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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원칙 무너뜨린 헌재 판결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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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1건 조회 2,366회 작성일 14-12-1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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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렇게 되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8대 1이란 결과가 더 참담하게 느껴집니다.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극우화가 이 정도로 진행됐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뭐, 이 다음은 예상할 수 있겠지요. 며칠동안은 어떤 뉴스가 나와도 이 뉴스에 묻히겠지요. 그리고 그동안에 정윤회와 십상시라던지 하는 정치권의 공방은 아예 묻혀 버리겠지요. 그리고 며칠 후엔 "통진당 해체 엄청난 후폭풍" 등의 기사가 깔리면서 지금과는 또 다른 공안의 한파가 몰아치겠지요.


정치적으로도 그렇고, 국제적으로도 썩 좋은 뉴스로는 보도가 되지 않을 겁니다. 이 판결로 우리는 터키와 완전한 형제국이 되어 버렸으니. 그리고 독일이 1956년 공산당 해체 헌재 결정을 내리고 그 반성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 우리도 아마 오랜동안, 아니, 어쩌면 더 오래 정치적 암흑의 시기를 겪게 될지도 모르죠. 이 다음은 뭐가 올까요? 삼선개헌? 


좀 더 강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새민련 역시 혹독한 댓가를 치루게 될 겁니다. 굳이 마틴 늬뮐러 목사의 경구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자기 일이 아니라고 발뺌했던 그들은 이 공안 광풍 아래서 지리멸렬하게 되겠지요. 자기들 안에서 먼저 싸울 겁니다. 지금까지 해 왔던 행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공간은 더욱 축소되겠지요. 1월 중순에 있을 김어준 주진우 재판도 걱정됩니다. 실형이 떨어지겠지요. 우리 앞에서 먼저 선도해 싸워왔던 이들에 대한 탄압들은 더욱 심화될겁니다. 이재오 김문수 이런 양반들 안됐네요. 이들의 전력은 이들의 발목을 잡을테니. 아, 그만큼 더 변절자의 원칙에 더 충실하면 될까요? 자신의 전력을 가리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자신을 부정하게 되는. 그러나 그 권력은 강고해질수록 독해지는 법. 그 안에서 벌어지는 싸움도 볼만할 것 같고.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과 씨앤엠 노동자들의 겨울은 얼마나 더 혹독해질까요. 자기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마저도 종북으로 내몰리게 된 사람들. 그리고 세월호 가족들은 얼마나 더 아파야 할까요. 진실을 찾으려는 그들의 싸움조차 종북으로 몰았던 저들은 얼마나 더 거세게 빨간 페인트를 뿌려댈까요. 


통진당 해산은 잠깐 동안의 민주주의를 누렸던 한국사회에서 채 극복하지 못한 역사의 침탈입니다. 국가폭력에 의해 심어진 빨갱이 컴플렉스, 봉건적 피학적 양상, 그리고 국가폭력의 일상화를 그대로 드러내주는 사변일 겁니다. 체화되지 못한 민주주의의 약한 뿌리를 아예 뽑아 버리겠다는 일제 부역세력과 그 후예들의 폭거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분단이라는 현실이 얼마나 강하게 우리의 생각의 범위를 좁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금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들이 이렇게 폭거의 체제를 완성하고 나면 그러잖아도 심화된 부의 불균형, 그리고 색깔론을 들이밀며 사회 체제에, 즉 힘 가진 자에게 복종하고 약한 자를 밟고 올라가야 한다는 정글의 법칙은 더욱 공고히 자리를 잡겠지요. 세월호 사건 같은 게 일어나도 여기에 의문을 가지는 순간 종북의 딱지가 붙여지겠지요. 그리고 그 주홍글씨는 그들의 앞날을 확실히 옥죄게 되는 그런 사회가 되어 가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수철은 누르면 누를 수록 압력이 배가되는 법입니다. 정치권은 못 믿더라도, 4.19와 5월 광주, 6월 항쟁을 이끌어낸 사람들이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아무튼, 지금 당장의 전망은 암울하다고 할 지라도, 결국 역사가 이번 판결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해서는 분명합니다. 판결 내리신 헌재의 판사님들, 나중에 부끄러울 날이 있을 겁니다. 역사는 이 날을 민주주의의 원칙이 이념적 판결로 무너진 날로 기억할 겁니다. 



시애틀에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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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님의 댓글

주체 작성일

현재와 같은 분위기에서 한국정황을 개선해보겠다고
여러모로 노력하는 귀한 분들..이제는 그런 안타까운
욕심 놓고 조용히 골프나 치면서 구경만 하도록 하세.

놈들끼리 서로 치고받다가 스스로 자멸하는 꼴을 구경이나 하세.

굳이 귀한 몸과 정열바쳐 개선시켜 그놈들 좋은 나라에
살게해줄 필요조차 없는 놈들이니까...이제부터는 그냥 조용히 쉬도록 하세.

다음 토론 베스트의 닭장사 말이 백번 타당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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