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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에 떨고 있는 미국, 그리고 신자유주의 사회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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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0건 조회 1,972회 작성일 14-10-1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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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해 배달 순서대로 우편물을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갑작스런 조회가 소집됩니다. 그 배경은 에볼라. 최근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했던 에볼라가 결국 미국에까지 침투하자 갑작스레 이런 긴급조회가 생긴 겁니다. 이런 조회는 사실 과거 우체국을 이용한 테러, 예를 들어 '유너바머'나 '탄저병 테러' 와 같이, 미국 정부가 이 사안을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실제로 미국은 지금 이 공포의 질병이 어디까지 퍼졌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정설입니다. 이미 방역 대책이 늦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에볼라 창궐을 소재로 한 '아웃브레이크'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 현실은 그 영화에서 그려진만큼 끔찍하진 않지만, 텍사스 일대에서는 우주복 비슷한 옷을 입은 방역진들이 첫번째 희생자가 살던 집 인근을 정밀 방역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병이 창궐하고 있는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일대인데, 사람들이 워낙 많이 밀집해서 살고 있는 곳에서 병이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미국도 이런 상황이 일어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겁니다. 미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슬람 국가에 대한 전쟁, 이런 것들보다도 더욱 직접적이고 무서운 타격이 가해질 수 있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사실, 미국은 이런 사태들을 두려워했고, 그런 상황들은 미국 내에서 유행했던 '좀비 영화'들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병이 단지 국민의 건강만을 위협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갈등들마저도 확산시킨다는 겁니다. 첫 희생자인 에릭 던컨이 흑인이었고 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민심도 흉흉해지고 있습니다. 텍사스, 오하이오 등에서는 휴교 조치까지 일어나고 있고, 일부이긴 하지만 아예 휴교령에 관계 없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부모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이 지금까지 수많은 질병을 잡아 왔고, 실제로 의학은 많은 발전을 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직도 모르는 질병들이 실생활을 위협하는 이 현실. 그리고 이 병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갖게 되는 공포들 속에서 미국, 아니 세계의 현실이 과거 중세 유럽 인구를 1/3 이상 희생시켰다는 페스트가 창궐하던 유럽의 모습과 뭐가 다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래저래 미국은 지금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병이 이렇게 창궐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백신은 고사하고 치료방법이란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미국에 있는 대규모 제약회사들이 미국에서 지금까지 발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약회사들이 연구도 하지 않았고, 당연히 여기에 투자도 안 했다는 것 때문입니다. '이윤'이 생길 수 없다는 신자유주의적 마인드 때문이지요.  그러다가 지금 이렇게 공포가 현실이 되고 나서야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지금 장갑을 끼고 일하긴 하지만, 저 역시 조금 마음이 찜찜한 건 사실입니다. 그저 손 잘 씻고 위생을 청결히 해야 하겠지만, 역시 사회가 어떤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이런 사태도 일어나게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가 지금 올바른 세상으로 가고 있는가에 대해 다시한번 고민해 보게 됩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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