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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디 국정원 탓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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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0건 조회 3,341회 작성일 13-03-3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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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시대의 재도래인가요? 국가정보원이라고 꼭 단정할수는 없겠지만, '모종의 세력'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불법 선거개입을 폭로하고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 낸 진선미 의원의 이메일을 해킹하고, 그 보좌관과 심지어 이 문제를 다뤘던 뉴스타파 기자들의 이메일도 해킹했다는 뉴스를 접한 순간, 다시 원세훈의 얼굴이 커다란 이미지로 떠오르는 것은 거의 조건반사 수준이었습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부 의원의 이메일을 해킹하는 것, 선진국이면 생각도 못할 일이지만 늘 그 선진국 진입을 부르짖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선 아직도 '당연한', 최소한 '있을만 한' 일인 모양입니다.

 

그러잖아도 이번에 드러난 정보기관의 국내 개입 부분은 참 부끄럽습니다. 그 행위 자체도 부끄럽지만, 그 내용으로 보면 더더욱 부끄럽습니다. 최고급의 엘리트로서 선발되어 자기 나름대로 국가를 지키겠다는 자부심과 젊은 모험심으로 시작했을 그들의 커리어. 그게 '댓글알바'로 전락했을 때 얼마나 부끄러웠을까요?

 

하긴, 국가정보원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중앙정보부 시절, 군대 최고의 엘리트였던 박선호 중정 의전과장은 자기의 일이 목숨걸고 조국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최고 권력자 박정희의 채홍사라는 것 때문에 늘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국 김재규의 명령 때문이기도 했지만 스스로의 자괴감 때문에도 10.26 에 보다 적극적으로 가담할 수 있었을 겁니다. 영화 '그때 그 사람들'에서는 이 박선호의 심정을 한석규씨가 잘 표현해내고 있지요.

 

뉴스타파가 5회가 가장 최근 제기한 의혹이 맞다고 가정하고 보면, 이제 그들은 국내 인사들의 이메일을 빼내는 '해커'로 전락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채홍사나 댓글알바보다는 수준 높은 일이네요. 그런데, 그게 그게 왜 국내의 자국민이어야 할까요? 그들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고 신경쓸수록 진짜 그들이 지켜야 할 국가 안보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뻔히 보이잖습니까. 북한의 대남 긴장수위는 더욱 높아가고, 도발지수도 올라가는데, 이럴 때 국내의 정권반대세력을 쫓아다니는 게 옳은 건지, 아니면 시시각각 변화는 국제정세를 파악하고 여기서 북의 동향을 역추적하여 정확한 정보들을 걸러내어 국민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에 일조해야 하는지는 삼척동자도 뻔히 알 수 있을텐데...

 

물론 이게 어디 국정원 탓이겠습니까. 다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는' 세력 때문이고, 특히 '정권 안보'와 '국가 안보'를 구별 못하는 세력, 더 정확히 말하면 국가보다는 자기 밥그릇 지키기가 앞서는 세력들 때문이겠죠.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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