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야전렬차 30 > 통일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통일게시판

장편소설 야전렬차 30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5,443회 작성일 22-12-15 23:12

본문

20221116163611_114e7c8fed0903e75148e9a3accd7c2e_wbkq.jpg

제 30 회


30

 

10월 중순.

가을답게 높이 들린 연푸른 아침하늘에는 갓 열매껍질을 터뜨린 목화솜같은 하얀 구름송이들이 점점이 떠다녔다.

김정일동지께서 타신 야전렬차는 밤새 아호비령산줄기가 뻗어내린 중부지대의 거차령을 넘고 쉬임없이 동해선을 달렸다.

새벽녘에 렬차는 단천에서 서북방향내륙으로 띠오리처럼 뻗은 철길을 따라 마천령의 험준한 계곡과 산발을 느린 속력으로 감돌아 종착역인 대흥에 도착하였다.

그이께서는 어제 종일 새로 건설한 자라공장과 대동강돼지공장, 대동강그물공장을 현지지도하시였다. 그 공장들은 인민들에게 실질적인 덕을 줄수 있는것으로 하여 그이의 관심속에 있었다.

그이께서 현지지도를 마치고 또 몇가지 사업을 끝내셨을 때는 날이 썩 어두웠다.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동지께서는 하루밤 쉬고 래일 아침에 함경남도로 떠나시라고 간곡히 말씀드렸지만 김정일동지께서는 굳이 밤렬차로 평양을 출발하시였다.

강성국가건설을 위해 일떠선 함경남도사람들의 결사의 투쟁기풍과 창조본때를 온 나라에 일반화하여 인민생활향상에서 결정적전환을 이룩하자는것이 그이의 숭고한 뜻이였다.

격동하는 새 세기 10년대의 첫해인 이 2011년에 동해지구에서 천만의 심장, 온 나라를 끓게 하는 새로운 비약의 불길을 지펴올리시려고 김정일동지께서는 대소한의 강추위가 몰아치는 정월달에도 함남도에 가셨고 눈비 쏟아지는 이른 봄철과 폭양이 내리쬐는 무더운 삼복철에도 함경남도에 대한 강행군현지지도를 계속하시였다.

2. 8비날론련합기업소, 흥남비료련합기업소, 룡성기계련합기업소, 대흥청년영웅광산, 룡양광산… 경제의 명맥을 좌우하는 함경남도의 굴지의 대규모기업소들에서 제힘으로 세계에 솟구쳐오르려는 강한 민족자존의 정신, 모든 일을 손색없이 해제끼는 투철한 창조기풍, 자력갱생의 정신이 맥박치도록 하기 위해 그이께서는 얼마나 마음써오시였던가.

역홈에 내리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중나온 도당책임비서 윤정기와 낯익은 광산일군들과 인사를 나누시였다.

《그새 잘들 있었습니까.》

그이께서는 안개구름발이 서린 북두봉산정에 시선을 주시였다.

《광산당비서, 어서 북두봉 로천채굴장으로 안내하라구.》

《장군님, 북두분광산에는 엊그제 눈이 내렸습니다. 바람이 불고 춥습니다.》

리천일이 걱정스레 말씀올렸다.

《내 그래서 솜옷을 입고왔소. 우리 나라에서 제일 높은곳에서 광석을 캐는 로동계급인데 만나보기요. 대흥광부동무들이 우리 식의 새로운 다량채굴방법을 연구하지 않았소. 어떻게 됐는지 보고싶소.》

《장군님…》

리천일은 목이 메이는지 선뜻 말을 잇지 못하다가 언제부터 속에 품었던듯 감격에 겨워 말씀드렸다.

《장군님께서 저희들의 다량채굴방법을 적극 지지해주시고 과학기술심의까지 현지채굴장에서 열도록 해주시여 여러가지 좋은 기술안들이 안받침되였습니다.》

《내가 채굴공학기술을 얼마나 안다고 지지했겠소. 난 그저 서유럽광업의 오랜 채굴공학리론보다 조선의 대흥광산에 발을 붙이고 일하는 광부동무들의 대담한 창조적지혜를 믿었기때문입니다. 그래 어떻소? 기존리론을 타파한 채굴방법이 실험단계에 들어갔소?》

《실험단계채굴은 전달에 성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지금 북두봉 로천채굴장에서 한창 그 다량채굴방법으로 광석을 캐고있습니다.》

《중앙광업연구소장동무도 채굴장에 있겠지?》

《예, 채취공업성 국장이랑 광산 설계가들이랑 다같이 현장기술지도를 하고있습니다. 장군님, 이번에 우리 광산은 채굴공학기술자들한테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주 좋은 일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윤정기와 수행일군들을 둘러보시였다.

《우리 당의 과학기술중시정책이 낳은 열매입니다. 과학자, 기술자들이 실험실 탁상머리를 떠나 들끓는 생산현장에 깊이 들어가야 강성국가건설을 힘있게 떠밀수 있습니다.》

승용차들은 북두봉산정으로 향한 눈서리 깔린 굽이길을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다.

차디찬 안개발이 눈부신 아침해빛에 녹아 어디론가 흩어진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차창밖에 시선을 주시였다.

경사급한 북두봉아래 골짜기전경이 안겨든다. 맑은 개울물줄기를 사이에 두고 량쪽 산기슭에 아담하게 즐비하니 늘어선 소층살림집들과 문화후생건물들, 광산관리부청사와 로동자문화회관이 보인다. 비록 좁은 산협곡에 펼쳐졌지만 광산마을이 아니라 옹근 하나의 광산도시라할수 있다.

그이께서 새 세기가 시작되면서 처음으로 여기에 오셨을 때 대흥광산형편은 얼마나 한심했던가. 좁다랗게 보이는 하늘아래 잡관목숲마저 버성긴 돌산골짜기에 드문드문 자리잡은 생산건물들과 판석지붕을 한 개척당시 지은 귀틀집과 판자집들, 산릉선 곳곳에 널린 감자뙈기밭들이 그이의 마음을 아프시게 하였다. 변변치 못한 채굴설비들로 하여 광산작업은 힘겨웠고 광석생산은 보잘것없었다.

그이께서는 거대한 마그네사이트광체보물고를 깔고앉은 대흥을 일떠세우시기 위해 끌끌한 제대군인들과 현대적인 채굴설비들, 대형운광차들을 보내주시였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러모로 도와주시였다.

대흥청년광산에 대한 그이의 기대와 믿음은 열매를 맺었다.

10년도 채 안되는 기간에 조선에서 가장 높고 골깊은 궁벽한 이 광산이 온 나라가 부러워할 정도로 현대적으로 변모되였고 소리치며 일떠선것이다. 비싼 남의 나라 콕스탄을 집어던지고 제 나라의 무연탄으로 마그네샤크링카를 생산해내고 척박한 산골마을이 부유한 광산도시로 전변되였다.

그이께서는 대흥광산이 영웅광산으로 되고 계속 앞장에서 줄기차게 진군해가는 경험과 비결을 찾아내고싶으시였다. 두해전에 오셨을 때 그점에 대해 느끼는바가 크셨지만 이제는 그런 훌륭한 모범이 심산속의 한 기업소단위에 머물게만 해서는 안되는것이다.

승용차들은 해발고가 1 700m인 북두산정 맨 꼭대기의 흰눈깔린 공지에 멈춰섰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전처럼 다리가 불편스러운감을 느끼시였으나 광산일군들앞에서 내색을 않으시고 차에서 내리시였다. 걸음새가 부자연스러워질가봐 마음을 쓰시며 로천채굴장이 내려다보이는 공지의 변두리쪽으로 가시였다.

운무가 서린 눈덮인 산발들의 정수리가 아득히 저 멀리로 파도쳐간 그곳 대륙쪽에서 찬바람이 불어왔다.

오싹 추워나셨지만 그이께서는 가을숲과 눈서리에 정화된 차고 신선한 대기를 마시니 가슴이 시원히 열리는것 같으시였다.

《이 북두산정에서 벌써 올겨울눈을 보는구만.》

그이께서는 언뜻 정초무렵 당중앙위원회청사 집무실에서 인민생활향상대진군의 웅지를 지니시고 함박눈 내리는 창밖을 내다보던 저녁을 상기하시였다.

어느새 300여일이라는 나날이 너무도 살같이 흘러갔다는 아쉬움에 젖어드시였다. 조국과 인민을 위해 할일이 아직도 중중첩첩 겹친 이 산발들을 다 합친것보다 더 많고많은데 시간은 잠시도 멈춰서지 않고 강물처럼 흘러가기만 한다. 한해가 다 흘러 가을이 짙어가고 높은 산에 눈이 왔건만 자신께서는 인민에게 어떤 풍성한 열매를 안겨주었는가. …

그이께서는 강성국가건설을 위해, 인민생활향상을 위해,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그동안 불철주야 해오신 하많은 일들에 대해서는 다 잊어버리시고 조국의 부강과 인민의 행복에 바친것이 적은것만 같이 생각되시였다.

《지배인, 로천채굴장설명은 하지 말라구. 직접 눈으로 보면 되지.》

김정일동지께서는 착정기 돌아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시며 바가지처럼 움푹 들어간 거창한 계단식채굴장을 내려다보시였다.

여러대의 불도젤들이 퉁탕거리며 경사진 계단의 박토층을 밀어내고있었고 굴착기들은 분주히 팔을 휘저어 대형운광차들에 검누른 박토를 퍼담았다. 채광공들은 박토층을 떼내여 하얗게 드러난 마그네사이트광석체에 착정기를 들이댄다. 얼마 안있어 두부모 잘라낸듯 한 커다란 광석덩이들을 운광차에 실어 대형파쇄장으로 날라간다. 거기서 적당한 크기로 파쇄된 광석은 제창 콘베아를 타고 락광정에 떨어지는데 하얀 마그네사이트돌가루가 안개처럼 피여오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박토를 실은 《자주》호운광차들이 층층이 뻗은 채굴장계단길로 질서있게 달려가는것을 보시며 말씀하시였다.

《그러니까 저 로천채굴장 한계변두리경사각을 종전보다 훨씬 크게 정했다는것이 다량채굴방법의 골자겠소?》

《그렇습니다.》

광산지배인은 장군님께서 이 북두로천채굴장의 일을 자상히 알고계시는것이 기뻐서 말씀드렸다.

《채굴장한계변두리 경사각을 새롭게 정했더니 박토처리량을 800만㎥나 줄이게 되였습니다. 운광차들이 그만한 량의 박토를 실어나르자면 굉장한 품이 듭니다. 불도젤과 굴착기들의 가동도 수월하게 되였습니다.》

《원가를 낮추고 광석을 다량생산할수 있게 됐다는거지. 정말 큰일을 했습니다.》

그이께서는 광산지배인과 리천일당비서를 대견스레 보시였다.

수지안전모와 작업복어깨에 하야니 마그네사이트가루먼지가 앉은 여러명의 사람들이 돌투성이 언덕길을 급히 올라와 그이께 인사를 드렸다. 중앙광업연구소 소장 리대세와 채취공업성 실무성원들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다량채굴방법의 현장과학기술심의를 끝낸 후 지금껏 광산에 남아 광부들의 대담한 착상이 성공되도록 도와준 이 성실한 과학자, 기술일군들의 돌가루 묻은 손을 힘있게 잡아주시였다.

《수고들 했습니다. 소장동무는 평양에서 만났을 때보다 건강이 더 좋아져보입니다.》

《장군님, 대흥청년영웅광부들한테서 과학자의 대담성과 기백을 받아가진 덕인것 같습니다.》

《옳습니다. 들끓는 현장은 과학실무일군들의 용광로이고 배움터입니다. 나도 이 광산에 와 체험하는것이 많습니다.》

그이께서는 호방스레 말씀하시였다.

장군님께서 도내 현지지도를 하실 때면 될수록 앞에 나서지 않고 공장, 기업소 일군들 뒤켠에 말없이 서서 수첩에 적기만 하는 윤정기도당책임비서가 그이의 곁으로 다가왔다.

《장군님… 찬바람이 세게 부는데 너무 오래 서계십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는 윤정기의 얼굴을 띄여보시고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내려가자구.》

그이께서는 그칠새없이 불어치는 북두봉바람을 맞으시면서도 다량채굴방법이라는 새로운 기적을 창조해내여 마그네사이트보물덩이를 푹푹 캐내는 대흥광부들의 작업모습을 오래도록 보고싶으시였다. 조국의 가장 높은 일터라고 할수 있는 이 장쾌한 산정로천채굴장은 그이의 마음을 무던히도 끌어당기였다.

착정기소리와 파쇄장의 동음, 굴착기와 운광차들의 발동소리는 광산 어데가나 들을수 있는것이였지만 북두산정의 거창한 음향은 해묵은 기존채굴리론을 타파하고 조선로동계급의 슬기를 과시한 대흥광부들의 장중한 교향곡이라 할수 있었다. 자신의 마음속에 울리는 이 교향곡은 마땅히 로천채굴장에서만이 아니라 온 나라의 공장, 기업소들에서도 울려야 할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북두산정을 내려오신 다음에도 쉬이 돌아가지 않으시였다. 계획된 일정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이께서는 대흥광부들과 일군들이 자랑하고싶어하는것을 일일이 다 보아주시였다.

락광장들에서 부서지는 가루광석으로 생산한 경소마그네샤, 톱밥점결제로 만든 무연알탄, 경소2차제품으로 제작한 출입문, 파도형스레트, 합판, 타일과 같은 록색건구들… 2년남짓한 사이에 무진장한 마그네사이트광석부원을 가공하여 이룩한 광산의 자랑은 많았다.

《대흥청년영웅광산이 영웅광산답게 일을 잘하고있습니다.》

그이께서는 광산이 자체의 무연알탄과 산소농화공기로 생산한 청옥돌같이 아름다운 빛이 나는 마그네샤크링카덩이를 손으로 집어드시였다.

《내가 바라던것이 바로 이거요. 콕스를 쓰지 않고 우리 나라 무연탄으로 구워낸 크링카가 얼마나 아름답소. 비취색보석인들 이보다 더 멋있고 귀하겠소. 장차 수십억톤이 넘는 대흥마그네사이트광체를 값눅은 광석원료로 팔지 않고 이렇게 진귀한 고순도크링카로 가공하여 비싼값으로 팔게 되였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대흥광산로동계급이 조국의 부강건설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되였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만족하시여 지배인뒤켠에 서있는 리천일을 앞쪽으로 나오라고 손짓하시였다.

《광산비서가 자기가 키워낸 지배인과 손을 맞잡고 일을 많이 했습니다. 두사람 다 광석이 아니라 이 크링카보물덩이같은 일군들이야. 그렇지 않소, 도당책임비서? 도당위원회도 광석덩이가 크링카보물로 되는데 이바지했지.》

그이께서 유모아적으로 말씀하시자 윤정기는 겸손한 긍정의 미소를 띠웠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이 적은 윤정기책임비서의 남모르는 수고를 생각하시였다. 윤정기도 정초에 리천일비서가 다량채굴방법도면을 가지고 다니며 채취공업성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켰을 때 뒤에서 그것을 바로잡고 도와주느라 크게 왼심을 썼다. 그러나 언제한번 겉으로 나타내는적이 없다.

《그간 도당위원회가 광산에 대한 지도를 잘했습니다.》

그이께서는 짤막히 부언하시였다.

《대흥광산이 흥하게 된것은 높은 과학기술실력에 기초한 광산당위원회의 진취적인 사업기풍, 당의 광업정책을 결사관철해내는 혁명적인 일본새에 비결이 있다고 봅니다. 리천일비서와 지배인, 광산당위원회일군들은 다 채굴공학기사들이고 생산기술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입니다. 때문에 당사업이 광부들의 정신력을 발동한다는 식의 일반적인 정치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오늘날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게 과학기술과 생산을 구체적으로 밀접히 결합시키는데로 광부들과 기술자들을 조직동원했습니다. 그렇게 머리를 써서 마그네샤크링카생산의 주체화를 실현했고 다량채굴방법과 같은 기적을 창조했습니다. 대흥광산의 일군들과 로동계급은 다 기술자, 연구사들이고 애국자들입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제 고장의 자원을 어떻게 보물로 만들고 제 고장을 어떻게 번듯하게 꾸리고 사는가 하는데서 나타납니다. 대흥로동계급이 이런 조국애를 지녔기때문에 두메산골에 광부도시를 일떠세우고 생산을 꽝꽝 해대면서 부러운것없이 살고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리천일의 잔등을 두드려주시였다.

《사람은 일이 보배라고 당일군이 광산을 이렇게 잘 끌구나가니 대견하구만. 고맙소. 앞으로도 일을 잘하시오.》

그이께서 승용차쪽으로 가시자 리천일비서는 급히 따라서며 우물쭈물하지 않고 청을 드렸다.

《장군님… 장군님께서는 기차길도 끝나는 마천령 막바지 대흥에 여러차례 찾아오시여 세계적인 광산으로 일떠세워주시고 우리 광부들이 잘살도록 해주셨는데 저희들은 장군님께 식사 한끼 변변히 대접해올리지 못했습니다. 장군님께서 대흥땅에 유명한 농마국수라도 잡숫고 가셨으면 하는게 저희들의 소원입니다.》

《농마국수라… 광산비서가 비위를 부리는걸 보니 아직도 내한테 자랑할게 더 있는것 같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손으로 뒤더수기를 긁적거리는 리천일을 향해 넌지시 웃으시였다.

《국수집이란 말이지.》

그이께서는 멀찌감치 아래켠 산비탈에 자리잡은 조선기와를 얹은 처마가 번듯 들린 《대흥국수집》을 바라보시였다. 산세에 어울리게 집도 잘 지었고 간판도 멋지다. 2009년 5월에 오셨을 때 광부들의 살림집과 문화회관, 화초원, 체육관, 목욕탕에 이르기까지 광부도시의 곳곳을 다 돌아보시면서도 돌층계가 너무 많아 걸어올라갈것 같지 못하시여 들리지 못한 국수집이였다.

그이께서는 언젠가 리대세소장이 대흥광산에 갔다와서 국수집종업원들이 자신께서 다시 오면 모실수 있게 비탈진 언덕에 있는 국수집 돌층계를 에도는 우회도로를 만들었다고 하던 가슴뜨거운 이야기를 상기하시였다.

녀성들의 힘으로 옹벽공사를 하여 우회도로를 내고 개울에 승용차가 다닐 다리까지 건설하자니 얼마나 수고를 했겠는가. 자신께서 다시 오시기를 얼마나 간절히 소원했으면 그랬겠는가. 어데가나 이렇게 좋은 인민이 나를 기다리고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북두봉 로천채굴장에서 내려오시여서도 경소제품들과 록색건구들을 생산하는 직장들과 작업반들을 일일이 돌아보시느라 무척 힘드시였지만 이번에는 국수집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되리라고 생각하시였다.

《광산비서, 가보자구. 대흥국수집에서 광부들과 산골사람들한테 농마국수랑 감자떡이랑 어떻게 만들어 봉사하는지 보자구.》

미구에 김정일동지께서 타신 승용차는 널직한 개울다리를 건너 옹벽길을 에돌아 《대흥국수집》이라고 써붙인 명판아래 현관앞에 멈춰섰다.

자지빛 꽃무늬비로도천으로 지은 조선옷을 차려입은 동실한 얼굴에 무척 올차보이는 나이듬직한 녀성이 그이께 깊숙이 허리굽혀 인사를 올렸다.

고개를 든 녀인의 사려깊은 두눈에 어째선지 눈물이 그렁히 차올랐다.

《국수집 책임자입니까?》

《예 … 》

《허, 눈물부터 앞세우면 날 어떻게 안내하겠소.》

그이께서는 책임자녀성이 반가움과 행복감에 젖어 운다고만 생각지 않으시였다.

자신께서 승용차에서 다리를 불편스레 움직여내리는것을 이 녀성이 다 보았으니… 자신의 건강때문에… 아마도 그래서 더 눈물을 흘리는것이라고 짐작되시자 애써 자연스런 걸음을 내짚으시였다. 다행이 계단 하나 없는 인조석무늬미장을 한 평탄한 현관길로 해서 제창 국수집홀에 들어설수 있으시였다. 국수집책임자와 종업원들의 미거가 여기서도 안겨오시였다.

그이께서는 허리를 굽히시고 봉사홀에 차려놓은 음식진렬대를 들여다보시였다.

첫 단에는 고기쟁반국수와 쟁반국수, 강냉이국수, 감자지짐과 송편, 절편, 찰떡이 먹음직스레 담겨져있고 두번째 단에는 고사리나물과 두릅나물, 도라지, 참나물, 참취절임 같은 대흥산나물이 꽃접시마다 소담하였다.

그이께서는 세번째 단에 있는 보리차와 오미자차, 들쭉단물과 솔잎술, 도토리로 만든 술까지 눈여겨보시였다.

《이게 다 광부들과 대흥주민들에게 봉사하는 음식이란 말이지. 원료는 어데서 가져오나?》

그이의 물으심에 국수집책임자가 어줍게 대답올렸다.

《저희들이 부업밭에서 농사지어 보장합니다.》

《장군님, 국수집종업원들이 농사짓는 산너머 운천등판부업지에 가보면 감자와 강냉이, 밀, 도라지, 들쭉과 산나물에 이르기까지 없는것이 없습니다. 부업지농사는 광산에서 밭갈이나 거름운반 같은걸 좀 도와주는게 있지만 국수집종업원들이 제힘으로 겨울에는 거름을 장만하고 봄부터 가을까지는 봉사를 교대로 하면서 원료보장농사를 이악하게 짓고있습니다. 돼지와 닭도 많이 길러 고기감도 자체로 충당합니다.》

리천일의 은근한 자랑에 그이께서는 감동되시였다.

광부들과 전쟁로병, 영예군인들, 주민들에게 봉사하는 국수집종업원들의 수고가 헤아려지시여 진렬대에 차려놓은 이 갖가지 음식들을 흥미로 무심히 보게 되지 않으시였다.

녀성들의 힘으로 사계절을 눈비 맞으며 등판에서 작물을 자래워 음식원료를 장만하고 이렇게 먹음직스레 료리하여 봉사한다는것이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음식원료와 재료들을 보장받는 평양의 봉사망들에 비하면 두곱세곱의 노력을 바쳐야 하는 힘겨운 봉사활동인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진렬대 맨끝에 있는 두툼한 책을 당겨보시였다.

《이게 국수집봉사활동기록장인가? 〈우리 국수집 자랑〉이라, 제목이 좋구만.》

그이께서 주홍빛비로도천을 씌운 뚜껑을 번지시자 줄곧 어줍게 서있던 국수집책임자가 홀연 나서더니 첫페지에 정히 씌여진 글을 손으로 가리키며 반죽좋게 말씀올렸다.

《장군님, 제가 읽어도 되겠습니까?》

《무슨 글인데?》

《장군님께서 2009년 5월 20일 우리 대흥광산에 오셨을 때 하신 말씀입니다.》

《내가 한 말이면 그냥 번지지.》

《저는 사람들앞에서 꼭 읽고싶습니다.》

《허…》

그이께서는 승낙도 거절도 못하시고 올차면서도 비위도 부릴줄 아는 책임자를 건너다보며 웃음을 지으시였다.

그러자 국수집책임자는 옷깃을 여미고 정중히 읽어내려갔다.

《대흥국수집이 멋있습니다. 잘 지었습니다. 지금 국수집에서는 영예군인들과 로병들에게 우선적으로 봉사해주고 로력혁신자들과 주민들에 대한 봉사도 잘하여 국수집을 찾는 사람들이 당의 고마운 혜택을 누리고있다는데 좋은 일입니다. 중앙에서 내려온 일군들이 대흥국수집에서 만드는 국수맛을 보고 신흥관국수에 못지 않다고 한다는데 국수를 잘하는것 같습니다.》

《그래, 생각나. 내가 이 국수집층계가 너무 많아 올라가보지 못하고 한 말이지.》

김정일동지께서는 윤정기도당책임비서와 수행일군들을 둘러보시였다.

《이 산골도시 대흥의 국수집책임자가 일욕심만 많은가 했더니 걸작이야. 능청스러운데가 있소. 자기네 국수집을 자랑할줄 안단 말이요.》

《국수집동무들은 장군님께서 하신 말씀대로 실지 봉사활동을 잘하고있습니다. 신흥관이 울고갈 정도입니다.》

윤정기가 인정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고 식탁에서 전쟁로병들과 광부들이 즐겁게 식사하는 장면들과 국수집종업원들의 다양한 봉사활동을 담은 사진들이 안받침된 기록장페지를 하나하나 번지며 다심스레 보아주시였다.

《책임자, 여기에다는 뭐라고 썼나?》

《광산마을학교 졸업생이 쓴 반영글입니다.》

《읽으라구.》

대흥국수집 책임자는 자기들이 한 일에 대한 그

댓글목록

profile_image

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위에서 계속)

자기들이 한 일에 대한 그이의 정깊은 관심이 너무 고마와 다시금 눈물이 그렁해서 읽었다.

《우리는 오늘 이 고향의 국수집에서 어머니들이 지성껏 차려준 농마국수를 먹었습니다. 하늘아래 첫 동네 대흥고향의 정취였습니다. 조국보위초소로 떠나는 들뜬 마음에 음식맛을 잘 느끼지 못하였지만 고향의 정든 사람들의 목소리, 고향의 사랑, 고향의 부탁을 그대로 가슴깊이 간직했습니다. 은빛중학교 졸업생 조충혁.》

《소박한 반영글이지만 대흥광산의 정취가 그대로 풍기누만. 국수집종업원들이 이 심산속에서 사람들에게 고향을 사랑하고 조국을 사랑하도록 봉사활동을 참 잘하고있습니다. 정말 기쁘오.》

김정일동지께서는 못내 대견하여 칭찬하시고는 국수집 대중식사칸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그이께서는 참나무식탁이며 다래나무를 휘여만든 걸상을 만져보시였고 뜬김이 서려도는 주방칸도 들여다보시였다. 주방에서는 흰 위생복을 입고 운두높은 흰 모자를 쓴 료리사들이 분주히 음식조리를 하고있었다.

《료리사들이 광부의 안해들인가?》

《예, 90년대에 붉은기를 들고 평양에서 우리 광산에 탄원해온 처녀들도 있습니다. 장군님께서 보내주신 제대군인광부들과 가정을 이루고 삽니다.》

리천일의 설명을 들으신 그이께서는 나직이 뇌이시였다.

《처녀시절에 평양에서 왔단 말이지.》

봉사홀쪽으로 천천히 걸어나오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뒤따르는 국수집 책임자에게 나직한 어조로 부탁하시였다.

《걸상을 줄수 없겠소? 내 다리가 좀 아파 그래. 식당걸상을 하나 가져다주오.》

책임자는 그이께서 앉으실 편안한 걸상을 미리 마련하지 못한것을 후회하며 황황히 뛰여가서 딱딱한 식당걸상을 가져왔다.

김정일동지께시는 걸상에 편히 앉으시였다. 이제 대흥광산을 떠나 룡양광산에도 가야겠는데 이만한 시간도 걷기 힘들면 어쩌랴 하는 걱정에 마음이 무거워지시였다.

전면붕괴식 다량채굴, 다량락광처리를 하고있는 룡양광산의 현대적인 6월5일갱안에랑 해서 걸어서 들어가보셔야 할데가 많은것이다.

《국수집책임자, 주방에 가 평양에서 탄원해왔다는 광부의 안해를 한사람 데려오라구.》

책임자가 데려온 중년나이의 료리사는 감격해서 어쩔바를 몰라했다. 이름은 김진희이고 룡성은하피복공장에서 재봉공으로 일하던 녀성이였다. 보기 좋은 키에 쌍까풀진 눈빛이 무척 선량해보이는 녀인이다.

《진희동무는 대흥광산에 탄원해올 때 몇살이댔나?》

그이께서는 의자등받이에 팔을 얹으시고 따뜻이 물으시였다.

《스물한살이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쉽지 않은 결심을 했댔구만. 대흥광산이 보통산골이 아니라는걸 알았댔소?》

《첨엔 잘 몰랐습니다. 밤중에 기차를 타고오면서 보니까 길옆에 층층이 불빛이 환해서 고층아빠트들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보니까 가파로운 산경사면에 단층집들이 들어차있는게 아니겠습니까.》

《평양에는 누가 있소?》

《어머니와 오빠가 있습니다.》

《장군님.》 리천일비서가 말씀올렸다. 《진희동무는 평양에서 온 다른 처녀들과 같이 광산에서 일하다가 국수집에서 또 10년가까이 봉사활동을 하고있습니다. 감자농사도 잘 짓고 료리솜씨도 대단합니다.》

《이제는 마흔살이 넘었겠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료리사녀인을 대견스레 바라보시였다.

《평양에서 탄원해와 고난의 행군시기에는 광산을 일떠세우는데 한몸바쳐 일하고 지금은 광부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헌신한다니 평양처녀들이 정말 용소. 기특하오. 동무들은 마흔고개를 넘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평양처녀들입니다. 심산속에서도 붉은기를 날리며 사회주의조국을 지킨 순결한 열정을 지닌 녀성들입니다.》

그이께서는 못내 기쁘시여 봉사홀을 나서시였다.

《날씨도 좋은데 대흥국수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자구. 책임자, 료리사평양처녀들을 다 오라고 하시오. 봉사복을 입은 주방차림새가 더 좋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국수집바깥계단에 서시여 주방쪽에서 행복감에 넘쳐 달려나오는 료리사들을 맞이하시였다.

《돌계단이 찬데 앉지 마오. 병이 날수 있어. 서서 찍자구. 내옆에 가까이들 오라구.》

그이께서는 하얀 봉사복차림의 료리사녀인들에게 옹위되시여 자신께서도 진정 광부들을 위해 봉사하는 이 료리사들을 고무하신다는 기쁜 심정으로 사진을 찍으시였다.

《책임자, 기념사진을 인차 보내줄테니 봉사활동기록장에 붙이라구. 밑에는 평양처녀들이라고 큼직이 쓰고. 나도 동무들이 보고싶을 때마다 사진을 보겠소. 마천령의 대흥땅에서 광부들을 도와 내 조국 부흥을 위해 헌신하는 평양처녀료리사들을 생각하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승용차에 오르시였다.

그이께서는 멀어지는 차창으로 눈물을 훔치며 헤여지기 아쉬워 달려오는 료리사녀인들을 향해 손저어주시였다.


서비스이용약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Copyright © 2010 - 2023 www.hanseattle1.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