보 기관인 Mi6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로 유명합니다. 군 정보부 6과의 줄임말이라고도 하지요. 미국에도 유명한 CIA가 있습니다. 구소련의 KGB 역시 유명한 정보기관이었습니다. 이들과 같은 정보기관의 특징은 절대로 겉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번 일이 있고나서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선진국일수록 정보활동에 누가 종사하는지, 그리고 그들이 정보원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후진국일수록 누가 정보관계에 종사하는지 파악하기가 쉽다. 그리고 우리는 그게 너무 알려져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더욱 답답한 것은, 후진적 정보기관일수록 대외적인 업무를 보다 중요시하기보다는 대내 사찰 같은 업무에 치중한다는 겁니다. 박정희시절 중앙정보부가 어떤 일을 했는지를 되돌이켜보면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아왔는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국가의 정보기구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국익을 위해서 음지에서 활동하는 엘리트들입니다. 그런 이들의 신원을 참으로 쉽게도 노출시켜 버린 이번 사건의 경우, 아직도 국정원이 리비아에서의 망신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아울러 정보기관의 '인적 사항'이 노출되는 것, 참 후진국적 작태입니다.

그리고 시애틀의 동포들은 지금까지 누가 '정보영사'였는지를 훤히 꿰고 있습니다. 사실 이것도 정말 우려할 만한 일입니다. 정보기관 종사자들은 은밀해야 한다는 것은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알고 있어야 할 '상식'일 것입니다. 역대 MI6 수장들에 대해 아직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영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정보기관이 기본도 없이 나대는 국가일수록 '정치사찰' 쪽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왔다는 것 역시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으로 잘 알고 있는 바' 입니다. 우리의 정보기관이 우선 '고유의 정보업무'에 기초부터 튼실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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