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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별의 세계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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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3,382회 작성일 22-10-2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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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하고 그이께서 계속하시였다. 《현오어머니와 큰어머니가 함께 써보낸 편지를 받았소. 베이징회의에 갔다와서 쓴 편지였는데 비전향장기수의 딸들답게 자식들을 수령결사옹위의 총폭탄으로 잘 키우겠다고 했더군. 그래서 현오도 부모들의 뜻대로 원쑤들과 용감히 싸운게 아니겠나. 잊지 말라구. 우리가 왜 비전향장기수들을 불굴의 통일애국투사로 높이 내세우는지… 투사라는 말의 참뜻을 현오도 알겠지. 정의의 위업에 한생을 바치는 사람, 청춘도 생명도 다 바쳐 끝까지 싸우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라는것을, 그래서 우린 항일혁명투사들과 꼭같이 통일애국투사들을 내세워주는거요. 그저 영웅들이 아니라 투사들이란말이요. 그러니 현오, 꼭 이들처럼 살며 싸워야 해. 알겠지?》

《최고사령관동지!》 현오가 말씀드렸다. 《저도 꼭 투사들처럼 살며 싸우겠습니다.》

《좋아, 난 그걸 믿소.》

그이께서는 현오의 머리를 쓸어주시였다. 이윽고 구석쪽에 서있는 중대장을 돌아보시였다.

《동무가 처벌받은 중대장이요?》

《그렇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소리지르지 말구 조용조용… 그런데 왜 밤중에 면회를 왔소?》

그가 주밋주밋하는것을 보고 원장이 잰 말씨로 중대장동문 매일 근무를 마친후 30리길을 달려와 자기의 옛 대원을 돌본다고 말씀드렸다.

《음-》

그이께서는 더 묻지 않으시였다. 원장에게 중상당한 전사를 완치시켜 초소에 다시 세우라고, 그것은 최고사령관이 직접 주는 특별임무라고 강조하시였다.

《이제 비전향장기수들이 다 돌아올 때》하고 그이께서는 생각깊으신 어조로 덧붙이시였다. 《현오도 맨 처음 달려가 맞이해야 할게 아니요. 총멘 전사의 름름한 모습으로!… 그러면 김진서로인은 생각할거요. 고마운 조국이 이렇듯 장한 손자들을 키워냈구나, 당의 품에서 내 손자들도 영웅으로 자라났구나! 하고말이요.》

《장군님.》 원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드렸다.

《꼭 완치시켜 초소에 세우겠습니다.》

《난 믿소. 믿기때문에 부탁하는거구.》

그이께서는 마지막으로 현오에게 다시금 따뜻한 고무의 말씀을 주시였다.

밖에서는 서늘하고 습한 서북풍이 어둠에 잠긴 골안을 휘젓고있었다. 가물에 시달린 대지에 마침내 비를 뿌리려는것 같았다.

다시 운전대를 잡고 차를 달리신다. 처음부터 고속이다. 전조등의 밝은 불빛이 어둠을 찢으며 시꺼먼 숲과 바위벼랑턱, 골짜기의 말라가는 개울을 언듯언듯 비치군 한다. 험하고 구배심한 아득령이다. 한 굽이를 돌면 또 아찔한 벼랑턱이 불쑥 나타난다. 바퀴밑에서 자갈돌들이 튕겨나고 급제동을 거는 아츠러운 소리가 울리면 어느새 다음번 벼랑턱으로 전조등불빛이 날아가 박힌다.

부관의 신음소리, 혀를 깨무는것이 알린다. 언제든 그이께서 차를 모실 때마다 가슴이 졸아들어 신음하는 그였다. 등잔심지처럼 바질바질 타드는 가슴을 쥐여뜯다 못해 그는 부르짖었다.

《장군님, 위험합니다. 제발 속도를…》

《일없소. 걱정말구 잠이나 자오.》

《어떻게… 제가 어떻게 잠을 다 자겠습니까. 장군님, 이건 과속입니다. 전…》

《아, 일없다니까. 굼벵이처럼 기여서야 어떻게 혁명의 먼 길을 가겠소!》

그이께서는 롱조로 말씀하시지만 가슴은 마냥 뜨거우시다. 바람같이 차를 달리면서도 심현오며 중대장 유진국, 사단장 림철과 자신께서 만나보신 수많은 전사들을 생각하신다. 바로 그들을 혁명의 기둥으로, 주력군으로 삼고 시련많은 혁명의 먼길을 헤쳐가시는 그이이시였다.

드디여 아득령마루에 올라섰다.

차를 멈추신다. 수행원들이 달려왔다. 갈 길은 멀고 또 먼데 그이께서 차를 세우시는 까닭을 알수 없었던것이다.

《좀 쉬고갑시다.》

모든것이 어둠속에 묻혀있었다. 먼 산발… 저기 가물거리는 불빛아래 원한의 콩크리트장벽이 있다.

부지중 오래전 일이, 어버이수령님을 모시고 어느 한 농촌마을에 가셨을 때의 일이 떠오르신다.

조국해방전쟁이 끝난지도 여러해가 지났건만 그 마을 한 농가의 부뚜막에는 전장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위해 따로 지은 밥그릇이 놓여있었다. 매일같이 새로 밥을 지어서는 부뚜막에 놓아둔다는것이였다. 아들이 전사했다는 통지서를 받았건만 그 집어머니는 그것을 믿지 않고있었다. 믿지 않았을뿐아니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이 식으면 아들은 영영 돌아오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어머니였다.

그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밤깊도록 뜨락을 거닐며 깊은 생각에 잠겨계시였다.

《그 어머니에게 아들을 보내줄순 없을가. 살아있는 아들을 다시 만나게 해줄순 없을가?…》

아픔에 젖어든 수령님의 음성은김정일동지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지시였다. 하여 그이께서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을 개건확장할 때 그 어머니의 아들사진을 가져다 영원한 전사의 모습으로 조각상을 세우도록 하시였다. 그리고 늙으신 어머니를 불러오시였다.

그날 어머니는 뜻밖에도 전승기념관에 서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게 되였다. 불뿜는 적의 화구를 향해 육박하는 전사, 영원히 살아있는 영웅전사의 모습… 어머니는 아들을 어루쓸면서 처음으로 흐느껴울었다.

《아들아, 내 아들아, 우리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너를 다시 이 에미품에 안기게 해주셨구나!…》

바로 그 어머니처럼 이 나라의 수많은 어머니들이 돌아오지 못하는 아들들을 기다리고있다. 더운밥 한술도 목에 걸려 잘 넘기지 못하면서 머리에 백발을 떠이고 기다리다가 눈을 감군 하였다. 인제는 어머니조국이 백발이 된 그 아들들을 기다리고있다. 기다리는 마음이 식으면 그 아들들은 영영 돌아오지 못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어둠속 멀리를 이윽토록 바라보며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오늘 비전향장기수 김진서로인의 외손자를 만나고보니 더욱 생각이 많아집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참기 어려운 시련도 많았고 가슴아픈 일도 많았지만 비전향장기수들을 데려오기 위한 사업과 조국통일문제를 한시도 잊지 않았고 근기있게 내밀어왔습니다. 경제적난국이 말이 아니였지만 선군후로의 원칙에서 인민군대를 혁명의 기둥으로, 주력군으로 내세우고 고난을 박차며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고 험합니다. 피눈물의 몽상 3년에 그러했던것처럼 계속 겹쌓인 시련과 난관을 뚫고나가야 합니다. 그러자면 총대를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김광철, 길영조영웅들과 오늘 우리가 만나본 그 나어린 전사처럼 모두가 목숨바쳐 사회주의조국을 지키는 영웅전사들로 키워야 합니다. 비전향장기수들을 데려오는 문제도 뭐니뭐니 하지만 총대의 위력이 기본입니다.

인제는 우리의 선군령도와 선군정치에 대하여 내놓고 말할 때가 되였습니다. 물론 군사중시정책은 우리 당이 어느 시기에나 일관하게 견지하여왔지만 선군정치방식은 최근년간 더욱 엄혹해지는 정세의 요구를 반영하여 내가 새롭게 내놓은것입니다. 만일 처음부터 선군정치를 한다고 했더라면 적들이 갖은 험담을 다 퍼부었을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도 우리를 걸고들수 없게 되였습니다. 적들까지 북조선의김정일령도자가 군대를 주력군으로 삼고 전당, 전국, 전민을 결속한다고 떠들고있습니다.》

그이께서는 수행원들인 인민군대의 중요지휘성원들을 차례로 둘러보시였다.

《우리의 선군혁명령도, 선군정치방식은 마치와 낫우에 총대가 있다는 새로운 진리를 의미합니다. 이 총대를 더욱 굳건히 다져야 합니다. 그래서 우린 쉴 새가 없는데… 계속 분발하여 뚫고나갑시다. 조국통일의 그날까지 신들메를 풀지 말고 싸워나갑시다.》

인민군대지휘성원들인 차수와 대장들이 허리를 꼿꼿이 펴며 대답올렸다.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다시 차들이 발동소리를 울렸다. 끝없이 이동하는 최고사령부가 또 출발을 서두르고있다. 엷은 구름장속에서 잠간 다리쉼을 하고있던 보름달도 어느새 얼굴을 내밀었다.

달은 온밤 그이께서 타신 승용차를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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