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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라남의 열풍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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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5,230회 작성일 22-07-2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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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편

 

5

방금 세면을 하고 웃방으로 들어선 김동철지배인은 벽에 걸어놓은 달력을 번지였다.

이날은 9월 1일 새달이 시작되는 날이였다.

달력 웃단에 찍혀있는 이름있는 미모의 젊은 녀인이 꽃 한송이를 손에 든채 김동철에게 상냥한 웃음을 짓고 서있었다.

그의 심정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예술사진이였다.

김동철지배인은 지난 한달동안 웃음을 모르고 살아왔다. 중죄를 진 사람이 판결을 기다리는 심정이라 할가. 수치감과 번민, 회오와 불안으로 이어진 한달이였다.

5월10일공장 지배인, 당비서문제가 김정일동지께까지 보고된 사실에 대해서 이제는 공장사람들은 물론 라남구역의 거의 모든 주민들이 다 알고있었다. 말은 보태고 떡은 뗀다고 이사람저사람 말이 전해지는 과정에 사실보다 엄청나게 과장된 험상스러운 말이 돌기도 하였다. 심지어 지배인과 당비서가 《멱따쉬》를 쥐고 싸웠다는 말까지 돌았다. 눈덩이처럼 말을 굴리면 그렇게 불어나기 십상인것이다.

책벌을 받든지 철직이 되든지 빨리 결판이 났으면 좋겠는데 5월10일공장 지배인, 당비서가 철직된다는 어수선한 소문만 떠돌뿐 8월이 다 가도록 아무런 기별도 없었다.

이제는 사람들을 보기도 부끄러웠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자기에게 손가락질을 하는것 같았고 아침마다 결재를 받으러 오는 종업원들은 《당신은 언제 지배인사업을 인계하게 되오?》하고 조소와 련민의 눈빛으로 바라보는듯 했다.

갑자기 울리는 전화종소리가 그를 생각에서 깨여나게 하였다.

그는 웃방 안구석에 놓여있는 전화기에 시선을 돌리였다.

아침부터 무슨 전화인가?

그는 목에 걸었던 세면수건으로 이마를 문지르며 천천히 전화기앞으로 걸어가 송수화기를 들었다.

수화기에서 누구인지 알수 없는 목소리가 다급하게 울리였다.

《지배인동무요?… 나 당비서요. 빨리 역으로 나갑시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라남으로 오신답니다.》

《뭐라구요?!》

김동철은 소스라쳐 놀라며 소리쳤다.

《빨리 나갑시다. 시간이 없습니다.》

급하게 다그어대는 당비서의 목소리는 쉬고 갈리여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처럼 들리였다.

수령님께서 오시다니?

김동철의 머리에선 여러가지 생각들이 어지럽게 갈마들었다.

김동철은 송수화기를 놓고 허둥거리였다. 양복장안에 걸려있는 나들이옷을 입으며 《여보, 내 넥타이 어디 있소? 넥타이.》하고 부엌에 대고 야단스레 소리쳤다.

조반을 짓던 안해가 행주치마에 손을 문대며 방으로 들어섰다.

《아니 신새벽에 어딜 가자구 그래요?》

《여러 말 말구 빨리 넥타일 주오.》

그는 안해에게서 넥타이를 받아 매고 머리를 빗으면서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안개가 자욱했다.

그는 어디로 어떻게 달려서 역에까지 가닿았는지 알수 없었다.

수령님께서는 벌써 역홈에 나와 계시였다. 그이의 한쪽 옆에 도당책임비서와 라남구역당책임비서 그리고 공장당비서가 나란히 서있었다.

《어버이수령님!》

김동철은 달려가 힘껏 불렀으나 목이 꽉 잠기여 소리가 제대로 나가지 않았다.

《오, 김동철동무로구만. 잘 있었소?》

수령님의 따뜻한 손길이 와닿는 순간 김동철은 자기도 모르게 흐윽 하는 흐느낌 같은 소리를 내며 온몸을 떨었다.

수령님께서는 김동철의 손을 잡아주고나서 역사주변을 감회롭게 둘러보시였다.

아침안개가 짙게 덮여 지척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수령님께서는 역사 앞으로 곧추 뻗은 큰길이며 길게 늘어선 건물들, 시내 변두리에 반원으로 지맥을 이룬 푸른 산릉선들을 머리속으로 그려보시는듯 싶었다.

낮은 산들로 둘러막힌 분지형의 아늑한 도시인 라남시가는 바다가 멀지 않은데다 북쪽 변두리로 라북천이 흐르고 한가운데로는 그 지류인 라남천이 시원한 물줄기를 이루어 겨울에는 온화하고 여름에는 신선한 곳이였다. 아마도 그래서 일제침략자들이 이곳에 도청을 두고 라남제19사단을 비롯한 폭압기구들을 들여앉혔던가 보았다.

《참 세월이 빨라…》

문득 수령님께서 혼자소리로 뇌이시였다. 1957년 5월 10일 라남기계공장에 첫 현지지도를 하시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3년이란 세월이 흘러간것이다. 그때로부터 오늘까지 일곱번째로 라남땅을 찾아오시였다. 라남의 로동계급에게 제2차 전국공작기계새끼치기운동의 봉화를 지펴올리게 하신 여섯번째 현지지도의 날은 1985년 6월 21일이였다. 그러고보면 5년만에 와보시는 라남이였다.

이윽히 주변을 둘러보신 수령님께서 고개를 돌려 김동철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시였다.

《동무가 언제부터 지배인을 했더라?》

《수령님, 1983년 12월부터입니다.》

김동철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을 올리였다. 그는 수령님의 그 물으심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것처럼 생각되였다. 몇년만에 떳떳치 못한 마음으로 그이를 뵈오니 자꾸만 눈물이 앞을 가리웠다.

《그래 1983년도 12월이였소. 그러니까 1984년 5월 15일 김정일동지가 5월10일공장을 현지지도할 때 동무가 안내해 드렸겠구만.》

《그렇습니다. 수령님!》

《지금 동무의 나이가 몇이더라?》

《쉰넷입니다.》

《쉰넷이란 말이지. 한창이야. 지금 예순살전 사람들은 21세기의 주인들이라고 말할수 있소. 21세기!》

수령님께서는 《21세기》라는 말에 각별히 력점을 두시며 주먹을 들어 허공을 쭉 그으시였다.

《동문 지금 한창 일을 해야 할 사람이야. 50대가 인생의 성황기라고 말할수 있소. 성숙기야. 그런데 말을 들어보니 동무가 망태기친다고 해. 공장을 〈제개비네 집안〉으로 만들었대. 물론 말이 보태져서 〈제개비네 집안〉이라는 소리까지 나왔지만 지배인, 당비서의 호흡이 맞지 않아 군중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건 사실이요. 왜 싸움들을 하는가? 내 동철이가 말밥에 오른다는 소리를 듣고 잠을 못잤소.》

《수령님, 면목이 없습니다.》

김동철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싶었다.

《신새벽에 만나자바람으로 싫은 소리부터 해서 안됐소. 그러나 욕하지 않을수 없소. 내가 3위1체를 잘해야 한다고 글도 쓰고 연설도 하고 만날 때마다 곱씹어 말해주군 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동철이가 그걸 거역했단 말이야.》

김동철은 눈앞이 어질거려 겨우 몸을 지탱하고 서있었다.

이때 휴대용록음기를 들고 민망스럽게 서있던 도당책임비서가 한발 앞으로 나서며 그이께 말씀올리였다.

《수령님, 밤새 먼 려행을 하셨는데 숙소에 가서 좀 쉬셔야겠습니다. 아침진지도 드시고…》

《쉬긴 뭘 쉬겠소. 난 인차 돌아가야 하오.》

사실 수령님께서는 시간이 바빠 오지 못할 길을 오시였다. 8월 한달은 북남고위급회담을 앞두고 여러가지 중대한 일들이 겹쳐서 그이께서 잠시도 자리를 뜰 사이가 없으시였다.

《이렇게 합시다.》

수령님께서 시계를 들여다보고 말씀하시였다.

《보아하니 동무들도 조반을 못한것 같은데 렬차에 같이 오릅시다. 곽밥을 싸온게 몇개 남아있으니 조반을 몇술씩 같이 뜨고 지배인방으로 갑시다.

거기서 5월10일공장 간부문제와 관련된 당중앙위원회 비서국결정도 전달하고 라남에다 한가지 중대한 과업을 주고 가겠습니다.》

김동철은 가슴이 철렁하였다. 마침내 운명의 시각이 도래하였구나 생각하며 당비서를 돌아보니 그의 얼굴도 새까맣게 질려있었다.

수령님께서는 렬차에 오르시여 팥과 보라콩을 넣은 밥에 나물채와 명태 한토막, 고추장을 찬그릇에 담은 려행용곽밥을 하나씩 일군들에게 나누어주시였다.

김동철은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너무도 소박한 수령님의 아침진지가 눈뿌리를 지지고 가슴을 허비여 도무지 밥알이 목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밥이 찬데 더운 물을 해서 천천히 드오.》

수령님께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김동철을 돌아보시더니 하얀 사기고뿌에 친히 온수병을 기울이시였다.

눈물을 참는다는것도 급한 일이였다. 아침진지를 드시는 수령님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자고 하니 온몸에 진땀이 돋아났다.

그는 연방 더운물을 마시면서 밥을 넘기였다.

수령님께서는 아침진지를 드신 다음 휴식도 없이 인차 공장으로 가시였다.

5월10일공장은 라남역에서 얼마간 떨어진 우측에 있었다.

공장정문으로 들어선 수령님의 승용차는 우측으로 조금 돌아가 남향한 2층건물마당앞에서 멎었다.

김동철은 그이를 모시고 2층으로 올라 복도 맨끝에 있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누가 청소를 했는지 책상, 걸상, 서류고들을 알른알른 윤기나게 닦아놓고 향수까지 뿌려서 방안이 한결 신선하고 정결해보였다.

수령님께서는 김동철이 안내하는 쏘파를 사양하고 사무탁앞에 놓인 딴딴한 나무걸상에 허물없이 앉으시였다.

《자, 모두 앉으시오.》

그이께서는 꼿꼿이 서있는 수행원들을 앉히신 다음 당중앙위원회 비서국 결정을 전달해주겠다고 말씀하시였다.

김동철은 어지럽게 뛰노는 가슴을 붙안은채 긴장하게 귀를 강구었다. 수령님의 우렁우렁한 목소리가 우뢰처럼 들리였다.

《당중앙위원회 비서국에서는 회령탄광기계공장 당비서 주혁민동무를 5월10일공장 당비서로 임명하였습니다.》

김동철은 가슴에서 돌각담이 무너지는것 같았다.

(이것은 당비서의 철직을 의미한다. 지배인의 운명도 다를바 없다.)

이런 생각들이 김동철의 머리를 번개처럼 때리며 지나갔다.

김동철은 수령님의 목소리가 아득히 먼곳에서 들려오는것 같았다.

《5월10일공장 당비서였던 리강연동무는 회령탄광기계공장 당비서로 임명되였습니다. 그러되 1년간 김일성고급당학교에 가서 공부하여야 하겠습니다. 5월10일공장 지배인과 기사장은 다른 변동이 없습니다.》

김동철은 자기 귀를 의심하였다.

다른 변동이 없다면 내가 지배인사업을 계속하게 된다는것인가, 믿어지지 않았다.

수령님께서 얼빠진 사람처럼 멍청히 앉아있는 지배인과 당비서를 지켜보며 말씀하시였다.

《나는 동무들에게 다른 설명을 하지 않겠소. 이것이 김정일동지의 사랑이라는것만을 잊지 마시오. 여기 도당책임비서도 있지만 모두 동무들을 다 내쫓아버리자는걸 김정일동지가 동무들에게 결함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다고 하면서 자기 사업을 계속하게 하자고 제기하여 이런 관대한 조치가 취해졌소.

김동철이! 다신 그러지 마오. 이번에 동무들때문에 내 머리에서 흰머리카락이 몇대 더 생긴것 같소.》

《수령님! 불효막심한 이놈을…》

김동철이 참아오던 울음을 터뜨리였다. 당비서도 어깨를 들먹이며 오열하였다. 50대의 사나이들이 어린 아이들처럼 크게 소리를 내여 울었다.

수령님께서 안경을 벗어 손에 드신채 울고있는 두사람을 묵묵히 바라보시였다. 《이젠 그만하오. 그만하시오.》하고 달래듯 말씀하시였다. 그이의 음성도 젖어있었다.

《새 당비서가 오면 호흡을 맞춰 일을 잘하시오. 주혁민은 김정일동지가 잘 아는 동무인데 사람이 괜찮소. 머리도 좋고 인간성도 있고… 물론 그에게도 결함이 있소. 성질이 지내 급해서 이따금 완력행사를 한다고 하오. 그러니 리해하고 결함이 생기면 서로 일깨워 고쳐주면서 일을 잘해보시오.》

수령님께서 걸상에서 일어나 지배인의 어깨를 짚으며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그건 그렇고. 동무네 공장에 중요한 과업을 하나 주겠소. 모두 짐작하고있을거요. 〈HM기〉를 개발하자는거요. 왜 이걸 개발하자고 하는가?》

그이께서는 벽에 걸려있는 세계지도를 가리키며 말씀하시였다.

…동무네 저 지도를 보라! 우리 나라는 지금 사회주의의 최전선에 서있다.

미국이 우리의 목을 조이고 우리의 경제를 말려죽이겠다고 경제봉쇄를 하고있다. 사회주의시장은 없어졌다. 우리 나라 중요공장, 기업소들의 일부 설비들은 쏘련에서 받아오도록 경제교류협정이 체결되여있었는데 그 설비납입도 다 동결되였다. 경수로도 주겠다고 약속하고는 주지 않아서 우리가 할수 있는 흑연감속로형 핵동력건설체계로 바꾸었다.

현실태는 이렇다. 원래 자력갱생은 혁명하는 사람들의 생존방식이지만 오늘이야말로 우리가 살수 있는 길은 자력갱생하는 길밖에 없다.

자력갱생하자니 《HM기》와 같이 경제건설에 절실히 필요한 능률 높은 최첨단 최신공작기계를 개발하는 문제가 사활적으로 제기된다. 그것을 개발하면 경제적인 실리도 있지만 정치적의의가 더 크다. 적들이 아무리 압력을 가하고 경제적으로 제재를 해도 우리 사회주의는 끄떡없이 만들것은 다 만들어낸다는것을 세상에 보여주어 적들에겐 공포를 주고 우리 인민들에겐 신심을 안겨주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 능력있는 다섯개 공장에 《HM기》를 개발하도록 과업을 주었다.…

수령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김동철을 바라보며 《지배인동무, 그래 어떻소? 〈HM기〉를 개발할 자신이 있소?》하고 물으시였다.

《수령님! 기어이 꼭 개발하겠습니다.》

김동철은 두주먹을 그러쥐고 힘있게 맹세를 다지였다.

《나는 믿소. 이번에 다른 공장 지배인들을 불러 과업을 주면서 물어보니 그들도 모두 〈HM기〉를 개발할 자신이 있다고 했습니다. 어떤 지배인은 래년 4.15전으로 두대 만들어내겠다고 했습니다.》

수령님께서는 밝은 웃음을 띠고 말씀을 이으시였다.

《래년 4.15전으로 두대를 만들수 있다면 아주 좋습니다. 그러나 동무들에게 꼭 그렇게 하라고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래년이요, 래후년이요 하지 말고 이제부터 한 10년동안에 여러대 생산해보시오. 년간계획에는 물리지 말고 21세기전까지 수행할 10년전망계획을 세우시오.》

수령님께서는 1993년도부터 생산을 시작해도 좋고 95년도부터 시작해도 좋다, 2001년에 계획한 수자만큼 《HM기》를 내놓으면 된다, 물론 필요에 따라 그시그시 료해사업을 하겠지만 마지막총화는 2001년 즉 21세기 첫해에 짓게 된다, 오늘은 내가 동무들에게 과업을 주지만 앞으로 총화는김정일동지앞에서 지어야 한다고 하시였다.

그러신 수령님께서는 롱조의 말씀을 하듯 《그때는 내가 몇살이 되나? 에크 89살이 되겠군. 나는 어디까지나 20세기 사람이지 21세기 사람은 아니야. 그러니 21세기에 짓는 총화에는 내가 비치지 못할것 같소.》하고 웃으시였다.

수행일군들은 일순 얼굴빛이 질린채 굳어져버렸다. 웃으며 하신 그이의 말씀속에 가슴을 아프게 치는 심각한 의미가 담겨있었기 때문이였다.

김동철은 그이의 품에 안길듯이 가까이 다가서면서 울먹거리였다.

《수령님, 그 무슨 말씀입니까. 저희들은 21세기 첫 아침에 우리 조선의 〈HM기〉를 주런이 세워놓고 어버이수령님을 모시겠습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 영광의 보고를 올리겠습니다.》

《고맙소. 꼭 그렇게 해주시오. 이제 우리가 가게 될 10년은 대단히 간고한 10년이 될수 있소. 그러나 김정일동지의 두리에 굳게 뭉쳐 발을 맞춰나가면 그 어떤 시련도 다 이겨낼수 있소. 21세기, 희망의 세기가 오고있습니다.》

수령님께서 창문가로 걸어가 푸른 하늘을 내다보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동무들은 모두 21세기주인들이야. 5월10일공장을 21세기 미남공장으로 꾸리시오. 앞으로 〈HM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작업장을 두어개 더 꾸려서 공장의 규모를 확대합시다. 이러한 전망을 내다보고 당에서는 5월10일공장을 5월10일종합공장으로 이름을 고치였소. 이제 주혁민동무가 오면 〈책임비서동지!〉하고 부르시오, 허허허.》

수령님께서는 김동철의 잔등을 두르리며 방안이 저릉저릉 울리도록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김동철이도 저도 모르게 흥떠서 크게 웃음을 터뜨리였다.

이날 수령님께서는 채탄기직장, 주물, 주강직장 등 여러 생산직장들을 돌아보고 그 길로 다시 렬차에 올라 라남을 떠나시였다.

이튿날 5월10일공장 벽신문에는 수령님의 현지지도에 대한 특별기사가 실렸는데 그 기사의 마지막 맺는 글은 이렇게 씌여졌다.

 

… 우리 공장은 한순간에 날개를 달고 비약하였다.

전체 종업원들이여! 년로하신 몸으로 멀고먼 북방지구에 찾아오신 어버이수령님의 현지교시를 우리모두 심장의 벽에 석문처럼 쪼아박자.

해마다 우리에게 맡겨진 대상설비생산계획을 넘쳐수행하면서 최첨단기계개발에 최대의 마력을 내여 21세기 첫 아침에 세계적인 기계걸작품이 되는 우리 식의 《HM기》를 주런이 정렬해놓고 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 영광의 보고를 올리자!

아, 1990년 9월 1일, 우리 공장의 연혁사에 또 하나의 금문자가 새겨지게 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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