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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검사가 선출직이 되어야 하는 이유 - 보다 나은 민주주의의 구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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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4건 조회 1,965회 작성일 12-02-10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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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들여다보기가 힘듭니다. 조용환 판사의 헌재 재판관 임명이 천안함 관련 발언을 이유로 정치적으로 부결됐고, 소신판사, 또는 '트윗판사'로 알려진 서기호 판사가 재임용에서 근무성적을 이유로 탈락됐습니다. 이런 뉴스들을 듣고 있으면서, 아직 유신의 잔재가 사라지지 않은 대한민국의 모습이 안타깝게만 느껴집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삼권분립입니다. 솔직히 이 미국식 민주주의의 기본이 인간 본성의 신뢰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 인간 본성에 대한 불신 때문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권력을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로 나누고 서로를 견제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을 봐서도 시작부터 '불신'이 효율적인 작동의 기저가 되고, 이것이 뭔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사실 물러나신 박희태 국회의장께서 언젠가 연설에서 강조하셨던 것처럼 우리에겐 공자님이 말씀하신 이상대로 '믿을 신(信)' 자 하나면 정치가 된다고 했지만, 그런 걸 강조하는 정당일수록 우리에게 믿음을 더 뺏어갔고, 권력을 가진 자들의 횡포는 그런 말을 하는 자들이 더욱 심하게 부렸다는 것이 우리에게 근본적인 정치 불신의 이유가 됐을 것입니다.

이같이 민주주의의 근본 정신도 지키지 못하고, 또 삼권분립이 깨지고 권력의 불균형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한국의 권력집단들이 늘 국민을 정치로부터 유리시켜 왔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정치는 지겨운 것이며 정치하는 것들은 다 똑같다는 체념 의식들. 그것이 우리의 민주 시민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투표조차도 기피하게 만들어왔고, 그런 체념들 속에서 권력을 누리는 계층은 계속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재생산되어 왔던 것이죠.

이제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은 참여하고 싶어하고, 실제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치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확산 같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혁명적 변화, 나는 꼼수다 같은 '즐거운 계몽 프로그램'들의 출현, 시민의식의 각성(여기엔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카'로 대표되는 현 집권층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등이 이를 이끌게 됐습니다. 능동적인 시민들의 참여를 통한 변화가 가능해진 세상이 된 거죠.

그러나 사법부와 관련된 몇몇 사건들에서 보듯, 유신 시대에서나 있을법한 사건들이 일어나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는 삼권분립 자체를 훼손하는 것도 아직은 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 때문에, 기왕에 수입해서 우리것처럼 입에 달고 사는 '미국식 민주주의'라면, 차라리 그 이념 뿐 아니라 제도 중 쓸만한 것들도 도입할 것을 권합니다. 차제에 미국처럼 주요 검찰 및 사법부 요직을 선출직으로 바꾸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사법개혁도 더욱 유연하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미국에서 산 지 22년째입니다. 그리고 저도 매년 적어도 5월과 11월 두 차례 투표를 합니다. 이곳에서는 검사장 이상의 주요 보직과, 각 행정구역별로 판사직이 선출직입니다. 저도 매년 11월 두째 주 화요일의 일반 선거때 투표를 합니다. 이들에 대해서 잘 모를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우편을 통해 배포되는 선거 팜플렛을 통해 각 후보의 정강, 정책, 소신 등을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검사들은 수사권을 갖고 있지 않고 기소권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검찰과 사법부의 주요 보직들이 선출직이기 때문에 이들은 주민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딱 부러지게 말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사법부와 검찰이 오로지 한 곳에 충성하는 권력화되어 버리고, 필요한 사람을 제자리에 임용하지도 못하고 정치검찰들이 날뛰고 권력의 향배에 따라 수사의 향배를 결정하기에 봐야만 하는 지금의 몰상식을 막는데 있어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판검사 집단도 민주화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국가가 더욱 민주화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시민들의 의식은 적어도 이만큼의 변화를 가져오는 데 있어 그것을 불편해 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불편해 할 것은 오로지 '그들' 입니다. 판검사 자신들, 그리고 그들을 이용해 자기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세력들... 그래서 변화는 더욱 절실하기만 합니다. 판검사를 '사용'해 권력을 다지는 이들이 없어야 합니다. 판검사 역시 국민을 위해 복무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권력의 의지가 이들의 선출에 개입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시민의 의지가 보다 시민을 위해 일할 이들을 판검사로 임명하는 데 반영되어야 합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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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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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구조님의 댓글

얼빠진 구조 작성일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뽑은 국회의원과 대통령도 일단 당선되고 나면
국민들 알기를 개차반으로 알고 제멋대로 날뛰는 판인데,

선출직으로 판검사를 뽑는다해서 별달라 지겠는가.

대부분 한국의 엘리트들이 얼빠진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 문제로 여겨진다.

모든 입시및 임용시험에 국어를 필수과목으로 정하는 등의 교육
구조부터 제대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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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y님의 댓글

lady 작성일

윗글에 100% 찬성합니다.
사법부가 바로서야 국가의  정의가  확립됩니다.
법앞에 모든 국민(대통령,국회의원, 검찰,경찰, 재벌,어떠한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은
평등하고, 우리 모든 국민들은 평등하고 공평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지금의 사법부는 최고권력의 시녀 역활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한사람의 억울한 국민도 있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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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님의 댓글

선출 작성일

제대로 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듯이
사법부 수장들도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뽑는 것이 좋겠지요.

권종상 님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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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님의 댓글

5,18 작성일

전두환 노태우가 비자금과 5.18 가해자로서 재판받고 판결 난것을 너무 시일이 촉박하게 끝나니 세계 언론이 말합니다
미국에서는 20년 이상 걸릴 사건이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10년 이상 걸릴 사건이라고 하였습니다

1950년대와 1960년대 초기에 김흥섭 판사님 생각이 간절합니다 사형 판결을 하고는 단에서 내려와 유가족들이게 머리 숙여 절하면서 지금 내가 판결한 것이 하느님 앞에서 옳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자기에게 유죄를 받은 죄인들에게는 항상 연하장을 보냈고 사형수에게는 사형전에 만나서
제가 판결한 판결문이 하느님편에 서서 보면 옳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인도적으로 생각하면
마음이 아픔니다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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