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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키워 놓고 국가 전복 음모로 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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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돼지
댓글 2건 조회 1,895회 작성일 11-04-10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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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성물질 오염에 대한 공포는 분명 과장된 것이다. 극미량이라는 것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방사능 비’라는 낙인은 정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한국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불안의 깊이가 실제 일본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물질이 끼칠 실제 위험에 비해 과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도 왜 시민들은 이렇게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본이 원자로에 있는 방사능 오염수 1만t을 바다에 버린 것을 발표하기 전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주변국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일본과 수시로 정보를 주고받는 협력체제를 구축하지 못한 결과였다.

게다가 정부는 일본 원전의 방사성물질 유출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점검하는 대책기구도 두지 않다가 뒤늦게 설치했다. 수명 지난 원전의 연장 운영, 원전 건설 강행 등 원전의 위험성을 충분히 깨닫고 있는 시민들의 정서와는 다른 대응책을 고집했다. 이렇게 원전 위험 불감증에 빠져 있는 정부가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의 깊이를 제대로 알 리 없고, 시민들 역시 그런 정부를 신뢰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정부는 방사성물질 오염을 걱정할 필요 없다는 발표 하나로 모든 오해가 다 풀릴 것으로 믿었던 모양이다.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알아야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불안도 잠재울 수 있다. 그런데 민심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정부가 그동안 한 일 가운데 중요한 것은 왜 정부 설명을 믿지 않느냐고 시민들을 타박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인터넷 루머를 막으라고 지시하자 경찰이 유언비어를 단속하겠다고 법석을 떠는 일이었다.

걱정한 나머지 위험을 과장하거나 잘못 알게 된 사실을 유포할 수도 있는 일을 두고 사실과 어긋나는 이야기를 하면 잡아가겠다는 식의 전체주의적 발상으로 대처하고 있으니 시민들이 이런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 불안을 불순세력이 조장했다며 “사회불안을 조성하고 국가를 전복하려는 불순한 행동”을 제압해야 한다고 허무맹랑한 소리를 했다. ‘좌파 교육감의 휴교령’을 음모의 증거로 제시했는데 참으로 할 말을 잊게 만든다. 아무리 둘러댈 데가 없다 해도 이렇게까지 하는 것을 보니 온전한 정신 같지 않다. 불안이 어디에서 유래한 것인지도 모르고, 그 불안에 좌우이념이 있다고 믿고 색깔론을 씌워 집권세력의 책임을 모면해 보겠다는 저 어리석음을 누가 말릴 수 있겠는가. 이렇게 망상에 빠진 이들이 국가를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고 보니 정말 불안이 엄습해 온다.

2011-04-08 21:23:08                             사설                                           경향신문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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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카게산다님의 댓글

차카게산다 작성일

나라가 거의 개판 일보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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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옛날 박정희 때에도 중국에서 핵무기 실험을 했을 때 우물에 뚜껑을 덮으라는 등 정부가 국민들의 안전을 염려했던 것에 대비해서 이명박 정부의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생각은 정말 딱한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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