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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Q정전 2 (불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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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중
댓글 2건 조회 1,814회 작성일 11-07-0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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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악"

단말마적 비명을  지르며 ‘하Q’는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이마와 등에는 식은 땀이 흐르고 있었다. 벌써 몇 번째 꾸는 악몽인지 모르겠다. 챙이 있는 이상한 까만 모자에 까만 옷을 입고 얼굴엔 하얀 분칠을 한 '린J'가 나타나서는 기괴한 웃음을 지으며 자꾸만 손짓을 하는 꿈이었다. 자기를 빨리 따라오라는 듯이.

'린J' 역시 ‘하Q’처럼 疥癩懶(개나라)족 출신으로 대추장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창 던지기의 명수인 'Hei창'에게 지자 그 역시 蚊酒(문주)족으로 이주하여 대추장의 꿈을 이어갔었다. 하지만 거기서도, 훗날 위대한 대추장이 된 '노로니모'에게 줄을 그으며 밭을 가는 耕線(경선) 시합에서 한 방에 훅 간 후 그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고, 이후 그가 도대체 뭘 하고 살았는지 그 행적조차 제대로 전해지지 않을 정도로 잊혀진 존재가 되었다. (한때 사람의 가짜 머리가 들어 있는 假首통(가수통)을 들고 미쳐 돌아다녔다는 얘기도 전한다.)

‘하Q’는 자신도 ‘린J’처럼 되지나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였다. 정력제인 粉糖(분당)을 먹은 효과도 오래 가진 않았다. 개나라족 출신이라 사실 문주족에는 자기를 진심으로 따르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하Q’를 이용하려고 하는 亂財利顔(란재리안)만 우글댈 뿐이었다. 다른 부족 사람들 역시 자신이 '斜寇拏(사구라)' 걸음을 걷는다고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내고 있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은 한때 '노로니모'의 위패를 모시던 書浦羅理宙(서포라이주) 집사인 '도코타이'와 장로인 '이키밍'이 정신줄을 놓은 상태가 되어 자신을 ‘노로니모’의 후계자로 낙점해주었다는 점, 한때 ‘노로니모’의 오른팔로 불리던 '쾅자이시바'가 자기를 적극적으로 밀어주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개나라족 다음으로 큰 부족인 문주족의 족장이란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 뿐이었다. ‘하Q’는 문주족의 힘을 이용하여 대추장 시합에 나갈 생각으로만 가득차 있었으며, 부족장으로서 대칸평원의 일에 나서는 건 극도로 꺼렸다. 혹시라도 잘못 나섰다가는 부족장의 자리마저 위태로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대표적인 게 '조개껍데기 반만 내기' 같은 것이었다. 대칸평원에 사는 거의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타이하코오'라는 戰士 훈련소에 가서 부족전사가 되는 훈련을 받았다. 전사로서 전 대칸평원에 이름을 떨치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타이하코오'를 다니기 위해서는 대칸평원에선 좀처럼 구하기 힘든 조개껍데기를 한 아름이나 갖다바쳐야 했다. 이에 젊은이들과 그 부모들은 불만이 많았고 절반만 내게 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원래 이건 간악한 대추장 ‘아K히로’가 대추장이 될 때 약속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킬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문주족의 족장인 ‘하Q’는 이 문제에 대해 똑 부러지는 말을 하지 않고 두루뭉실했다. 처음엔 반만 내는 건 어렵다고 했다가 대칸평원 사람들이 욕을 하자 다시 말을 바꿔, 그렇다면 조금씩 줄여보겠다는 식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걸음걸이가'斜寇拏(사구라)'니 하는 짓도 비슷하다고 하였다. 

‘하Q’로 하여금 밤마다 악몽을 꾸게 만든 건 다름 아닌 ‘노로니모’의 후계자 ‘시미니모’였다. ‘하Q’는 언제 ‘시미니모’가 힘을 길러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지 전전긍긍했다. ‘시미니모’는  당시 작은 부족인‘嵯昴(차묘)족’의 족장일 뿐이었지만 차묘족과 微櫓(미노)족 (작은 방패라는 뜻, 사람들을 제대로 지켜주기에는 뭔가 부족해서 붙은 이름), 그리고 存保身(존보신)족 (자기들 몸보신 하는 게 사실 거의 유일한 관심사라 붙여진 이름) 등이 계획하던 ‘陣堡(진보- 작은 성을 쌓고 진을 치며 살아간다는 뜻으로 세 부족의 특징) 부족연맹체'는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이 연맹체가 만들어진다면 문주족 못지 않게 커질 염려가 있고, 그러면 그 부족연맹체 추장은 대칸평원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대추장에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꼬붕들인 '이녕씨바'와 ‘갱테이씨바’를 시켜 그 부족연맹체에 대한 악소문을 퍼뜨리게 하거나 악담을 하게 한 것도 그래서였다. 

‘하Q’의 신경을 건드리는 또 한 사람은 대추장 ‘노로니모’의 절친한 벗이자 그와 함께 대칸평원 일을 돌보던 '재이니모'였다. 실력을 숨기고 있는 '재이니모'는 대칸평원이나 부족들의 일에는 거의 나서지 않고 그저 ‘노로니모’의 고향만 지키며 살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가 대추장에 나서거나, 적어도 새로 세우는 일에 힘을 쓸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사람들의 신망이 '재이니모'에게도 몰리자 문주족 副족장 ‘징피오쓰바’와 ‘하Q’의 꼬붕 노릇을 하는 '갱테이씨바'는, '재이니모'는 절대 대칸평원 일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뜻의 암각화를 대칸평원 여기저기에 새기고 다니는 짓까지 하기도 하였다. 자신들의 생각을 아예 기정사실로 만들고 싶어서 했던 수작이었다.

‘시미니모’와 ‘재이니모’를 제치고 대추장 시합에 나간다 하더라도, 개나라족에서 대추장 시합에 나올 게 거의 확실한 ‘Pa쿠네’를 '하Q'가 이긴다는 보장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깨질 확률이 컸다. ‘Pa쿠네’는, 과거 18년간 대칸평원의 대추장을 했으며 부족축제에 나와 춤추는 무희들을 ‘따먹는’ 데는 아주 쩔어주던 ‘Pa쩌니’의 딸이었다. (‘Pa쩌니’는 그러나 자신의 심복부하인 ‘자규어’에게 화살을 맞고 죽었다. 죽던 날도 무희를 옆에 끼고 ‘씹하소 니girl’ (이름 때문에 ‘Pa쩌니’가 좋아했다고 함)이란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이 睡妾空舟(수첩공주)라는 배를 타고 뱃놀이를 즐기는 게 취미인 ‘Pa쿠네’는 머리도 별로 안 좋고 제 자신이 가진 실력도 별로 볼 게 없었다. 그러나 그 아비 ‘Pa쩌니’귀신이 빙의하면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薄痛朽狂劍(박통후광검- 익힐 때 고통은 거의 없고 정신이 제대로 썩고 미쳐 있어야 기본을 익힐 수 있는 검법)’만큼은 최고였다. ‘하Q’실력으로 ‘Pa쿠네’의 그 검법을 막아내는 건 사실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래저래 악몽과 불면의 밤을 보내던 ‘하Q’는 당시의 대추장 ‘아K히로’를 만나기로 하였다. 과거 개나라족의 친구를 다시 만나 회포를 푼다면 조금이라도 기분이 풀릴 것 같았다. 대추장 자리를 놓고 다투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X알친구'가 아니던가. 만나서 무엇을 할 것인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런 만남을 통해 자신이 개나라족 다음의 부족인 문주족의 족장이란 것을 다시 한번 대칸평원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을 뿐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먹어보고 싶은 대추장 宮의 밥을 미리 한번 먹고 싶다는 것도 한 이유였다.

그래도 뭔가 하는 척은 해야겠기에 대칸평원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긴 했지만 ‘아K히로’나 ‘하Q’나 거기엔 사실 진짜로 관심이 있는 게 아니어서 서로 얘기는 듣는둥 마는둥 하고 오로지 누가 밥을 더 많이 먹나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그리고, 고기잡는 법에 대한 낚시 얘기만 주로 나누었다. 어쨌든 ‘하Q’는 기분 좋게 얻어 먹고 나왔다. 먹어보니 진짜 대추장 宮의 음식은 맛있었다. 기필코 다음 번에 내가 대추장이 되어서 저 음식들을 매일 먹으리라, 굳은 결심을 한 ‘하Q’였다.
 
‘하Q’는 그리고 곧바로 대칸평원 바다 건너에 있는, 섬숭이족이 사는 쪽발섬에 다니러 갔다. 거기에 왜 갔는지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자기 말로는 眞寶聲杖(진보성장- 진귀한 보물로 여겨지는 소리나는 지팡이, 이게 있으면 대칸평원 사람들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짐)과 먹을 걸 구하러 갔다고 하지만 믿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하Q’가 개나라족에 있을 때 어울리던 紐裸夷吐(뉴라이토) 원시인들의 조상이 거기 있기에 만나러 갔을 거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자신이 대칸평원을 뛰어넘는 ‘호방한’ 사람인 걸 과시하기 위해 갔을 거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섬에 집단적으로 서식하는 원숭이들간의 종족싸움인 猿戰(원전) 문제가 심해져 섬 전체가 들썩거리자 호기심에 갔다는 얘기도 떠돌았다.
 
당시 대칸평원은 무척 어수선한 상태였다. ‘조개껍데기 반만 내기’라든가, 옴으로 더럽게 오염된 疥鄙水(개비수)라는 물을 대칸평원 사람들에게 강제로 쓰게 하고는 그 대가로 秀薪橑 (수신료- 우수한 땔감용 장작)를 1000개 이상 더 바치라는 ‘아K히로’와 개나라족 부족회의의 행태는 대칸평원 사람들을 무척 분노하게 만들었다. 또한 배를 만드는 ‘핸지닌’해변 사람들이나 수레마차의 일부를 만드는 ‘류서엉’계곡 사람들이 제대로 밥도 못 타먹고 얻어맞으며 쫓겨나는 일들까지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대칸평원에서 두번 째로 큰 부족의 족장이 이런 일엔 관심을 안 두고 별 일도 없이 쪽발섬까지 간 것은 그의 됨됨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대칸평원 사람들은 생각하였다.
 
(계속)
 
 
 
 
<참고한 기사 내용들 (출처? 아내를 내쫓은 적은 없음)>

- 단계적 반값 등록금을 주장했다가 촛불시위 중인 대학생들에게 '한나라당과 차이가 무엇이냐'는 항의를 받았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연일 전면적 반값 등록금 도입을 외치며 당의 정책 급선회를 이끌고 있다.
- 김진표 원내대표는 '문재인 때리기'로 지원사격을 했다. 김 원내대표도 지난 16일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문재인 이사장은 노 대통령을 수행할 때도 항상 뒤에 숨지 않았느냐. 문 이사장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천성이 어디가겠느냐"며 "문재인은 정치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문재인 대망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 조경태 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차기 야권 대선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분은 정치하실 분이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현재 지지율에도 별로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 조 의원은 “참여당의 색깔은 민주당과 여러 가지 면에서 부합되는 부분이 많이있다. 유시민 대표 자신이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온 분 아니냐. 다시 합치는 것이 순리”라며 참여당과 민주노동당의 ‘합당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 네티즌들도 “손학규는 밥 얻어 먹으러 갔나?”, “내가 손학규라면 영수회담 미루고 한진가겠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합의 했는가?”, “손학규와 MB 영수회담이 한진중공업 공권력 투입의 가림막이 되는군요”, “결국 아무런 소득없이 말솜씨만 두시간. 차라리 한진문제로 매달려나 볼 것이지”, “공허한 정치쇼” 등의 비난섞인 반응을 보였다.
- 이용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진솔한 서민의 목소리를 전달해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친서민, 일자리, 민생정책으로 돌아서면 전반적으로 문제는 해결된다”며 “이는 전체적으로 고기를 잡는 방법의 문제를 논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또 여야가 KBS수신료,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사태 등 민생 현안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 대표가 일본행을 한 것에 대해…“이번 외국 행보는 그야말로 진보적 성장, 진보적 먹거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불가능한 꿈을 꾸는 리얼리스트
 
 
(겨우겨우 어찌어찌해서 2편을 써봤습니다. 1편에 비해 어떤지 모르겠네요. 1편을 뛰어넘는 2편은 없다는 '진리'를 다시 증명한 건 아닌지 사실 걱정도 됩니다. 암튼 재미 없어도 재밌게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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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꿈리님의 댓글

불꿈리 작성일

옮겨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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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허님의 댓글

허허허 작성일

정말 대단하신 창작물 입니다. 너무 재미있습니다. ㅎㅎㅎ
이후 주어지는 자료를 근거로 3편 4편도 계속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겠습니다.
이전 1편을 미처 모르고 못읽고 있었군요. 큰 작품을 놓칠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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