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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남의 열풍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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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019회 작성일 22-09-1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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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편

7

 

김정일동지께서는 2001년 8월 3일, 모스크바시간으로 저녁 9시 40분에 크레믈리궁전 특별초대소에 안내되시였다.

로씨야영접일군들과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침실로 들어서니 벌써 열한시가 가까와오고있었다.

밤이 깊어가도록 김정일동지께서는 잠들지 못하시였다.

일감이 밀려서만은 아니였다. 이제 래일에 있게 될 모스크바회담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때문은 더욱 아니였다. 크레믈리 동쪽 붉은광장에서 오래도록 고독한 세월을 보낸 레닌묘가 자꾸만 눈앞에 얼른거려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시였다.

그이께서는 모스크바에서 첫 행사로 무명전사묘와 레닌묘를 방문할데 대하여 이미 로씨야정부에 통보했었다. 레닌묘방문을 첫 행사로 하지만 소문을 내지 않고 조용히 갔다오겠다고 하시였다.

로씨야에서는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외사일군들은 로씨야의 침묵에 대하여 무척 신경을 썼지만 김정일동지께서는 범상하게 생각하시였다.

그이께서는 레닌묘를 방문하신 다음 일체 모든 행사를 하실 작정이시였다.

가장 중요한것은 온 세계에 공개하는 조로모스크바선언이였다.

그이께서는 이 선언에 조선에서의 미군철거문제를 비롯하여 조로인민들의 리익에 부합되고 적들에게는 된타격으로 되는 조항들을 쪼아박을 결심이시였다.

그이께서는 모스크바의 첫밤을 꼬박 뜬눈으로 밝히시였다.

려명이 틀무렵 외사일군이 찾아왔다.

그는 기분이 좋아 벙글거리면서 로씨야측과 토의된 문제를 그이께 보고드리였다.

《뿌찐대통령이 레닌묘방문을 왜 조용히 하겠는가고 하면서 공식방문행사로 보도하고 11년전에 없앴던 레닌묘위병대 〈1호초소〉까지 부활시키도록 했답니다.》

《우리 동무들에게 알려주시오. 로씨야에서 그처럼 성의를 보여주는데 잘합시다.》

그이께서 일어서며 말씀하시였다.

오전 10시 30분.

로씨야의 많은 정치인들이 이 시간을 기억하게 되였다. 바로 이 시각에 김정일동지께서 크레믈리성벽곁에 있는 무명전사묘에 화환을 증정하고 레닌묘가 있는 붉은광장으로 가셨던것이다.

로씨야련방의 외무성 부상 로슈꼬브, 외무성 아시아1국장 아파나씨예브, 주조로씨야대사 까를로브, 외무성 국가의례국장 찌모슈낀이 동행하였다.

쏘련이 붕괴된후 형체없이 사라졌던 명예위병대《1호초소》가 11년만에 부활되여 붉은광장의 포장도로우에서 레닌묘위병대의 발구름소리가 다시 울리게 되였다.

두명의 로씨야군 위병대원이 화환을 량쪽에 받쳐든채 발을 높이 쳐들면서 한걸음한걸음 레닌묘앞으로 다가갔다. 그뒤를 따라가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레닌묘에 진정한 화환앞에 멎으시였다. 그이께서는 비장한 표정으로 화환을 바라보시다가 바람에 접혀진 댕기를 펴시였다.

생전에 사람들을 만나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몸짓, 손짓, 고개짓으로 부단히 움직이던, 그렇게도 다감하고 활동적이던 레닌동지는 11년만에 손님이 찾아왔건만 침묵속에 무표정히 누워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시였다. 그이께서는 댕기에 씌여있는 자신의 존함을 잠시 지켜보고 눈을 감으며 무겁게 머리를 숙이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레닌이 조선이라는 나라를 잊지 않고있었을것이라고 생각하시였다.

그것은 그가 조선의 독립군 홍범도대장과 고려공산당조직자의 한사람인 리동휘를 만나본 일이 있었기때문이였다. 그때 레닌은 조선에 대해 실망했었다. 조선혁명의 강령에 대한 레닌의 물음에 대하여 그들은 리해조차 못하고 바른대답을 못하였던것이다.

그러나 레닌이 실망했던 조선이란 나라가 오늘 사회주의의 보루를 지키고있고 누구도 찾아오지 않던 그의 령전에 화환을 진정하였다.

혁명선배를 존대하는것은 김정일동지의 인생관이고 도덕관이였다.

《우리 조선은 영원히 사회주의기치를 추켜들고 나아갈것이다. 인류가 바라는 진정한 사회주의를 건설할것이다.

레닌동지여! 고이 잠드시라.》

김정일동지께서는 묵도하시는 몇초동안에 많은것을 생각하고 결심하시였다.

김정일동지의 레닌묘방문에 대한 경이적인 소식은 강렬한 지진파처럼 광활한 로씨야대지를 진동하며 삽시에 온 도시와 마을에 울려퍼졌다.

많은 로씨야인들이 로씨야의 위대한 아들인 레닌을 새롭게 보고 새롭게 추억하였다.

오늘의 절대다수의 로씨야인들은 레닌의 사랑을 받던 10월혁명산아의 후손들이다.

김정일동지께서 레닌묘에 화환을 진정하신 날 로씨야 평화 및 통일당위원장 우말라또바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번에 김정일동지께서 레닌묘에 화환을 진정하심으로써 레닌묘의 운명을 둘러싼 오랜 론쟁에 종지부를 찍어주시였다. 이제는 그 누구도 붉은광장에서 레닌의 시신을 옮길 엄두를 내지 못할것이다.》

김정일열풍이 삽시에 온 로씨야땅을 휩쓸면서 전세계에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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