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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게 거의 없는’ 보수, 과거정권 얘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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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중
댓글 0건 조회 1,839회 작성일 11-05-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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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게 거의 없는’ 보수, 과거정권 얘긴가
‘궤변’-‘자가당착’으로 규정될 MB정권… 국민은 부끄럽다
이기호 정치전문기자 | newsface21@gmail.com
11.05.15 09:33 | 최종 수정시간 11.05.15 09:30
   
 
이달 초 한 신문에 “MB, 베를린서 한반도 평화선언 검토”라는 톱기사가 게재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유럽 3개국 공식순방 중 독일 베를린에서 ‘한반도 평화선언’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은 희망 섞인 기대를 갖기 시작했다.

정확히 1주일 후 이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하고 △천안함사건과 △연평도 사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아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초정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일부 언론은 이 대통령의 제안을 ‘통일행보’로 규정했다. 통일부마저 없애려던 초기 행보와 사뭇 다른(?) 양상이긴 했다.

하지만 공허하다는 지적이 다수였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백기투항’을 전제로 한 제안이라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이 부족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통치자의 정치적인, 그리고 적극적인 메시지”라며 의미를 부여했지만 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1차 핵안보정상회의 후 비슷한 제안을 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내용 없는 ‘재탕’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김 위원장의 ‘변화’를 촉구한 매체도 있었지만 많은 언론과 누리꾼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진보성향인 경향신문의 11일 사설은 “핵 정상회의 김정일 초청에 진정성 있나”였고, 한겨레신문도 “실현가능성 없는 김정일 위원장 서울 초청”이라는 사설을 게재했다. 중도성향의 한국일보 역시 “그런다고 김정일이 서울에 오진 않겠지만”이라는 사설을 게재했다.

“북한 잘 길들여서 김신조-아웅산사태 발생했나”

“망나니 동생이 술에 취하면 잘사는 형님 집에 와서 행패를 부린다. 이때 술이나 사먹으라며 용돈을 주는 방법과 ‘똑바로 하라’며 단호하게 혼내는 방법이 있다.”

김동성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TV토론에서 사용한 비유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지난 10년간 북한을 ‘제대로’ 혼내지 않았기 때문에 도발이 일어났다는, 전형적인 ‘네 탓’ 주장이었다.

하지만 당시 생방송게시판에 올라온 반응을 살펴보면 이 비유는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 시청자는 “어떻게 사상과 체제가 다른 북한을 술주정뱅이 형제에 비유할 수 있느냐”며 “김 의원은 나올 때마다 궤변적인 비유를 한다”고 꼬집었고, 다른 시청자는 “동생이 열 받아서 집을 박살내고 사람을 죽이려 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북한을 잘 길들여서 박정희정권 때 특공대가 청와대 뒷산까지 넘어오고 전두환정권 때 아웅산사태가 발생했느냐”고 비꼬는 시청자도 있었고, “햇볕정책과 동시에 국방력 강화를 시도한 지난 정권과 대북강경책을 표방하면서 국방예산을 삭감한 현 정권의 차이”를 지적하며 ‘군미필자정권’의 한계를 신랄하게 꼬집는 의견도 있었다. 한마디로 궤변이라는 것이다.

정부·여당과 소위 ‘보수매체’들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노력을 ‘퍼주기’로 단정해왔다. 하지만 이 두 정부가 5년간 각각 13억4500만 달러와 14억1000만 달러를 송금한 반면 MB정권이 임기 절반 만에 7억6500만 달러를 송금하고, 연평균 대북 정부지원도 YS정권의 3년이 DJ정부의 5년보다 많았다는 ‘친여매체’ KBS나 연합뉴스의 보도에는 귀를 막는다.

“무식한 다혈질 보수” YS로 끝난 평가인가

“일각에서는 이명박정부 들어서 북한에 들어가는 현금이 너무 줄어서 북한이 불만이고 남북관계가 경색됐다고 얘기하는데 오히려 정반대다. 현 정부 들어서 더 많은 달러가 북한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 대북송금자료를 공개한 윤상현 한나라당 의원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이명박정권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보다 더 줬다는 것이다.

실소(失笑)가 나온다. 현 정권이 진보정부보다 후했다고, 돈은 적게 줘서 북한이 화난 게 아니라고 항변(抗辯)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었다. 되짚어보면 이명박정권은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보다 돈을 더 많이 쓰고도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무능한 정권이 된다. 여당 의원 스스로 이명박정권의 한계와 무능을 세부적으로 입증한 셈이다.

‘궤변(詭辯)’과 ‘자가당착(自家撞着)’은 현 정권을 규정한다. 이명박정권은 ‘상대방의 사고(思考)의 혼란·불확정 및 감정의 격앙을 이용해 참이 아닌 것을 참인 것처럼 꾸며 대는 논법’을 자주 쓰는데 번번이 이들의 ‘문장·언행이 앞뒤가 어긋나는 모순’을 노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세력의 상층부는 이런 모순(矛盾)을 도무지 식별해내지 못한다. 안쓰러운 현실이다.

최근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대사관의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평가에 따르면 DJ는 “국제 정치적인 인물이며 외교정책의 모든 방면에 익숙한 인물”이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고졸출신으로 국제무대에서 신인이지만 관점이 강하고 굳은 신념을 지닌 인물”이었다. 반면 YS는 “대부분의 정책 이슈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는 다혈질”일 뿐이었다.

관련 기사에는 “알바들이 미국대사관을 ‘좌빨’이라고 욕할 것”이라는 댓글이 많은 추천을 받았고, 한 인터넷매체는 “YS는 무식한 다혈질 보수”라는 제목으로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무식한 다혈질의 보수’ ‘정책현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YS정권 이후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할 텐데…. 부끄러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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