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야전렬차 16 > 통일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통일게시판

장편소설 야전렬차 16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5,349회 작성일 22-12-02 01:49

본문

20221116163611_114e7c8fed0903e75148e9a3accd7c2e_wbkq.jpg

제 16 회


16


다음날 정오무렵에 김정일동지께서는 집무실에서 중앙광업연구소 소장 리대세를 만나주시였다.

두어달남짓한 사이에 리대세의 외모는 몰라보리만큼 달라졌다. 광업연구소 사무실에 노상 붙박혀있어 창백하다못해 해쓱하니 피기 없어보이고 볼언저리와 눈가에 잔주름살이 가득했던 얼굴이 볕에 검실검실 탔고 주름살이 다 펴진듯 했다. 학자풍모는 싹 없어지고 광산로동계급속에 몸을 잠근 거쿨진 일군맛이 났다.

《광업연구소 소장동무가 그새 퍽 젊어진걸 보니 대흥 북두산정공기가 좋긴 좋은 모양입니다.》

그이께서는 리대세의 꽛꽛한 손을 잡아주시며 말씀하시였다.

《대흥광산에서 언제 돌아왔습니까?》

《한 열흘가량 됩니다.》

《왜 그날로 날 찾아오지 않았습니까. 소장동무를 몹시 기다렸는데.》

《장군님께서 바쁘시다기에…》

《늘 바빴지요. 그렇지만 소장동무가 온줄 진작 알았더라면 만사를 불구하고 시간을 내지요.》

김정일동지께서는 팔걸이의자를 리대세한테 권하시고 자신께서도 앉으시였다.

《이번에 나이많은 국가과학기술심사성원들이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대흥땅현지에 가서 수고를 했겠습니다.》

《응당 할 일이였습니다. 장군님의 말씀대로 오래간만에 광산에 내려갔더니 배운것두 많구 느낀 점도 많습니다. 과학기술심의는 평양의 과학원사무실이 아니라 해당 공장, 기업소현지에서 하는걸 원칙으루 삼아야 할것 같습니다. 설계도면이나 리론적주장, 기술문건상으로 추상성을 면하지 못하고 인식되던 문제점들이 에누리없는 현장기술검증을 동반하니 시비를 명백히 가르게 되였습니다.》

그이께서는 한시바삐 대흥청년영웅광산에서 제출된 새로운 로천채굴방법의 성사여부를 들어 궁금증을 풀고싶으시였지만 참고 기다리시였다. 잘 구워진 고질마그네샤크링카마냥 진한 검록색을 띤 리대세의 학자답게 침착한 눈빛을 보니 인차 본론에 들어갈것 같지 못했다. 하긴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심사성원들이 사무실책상을 떠나 광산현지에서 얻은 체험소식도 흥미가 있으시였다. 그 반향이 긍정적인걸 보면 다량채굴방법이 기각된것 같지는 않다. 혹시 현지국가과학기술심의에서 그 채굴방법이 락관적이 못되고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귀착되여 리대세가 그걸 단박에 말하기 꺼려서 에두르는것이 아닐가?

그이께서는 전번에 국가과학기술심의위원회 광업부문위원장인 리대세한테 자신의 의도를, 대흥광산당비서가 들고다니는 다량채굴방법이 성사되였으면 하는 강렬한 의향을 너무도 내비친것을 돌이켜보시였다. 그때 마그네사이트광석을 다량채굴하여 경공업발전과 인민생활에 보탬을 주고싶으시여 그리고 주체적광업기술개발의 대담성을 지지해주고싶은 심정을 누를길 없으시여 대흥광산로동계급의 편을 들어주시였다. 하지만 정치적의의와 경제적실리가 큰 과학기술문제일수록 신중성을 기해야 할것이였다. 과학기술문제에 대한 내용간섭이 아니라 해당 전문가들이 문제를 국가적립장에서 리치에 맞게 과학적으로 옳바로 해결하도록 떠밀어주어야 하는것이다.

《장군님, 이번에 저희들은 다량채굴방법심의를 북두봉 로천채굴장에서 했습니다.》

《그게 언젭니까?》

《3월 초순이였습니다.》

《북두봉에 눈이 쌓여있었겠습니다.》

《예, 령하 15℃의 추운 날이였습니다. 로천채굴장이 바가지안처럼 움푹한데도 눈바람이 어찌나 세괃게 불어대는지 채굴설계도면 귀퉁이마다 마그네사이트쪼각덩이를 지질러놓고서도 종이를 잡고있지 않으면 날아나군 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서두르지 않고 번지는 리대세의 이야기를 자상히 들어주시였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채취공업성 국장, 청진광산금속대학 로천채광공학박사, 광산설계실장, 김책공업종합대학 지질학부 채광강좌장, 중앙광업연구소장… 직함만 들어봐도 심사성원들이 나라의 채광학, 채굴, 광산설계분야에서 권위자들임을 알수 있다. 그런데 국가과학기술심의를 로천채굴장 변두리계단에서 조용히 진행할수 없었다. 춥고 바람이 불고 착정기와 굴착기들이 와릉거리며 돌아가고 광석과 박토를 실은 대형운반광차들이 계단길로 분주히 질주해서가 아니였다.

북두분광산 로천채굴장에서 다량채굴방법에 관한 과학기술심의를 한다는 소식을 들은 대흥청년영웅광산의 일군들과 기술자, 광부들이 하얗게 몰려온것이였다. 마치도 광산의 장래운명을 판가리하는 결전장이라도 되는듯 관심을 가지고 로천채굴장으로 모여든 그 사람들로 하여 심사성원들은 당황했고 심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처해졌다.

리천일광산비서는 모처럼 광산현장에서 열리는 국가과학기술심의에 지장이 될가봐 광산사람들더러 헤쳐가라고 했으나 그들은 좀처럼 물러갈 기세가 아니였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은 그제서야 다량채굴방법안이 광산 당비서와 몇몇 모험적인 기술자들이 착안한것이 아니라 오로지 마그네사이트광석을 더 많이 캐내겠다는 일념에 불타는 수백명 광부들과 광산 일군들과 기술자, 기능공들의 집체적인 지혜와 창조의 산물이라는것을 절감하였다.

몹시 감동한 그는 광산측에서 심사성원들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심의에 참가시키도록 하는 국가과학기술심사력사에서 전례가 없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그래 대흥광산에서는 어떤 동무들이 참가했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진지하게 물으시였다.

《북두분광산 지배인과 기사장, 부기사장, 기술발전과장, 탐측과장을 비롯해서 착정작업반과 굴착작업반장, 오랜 광부기능공들이 참가했구 리천일동무도 참가했습니다.》

《광산당비서야 다량채굴방법을 성사시키겠다고 말썽을 일으킨 사람이 아니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이 심의를 공정하게 못할것 같아 반대했는데 어떻게 된 노릇인지 천일동무와 대들이판언쟁을 벌리고 당일군이 기술문제를 부당하게 들고다닌다고 문제를 날카롭게 상정시켰던 채취공업성 국장이 두둔해나섰습니다. 천일동무를 당비서로서가 아니라 이전의 광산책임기사직분으로 참가시키자는것이였습니다. 국장이 대흥광산 로천채굴장에까지 내려와보고… 광산로동계급의 기세와 정신에 비해 자기 처사가 옹졸하구 편협했다는걸 느낀 모양입니다.》

《광산당비서가 기술자자격으로 참가했다. … 좋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웃음을 짓고 말씀하시였다.

《그러니 도당에서랑 문제를 세우지 않아도 두사람이 화해를 했겠소. 참, 기쁜 일입니다. 기술문제를 대하는 두사람의 옹친 맘을 풀어주고 하나로 만들었으니 광산로천채굴장이… 들끓는 현실이 좋긴 좋습니다. 그래, 심의를 어떻게 했습니까?》

《3일간에 걸쳐 했는데… 밤에는 기사장방에 모여 열띤 론쟁을 벌렸습니다. 사흘째되는 날에는 로천채굴기존방식을 거부하고 박토변두리경사각을 급하게 세우면 로천갱 중력중심이 파괴되여 계단채굴장이 무너질수 있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물러서기 시작했습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도 긍정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천일동무네 광산의 다량채굴주장파가 이겼다는겁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무등 반가우셨지만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신중한 어조로 물으시였다.

《심사에 광산측 사람들을 많이 참가시키는통에 다수를 이루는 그 동무들의 주장에 밀린것이 아닌가요?》

《아닙니다. 광산기술자동무들과 광부기능공들의 과학적이고 신빙성있는 론거를 들으니 기존로천광산채굴리론을 가지고 버티던 심사성원들의 주장이 도리여 빈약했으며 억지스럽고 현실감이 없었습니다.》

《소장동무는 결국 어느 편에 섰습니까?》

《대흥광산편에 섰습니다. 저야 원래 광부출신이 아닙니까.》

《광업부문 과학기술심의위원장이 지지표를 던졌으니 승부가 난셈이구만. 그래, 기존채굴리론대로 하지 않고도 로천채굴장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론거는 뭡니까? 광산전문가가 아닌 내가 리해되게 통속적으로 설명해주시오.》

《한마디로 저희들은 일전에 장군님께서 조선의 대흥광산암석이 지구반대쪽인 스웨리예나 도이췰란드의 암석과 같을수 있겠는가 하는 귀중한 말씀에서 리론적근거를 찾았습니다. 광업학계에 공인된 기존채굴리론에서 정해진 박토변두리경사각은 그 서유럽나라들의 광산지질에 기초하여 산출한 수자입니다. 지금 우리 광업연구소에서 대흥광산의 박토암반시료를 떠온걸 초보적으로 분석한데 의하더라도 기존박토변두리경사각보다 훨씬 크게 설정해도 계단채굴장의 안전성이 담보된다는걸 보여주고있습니다. 실지로 검덕이나 대흥땅의 자동차도로는 거의나 수직상태인 벼랑턱우에 뻗어있지만 수십년세월이 지났는데도 끄떡없다는건 그 자연적증명으로 됩니다.》

《소장동무, 대흥의 암반세기가 굳다고 박토변두리경사각을 너무 크게 설정하지는 마시오. 로천채굴장의 중력중심을 안전하게 보장하는 기존채굴리론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그이께서는 흥분하고있는 리대세의 열기를 식혀주고싶으시여 누그럽게 말씀하시였다.

《장군님, 그런 점이 우려되여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동무도 대흥광산사람들한테 말했습니다. 새로운 다량채굴방법은 세계적인 광산기존채굴리론의 완전한 타파나 배제가 아니라 수정보충으로 되여야 모험하지 않고 안전하게 마그네사이트광석을 다량 캐낼수 있을거라고 했습니다.》

《옳습니다. 어떤 대담한 혁신적방안도 모험적인 배짱보다 과학기술적인 타당성에 의거해야 성공할수 있습니다. 소장동무, 대흥에서 시료도 떠왔다는데 북두분광산의 박토암반지질상태에 관한 연구를 깊이 하시오. 그 과학적인 실험수치에 의해 박토변두리경사각을 정하겠는데 등탈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세계광업계를 놀래우는 채굴방법도 좋지만 그보다도 귀중한건 우리 광산로동계급입니다. 대흥광부들의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류의하시오.》

《장군님, 명심하겠습니다. 북두봉의 마그네사이트광체를 다 캘 때까지 채굴장계단의 안전이 담보되게 하겠습니다. 저는 다량채굴방법이 성공할 때까지 대흥광산에 내려가있겠습니다》

《좋습니다. 이번에 소장동무가 오랜 광업학자로서 대흥청년영웅광산을 도와 큰일을 해제꼈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실천력있는 〈광업대가〉가 되여 광업부문사람들의 존경을 받기를 바랍니다.》

《장군님… 장군님께서 말씀하셨기에 저는 광산현지에 내려가서 조선의 광업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였습니다. 장군님덕분에 저는 몸도 마음도 다 젊어졌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이 그렁하여 감격해하는 리대세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시였다.

《기쁜 일입니다. 과학지도일군으로서 로당익장하십시오.》

분에 넘치는 영광과 믿음의 희열로 흥분되고 온몸이 붕 뜬 리대세는 뒤늦게야 자기가 광산소식을 한가지 말씀드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군님, 제가 대흥광산에 갔을 때 말입니다. …》

리대세는 장군님께서 자기를 위해 너무도 많은 시간을 바치셨다는데 주의를 돌리지 못하였다. 그이께서 이제 뒤에 맞물린 사업일정이 바쁘시다는걸 그는 깨닫지 못하고 그다지 긴요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사연을 두서없이 말씀올렸다.

재작년 5월 대흥국수집 봉사원들이 국수집으로 올라오는 서른개나마 되는 돌층계를 메로 까내고 골개강을 막아 우회도로를 낸 소식이였다. 그들은 장군님께서 광산에 다시 오시면 힘들게 돌층계를 오르시지 않고 국수집에 오실수 있게, 시원한 대흥농마국수를 잡숫고 가시도록 평탄한 길을 내였다. 어버이장군님을 모시고싶은 절절한 념원을 안고 국수집녀성들은 봄장마로 불어나는 골개강을 몸으로 막으며 세멘트다리를 놓았고 알알이 자갈을 고르고 모래를 정히 씻어 몰탈을 한치한치 정성껏 충진하여 승용차가 국수집현관문앞에까지 가닿을수 있게 길을 만들었다.

《대흥국수집동무들이 그런 일을 했습니까. 좋은 소식을 알려주어 고맙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이 후더워오르시였다.

산비탈면에 지은 룡마루가 날아갈듯 한 조선식기와지붕의 국수집이 떠오르시였다. 심산속에 사회주의선경으로 꾸려진 대흥광산마을을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보시던 2009년 5월의 그날 김정일동지께서는 큰길에서 멋지게 지은 국수집도 바라보시였다.

광산생산부문은 말할것 없고 문화회관과 화초원, 체육관, 목욕탕, 살림집에 이르기까지 자기들이 알뜰히 지어놓은 모든 곳들에 장군님을 안내해드린 광산당비서와 지배인은 그이를 국수집에도 모시고싶어 몸달아 청을 올리였다.

그이께서는 국수집에 올라가 봄산나물김치국에 만 대흥특산감자농마국수를 드시면서 휴식도 하시고 광부들을 위해 성심껏 봉사하는 주방료리사들의 수고를 헤아려주고싶은 생각이 드시였다.

《〈대흥국수집〉이라… 건물에 어울리게 간판도 멋있구만. 농마국수랑 감자떡이랑 잘한단 말이지. 광산사람들이 자랑하는덴 다 가보구싶은데… 내가 아무래도 저 돌층계를 오르기 힘들것 같아.》

그이께서는 광산당비서와 지배인을 돌아보며 솔직히 말씀하시였다.

벌써 두해가 지났다.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 조선의 내륙지방에서도 가장 골이 깊고 해발고 높은 곳이라 할수 있는 대흥땅… 돌산비탈지에 감자를 심어 사계절을 감자음식을 주식이다싶이 먹으며 사는 광산사람들이지만 살기 좋은 벌지대와 도시사람들이 감동하여 머리를 숙일정도로 사회주의를 지켜 마그네사이트광석을 억척같이 캐내고있다. 광부들은 나라에 자금이 부족하여 콕스를 수입해다주지 못하면 무연탄으로 마그네샤크링카를 소성해내고 경공업과 인민생활향상에 이바지하겠다고 위험을 무릅쓰고 광석을 다량채굴해내려고 뛰고있다. 심산속 대흥광부들의 심장속에는 오직 사회주의조국을 더욱더 부강하게 하려는, 하루빨리 강성국가를 건설하려는 순결한 념원의 불길이 일어번지고있다. 룡성이나 흥남지구에서 타오르는것과 같은 대고조진군의 불길이다.

대흥이나 흥남지구를 비롯해서 함경남도의 곳곳에서 타오르는 대고조의 불길을 소중히 여기고 꺼지지 않고 더 세차게 번지도록 해야 한다.

함경남도의 공장, 기업소, 농촌들에서 이룩되는 그런 줄기찬 혁신들이 마땅히 공고화되여야 본보기성과로 되여 전국에 일반화할수 있을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천령골안에 자리잡고있는 먼 대흥청년영웅광산으로부터 시작해서 룡양, 검덕, 단천항건설장, 사과꽃 피는 북청땅, 비날론이 나오고 비료생산설비들이 일떠서는 흥남지구에 또다시 가보고싶으시였고 함남도사람들을 떠밀어주고싶은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오르시였다. 그러나 당과 국가사업의 다른 많고많은 일들은 언제나 그이의 뜻대로 시간을 내실수 없게 하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서비스이용약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Copyright © 2010 - 2023 www.hanseattle1.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