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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유치 만큼 중요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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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paceneedle
댓글 0건 조회 1,637회 작성일 12-06-2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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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9일 파나마에서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란 국제기구의 유치를 놓고 서울이 독일 본과 경합했다. 회원국들이 5개 나라 도시를 놓고 벌인 1·2·3차 투표에선 서울이 연속 1위를 했다. 하지만 서울과 본만 남은 마지막 표결에서 43대 47로 역전당했다.

독일 본은 1999년 정부 청사와 의회가 베를린으로 옮아간 후 국제기구 허브 도시로 변신했다.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기구)·UNCCD(유엔사막화방지협약기구) 등 유엔 기구만 17개를 유치했고, 유엔 직원 950명이 일하고 있다. 본은 인구 30만을 겨우 넘는 중소 도시지만 1년 내내 국제 협상이 벌어진다. 독일인들은 본을 '유엔 시티'라고 부른다.

독일 본과 우리가 국제기구 유치를 놓고 다시 한 번 겨루고 있다. 이번엔 인천 송도신도시가 나섰다. 유치 대상은 GCF(녹색기후기금) 본부다. GCF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돕자는 목적으로 선진국들이 돈을 출연해 세우기로 한 국제기구다. 2020년부터 연 1000억달러씩 기금을 조성하기로 돼 있다.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이 될 거라는 말을 듣고 있다.

이번에 본에 빼앗긴 IPBES는 사무국 직원이 30~40명인 국제기구지만 GCF는 500명이다. GCF를 유치하면 송도신도시의 위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기후변화 관련 국제회의와 워크숍이 끊이지 않게 된다. 고급 지원 인력 일자리도 상당수 생긴다. 인천시는 경제 파급효과를 연간 3800억원이라고 계산하고 있다. 그래서 인천시는 9월 완공 예정인 33층짜리 아이타워 빌딩의 15개 층 2만1500㎡(약 6500평)를 영구적으로 무상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송도 컨벤시아 회의실도 연간 20일 내주고 전기·수도·통신 같은 인프라와 세금 지원도 하겠다는 것이다.

유치 경쟁엔 독일의 본과 스위스 제네바를 비롯해 6개국 도시가 뛰어들었다. 정부 판단으론 연 700만유로(약 103억원)의 운영비와 본부 건물 지원을 약속한 본이 강력한 맞수다. 선진국 12개국, 개도국 12개국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결정하는데 9월쯤 결판이 난다.

GCF 유치에 관여하는 한 정부 인사는 "올림픽 유치에 못지않을 만큼 중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일과성 행사를 진행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연간 1000억달러를 주무르는 기구가 온다면 한국 금융 산업이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우린 몇 십년 사이 상당한 성취를 이뤘다. 그러나 아직도 내놓을 만한 국제기구 하나 가진 게 없다는 건 문제다. 대한민국이 정말 세계의 중심 국가 대열로 들어서려면 이젠 질적(質的) 도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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