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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가 군사담론을 지배하자 (리유니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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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민
댓글 1건 조회 1,672회 작성일 12-03-1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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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유니 님의 글)


해가 중천에  때까지 즐겨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게으름을 이겨내고 이렇게 감격에 이기지못해 정돈되지 않은 글을 써내려가는건 모두 우리 가카의 덕입니다.

 

강정. 지금 그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 진실입니다. 아직도 4.3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제주에서 그때와 같이 대한민국 국군이 자신들이 지켜야  민간인들을 마치 테러범 다루듯이 함부로 대하고, 여기에  번도 청산된  없는 기득권, 수꼴들이 자신들만의 논리로  모든 폭력을 정당화는 현실.

 

위대하신 가카의 은총으로 우리는 나꼼수로 정치를 배우고, 나꼽살로 경제를 배우고, 저공비행으로 각종 기득권계층에 대해 배우고, 또 다른 많은 분야들에 대해 진보적 생각의 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자산은 세세한 정보라기보다는 이제 우리 옆집 아저씨에게도 쉽게 설명해줄  있는 우리만의 시작지점을 가지게 되었다는데 있습니다. 모두가참여할  있는 쉽고 넓은 토대가 마련되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이야 어륀지나는 캘리포니아 햇살마냥 찬란합니다 (씨바)

 

하지만 어딘가 아쉽지 않나요? 남과 북으로 갈라져 지내온 지난 60여 년의 역사, 장기군사독재로 체득화된 군국주의, 군사주의 문화, 거의 모든 한국 남자들에게 아쉬운 군대문제, 그 곳에서 확대재생산되어온 우리사회 전반에 흐르는 '한국식' 군대문화, 툭 하면 터지는 북풍과 서울불바다론 등등..

 

이미 기존에 접근하기 쉽지 않았던 많은 분야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위의문제들을 이해하기엔 뭔가 무척이나 허전합니다. 


군사담론


 한번도 군사담론은 진보의 논리에 정면으로 등장한 적이 없습니다. 평화론, 좋습니다. 평화를 위해 무기를 없애자는 논리, 다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군사에 대한 관심을 끊어버리면 안됩니다. 왜 우리들은 저들이 뱉어내는 앞뒤 안맞는 천안함에 대한 궤변에 대해서도 각각의 현상에 대한 반박만이 가능할뿐 전체적인 틀을 뒤흔들 논리를 던지지 못했을까요? 왜 서울불바다론을 끄집어내면 일단 겁을 먹고 보는 사람들이 많을까요? 왜 운동 열심히 했던 386세대들도, 우리나라는 일단 육군 60만은 되야한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을까요? 왜 강정해군기지가 한국의 자주국방과 자주외교에 치명적 걸림돌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할까요? 그동안 진보가 군사담론을 애써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진보가 군사담론을 장악해야 합니다. 그것이 단기적으로는 군대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장기적으로는 제대로된 개혁이  적이 없는 국군을 선진화하고, 이상적으로는 군대의 필요성을점차 줄여나갈  있는 토대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아직도 우리 자랑스런 독립운동가들이 부르던 노래를 가르치지 않고, 한국전쟁에서 베트남전에서 '여성위안부'를 운영했던 과거를쉬쉬하는 충실한 쇼와황군의 직계자손 대한민국 국군을 진정한 우리의 군대로 바꿀  있는시작입니다. 툭하면 북풍 불러오는 저쪽 딴나라마법사들 딴나라로 관광보내버릴  있는 우리의 요술봉입니다.

 

황국신민의 준말 국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통일담론을 지배하기 위해서도, 한국군대가 왜이리 조까튼지를 알기 위해서도, '신성한' 국방의 의무가  신성하지 않은지를 알기 위해서도, '대한민국'이  대한민국인지를 알고 여기 사는게  이리 갑갑한지 조금이라도  알기 위해서도 진보는 군사담론을 지배해야합니다.

 

그래서 어쩌자는거냐?

 

토대를 만들자는 겁니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몇몇의 똑똑한 전문가가 아닙니다. 군사란 분야에 대해 진보적 철학으로 생각을 시작할  있는 쉬운 틀이 필요합니다. 우리 엄마도 이해할  있는 쉬운 틀. 모두가 가지고   있는 나꼼수가 마련한 정치놀이처럼.

 

한국 밀덕후들은 남이 버린 제품 설명서 달달외우면서 정신승리 외치는 애잔한 아이들입니다. 그 순수한 정신적 자위행위는 백분 애닯지만 젓가락으로 라면 국물 먹자는 그들의 주장엔 동조하기 싫습니다. 소위 '보수'측의 '군사전문가'들의 수준 또한 여기서 그닥 멀리 나가지는 않아서, 이번엔 포크로 라면 국물 먹는게 유일한 대안이라는데  얘네한테 애정이 안갑니다. 그런데  정도 수준의 주장을 TV에서 떠들어대도 제대로 반박할만한 사람들이 우리주위엔 흔치 않습니다. 어떻게보면 그동안 군사담론은 한국진보들에겐 금기에 가까운 영역이었거든요.

 

하지만 강정이 있습니다. 도저히 무시할  없는 간절함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미해군과 일본해군자위대의기항지가 제주도에 추진되고 있습니다. 해군과 공군의 발목을 잡을게 뻔한 최악 중의 최악의 위치선정을 국익(누구의?)타령하며 휘파람부는데 도대체  우리는 저런 얄팍한 군사논리에도 반박하지 못하는겁니까?

 

해군과 공군의 아주 간단한 작전개념도와 육군과의 차이를 조금만 알아도 저들의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논리요? 있습니다. 증거요? 전세계에, 그리고 인류의 역사에 널리 퍼져있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아는 사람만 알고 우리들은 잘 모릅니다. 시민들이 감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한민국 군대는 여전히 온전히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감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후광과 노짱 이후에도 여전히 그들은 60여년  그대로입니다. 이제 진보가 모여서 정치, 경제, 각종마피아 가지고 저글링할 때 거기에 군사라는 공 하나를 추가합시다. 이름만 거창하지 사실 별것 없거든요. 놀잇거리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이제 다함께 모여서 쫄지말고 신나게 놀아보면 됩니다.

 

지금  시간에도 폭탄이 터지고 사람들이 짐짝마냥 내던져지고 있습니다. 이제 안타까움에서 벗어나 행동을 취해야할 때입니다. 의지만 있다면 방법이야 만들면 됩니다.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올 때까지 무한정 기다리지 않고 필요한 곳에 우리가 찾아가려는 의지만 있다면, 무조건 됩니다.

 

방법론에는 많은 의견이 있을  있고 여러 현실적 방안도 있겠습니다만 일단  잉여스런 글은 여기서 접겠습니다. 

오늘  목적은 문제제기니까요.

 

강정 이상 우리는 기다리고만 있을  없습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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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꼬님의 댓글

물꼬 작성일

정말 좋은 말씀이자 뼈아픈 지적입니다.

어찌보면 진보세력을 헛점을 아주 예리하게 짚어낸 것이겠습니다.

물론 나그네님 같은 분이 있어 충분한 군사담론을 시발할 수 있는
근거가 있기도 했지만 그에 같이 생각을 담을 수 있는 저변인구가
매우 취약했던 것이 사실이고

그러다보니 전쟁은 안된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식의 구태의연한
구호에만 그치게 된 감이 분명 있습니다.

만약 줄이어 다양한 군사적 담론으로 널리 발전될 수 있었다면 
강정사태의 물꼬를 다른 방향으로 돌릴 수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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