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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련희 수기, 따뜻한 내나라] 3. 결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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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5,154회 작성일 16-09-19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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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련희 수기, 따뜻한 내나라] 3. 결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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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련희 북녘동포
기사입력 2016-09-19

 

그리운 첫 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뒤에 하고 나는 다시는 이성과의 사랑을 하지 않노라고 가족들에게 선언했다.

 

부모님은 내가 정말로 시집을 안가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 계속 선보라고 재촉하였다.

 

여러 명의 맞선 자리가 들어왔지만 나는 보지도 않고 키가 작다, 몸이 약하다, 못생겼다, 하면서 퇴짜를 놓군 하였다.

 

보다 못해 녀동생이 우리 집에는 남자들이 선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신체검사를 하려 오는 것 같다며 핀잔을 주었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이 요구하는 사람과 약혼식을 하게 되었다.

 

약혼식은 우리집에서 량부모님들과 친척, 친지분들이 모여 비교적 큰 행사가 돼버렀다.

 

시부모님들이 해외출장이 있어 한 달 안에 결혼날짜를 잡았지만 약혼식이 있은 지 일주일만에 해외로 떠나셔서 우리는 시부모님을 모시지 못하고 결혼식을 하게 되었다.

 

▲ 평양의 경흥지구  

 

▲ 북의 결혼식     © 자주시보


결혼식은 보통강구역에 있는 경흥관에서 진행되었다.

 

중심앞쪽에 놓인 상에는 신랑, 신부가 앉고 그 량옆으로 놓인 상에는 친척, 친지들과 직장동료들이 앉아 음식을 먹으며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신랑, 신부를 축하해 준다.

 

결혼식을 끝내고 우리는 만수대 동상과 만수대예술극장, 개선문, 인민문화궁전에서 결혼기념사진을 찍었다.

 

▲ 인민문화궁전의 내부 모습, 이런 대형 회의실과 작은 회의실, 공연장, 전시, 식당 등 종합적인 문화봉사건물이다.

 

▲ 인민문화궁전은 우리민족의 멋을 잘 살린 뛰어난 건물이다. 김련희 북녘동포는 건물이 아름다워 그 앞에서 결혼식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러는 북 젊은이들이 많은 것 같다.     © 통일뉴스 사진제공

 

인민문화궁전은 평양시 중구역 보통강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조선식 건물로 1985년 제9차 남북적십자회담과 제2차(1990년), 제3차(1991년) 남북고위급회담 때 회담장소로 이용된 곳이다.

 

흔히 연애기간을 상대방 파악단계라고 한다.

 

우리는 제대로 한 번 말도 해보지 못하고 상대를 전혀 모르는 채로 결혼하다나니 살면서야 비로소 조금씩 상대를 알아갔던 것 같다.

 

결혼식이 있은 지 여러 날이 지나도 결혼사진은 물론 남편이야기를 단 한마디도 하지 않으니 직장의 친구들이 너무 궁금하여 남편의 사진을 좀 보여달라고 조르군 하였다.

 

“내 남편 사진 볼 필요는 없어. 그냥 삶은 고구마를 벽에 던져 봐, 꼭 그 모습일거야.”

 

나는 친구들의 성화에 견딜 수 없어 이렇게 웃음으로 넘기군 하였다.

 

남편은 쾌활하고 인정이 많아 남의 아픔과 어려움을 보면 자기 것을 모두 아끼지 않고 바치는 성격이여서 주변사람들이 다들 좋아하였고 친구가 많았다.

 

단 술을 즐기고 담배를 많이 피워 우리 아버지에게 점수를 잃었다.

 

결혼한 지 1년만에 우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한 딸이 평양산원에서 태어났다.

 

산전산후 휴일제는 총 150일로써 산전 60일, 산후 90일로 되어 있으며 이 기간에는 출근할 때와 똑같이 식량을 하루 700그램 공급되고, 월급도 정상 지급된다.

 

다른 지방들에도 산원들이 있지만 평양에는 세상에 이름난 평양산원이 있다.

 

▲ 조선은 여성들의 건강과 신생아들을 위한 보건의료 정책의 기지로 평양산원을 꼽고 있다.     ©이정섭 기자
▲ 평양산원 1층 출입구에는 동백꽃 등 우리의 아름다운 꽃을 보석으로 수를 놓아 그린그림이 깔려있다. 나라의 왕인 아이들이 처음 엄마품에 안겨 걸어나가는 길에 보석주단을 깔아주고 싶어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염원이 반영된 보석화라고 한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동생을 낳다가 눈을 감았던 어머니의 한맺힌 경험이 있어 여성들이 안전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평양산원을 건설하는 데 많은 정성을 쏟았으며 고난의 행군시기에도 평양산원에만은 미역 등 모든 물품이 정상적으로 공급될 수 있게 여러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 평양산원에서 415번째 세쌍둥이가 인큐베이터 안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 [중국시민 제공] 

 

1980년 7월에 개건되어 대동강구역에 위치한 평양산원은 아시아 최대의 산부인과 병원이다.

 

병원시설은 13층인 본관건물과 5개의 부속건물로 구성되어 있고 산과, 부인과, 구강과, 안과, 비뇨기과, 이비인후과, 소생과, 동의부인과, 갓난애기과, 등의 전문과와 기능진단과, 실험검사과, 물리치료실 등이 설치되어 있다.

 

여성전용병원을 고려하여 내부는 동백꽃, 도라지꽃 등의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산모들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현관홀에는 100여 톤의 홍옥, 청옥, 황옥을 비롯한 천연보석주단이 눈부시게 펼쳐졌다.

 

평양의 초산부들은 의무적으로 평양산원에서 애기를 낳도록 되어있는데 그것은 초산부 해산이 제일 어렵기 때문이다. 지방에 사는 임신부들도 산전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평양산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게 된다. 산모는 아기가 정상이면 일주일만에 퇴원하고 제왕절개수술을 한 산모는 두주만에 퇴원한다.

 

산모는 퇴원할 때까지 간호사들이 산후조리를 해주며 위생과 관련하여 가족, 친척들이 오면 병실에 올라가지 못하고 1층에 있는 텔레비죤 면회실에서 애기와 산모를 텔레비죤 화면을 보며 면회할 수 있다.

 

지방의 그 어느 곳에서라도 세쌍둥이 임신이 확인되면 비행기를 보내 산모를 평양산원으로 후송해 장기적으로 관찰 받게 된다.

 

세쌍둥이가 출산하면 개인당 전담의사와 간호사가 배정되어 4㎏ 될 때까지 맡아 키운다.

 

▲ 북에서 세쌍둥이에게 선물하는 은장도와 금반지     © 자주시보, ktv 화면갈무리

 

출생한 아기가 남자면 은장도를, 여자면 금반지를 국가가 선물한다.

 

나는 평양산원에서 제왕절개술로 아기를 낳고 2주만에 퇴원하려다가 갑자기 아기가 열이 있어 한 달 동안 산원에 입원해 있었다.

 

우리 병실산모 3명중 한 명은 지방에서 올라온 산모였는데 그의 말을 듣고 배터지게 웃던 일이 생각난다.

 

그 산모는 꼭 평양산원에서 아기를 낳는 것이 꿈이어서 해산하기 한 달 전에 평양에 있는 먼 친척 벌 되는 집에 올라와서 매일같이 운동을 하고 무거운 것을 들었다 놓았다를 여러 번 하면서 빨리 해산하기만을 기다렸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징조가 보이는 것 같아 그길로 산원 정문 앞에서 왔다갔다하다가 진통이 오기 시작하자 무턱대고 산원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어 꿈을 실현학수 있었다고 자랑하는 것이었다.

 

진통이 오는 산모는 그가 누구이든 어느 지역에 살건 무조건 산원에서 책임지게 되어있다.

 

우리 평양산모들은 아기만 데리고 퇴원하지만 지방에서 온 산모는 퇴원할 때 국가로부터 철따라 아기옷과 아기담요, 포단을 선물로 받는다.

 


내가 한 달만에 산원에서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오자 아버지와 어머니는 집안에 첫 손녀여서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딸은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이모의 최대 관심과 사랑 속에서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다.

 

나는 산후 90일이 지나 아기를 업고 5개월 만에 첫 출근을 하였다.

 

여성들이 자녀걱정 없이 직장에 다닐 수 있도록 모든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 작업반별로 탁아소, 유치원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 대학에도 탁아소와 유치원이 있어 아기를 업고 출근하면 먼저 탁아소에 들려 아기를 맡기고 자기 청사로 들어간다.

 

산후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는 여성들은 모유를 먹이는 시기인 생후 8개월 정도까지는 두 시간에 한번씩 30분 동안 탁아소에 와서 자녀에게 모유를 먹이고 돌봐줄 수 있다.

 

이유식을 먹는 1년 정도까지는 오전, 오후 각각 한 번씩 탁아소에 간다.

 

딸이 얼마나 보채고 울보였는지 보육원선생님들이 우리 딸의 별명을 “꽃다발“이라고 지어주었다. 하루 종일 꽃다발처럼 안고 있어야 울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튼 일하다가 탁아소에 가서 딸의 젖 먹는 모습을 바라볼 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것 같다.

 

▲ 해외 사이트에서 소개한 북의 탁아소, 울고 있는 한 아이를 안고 또 다른 아이의 미끄럼을 태워주는 보육원 교사의 모습에서 정성스러우면서도 경험많은 노련함이 느껴진다. 시설은 오래되어 보이지만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다. 최근엔 전국에 탁아소 유치원 개건, 신축 열풍이 불고 있어 현대적인 시설을 잘 갖추어가고 있다고 한다.     ©자주시보 이창기 기자

 

대학탁아소에서는 아기들에게 여러 가지 예방접종이 있었는데 애기의 예방주사는 빠짐없이 맞게 하면서도 동 진료소에서 어른들에게 놓아주는 예방주사는 제일 맞기 싫었다.

 

한번은 출근하기 전에 매 집마다 진료소에서 쪽지가 전달되었는데 오늘 집에 있는 주민들은 낮에 진료소에 와서 주사를 맞고 직장에 나가는 주민들은 저녘 퇴근길에 진료소에 들려 예방주사를 맞으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주사를 맞기 싫어 일부러 저녁에 늦게 퇴근하면서 진료소에 들리지 않고 곧바로 우리 아파트로 들어갔는데 바로 현관 안에 담당의사 선생이 위생가방을 들고 서있는 것이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담당선생에게 잡혀 예방주사를 맞고야 집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우리는 예방의학, 무상치료제이다.

 

누구나 태어나면 담당의사선생이 지정되며 성장하는 전 기간을 담당선생이 책임지고 치료한다.

 

의사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담당세대들을 돌아다니며 주간에 별 이상은 없는지 일일이 체크하며 한 달에 한 번씩 저녁에 모든 주민들이 퇴근하면 인민반 회의에서 위생강연을 함으로써 바뀌는 계절마다 건강에 각별히 주의하도록 부탁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간이 안 좋아 남들보다 병원신세를 많이 진 것 같다.

 

담당선생님과 부모님도 나의 건강 때문에 좋다는 약과 민간료법도 써보았고 료양도 3번이나 가서 여러가지 치료도 받았다.

 

▲ 북의 온천 요양소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북 주민들     ©

 

나는 애기를 업고 출근하기가 불편하여 우리 아파트 바로 옆인 김책공업종합대학 양복점으로 직장을 옮겼다.

 

퇴근할 때 대학정문을 나서면 바로 우리 아파트정문이여서 직장동료들이 무슨 출퇴근 하는 기문이 나겠냐고 우스갯소리로 나를 놀리군 했다.

 

이 대학에서도 매해 4.15가 되면 교직원학생들의 예술공연이 진행되군 하였다.

 

각 부서들에서 준비한 종목들을 전부 평가하여 당선된 작품들이 최종 대학경축공연에 참가하게 된다.

 

우리 부서에서도 중창, 독창, 대화시, 기악중주, 등을 준비했는데 나는 독창을 제외한 모든 종목에 다 참가했으니 아무종목이나 당선되어도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다.

 

우리 부서는 중창이 당선이 되어 대학 경축공연에 참가하게 되었다.

 

▲  2014년 3월 1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관람하는 가운데 진행된 조선인민군 제1차 예술선전대경연의 한 장면이다. 북은 인민군대만이 아니라 모든 직장에 다 문화예술소조가 있어 경연을 자주 조직한다.    ©자주민보

 

우리는 사상, 기술, 문화의 3대혁명의 요구대로 모든 분야에서 학습을 정상적으로 하는 것과 함께 자기 분야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를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한다.

 

모든 기관, 기업소마다 새해 신년사가 나오면 자자구구 그 심오한 내용을 습득하고 매주 토요일마다 학습을 진행하여 상반년도 학습총화, 년간학습총화를 통해 우리당의 사상으로 철저히 무장함으로써 그  어떤 부르죠아 날라리풍도 침습하지 못하게 자신을 준비한다.

 

해마다 전국적인 문답식학습경연도 진행되는데 각 기관들에서 예선에 합격된 단체들이 모여 결승을 다투게 된다.

 

이렇게 사상사업뿐 아니라 맡은 전문분야에서도 2년에 한 번씩 자기분야의 기술기능자격시험에 응시하여 자신의 기술기능수준을 계속 높여나가며 매주 1회 기술학습시간을 가지고 서로의 좋은 경험과 기능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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