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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신임대표 수락 연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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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1,949회 작성일 11-03-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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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국민참여당 신임대표 수락

연설문

유시민(펌)
2011.03.19


[전문] 국민참여당 유시민 신임대표 수락 연설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감사합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자랑스러운 국민참여당, 제2기 당대표직을 수행하겠습니다.

이병완 창당준비위원장님, 이재정 당대표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두 분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우리 당은 오늘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천호선 최고위원님, 이백만 최고위원님, 이광철 최고위원님, 김영대 최고위원님, 김충환 최고위원님, 오옥만 최고위원님, 그리고 권태홍 사무총장님과 중앙당 상근당원 동지 여러분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열정과 헌신 덕분에 오늘 우리가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열여섯 개 광역 시도당 위원장님과 당직자 여러분, 지난해 지방선거에 나섰던 삼백여 출마자 여러분, 여러분의 무모한 도전 덕분에 오늘 우리가 여기 있게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창당준비를 하고 지역위원회를 하면서, 새벽에 플랫카드 걸고 출근하고, 저녁에 아이 데리고 선거운동 나오셨던 당원동지 여러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선출되신 신임 최고위원 여러분, 축하합니다. 힘과 지혜를 모아 국민참여당을 더 크게 성공하는 정당으로 만들어 나갑시다. 저를 믿고 따라 주시겠습니까? 고맙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국민참여당을 부탁합니다.

국민참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참여정부의 정책노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태어난 정당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서거하셨지만, 참여정부의 자산과 부채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권력 문화를 민주화했습니다. 남과 북의 화해 협력과 한반도 평화를 진척시켰습니다. 국가균형발전을 강력하게 추진했습니다. 국민경제를 잘 관리하면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를 확대했습니다. 부당한 특권과 반칙에 맞서 싸웠습니다.

국민참여당은 참여정부의 자산을 승계하려는 게 아닙니다. 참여정부의 자산은 대한민국의 것이어야 합니다. 모든 국민 모든 정당이 그 자산의 합당한 상속인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국민참여당은 오로지 참여정부가 남긴 부채만을 승계할 것입니다. 참여정부가 이루지 못한 것, 실패한 것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비정규직과 소득 격차 문제 등 경제사회적 양극화를 막지 못했습니다. 복지지출을 확대했지만 대한민국을 토목건설국가에서 복지국가로 바꾸는 데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지역구도 정치를 타파하고 정당을 민주화하는 정치혁신 노력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남긴 부채입니다.

이제 노 전 대통령은 계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중 누구도 노 전 대통령이 실패했거나 포기했다고 말하지 맙시다. 그 분이 쓰러지신 그 자리에서 우리가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

누군가 그분을 대신해서 참여정부가 남긴 빚을 갚아야 합니다. 우리 국민참여당이 그 일을 하겠습니다. 참여정부가 남긴 자산은 다른 사람과 다른 정당에 넘기고, 국민참여당은 오로지 부채만을 인수하여 갚아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노 전 대통령이 옳았다는 것을, 불가능한 꿈을 꾼 게 아니었다는 것을, 성공했다는 것을 끝까지 보여줍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참여정부가 남긴 부채를 갚는 길은 훌륭한 국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어떤 부당한 특권과 반칙도 용납하지 않는 국가를 만들겠습니다. 돈과 권력을 가진 그 누구도 헌법과 국민주권 위에 군림하지 못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그와 더불어 시민 한 사람도 결코 버리지 않는 국가를 만들겠습니다. 그 누구도 생존을 위해 경제적 강자의 자비심에 의존하거나, 인간적 존엄을 포기하고 굴종하는 일이 없도록 보살피는 국가를 만들겠습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실하게 지키는 국가, 만인에게 똑같이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국가, 국민의 삶이 풍요로워지도록 애쓰는 국가, 사람들 사이에 정의를 확고히 세우는 국가를 만들겠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국가를 만들어야 시민의 삶도 훌륭해질 수 있습니다. 훌륭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가 훌륭해져야 하고, 정치가 훌륭해지려면 정당이 훌륭해야 합니다.

국민참여당은 작지만 훌륭한 정당입니다. 앞으로 더 크고 훌륭한 정당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국민참여당에 관심을 주시고, 국민참여당에도 일할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으로 참여해 주십시오.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 앞에는 멀고 험난한 길이 놓여 있습니다.

비상한 각오 없이는 갈 수 없는 길입니다. 한 번이라도 발을 헛디디면 실패의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위험한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길에 도전합니다.

당원들이 서로를 믿지 않으면 국민은 우리당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마음속에 확신이 없으면 우리당은 누구도 설득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원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우리당도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감동하지 못하면 우리당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남을 먼저 포용할 때 남들도 우리를 껴안아줄 것입니다. 우리 자신을 믿고, 역사와 국민을 믿으면서, 함께 멀고 험한 길을 떠납시다.

국민참여당 대표로서, 저는 당원 동지들과 국민 앞에 선언합니다.

4월 27일, 우리 국민참여당은 첫 번째 국회의원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2012년 4월, 국민들은 진보개혁 정당들을 국회의 압도적 다수파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한나라당과 맞선 야권연대후보들이 국회의석 180석 이상을 차지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압도적인 개혁국회가 시작될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적어도 스무 명의 남녀 당선자들이 노란 넥타이와 스카프를 매고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제19대 국회의원 선서를 하는 광경을 보게 될 것입니다.

노 전 대통령을 사랑하고 참여정부의 부채만을 승계하겠노라 약속했던 국민참여당 당선자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2012년 12월 진보개혁 야당의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제압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제2기 진보개혁 정권 수립을 확정하는 순간을 체험할 것입니다.

진보개혁 진영의 모든 정당들이 손잡고 공동의 정부를 만들어 대한민국을 자유국가, 복지국가, 평화국가의 반석 위에 다시 올려놓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가 이 모든 일들을 이루어냅시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일을 해내기 위해서 지금 이 자리에서 몇 가지 당 운영의 기본방침을 정합시다.

첫째, 시민들이 우리에게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시민들을 찾아갑시다. 우리의 소망을 말하기보다 국민의 소망을 듣겠습니다. 매주 토요일 이동당사! 누구나 평등하고 자유롭게 발언하는 만민공동회를 열겠습니다.

거대언론과 조직 뒤로 숨은 정치를 국민 앞으로 끌어냅시다. 한강변을 가득 메우고 독재타도를 외쳤던 민주주의의 꿈, 골목골목에서 즉석연설을 했던 민주주의의 꿈을 다시 꿉시다. 국민참여당 대표와 중앙당은 언제나 길 위에 서서 시민들과 만날 것입니다.

둘째,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 아래 당을 운영하겠습니다. 큰 정당들이 하는 것을 다 따라할 것 없습니다. 흉내 내지 맙시다. 우리방식대로 합시다.

일상적으로 하는 모든 활동을 다 하기에는, 우리 당의 역량이 너무 작습니다. 정책과 홍보, 조직과 교육을 하이브리드로 엮는 창조적 활동이 필요합니다. 우리 당의 당면과제는 성공적으로 국회의원 총선을 치러내는 것입니다.

일점돌파! 당 활동이 활발하고 당원이 많고 훌륭한 국회의원 후보가 있는 지역부터, 당의 역량과 활동을 집중해서 뚫고 나갑시다. 이길 수 있도록 싸웁시다.

셋째, 다른 정당과 어울리고 뒤섞이는 일에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고 임하겠습니다. 100% 순금이나 순은은 물러서 세공을 할 수 없습니다.

바이올린을 제대로 만들려면 여섯 일곱 가지 나무들을 섞어야 합니다. 미역국을 끓이는데 간장도 안 넣고 멸치도 안 넣고 쇠고기도 안 넣고 순수한 미역만으로 국을 끓인다면 사양하겠습니다.

진보의 힘은 순수가 아니라 섞임에서 나온다고, 정치는 동기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고 책임지는 활동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우리 당은 참여정부의 자산이 아니라 부채를 승계하는 정당입니다.

우리 혼자만의 힘으로는 그 부채를 당장 갚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참여정부가 부채를 남겼다고 비판해 왔던 진보정치세력과 손잡고 힘을 모아, 국민에게 진 빚을 갚읍시다.

노 전 대통령께서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고 모색했던 진보의 미래는 소통과 통합, 그리고 폭넓은 연대를 통해서만 열어나갈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넷째, 장기적 전망과 과제를 소중하게 간직하되 지금 이 시각 국민의 간절한 요구를 먼저 받드는 자세로 활동하겠습니다.

지금 국민은 정권교체를, 한나라당 정권의 종식을, 뒤 돌아가는 역사를 앞으로 되돌릴 진보개혁 정권의 수립을 간절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국민의 명령입니다. 이 명령을 받들기 위해서 우리당의 힘을 키우겠습니다.

진보개혁 진영의 모든 정당들이 튼튼하게 연합하여 2012년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선거에 임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인내심과 포용력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당대표부터 평당원까지 같은 정세인식, 같은 목표의식을 가지고 함께 실천합시다. 늘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당을 운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1. 3. 19

국민참여당 대표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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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역시 유시민 - 부채계승론의 역설적 미학

맨해턴2011.03.20


국민참여당이 유시민 대표 체제를 출범시켰습니다. 어제 수원에서 진행된 참여당 전국 당원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유시민 신임 대표의 대표 수락 연설이었습니다. 명연설이라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음미해 보아야 할 내용이 많지만, 이날 연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참여정부의 부채만 안고 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눈물이 좀 많아 주위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는 편입니다만, 유대표의 저 표현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행복한사람님이 기자 회견 내용을 두고 '심장에 불을 지르는 유시민', '애써 누르고 있던 열정에 불꽃을 당기는 이'라고 표현하셨던 바로 그 느낌이 저에게는 눈물로 분출되었습니다.

 

하지만, 감상적인 눈물만을 말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저 연설이 왜 많은 분들을 감동시켰는가를 말하고, 저 연설이 왜 유시민 비토론자들을 순간적으로 무장해제시켰는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욕심을 비난하기는 쉽습니다. 유시민이 노무현 대통령님의 유산 가등기를 말했을 때, 시기와 비아냥들이 있었습니다. '친노'인 자신들이 가져야 할 거라 생각했던 노대통령님의 유산을 '친노'도 아닌 유시민이 가등기 운운하니 불쾌했던 거지요. 그 연장 선상에 서프 사태가 있었고, 이기명이 있었고, 강금원이 있었습니다. 백원우, 이광재가 있었습니다. 과연 저 분들도 그랬을까 하고 의심스런 눈초리로 볼 수 있는 몇 분들이 있었습니다. 신상철 같은 행동대원까지 저 대열에 끼워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지금 정치 행위 자체의 본질을 불쾌감으로 재단하는 우를 범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 분들의 말과 행동, 글에서 나타나는 것을 보면 인간으로서의 불쾌감 그것 하나만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유시민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수많은 논의들이 있었겠지요. 커피 한잔 앞에 두고 시니컬한 대화를 주고 받았을 수도 있고, 술자리에서 '저 ** 저럴 수 있나'는 원색적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랬을 지라도, 함께 할 '친노'였다면, 문재인과 김두관, 안희정이 말한 정도의 '유시민 인정'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저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절묘하게 나온 것이 이번 유시민의 부채계승론입니다. 제가 이 글의 제목을 '역시 유시민'이라고 달았던 이유가 부채승계론이 가지는 역설적 미학 때문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은 후보 시절 김대중 대통령님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안고 가겠다는 말씀을 하신 바 있습니다. 멋진 말씀이었지요. 당당하게 평가, 심판 받겠다는......여기서 유시민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버렸습니다. 달콤한 자산의 과실을 버린 포기의 미학이 감동의 핵심이었습니다.

 

사실 유시민 대표의 연설 이후 생각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말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모순을 말하지 않지만 특정 상황에선 논리적 모순을 일으키고 그 속에 진리가 있는 논증을 역설이라고 합니다. 형식적으로만 보면 유시민의 부채계승론이 역설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진정한 자산 승계의 의지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역설입니다. 그의 연설은 노무현의 자산을 독차지한다고 시기하는 많은 찌질이들의 입을 봉해버렸습니다. 부채만을 계승한다고 말함으로써 진정한 노무현의 후계자임을 웅변으로 말했습니다.

 

서프에 가 보았습니다. 제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왜 진작 그리 말하지 않았느냐, 화려한 수사에 불과하다와 같은 외침뿐이었습니다. 비난의 토대가 허물어진 공허함을 보았습니다.

 

전략, 전술적으로도 멋진 포지션이었습니다. 부채의 내용에 대한 유시민 대표의 말을 인용합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비정규직과 소득 격차 문제 등 경제사회적 양극화를 막지 못했습니다. 복지지출을 확대했지만 대한민국을 토목건설국가에서 복지국가로 바꾸는 데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지역구도 정치를 타파하고 정당을 민주화하는 정치혁신 노력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위 표현은 유시민의 대선 출정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입니다. 연설문에도 언급된 '훌륭한 국가'와 연관시켜 보면 역시 유시민이라는 말이 나오게 됩니다. 유시민 대표는 참여정부의 자산을 대한민국의 것이라 돌렸지만, 그렇게 자산을 포기해도 그 자산이 민주당이나 다른 진보정당들의 몫만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그 당들이 그렇게 주장할 수도 없는 입장입니다.

 

버리면서 얻었고, 부채를 인수하면서 희망을 말했습니다. 그런 유시민이기에 아직까지는 유시민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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