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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해외동포들의 세월호 기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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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물안개
댓글 0건 조회 1,881회 작성일 14-09-18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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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해외동포들의 세월호 기억하기
-뉴욕, 런던, 호주 등지에서 ‘힘내세요, 여러분’
-미술 전시회, 음악회, 시를 통해 ‘잊지 않고 있어요’

이하로 기자

해외동포들의 세월호 참사 알리기와 기억하기의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해외동포들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동참과 추모 열기는 그 동안의 시위형식을 벗어나 다양한 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해외동포들은 그 동안 세월호 진상규명, 세월호 추모,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 박근혜 정권 규탄 시위 등의 방법으로 조국의 세월호 진상규명 운동에 동참해 왔으며 이제는 단지 시위를 넘어서 세월호 미술전시회, 세월호 추모 음악회, 세월호 추모시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동포사회 뿐 아니라 거주국 주류사회에 세월호 진상규명 열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지역 또한 뉴욕과 런던, 그리고 호주 등 동포들이 살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먼저 스타트는 뉴욕 뉴저지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세계 각지에서 전시회를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술가 안신영 화백이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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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영 화백은 위안부 기림비로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버겐카운티의 잉글우드에 위치한 예술의 전당(BergenPAC)에서 지난 4일 “Passion For Truth and Beauty”(진실과 아름다움을 위한 열정)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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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매개로 원본신문을 새 캔버스나 오래된 작업 위에 붙이고 그 위에 오일이나 아클릭 물감으로 그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품을 구성한 안 씨는 “이번 나의 전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분들 지인들에게 바친다”고 밝히고 있다.

안 화백은 “경제적 성공만을 쫒아 침묵이 습관이 되어버린 비정상적자본주의 한국 사회에서 2010년에 터진 천안함 사건을 거짓으로 덮어버리고 진실을 밝혀내지 못한 결과가 세월호로 나타나 30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며 “진실규명하자는 유가족과 국민의 요구는 무시되고 민생을 살린다는 천박한 논리로 진실을 외면하고 책임자들의 책임을 회피해 덮어버리려 한다면 또 다른 어떤 큰 참사를 겪게 될지도 모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화백은 이를 위해 관람객들과 함께 하는 세월호 관련 메시지 작업도 벌이고 있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The Truth will Prevail”이라는 이 작업은 노란풍선 그림 안에 관람자들이 의견을 쓰게 하는 등 관람객들과 함께 만드는 작업으로 현재 7개가 완성되었으며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10개가 되든 20개가 되든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안신영 화백의 전시회와 작업은 ‘The Paramus Post’에도 소개 되는 등 지역사회에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 화백의 전시회는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bergenPAC, 30 North Van Brunt Street, Englewood, NJ 07631 (201) 227-1030 www.bergenpac.org)

뉴저지에 이어 바톤을 받는 곳은 영국의 런던이다.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동포신문인 ‘굿모닝 런던’(발행인 박필립)은 ‘런던 세월호 추모 영화 음악제’를 개최한다. 오는 27일 ‘New Malden Methodist Church’ 열리는 이 음악회는 ‘즐겁고 지치지 않는 장기전에 대비할 때’라는 부제를 달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세월호 진상규명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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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런던’의 발행인 박필립씨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개월이 지나도록 사건의 내막 뿐만 아니라 왜 이 어린 학생들을 한 명도 구조해내지 못했는가에 대한 명확한 이유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딸아이의 억울한 죽음의 원인을 밝혀달라는 한 아비의 생명을 건 40여일이 넘는 단식 앞에서도 정부와 기득권 세력들은 먼산바라기를 하고 있었을 뿐’이라며 ‘국가 존재 이유의 제 1 목적은 국민의 생명을 안전하게 지켜주는데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작금의 대한민국은 국가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고 봐야한다’고 세월호 참사 후 정부의 태도를 비난했다.

박필립씨는 “가진 자들이 빼앗기지 않기 위해 뭉쳐서 저항하는 것을 낭만적 시위로 거꾸러뜨린 역사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다”며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진실에 대한 추적은 10년, 20년 장기적 싸움이 될 것이고 어린 학생들의 참혹한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감추고 있는 기득권자들과의 싸움은 누가 지치지 않는가에 승패가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박 발행인은 “진실을 감추려는 저들 역사에 반하는 무리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즐겁게, 지치지 않고, 줄기차게,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싸메주고, 지친 동지들을 부둥켜안아 일으켜줘야 한다”며 “10년, 20년 역사의 반역자들과의 전쟁에 인류 공동체의 동지로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참여하자”고 이번 세월호 추모 음악회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한편 호주에서는 한인 여중생이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작성한 영시가 권위 있는청년문학상에서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12일 <호주동아일보>에 따르면, 시드니 북부 명문 사립 팜플레이디스칼리지(PLC) 9학년에 재학중인 박동영(Lauren Park) 양의 시 ‘한국의 잃어버린 아이들’(The Lost Children of Korea)이 ‘2014년 모스만 청년 문학상’(2014 Mosman Youth Awards in Literature)에서 중학교 시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양의 영시 ‘한국의 잃어버린 아이들’은 제주도를 화산섬으로 세월호를 타이타닉의 이미지로 빗대어 여행을 떠나는 모습, 침몰 후 배안의 아이들의 불안한 모습과 절망스런 모습, 필사적인 생존의 노력, 그리고 두고 떠나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올해 22회째로 열린 모스만 청년문학상은 모스만 시가 주최하는 문학 축제로 총 353명이 참가했다. 호주 동아일보에 따르면 지난 8월 27일 시상식에 참석한 박 양은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충격을 받았다”며 “너무 큰 사건이고 많은 학생들이 숨졌는데도 호주인들은 아무도 몰라주고 가슴 아파 해주는 친구들이 없어서 안타까웠다”며 시를 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박 양은 팜블레이디스칼리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세월호 사건을 설명했으며, 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단원고 학생들에게 전할 애도의 희망의 메시지를 받았고 이는 시드니 소재 학교로 확산되어 총 14개 고등학교에서 호응했다. 박 양은 이들 학교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모아 만든 책자를 지난 6월 시드니총영사관에 전달했다.

이렇게 해외동포들은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자신의 가진 재능을 통해 세월호를 추모하고 이번 참사를 알리는 등 ‘세월호 기억하기’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 참사를 묻어버리려는 노력과는 달리 해외동포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특별법이 제정되고 세월호 참사 진상이 규명되는 순간까지 세월호 기억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을 확인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오는 20일 캐나다 방문에 이어 유엔을 방문하는 박근혜를 맞는 해외동포들의 준비도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현재 토론토와 에드몬트, 캘거리 등지에서 시위가 예정되어 있다. 이들 도시에서 동포들은 20일 오후 3시를 기해 일제히 동시다발적으로 시위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박근혜가 방문하는 오타와로의 원정시위도 조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토론토에서 열릴 예정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박근혜 규탄 시위에는 약 1백여 명의 동포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박근혜의 유엔 방문을 맞아 뉴욕 뉴저지 뿐만 아니라 필라델피아, 워싱턴 DC, 버지니아 등지에서 원정 시위대가 조직되고 있으며 심지어 LA 등 미 서부에서까지 규탄 시위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박근혜를 뜨겁게 맞이하려는 동포들의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한편 뉴욕의 시위와 발맞추어 미국 각 도시에서도 지난 세월호 참사 규탄 시위가 열렸던 각 도시를 중심으로 박근혜를 규탄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서 박근혜는 순방 국가마다 자국민들로부터 최대, 최다 규모의 열렬한 규탄시위를 받은 대통령으로 역사가 기억게 될 것이다.

해외 동포들의 ‘세월호 기억하기’ 진상이 규명되고 책임자가 처벌될 때까지 멈출 수 없는 동포사랑이요 민족사랑이다.

다음은 호주 모스만 청년문학상을 받은 박동영양의 시 ‘한국의 잃어버린 아이들’(The Lost Children of Korea) 시 전문이다.

The Lost Children of Korea

Lauren Park(박동영, 핌블레이디스칼리지 9학년)

Let’s go on an adventure,
They told us:
An isle with pools of fire,
(Gods’ warnings,
Gods’ welcoming)
Misty, dark tracks
The soil cut with ash,
Remains of eruptions past.
You’ll be safe, they told us:
It’s dormant.

Relieved to be out of
tan brown blazers, we made our own uniform:
red converses, ocean blue denim, Ralph Lauren
polo with the horse, un-stabled, on lime green.
Our parent’s wave from the Wharf
(happy for us, but happy to be rid of us).

A scaled down Titanic,
Bleached whiteness
with its name neatly printed?
Sewol. It means ‘the passing of time’,
They told us.
Time passed.

When the water seeped through
windows and the doors,
we keep fear at bay with play:
the boys threw life jackets as a dark prank.
Soon practical jokes gave way to practical necessity.
We couldn’t breathe: choking and floating in one move,
Water displaced air, ended sight, doubled weight.
Stay on the ship, they told us.

The crew left for safety.
Rescuers will come,
They told us.
We grabbed onto anything we could:
Rope, handles, windows, walls, each other,
Our orange vests. Grip slipped so we linked
Our voices: called into silence for a sound.
Our life jackets bobbing in oblivion

They lost contact, they told
them.
As politicians stood on shore with
our families, taking sober photos,
frowning, hugging. We had a sense of
lost contact: no slurping mother’s kimchi soup
from squat spoons; no sibling squabblings, no
poking, tickling; no piano recitals at New Year parties.

Our fingers were found broken.

Lauren Park

한국의 잃어버린 아이들

여행을 떠나자,
그들은 우리에게 말했다:
화산호수가 있는 섬,
(신들의 경고,
신들의 환영)
안개낀 어두운 길
재로 뒤덮인 땅,
떠다니는 화산 분출물.
너희들은 안전할 거야, 그들은 우리에게 말했다:
그것은 휴화산이다.

답답한 갈색 교복을 던져버리고,
우리는 우리만의 새로운 교복을 만들었다:
빨간 운동화, 파란 청바지, 폴로셔츠.
부모들은 부두에서 손을 흔든다.
(우리 때문에 행복해 하면서도 우리가 떠나서 행복해 하고)

작은 타이타닉호,
하얗게 표백된 선체에 선명하게 새겨진 이름 –
‘세월’. 그것은 시간의 흐름을 의미한단다,
그들은 우리에게 말했다.
시간은 흘러갔다.

물이 문과 창문을 침범할 때,
우리는 선실에서 두려워하며 계속 놀았다:
소년들은 구명조끼를 던지며 침울하게 장난쳤다.
곧 가벼운 농담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되고
우리는 숨을 쉴 수 없었다: 숨이 막히고 이리저리 물에 떠밀렸다.
물은 공기를 집어삼키고 시야를 가리고 몸은 무거워졌다.
배안에서 기다려라, 그들은 우리에게 말했다.

선원들은 안전을 위해 대피했다.
구조대가 올거야,
그들은 우리에게 말했다.
우리는 쥘 수 있는 무엇이든 움켜잡았다:
밧줄, 손잡이, 창문, 벽, 친구들,
오렌지색 구명조끼. 손이 미끄러지고
우리는 우리들의 목소리에 매달렸다:
모두의 목소리는 멈췄다. 절규를 위해
우리의 구명조끼는 망각의 바다에 부유했다.

연락이 안돼, 그들은 그들에게 말했다.
정치인들은 바닷가에서 우리 가족들과 함께 서서
사진을 찍고, 찡그리고, 포옹했다. 우리는 단절감을
느꼈다: 엄마가 만든 김치찌개를 숟가락으로 맛볼 수 없고,
동생과 찌르고 간지럽히는 실랑이도 벌일 수 없고,
새해 모임에서 피아노를 칠 수도 없다.

우리의 손가락들은 모두 부러져버렸다.

번역: 김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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