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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각성시키는 팩트의 힘, 그리고 정봉주와 나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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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0건 조회 1,620회 작성일 11-12-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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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임에도, 우편물은 배달되어야 합니다. 한참 일을 하다가 잠깐 카페에 들어와 커피 한 잔 하면서 몸을 녹이고 있습니다. 카페 안에는 캐롤이 흐르지만,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가질 수 있는 낭만 같은 것을 쉽게 느낄 수 없는 것은 아마도 요즘의 세상 돌아가는 것 때문에 마음이 그곳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겠지요.


추적이는 비를 맞으며 우편물 배달을 하다가 커피 한 잔을 마시니 갑자기 발부터 따뜻해져 옵니다. 몸이 녹으면서 조금의 여유가 생기기도 합니다. 아, 크리스마스면 꼭 들리는 캐롤들, 그것도 빙 크로스비나 프랭크 시나트라, 폴 앙카 같은 가수들의 노래입니다. 이 카페에서는 음악을 오래된 레코드 판으로 틀어주는데, 그 지직거림이 오히려 포근합니다. 저를 알아보는 손님들이 가끔씩 손을 흔들어주기도 하구요.


정봉주 의원은 이곳 시간으로 내일이면 입감되겠지요. 마음이 갑갑해져 옵니다. '진실이 두려운 사람들'이 그 진실을 밝히는 사람들에게 가하는 억압, 그것이 21세기에도 계속된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고 답답합니다. 그리고 보면, 우리는 이들에게 참 많은 것을 빚지고 있습니다. 지난번 나꼼수의 여의도 공연에 모였던 10만명의 인파들. 그들에게 이들이 준 것은 하나의 큰 교훈이었습니다. '쫄지 않으면 이긴다'는 것. 우리가 당당하다면 그들에게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


상식이 몰매맞고 몰상식이 상식인척 하는 이 시대에, 그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우리가 지금 이렇게 함께 공분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우리가 저 꼼수 팀의 수고로 인해 '팩트'를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우리가 쫄고 있었던 것은 물론 그들이 권력과, 그 권력에 동반되는 폭력의 행사가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정보의 독점으로 인해 우리가 '팩트'를 모르고 있다는 것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진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 정확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결국 진실을 가리려는 그들의 의도가 통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SNS가 있다는 것, 인터넷이 있다는 것은 과거 그들이 가리려고 했고, 늘 가리는 데 어느정도 성공했던 진실이 우리에게 드러난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나꼼수 팀은 그런 도구들을 이용해 우리에게 팩트와, 그것에 기반한 진실을 알려줬고 우리는 이들이 알려주는 팩트에 분노하고 그 공분을 단지 내 개인의 속에 꿍꿍거리고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이를 표현하고 또 함께 분노하는 이들과 함께 공분하고 우리 스스로를 심판자로 만들어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극적으로 표출된 것이 바로 박원순 시장의 당선이라고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안철수 교수가 국민에게 선사했던 감동의 몫이 크긴 하지만, 이른바 디도스 위장공격과 선관위 데이타베이스 연동 단절, 갑작스런 투표소의 이동 등 그들이 몰래 펼쳤던 그 음험한 작전들에도 불구하고 각성한 시민의 단결은 그 모든 것들을 뚫고 박원순을 시장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화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엔 우리가 나꼼수를 통해 어떤 '팩트'를 함께 공유했고, 그것을 SNS 등의 수단을 통해 확산시키고 나눴던 데 있습니다. 적어도 우리의 인터넷 인프라 자체를 없애지 않는 이상, 그들의 의도는 더이상 통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에게서 '팩트'를 빼앗으려 하고, 늘 우리에게 팩트를 제공해 왔던 나꼼수에 대한 탄압을 더욱 격하게 하는 것이죠.


우리는 계속해서 그 '팩트'를 공유해야 하고, '나는 꼼수다'는 우리에게 계속해 우리에게 팩트를 찾아서 보여줄 것입니다. 그들이 어떤 식으로 그들을 탄압하더라도, 우리는 이미 '진실의 맛' 과 '팩트의 중요성'을 알았고, 그를 통해 우리가 정치 참여에 관심을 갖는 것만이 우리가 편안해지고 우리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길임을 알았습니다. 각성한 시민들의 연대, 그리고 그것을 통한 정치권의 압박,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앞에는 우리 각자가 바로 권력이라는 각성이 필요합니다. 그 각성만 있다면 우리는 투표할 것이고, 영어의 몸이 된 우리 시대의 영웅들을 파옥시키고 꺼내올 수 있을 것입니다. 각성과 공분, 그것이야말로 지금까지 세상을 바꿔 온 자양분이 아니었습니까.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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