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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처럼 맞아떨어진 ‘김경준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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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사인
댓글 0건 조회 1,751회 작성일 11-04-29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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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이 2007년 12월 ‘김경준 메모’를 공개하자 서울지검 검사 10명은 6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4월21일 서울고법은 검사들의 청구를 기각하고 [시사IN]의 손을 들어주었다.
newsdaybox_top.gif [189호] 2011년 04월 25일 (월) 10:44:18 신호철 기자 shin@sisain.co.kr newsdaybox_dn.gif
“내가 제출한 서류 가지고는 이명박을 소환 안 하려고 해요. 그런데 저에게 이명박 쪽이 풀리게 하면 3년으로 맞춰주겠대요. 그렇지 않으면 7~10년. 그리고 지금 누나랑 보라(아내)에게 계속 고소가 들어와요. 그런데 그것도 다 없애고.저 다스와는 무혐의로 처리해준대. 그리고 아무 추가 혐의는 안 받는대.”

글씨체는 서툴렀다. 외국에서 성장해 한글을 잘 배우지 못했던 김경준씨는 면회 온 장모와의 필담을 위해 구불구불한 메모를 썼다. 이 메모 한쪽에 장모는 “내 생각에는 3년이 낫지 않을까?”라고 덧글을 붙였다. 2007년 11월23일 서울지방검찰청 BBK 특별조사팀 조사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주가조작·투자 사기로 물의를 빚은 금융회사 BBK와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던 때였다. 김경준 전 BBK 대표는 검찰에 구속된 채 수사를 받고 있었다. 김경준씨의 입에 차기 대권이 달려 있었다.

   
김경준 전 BBK 대표(위 왼쪽)가 썼던 메모(위 오른쪽). <시사IN>이 입수·공개해서 세상에 알려졌다.
위 쪽지는 2007년 12월4일 <시사IN>이 입수·공개해서 세상에 알려졌다. 메모 내용이 사실이라면, 검찰이 이명박 후보를 보호하기 위해 중요 증인을 협박·회유했다는 것이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최재경 서울지검 특수1부장(현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수사 검사 10명은 사실이 아닌 내용을 보도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시사IN>과 주진우 기자를 상대로 6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3년이 지났다. 그 사이 1심 재판부는 검찰의 반론을 기사에 싣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피고(<시사IN>과 취재기자)가 3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지난 4월21일 서울고법 민사17부(고의영 부장판사)는 2심 판결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가 청구를 기각한 이유는 이렇다.

‘이 기사는 △공공적·사회적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것으로 언론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하고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검사의 직무수행에 관한 것으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비판 기능이 쉽게 제한되어서는 안 되며 △해당 기자는 관련자로부터 직접 메모지와 녹음테이프를 받아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단순히 남의 말을 듣고 쓴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객관적으로 분명한 자료에 의해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메모 내용과 비슷하게 흘러간 BBK 사건

이번 재판 결과로 김경준이 메모를 작성한 것이 사실이라는 점은 인정됐지만, 재판부는 실제로 검찰이 김씨를 협박·회유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검찰은 여전히 협박·회유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 3년간 벌어진 일은 메모 내용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검찰은 김경준을 BBK와 옵셔널벤처스 관련 주가조작·횡령 등으로 기소하면서 (주)다스와 관련한 사항은 뺐다. 메모 내용대로 누나와 아내는 모두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실현되지 않은 ‘메모의 약속’은 3년 뒤에 풀어주겠다는 것뿐이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 등은 정부가 김씨를 추방 형식으로 미국에 이송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박 의원은 4월13일 “김경준씨가 변호사에게 보낸 편지를 입수했다. 현직 검사가 김경준에게 남은 수감 생활을 미국에서 하게 해주겠다고 제안한 구절이 있다”라고 폭로했다.

출처: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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