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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야전렬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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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1,560회 작성일 22-11-1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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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회


2


《총리동무, 차가 식겠습니다.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눕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집무탁을 에돌아오시여 채성림이 송구스레 몸을 붙인 긴쏘파에 앉으시였다. 그리고 손수 차잔을 들려주시고 채성림이 따끈한 차를 불어가며 마시는것을 지켜보시였다.

이렇게 가까이 마주앉아보니 채성림은 그전보다 퍽 늙었다. 검버섯이 돋아난 얼굴의 살갗은 윤택이 적고 거칠어보이기까지 했다. 그전날 자신께서수령님을 찾아가실 때마다 반겨맞아주군 하던 채성림은 50대중반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머리칼이 검은빛이였고 온화하면서도 정력에 넘쳐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검은 머리에 흰서리가 내렸고 몸가짐에는 로인티가 다분히 느껴졌다.

《총리동무는 원래 허리병때문에 고생한적이 있지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내각사업을 책임진 채성림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부담이 상당히 크리라고 생각되시였다. 그러나 어쩔수없이 맡긴 총리직무였다.

나라의 부강발전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해 한평생을 바쳐오셨고 인민의 행복을 위해 내각수상이 되시고 주석이 되시여 인민경제사업을 총괄해오신수령님을 보좌해드리고 수령님곁에서 경제와 일본새를 배운 일군이였으니 그중 적합하리라고 믿어지시였다.

실지로 채성림은 작년 한해동안에 당의 뜻대로 경제사령부로서의 내각의 권위를 세우고 인민경제전반사업을 통솔력있게 끌고나갔다. 나라의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는데서 랑비를 줄이고 실질적인 리익이 없는 경제사업성과는 배제했으며 내각산하의 성, 중앙기관들은 물론 공장, 기업소들이 사회주의계획경제의 엄격한 규률을 지키면서 절약하고 증산경쟁을 벌리도록 요구했다.

《장군님, 별일 없습니다. 장군님말씀대로 내각청사를 떠나 공장, 기업소들에 자주 나가다녔더니 쩍하면 허리가 띠끔띠끔 쑤시고 아프던게 싹 달아나버렸습니다. 허리병이란게 사무실에만 붙박혀있는 책상주의자한테 생기는 직업병인것 같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평소에 거의나 웃음을 찾아보기 힘들고 말수더구가 적은 채성림이 류달리 밝은 기색을 짓고 긴 설명을 하는걸 보고 자신을 안심시키려 하는것임을 짐작하시였다.

《그러니 허리가 띠끔띠끔 쑤신적이 있단 말이지요. 최고사령부 경위중대시절에 당한 상처가 도지는게 아닙니까?》

《아, 아닙니다. 전쟁때 파편자리는 아문지 오랩니다. 이젠 흔적도 거의나 없습니다.》

채성림은 황황히 손을 내저었다.

《나이 많아지면 옛 상처가 도지기 쉽습니다. 묵은 상처는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드문합니다. 병원에 가서 검진도 하고 진찰도 받으십시오. 그리구… 겨울나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주을이나 달천온천에 료양을 가서 허리병치료를 좀 합시다.》

《장군님!…》

채성림은 목메여 인차 말을 잇지 못했다.

《저의… 건강은 념려마십시오. 장군님께서… 몹시 축가셨습니다. 지난해에 저와 내각이 일을 쓰게 못해서 장군님께서 온 한해를 인민생활을 위해 풍찬로숙하시며 고생하시게 했다는 자책감이 큽니다.》

《총리동무는 몸을 돌보지 않고 밤을 패며 일하지 않았습니까. 명절날조차 변변히 휴식을 못했고 현지료해차로 지방의 공장, 기업소들에 늘 출장나가있었다는걸 내 다 알고있습니다. 자, 우리 이런 이야기는 그만두고 실무적인 사업토론을 합시다. 나는 내각이 제출한 문건들보다 나라의 경제형편에 관한 총리동무자신의 기탄없는 분석과 방조를 듣고싶습니다. 우리가 올해에 경공업을 발전시키고 인민생활을 결정적으로 높이자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무엇이 걸렸는가, 풀수 있는 방도는 무엇인가… 물론 지난해에 우리는 경공업발전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물질기술적토대를 튼튼히 축성했다는데서 성과가 큽니다. 이제는 인민들이 나라가 부흥하고 생활이 유족해진다는것을 실지로 느끼게 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할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김정일동지의 진지하신 말씀은 채성림의 감상적인 기분을 변화시키고 책임감을 깨우쳐주었다.

《장군님, 인민생활에서 절박한것은 우선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푸는것입니다.》

채성림은 앞차탁에 놓은 두툼한 사업수첩을 펼쳐들었으나 그것을 보지 않고 솔직한 심정을 말씀올렸다.

《장군님께서 고난의 행군시기부터 식량문제에 깊은 관심을 돌려오시여 농업생산을 늘일수 있는 기본토대가 마련되였습니다. 전국적으로 농촌의 부침땅이 거의나 토지정리되여 알곡수확고가 훨씬 높아지고 농민들이 기계로 농사를 헐하게 짓게 되였습니다. 자연흐름식물길공사를 해서 가물걱정을 모르게 되였구 남흥이랑 화학비료생산을 늘일수 있는 전망도 좋습니다. 그런데도 농사형편이 나아지지 않는것은… 저를 비롯하여 농업부문 일군들과 내각의 경제지도일군들이 일을 잘하지 못하는데 근본원인이 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량팔을 가슴에 얹으며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최근년간에 농사를 잘 짓지 못하다보니 나라의 식량사정은 의연히 긴장합니다. 지금 세계가 식량위기를 겪고있고 더우기 제국주의반동들이 우리를 고립압살하려고 계속 악랄하게 책동하고있는 조건에서 식량은 어디에 가서 얻어올데도 없고 우리에게 식량을 주겠다는 나라도 없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진중한 어조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당에서는 어떻게든 식량을 자급자족하기 위해 농업부문에서 종자혁명을 하고 두벌농사, 감자농사, 콩농사를 틀어쥐고 밀고나가도록 했지만 크게 전진이 없습니다. 당과 국가앞에 알곡생산을 책임진 농업전선의 참모부인 농업성이 사무실에 앉아 전화나 문건으로 지시하고 숱한 통계자료들을 받아들이는 식으로 일해가지고는 먹는 문제를 풀수 없습니다. 지도일군들이 농촌현실에 내려가 땅냄새, 거름냄새, 풀냄새가 몸에서 물씬물씬 풍기도록 농장원들과 같이 일하면서 그들을 불러일으키고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감심의 표정으로 사업수첩에 열심히 적어나가는 채성림을 보며 한결 부드러운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총리동무, 벌써 새해에 접어들었지만 농촌에서 전기와 화학비료, 박막, 기름, 농기계, 뜨락또르부속품들과 같은 영농자재들이 부족되고 국가적공급형편이 어렵다는것을 나도 알고있습니다. 총리동무의 영농물자창고가 든든하게 당적, 국가적조치를 취합시다. 정초부터 농사분위기를 크게 세웁시다. 농사에서 기본인 땅과 종자, 물, 사람 네가지요소가 다 우리한테 준비되여있으니 농사를 잘 지을수 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심신이 무척 피로하시였지만 총리와 마주앉아 새해경제사업방향을 의논하는 이 담화를 정치로선적측면만 강조하면서 간명하게 짧게 하실수 없으시였다.

경제전반에 걸리는 모든 문제, 설사 그것이 경제라는 거창한 대기계의 한구석에 박힌 나사못과도 같은 작은 문제라도 인민생활과 관계되는것으로 하여 중시하지 않을수 없었고 자신도 모르게 심혈을 기울이게 되시는것이였다.

담화가 전력과 석탄, 금속, 철도운수… 기간공업발전과 관련한 화제를 넘어 경공업부문에 이르렀을 때 김정일동지께서는 어쩐지 가슴이 무죽하고 피로감이 한층 더 겹쌓이는감을 느끼시였다.

피로의 느낌은 몸이 휴식해야 한다는것을 알리는 신호이다. 휴식은 바로 잠이다. 한 십분간이라도 사업부담을 덜고 쪽잠에 들고나면 몸이 거뜬할것 같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차잔을 들어 식은지 오랜 차물을 한모금 드시였다. 그런데도 피로감은 가시지 않고 무죽하던 가슴도 열리지 않는다. 숨을 깊이 들이쉬였지만 불쾌감이 더해지는듯싶으셨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알릴듯말듯 한 동통이 느껴지신다.

다행히 지난해 늦은 여름에 2. 8비날론련합기업소와 흥남비료련합기업소를 현지지도하고 렬차강행군으로 돌아오실 때 차칸집무실에서 불시에 엄습해오던 가슴동통에 비하면 지속되지 않고 피로감과 함께 점차 가슴울림은 물러가는 기미였다.

그이께서는 사업수첩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있는 채성림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편안히 숨을 내그으시였다. 시간을 봐서 주치의사한테 증상을 말하고 진찰도 받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드시였지만 동통이 사라지고 가슴이 편안해지자 그전처럼 또 별일없으려니 여겨지시였다.

《총리동무, 흥남비료련합기업소의 수소정제탑 설비수입은 어떻게 됐습니까. 중국 상무부가 아직 납입하지 못하고있습니까?》

《장군님… 우리가 바짝 재촉하니까 중국 상무부는 수소정제탑들을 산동성 연대항에 가져다놓긴 했지만 여전히 승인이 있을 때까지 기다려달라면서 짐배에 싣지 않고있습니다.》

《민수용수소정제탑들을 놓고 〈2중용도〉요, 〈유엔제재대상항목〉이요 하면서 못되게 노는것은 미국이 하는 짓거리겠지.》

《그렇습니다. 미국놈들이 〈와쎄나협약〉에 걸어 중국에 압력을 가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우리와 해당 절차대로 수소정제탑관련계약을 맺고 막대한 외화까지 받고서도 미국의 눈치만 보면서 어쩌지 못하고있습니다.》

《지난날 화장품원료도 화학무기에 쓰일수 있다고 통제했고 적재함이 긴 자동차는 미싸일운반용이나 발사차량으로 리용할수 있다고 수출을 막아나선 미국이니 어떤 유치한 제재책동인들 하지 않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담담한 어조로 계속하시였다.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자기의 경제적리해관계때문에 비위를 맞추거나 머리를 숙이는건 그 나라의 존엄에 관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와쎄나조약〉에 해당되지도 않는 일을 가지고 우리 나라가 피해를 볼수는 없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생각이 깊으시였다.

흥남비료련합기업소 가스화 1계렬공사전투가 이제는 마감단계에 이르렀는데 아직도 암모니아가스화계통에서 심장부라 할수 있는 수소정제탑들을 들여오지 못하고있는것이다.

《장군님, 내각에서는 수소정제탑수입문제가 풀리지 않아 작년 10월에 우리 나라를 방문한 중국의 법무위원에게도 제기했습니다. 그는 연회때 그 말을 듣고 격해서 중국에 돌아가면 계약위반자들을 혼쌀내고 설비를 보내주겠다고 다짐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너무 소식이 없어 12월초에는 우리 무역성에서 중국 상무부에 강한 론조의 독촉전보를 보냈습니다.》

채성림은 그 전보문이 탁자의 사업수첩옆에 놓여있기라도 한듯 눈길을 떼지 못한채 흥분어린 목소리로 계속했다.

《수소정제탑들은 군수용무기생산과는 아무 인연도 없는 순수 화학비료생산설비이다, 조선에서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풀기 위해 알곡을 더 많이 생산하자고 그 가스화대상설비를 수입한다는거야 중국 상무부가 설계상에 있어서나 제작, 용도측면에 있어서 너무나 잘 알고있지 않는가, 당신들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와쎄나협약〉에 꼬물도 위반되지 않는다, 미국에 조선과 무역거래에서 별다른게 없다는걸 배짱있게 들이대서 계약대로 보내지 않고 납입기일을 한정없이 끄는것은 결국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압박정책에 편승하는거나 같다, 공정한 국제무역규범에도 어긋나는 이런 부당한 처사는 조중친선관계발전에 모순되고 그늘을 던진다 이런 내용의 전보를 보냈습니다.》

《할말을 했습니다. 경제무역관계문제는 언제든지 국가적존엄, 국가의 리익이라는 커다란 정치적문제를 내포하고있기때문에 당당히 주견을 세워야 합니다. 계약 해당 나라들에 굴욕감과 손해를 주는 국제무역질서와 관례란 있을수 없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준절히 말씀하시였다.

그이께서는 밤늦도록 채성림총리와 경공업발전에 절실히 요구되는 원료, 자재수입문제, 자금문제, 자원개발문제 등 경제발전과 관련되는 현안문제들을 심도있게 론의하고 과업과 방도를 주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홀계단에서 채성림총리를 바래주시며 걱정스레 말씀하시였다.

《총리동무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지워놓아 마음이 개운치 못합니다.》

《장군님… 내각이 응당 걸린 문제들을 연구하고 경제를 원만히 풀어나가야겠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금년에는 장군님께서 구체적인 가르침을 주셨는데 힘껏 일해서 인민생활을 쑥 높이겠습니다.》

《건강에 류의하십시오.》

김정일동지께서는 채성림을 바래우고 집무실에 돌아오시였다.

집무탁에는 비준을 기다리는 밀린 문건들이 더미로 쌓여있었다.

그이께서는 펼쳐놓은 문건들에 때로는 붉은 원주필로 밑줄을 긋고 가필도 하시면서 구체적으로 봐나가시였다.

밤시간이 흐르고 집무탁우의 문건더미가 퍼그나 줄어들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매 문건들에 적절한 결론, 대책안들을 활달한 필체로 써나가시면서도 줄곧 무거운 심중은 덜지 못하셨고 마음은 멀리 흥남비료련합기업소 갈탄가스화대상공사장에 가계셨다.

화학비료공업의 주체화를 실현하는 길은 아직도 순탄치 않다. 우리 나라에 없는 수입원료와 많은 량의 전기로 화학비료를 생산하던 종전의 낡은 비료생산공정, 원가는 엄청나게 높은데 효률은 비할바없이 낮은 지난 세기의 묵은 생산체계를 들어내는것은 지극히 옳은 결단이였다.

고난의 행군시기부터 지금껏 16년세월 김정일동지의 가슴을 허비던 가장 큰 아픔중의 하나가 인민들의 식량문제였다.

그이께서는 어떻게든 나라의 식량문제를 풀기 위해 별들도 조으는 깊은 밤 승용차를 달려 철령을 넘으시여 하얗게 새벽서리 깔린 창도군 대백리의 뙈기밭에서 토지정리의 불길을 지펴올리시였다. 그리하여 불과 몇년안팎에 나라의 대부분 부침땅이 드넓은 기계화포전으로 천지개벽하였다.

이제 알곡생산문제에서 걸린 고리는 화학비료였다. 그렇다고 많은 외화를 들여 새로 비료공장을 들여올수는 더구나 없었기에 흥남비료련합기업소에 우리의 원료와 연료에 의한 갈탄가스화비료생산공정을 건설할 결단을 내리신것이다.

갈탄가스화에 의한 암모니아합성공정을 건설하면 전기소비량은 5분의 1밖에 안된다. 수입원료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나라에 흔한 갈탄이 주원료이다. 연료, 전기, 원가, 실리, 효률… 화학비료생산의 모든 요소들에서 주체성, 경제적효과성이 확고히 담보되고 화학공정의 최신기술이 도입되는 이 공사를 금년중에 완공하는것은 농사문제, 알곡생산문제해결에서 결정적의의를 가진다.

갈탄가스화에 의한 암모니아생산공정이 이토록 중요한것으로 하여 김정일동지께서는 2009년 2월의 밤에 흥남에서 락원까지 천리길을 렬차강행군을 하시여 대형산소분리기문제를 푸시였다.

흥남비료련합기업소를 찾으실 때마다 기업소구내에 지난 세기의 묵은 설비들을 털어버리고 우후죽순처럼 새로 일떠서는 탑들과 거대한 탕크들, 은백색으로 번쩍이는 관들을 얼마나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시였던가.

산소송풍기 합성압축기, 암모니아합성탑, 감속기들, 발브들, 불수강관들에 이르기까지 갈탄가스화에 의한 암모니아생산공정의 숱한 설비들을 거의다 제작설치하였는데 지금에 와서 탄산가스청정계통의 심장부인 수소정제탑을 들여오지 못하고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종이에 《수소정제탑》이라고 큼직이 써놓으시고 밑줄을 그으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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