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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이 시대의 '한짓골 똘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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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3건 조회 1,893회 작성일 11-12-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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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뿌리깊은 나무'는 한글 창제와 반포, 그리고 그 당시에 있었을만한 갈등을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여기서 '정기준'이란 인물로 상징되는 기득권은 자신들이 '사대부'임을, 성리학의 이상을 실현한다는 이름으로 포장된 그들의 권력독점 욕망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로 그려지고 있지요. 어쨌든 그 기득권과 맞서는 세종 이도 역시 매력적인 인물이지만, 저는 이 드라마를 계속 보면서 장혁이 연기하는 겸사복 강채윤, 그러니까 '한짓골 똘복이'라는 인물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낍니다.


 

사회에서 가장 천대받는 계층인 노비 출신의 겸사복이라는 드라마틱함도 그렇지만, 그가 무협지에서 말하는 '기연'을 얻고, 자신의 복수를 위해 노력하다가 종국에는 어떤 '대의'를 위해 일하게 되는, 그러면서도 자기의 원초적인 욕망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한 삶을 꿈꾸며 인간답게 살아보고자 하는-과 그 대의의 합일점을 정확히 짚고 그것을 디딤돌 삼아 자기의 존재를 세우는 그의 모습은 어쩌면 내가 꿈꾸는, 하지만 실생활에서 이뤄내기 힘든 '정의로운 마초'가 되고자 하는 그런 마음속의 동경을 대신해주는 인물이 바로 그이기에 그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바로 얼마전, 백분토론에서 '나는 꼼수다'에 대해 다뤘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또 이 토론을 보고 다음 아고라 등에서 벌어진 논쟁들도 읽었고, 그리고 나서 저는 김어준이란 인물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이 사회를 지금까지 생각도 못했던 논쟁으로 몰아넣은 인물. 그리고 마초다움으로, 굴하지 않으며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유쾌하게 말할 수 있는, 자기 표현으로는 '근본도 없는 나같은 잡것(그의 책 '닥치고 정치'에서 그는 자신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지요)'이 지금 이 사회를 얼마나 변화시켰는지를 생각하면서, 저는 그에게 겸사복 강채윤의 이미지가 겹쳐진다고 느꼈습니다.


 

강채윤, 그러니까 한짓골 똘복이는 절대권력 앞에서도 전혀 쫄지 않고, 심지어는 왕의 칼 앞에서도 당당하게 "전하는 울 자격도 없습니다"라고 선언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저기서 지랄하고 계신 분이 우리 전하야?"라고 말할 수 있는. 김어준은 '가카 찬양'에 있어서 그 수많은 실제적인 탄압들에도 불구하고 뭔가 막연하게만 느끼고 있었던, 행동으로 끌어내기에 조금 부족한 우리의 쫄아드는 마음에 '그래, 나도 이 시대에 피폐하고 탄압받고 쫄았던 사람이야'라는 자각을 이끌어 낸 인물입니다. 드라마에서 강채윤은 임금을 일깨우지만, 김어준은 지금 '모든 권력이 시작되는' 국민들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우리를 채워주는 감성이 부족한 시대, 김어준은 단지 그것을 깨웠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권력의 칼날 앞에서도 그것을 비웃으며 무엇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의 "쫄지마!" 한마디가 중요한 것은 그것이 우리에게 시대적으로 분명히 요구되는 애티튜드이기 때문이며, 그것으로 세상을 상식적으로 돌려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의 행동으로 그것을 우리에게 증명했습니다. 여의도의 거대한 인파는 바로 그가 보여준 그 '쫄지마 정신'에 동감한 우리 각자가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지금 '나는 꼼수다'를 죽이려고 하는 그 의도들은 바로 '나는 꼼수다'에 쫄아버린 권력자들의 자기 보호 본능 표출에 다름없는 겁니다.


 

요즘은 그래서 가카 치세 초반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던 저도 행복한 시간들을 갖습니다. 드라마에서도 절대 권력에 쫄지 않고 각성을 촉구하는 한짓골 똘복이의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그리고 우리의 현실에서 저 똘복이처럼 쫄지 않고 국민이 바로 절대권력임을 일깨우며 외치고 있는 김어준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의 외침은 그동안 무감했고 무지했던, 혹은 현실에 대해 애써 눈감아왔던 사람들과, '나는 꼼수다'를 통해 새로이 눈을 뜬 시민들간의 세력 다툼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꼼수다'는 바로 이런 논쟁들을 통해서 더욱 확산될 것이며, 그것은 지금 온갖 부조리와 몰상식으로 점철된 우리 시대의 지배 세력들을 더욱 쫄도록 만들 것입니다.


 

뿌리깊은 나무는 앞으로 종영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잃게 되더라도, 저는 현실에서 이 시대의 한짓골 똘복이가 계속 투쟁하는 것을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나는 꼼수다가 첫회에서 밝혔듯, '가카 재임동안만' 방송된다고 했는데, 아무튼 그 '종방'을 즐거움으로 맞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시애틀에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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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인터넷을 통하여 권종상 님의 글이 많은 이에게 희망을 주고 있으니
권종상 님 또한 누구 못지않은 한짓골 똘복이입니다.

우리 모두 쫄지 말고 똘복이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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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뜻님의 댓글

진짜 뜻 작성일

꼼수의 진짜 뜻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잘 표현이 안됩니다
누구던지 해석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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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란님의 댓글

꼼수란 작성일

나는 꼼수다에 있어서 나라는 주어는 이명박 대통령을 이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하는 짓거리들이 모두 꼼수라는 것이지요.
여기서 꼼수란 정직하게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눈속임으로 사기를 치는 것이지요.  바둑에서 흔히 꼼수를 둔다고 하는데
이때는 상대방의 주의를 다른 곳에 가도록 하면서 자신이 노리는 것을
취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현정권이
겉으로는 옳은 일을 하는척 추진하지만 국민들을 기만하고
뒷구멍으로 자신과 딴나라당만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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