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니머스 해킹결과로 신 북풍을 만들어내겠다는 저들의 의도 > 통일게시판

북한이 전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위협에 접했군요. 해커 집단인 '어나니머스'에 의해 신상털리기를 당했으니. 아마 조선일보 같은 수구매체들이나 국정원 같은 집단은 당장 이 해킹 결과를 통해 밝혀진 이름중에 자기들이 '종북 빨갱이'로 몰아부칠 사람들을 찾아내느라 지금 눈이 벌개 있을 것이고, 이 특별한 호재에 엄청 감사하고 있을 거란 사실은 충분히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걸 '북한 쌤통이다'라는 고소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와중에 정말 중요한 것들을 언론에서는 가간과하고 넘어가고 있는데, 그것은 어나니머스가 이 사이버테러를 통해 요구했던 항목들을 조금 더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핵무기 개발을 중지하고 전쟁 위협을 중지하라는 것. 여기에 덧붙여 김정은의 퇴진을 요구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나니머스의 지금까지 활약상을 보면 미 중앙정보부와 나토 등의 웹사이트를 공격해 정보를 빼내고 줄리안 어산지에 대한 지지 표명, 멕시코 갱단과의 사이버전쟁을 통한 회원 석방 등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해낸 단체입니다. 물론 단체라고 보기엔 느슨한 해커들의 연합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와 인터넷 표현의 자유, 그리고 공공선의 실천을 막는 모든 시스템에 대한 도전, 이런 것들입니다.

이들의 눈에 비친 북한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이고, 곧 세계를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무장 집단으로 이 세계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겠지요. 즉, 반전반핵 평화의 가치가 그들에게 중요하다고 느껴졌고, 이것이 이 해커 집단을 움직이게 만들었겠지요. 즉, 저들의 판단으로는 북한의 핵무장과 전쟁준비가 세계적인 큰 참화를 빚을 거라는 예상이 가능했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 어나니머스가 북을 공격해 정보를 빼낸 것처럼, 한국의 정보도 마찬가지로 빼낼 수 있는 실력을 가졌다는 겁니다. 미국 중앙정보부를 해킹해 낸 것처럼, 국가정보원의 중요 정보도 빼낼 수 있다는 것이죠. 만일 미국이나 북한이 당한 것처럼 저들이 우리 사이버망을 교란하고 정보를 빼내려 한다면 우리는 그걸 막아낼 수 있을까요? 못하겠지요. 인터넷에서 찬반 투표나 하고 있는 게 요원들 수준이라면 저 공격을 막아낼 수 없겠지요.

어쨌든, 문제는 어나니머스의 공격으로 밝혀진 정보들을 재가공하고 이를 국내 정치 탄압용으로 쓰려고 할 것이 뻔하다는 것이고, 어나니머스의 '선의의 공격'이 한국의 독재 체제를 강화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수사해서 이름만 나오면 다 털리겠죠. 박정근의 트윗 내용을 가지고 국보법으로 구속할 수 있는 정권의 전가의 보도, 떡검 혹은 섹검이라고 불리우는 무적의 집단이 있으니.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