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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차라리 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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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민
댓글 0건 조회 1,668회 작성일 12-05-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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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팡 무극이아빠 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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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부정선거라는 악재는 멀리 보면 호재다. 오히려 다행이다.

분명 이번 총선은 진보정당의 약진에 다시오기 힘든 기회였다. 그런데 못 살렸다. 그 원인은 스스로에게서 찾아야 한다. 
진보정당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진정성이 아니라 대중성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대중적 진보정당'을 외치면서 대중성을 갖추기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다.
그 잘난 진정성이 문제였다. 결국에는 이렇게 무너질 진정성... 도덕성의 또 다른 이름인 진정성이 문제였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진보의 발목을 잡는 것은 늘 그들 자신이었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세상을 아래로 깔아보는 ‘뼛속까지 밴 거만함’이 문제였다. 그리고 그 거만함의 근거는 늘 자신들의 우월한 도덕성이었다. 그런데 그게 무너진 거다. 

이제 어디 가서 잘난 체 하기 걸렀다. 
대중적 진보정당을 하려면 진작에 목과 어깨에 힘을 뺐어야 했다. 그런데 그게 안 됐다.
뼛속을 지나 영혼까지 고품격, 초순수, 울트라캡짱 순결한 진보인지라 본능적으로 목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일반 대중을 깔아보는 습관이 고쳐지지가 않았다. 
지들도 이대로는 답이 없는 거 알고 통합을 했으면서, 막상 선거에 돌입하고 보니 본!능!적!으!로! 고품격 진보스러운 행태를 보이고 만 거다. 

노무현대통령과 이명박을 등치시키고, 참여정부를 짝퉁진보로 몰아붙이던 수준에서 단 한 발짝도 진보하지 못하던 진보가 이제 그 잘난 도덕적 우월함이 무너졌다.
겉으로 깨끗한 척 하느라 목욕탕도 못 갔는데, 이제는 후련하게 목욕탕 가서 때 밀어도 된다. 
감추느라 애 썼다. 이제 해방이다.

국민은 정당의 도덕성과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자세와 능력에도 주목한다. 
이제는 수습하는 자세와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빨리 책임있는 자들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사람들은 처음부터 자신의 자리가 아님을 인정하고 빨리 물러나야 한다.
시간끌면 안된다. 공멸이다.
확인사살도 안된다. 공멸이다.
서로 총질해봐야 더 추해 질 뿐이다. 공멸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오직 '신속한 수습과 반성하는 자세, 그리고 꾸준한 개혁의지'다.

비례의석 3석을 포기하는 것 역시 그 잘난 '진정성 콤플렉스'다. 나쁘게 말하면 도마뱀 고리자르기다. 그래서 잘난 진정성 인정 받으려고? 아서라.
처절하게 지켜야 한다. 단, (현재는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난후에는)국민이 납득할 만한 인사들로 대체해야 한다. 거기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정치인에게 별 기대 안한다. 괜히 진보가 설래발 치다가 스탭 꼬인거다.
이명박에게 도덕성 기대했던 국민이 과연 있었을까? 
국민이 이명박에게 화가 난 건 부정부패 때문이 아니라 무능함 때문이다. 
국민은 애초부터 이명박에게 도덕적인 기대 따위는 없었다. 오직 돈 잘 벌게 해 줄 것 같은, 빚 내서 산 내 아파트 값을 수단방법 안 가리고 올려 줄 것 같은 능력에 주목했을 뿐이다. 그런데 뚜껑 열고 보니 능력은 개뿔, 그나마 가지고 있던 것 마저 다 털어먹는 무능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거다. 
국민은 도덕적 결함이나 부정부패 따위 때문이 아니라 이명박의 무능 때문에 화가 났다.

‘성공한 CEO’ 이명박에게 실망한 국민은 이제 박정희의 딸 (잘 살게 해 줄 것 같은)박근혜와 ‘착하면서도 성공한 CEO’ 안철수를 두고 저울질 중이다. 
고작 이명박 5년의 학습으로 찾은 해답이 이거다. 이게 대한민국 수준이다.

진보정당은 더이상 도덕적 우월성으로 타정파와 국민 위에 군림하려 들지 말고(하긴... 이제 뭐 하고싶어도 그리 못하게 됐다. 이거 잘 된거다. ㅡ.ㅡ), 국민을 더 잘 섬기면서 능력을 인정받는 길을 가야 한다.
진보는 깨끗해서 진보가 아니다. 
도덕성은 보수나 진보나 다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진보적 가치로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며 잘 섬겨서 능력을 인정받다 보면 국민이 진보의 어깨에 도덕성이라는 훈장을 달아 줄 것이다.
애초부터 도덕성은 구호가 아닌 국민이 달아주는 훈장이었다.
제발 구호 말고 상식으로 정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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