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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44] 헤인즈가 부분적으로 기밀 해제한 국가정보판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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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703회 작성일 23-06-2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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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헤인즈가 부분적으로 기밀 해제한 국가정보판단서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국가정보판단서는 어떻게 작성되는가?

2. 분석 기간을 왜 8년 단위로 끊었을까?

3. 미 제국의 초췌한 몰골 드러난 국가정보판단서


1. 국가정보판단서는 어떻게 작성되는가?

2023년 6월 15일 미 제국 제7대 국가정보국장(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에이브릴 헤인즈(Avril D. Haines)가 매우 중요한 국가정보문서를 부분적으로 기밀 해제했다. 부분적으로 기밀 해제된 문서는 국가정보판단서(National Intelligence Estimate)다.

국가정보판단서는 중대하고 시급한 국가안보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그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최종적인 정보판단을 내린 최고 권위의 전략정보문서다. 국가정보판단서 이외에 국가정보평가서(National Intelligence Assessment)도 있는데, 후자의 중요도는 전자보다 한 급 낮다. 국가정보평가서보다 중요도가 더 낮은 국가정보문서들은 보고서(Report)와 비망록(Memorandum)인데, 이런 문서들은 중요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전문이 외부에 공개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중대하고 시급한 국가안보 문제가 미 제국에 제기되었을 때 국가정보판단서가 작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는 국가정보판단서(NIE)에 의거하여 국가안보 문제를 결정한다. 미 제국이 침략전쟁을 도발할 것인가 아니면 침략전쟁을 자제하고 군사 지원에만 그칠 것인가 하는 엄청난 정치·군사 문제도 국가정보판단서에 의거하여 결정된다.

이를테면, 2022년 7월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전쟁에 관한 국가정보평가서(NIA)를 내부적으로 회람하였고, 그 국가정보평가서 중에서 극히 일부 내용만 2023년 6월 5일에 뒤늦게 기밀 해제하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전쟁과 관련하여 국가정보판단서보다 중요도가 한 급 낮은 국가정보평가서를 작성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전쟁을 미 제국이 직면한 최대의 국가안보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래서 지금 미 제국은 우크라이나전쟁에 무력 개입을 감행하지 않고, 젤렌스끼 종미우익 정권에 군사 지원만 계속하는 것이다.

2023년 6월 15일 헤인즈 국가정보국장이 부분적으로 기밀 해제한 국가정보판단서는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국가기밀문서다. 그 문서의 제목은 ‘북조선: 2030년까지 핵무기를 지렛대로 사용하는 몇 가지 씨나리오(North Korea: Scenarios for Leveraging Nuclear Weapons Through 2030)이다. 2023년 1월 중에 헤인즈 국가정보국장은 이 국가정보판단서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제출했다. 제출된 날짜가 2023년 1월 며칠인지는 문서에 적혀있지 않아 알 수 없다. 헤인즈 국가정보국장은 이 국가정보판단서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제출한 때로부터 6개월이 지난 뒤에 부분적으로 공개하였다.

헤인즈 국가정보국장이 ‘북조선: 2030년까지 핵무기를 지렛대로 사용하는 몇 가지 씨나리오’라는 제목의 국가정보판단서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제출한 것은, 지금 미 제국이 조선의 핵무력을 중대하고 시급한 국가안보 문제로 여긴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미 제국은 상상을 초월한 수준으로 고도화된 조선의 핵무력을 미 제국이 직면한 중대하고 시급한 국가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전략적 정보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러므로 ‘북조선: 2030년까지 핵무기를 지렛대로 사용하는 몇 가지 씨나리오’라는 제목의 국가정보판단서에 어떤 전략적 정보판단이 담겼는가에 따라 미 제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도발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엄청나게 중대한 문제를 고찰하기 전에, 국가정보판단서가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쳐 작성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가정보판단서는 1979년에 창설된 국가정보협의회(National Intelligence Council)에 의해 작성된다. 국가정보협의회(NIC)는 18개 국가정보기관으로부터 받은 정보보고서를 종합, 정리하여 국가정보판단서를 작성하고, 그것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제출한다. 그러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국가정보판단서에 의거하여 국가안보전략과 대내외 정책을 결정한다.


미 제국이 전 세계를 지배, 통제하기 위해 운영하는 18개 국가정보기관은 다음과 같다.

1) 국가안보부문 정보사업을 담당한 7개 기관 - 중앙정보국, 국무부 정보조사국, 연방수사국 정보실, 법무부 국가안보정보실, 국토안보부 정보분석실, 에너지부 정보 및 반정보실, 재무부 정보분석실

2) 군사 부문 정보사업을 담당한 11개 기관 - 국방정보국, 국가안보국, 중앙안보국, 국가정찰실, 국가지리공간정보국, 육군 군사정보단, 해군 정보국, 해병대 정보국, 해안경비대 정보국, 공군 제16군, 우주군 국가우주정보쎈터

위에 열거한 18개 국가정보기관은 1,930여 개의 사설정보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정보사업을 벌이는데, 국가정보조직들과 사설정보 회사들에서 근무하는 총인원은 854,000명에 이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 제국이야말로 핵무기와 금융자본과 정보조직을 틀어쥐고 전 세계를 지배, 통제하는 거대한 괴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국가정보협의회 책임자는 국가정보국장(DNI)이다. 국가정보국장은 국가정보계(intelligence community)를 대표하며, 다종다양한 국가정보사업(National Intelligence Program)을 감독하고 총괄한다.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국가정보기관들이 국가정보국장에게 각자 정보보고서를 제출하면, 국가정보국장은 그것을 종합, 정리한 대통령 일일 보고서(President's Daily Brief)를 작성하여 매일 아침 대통령에게 대면으로 보고한다. 국가정보국장은 대통령 보좌관으로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참석하여 국가기밀정보를 보고한다.

2023년 6월 15일 부분적으로 기밀 해제된 ‘북조선: 2030년까지 핵무기를 지렛대로 사용하는 몇 가지 씨나리오’라는 제목의 국가정보판단서는 국가정보협의회에서 “북조선 담당 국가정보실장의 도움을 받아(under the auspices of National Intelligence Officer for North Korea)” 작성되었다. 북조선 담당 국가정보실장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다는 말은 국가정보판단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북조선 담당 국가정보실장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국가정보협의회에서 북조선 담당 국가정보실장의 정보판단이 국가정보판단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이다.

국가정보협의회 북조선 담당 국가정보실장(NIO)은 씨드니 싸일러 (Sydney Seiler)다. 그는 미 제국 국방언어연구소에서 우리말을 배웠고,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에 유학하여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 여성과 결혼한 그는 서울에서 10년 이상 살았다. 우리말을 할 줄 아는 독보적인 정보분석 전문가로 두각을 나타낸 그는 미 제국 국가안보국(NSA) 정보분석관, 중앙정보국(CIA) 총괄분석조정관, 국가정보협의회(NIC) 북조선 담당 정보분석관을 거치면서 40년 동안 북조선 정보를 전문적으로 분석해왔다. 그는 2000년 10월 평양을 방문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11년 5월부터 3년 동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으로 근무했고, 2014년 9월부터 1년 동안 6자회담 미 제국 특사로 근무했고, 2016년 4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주한미국 군사령부 정보참모부 총괄분석관으로 근무했고, 지금은 국가정보협의회 북조선 담당 국가정보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국가정보판단서가 작성되는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국가정보협의회 국가정보실장이 기초문서(terms of reference)를 작성한다. 기초문서에는 정보판단에 요구되는 핵심 문제들, 초안 작성자의 책임 한계, 초안을 완성하기까지의 일정 등이 명시된다. (씨드니 싸일러는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기초문서를 작성하였다.)

2) 여러 국가정보기관은 국가정보협의회 국가정보실장이 작성한 기초문서를 회람하면서 각자 의견을 제출한다.

3) 국가정보협의회 국가정보실장은 국가정보기관들이 제기한 의견을 반영한 국가정보판단서 초안을 작성한다. (씨드니 싸일러는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국가정보판단서 초안을 작성했다.)

4) 국가정보기관 대표자들이 모여 국가정보판단서 초안을 정밀하게 심의한다. 그들은 정보자료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고, 정보판단의 신뢰성을 검토하고, 오류를 수정하여 국가정보판단서를 완성한다. 이 심의과정에서 국가정보기관들의 의견이 상충되어 논쟁이 벌어진다. 논쟁을 계속해도 합의점을 끝내 찾지 못하면, 모호한 절충적 표현을 사용하여 국가정보판단서를 작성한다.

5) 위에 열거한 절차에 따라 국가정보판단서를 완성하기까지 여러 달이 걸리는데, 어떤 경우에는 1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6) 국가정보국장은 완성된 국가정보판단서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제출한다.

2. 분석 기간을 왜 8년 단위로 끊었을까?

씨드니 싸일러의 정보판단이 커다란 영향을 미친 국가정보판단서는 제목부터 난해하다. ‘북조선: 2030년까지 핵무기를 지렛대로 사용하기 위한 몇 가지 씨나리오’라는 제목은 무슨 뜻인가? 정보분석문서를 작성할 때, 5년 단위가 아니면 10년 단위로 분석 기간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북조선: 2030년까지 핵무기를 지렛대로 사용하기 위한 몇 가지 씨나리오’라는 제목의 국가정보판단서 분석 기간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년 단위로 정해졌다. 분석 기간을 10년 단위로 정하는 것이 상례인데, 왜 유별나게 8년 단위로 끊었을까? 2023년부터 10년이 되는 해는 2032년인데, 2032년보다 2030년으로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기에 분석 기간을 2030년까지 끊은 것으로 보인다.

미 제국 국가정보협의회가 10년을 단위로 하여 2030년까지 전망하려면, 2021년 1월에 국가정보평가서를 내왔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2023년 1월에 가서야 부랴부랴 국가정보평가서를 내놓은 것이다. 이런 사정은 국가정보협의회가 조선의 핵무력에 대한 절박감을 별로 느끼지 못하다가, 2022년에 가서야 절박감을 느끼고 국가정보평가서를 부랴부랴 작성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2022년에 이르러 조선의 핵무력은 미 제국이 절박감을 느낄 만큼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2022년 한 해 동안 조선의 핵무력이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되면서 미 제국에 절박감을 안겨준 놀라운 사연은 다음과 같다.

1) 조선의 핵무력을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시킨 2022년의 정치적 결정

1-1) 4월 26일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돐 경축 열병식 연설에서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하면서, 핵무력의 제2사명을 천명하였다. 핵무력의 제2사명은 핵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1-2) 9월 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법령이 채택되었다. 이 법령에서는 조선의 핵무력이 “국가주권, 영토완정, 인민의 생명안전을 수호하는 국가방위의 기본역량”이라고 명시되었고,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다섯 가지 조건이 열거되었다. 다섯 가지 조건 중에서 세 가지 조건은 적대세력의 공격이 임박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나머지 두 가지 조건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2) 조선의 핵무력을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시킨 2022년의 군사행동

2-1) 화산-31 전술핵탄두 실물 공개

3월 28일 언론보도를 통해 핵무기연구소에 전시된 화산-31 전술핵탄두 실물 공개

2-2)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장착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변칙비행 미사일, 소형 전술핵미사일 출현

1월 5일과 11일 화성포-8형 원뿔첨두형 극초음속 전술핵미사일 시험발사

1월 14일 철도기동 전술핵미사일 검열사격훈련

1월 17일 에이태큼스(ATACMS)형 변칙비행 전술핵미사일 검수사격시험

1월 27일 근거리 전술핵미사일 2발 시험발사

4월 16일 이스칸데르(Iskander)형 변칙비행 전술핵미사일을 소형화한 전술핵미사일 2발 시험발사

5월 25일과 6월 5일 각종 전술핵미사일을 배합한 연발사격연습

2-3)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장착하는 장거리 순항 전술핵미사일

1월 25일과 27일 장거리 순항 전술핵미사일 2발 시험발사

8월 17일 장거리 순항 전술핵미사일 2발 시험발사

10월 12일 장거리 순항 전술핵미사일 2발 시험발사

11월 2일 장거리 순항 전술핵미사일 2발을 부산에 인접한 울산 앞바다로 발사

2-4)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장착하는 600mm 방사포

5월 12일 600mm 전술핵방사포 3발 시험발사

9월 29일 600mm 전술핵방사포 2발 시험발사

10월 6일과 8일 장거리 포병부대들과 공군비행대의 합동타격훈련

10월 9일 600mm 전술핵방사포 2발 시험발사

2-5)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장착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핵추진잠수함

5월 7일 소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1발을 3,000톤급 잠수함에서 수중시험발사

9월 25일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소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훈련

9월 말 핵추진잠수함 건조

2-6) 군사 장비 현대화, 군사훈련, 검열

1월~5월 전자전 부대들의 전자무기체계, 정찰통신체계, 전자시설방호체계 현대화

3월~5월 4중 협동지휘훈련 실시 (4중 협동지휘훈련은 최고사령부가 작전명령을 내리면 육군, 해군, 공군, 전략군 4개 군종 지휘부가 각자 화력타격 부대들을 총동원하여 동시에 전선 전역에서 타격 대상들을 한꺼번에 소멸하는 전시협동작전능력을 점검하는 군사훈련)

6월 초 해군과 공군의 무장장비 현대화 실태 불시점검

7월 4일 전군의 전투예비물자 보유 및 관리실태 검열

11월 6일 각급 전투부대들의 무기 및 전투기술기재 검열

2-7) 전술핵전투부대 배치, 판정, 훈련

6월 21~23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 각종 전술핵미사일을 지상과 해상에 배치하기로 결정. (이 결정에 따라 조선인민군 육군, 해군, 공군, 전략군에서 전술핵 전투부대를 새로 배치하기 위한 직제 개편, 인원 조동, 부대 신설, 부대 통폐합이 진행됨. 그와 함께, 전술핵 전투부대를 새로 배치하는 전략에 의거하여 작전계획, 전투조직표, 정치사업계획이 각각 수정, 보완됨)

8월 29일 새로 편제된 핵전투 부대들에 불시 명령을 하달해 새로운 작전계획에 따른 전투준비태세를 평가하는 판정 실시. (최고사령부나 총참모부가 명령을 하달하면 해당 전투부대는 즉시 비상작전회의를 소립하고, 전투원들은 갱도에 진입함)

9월 25일~10월 19일 전술핵타격연습 및 대남 공격연습 연속적으로 실시 (이로써 전술핵 전투부대의 존재, 전략핵 전투부대의 존재, 미싸일총국의 존재가 외부에 알려짐)

10월 7일 전군에 특별경계근무명령 하달

10월 18일 전군에 전투동원태세 발령

10월 31일 최전방 전투부대들에 준전시태세 발령

11월 3일 전투지휘부 갱도훈련 실시

11월 4일 각종 전투기 500대를 동원한 총전투출동작전 실시

2-8) 무인정찰기 대남 정찰

12월 26일 무인정찰기 12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하하여 정찰비행을 하고 복귀 (한미연합군은 전혀 대응하지 못함)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사실은 2022년 한 해 동안 조선이 각종 전술핵무기를 생산하여 전술핵전투 부대들에 실전배치하였고, 전술핵전투 부대들은 전술핵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하기 위한 핵전투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사실은 2022년 한 해 동안 조선인민군의 대남 전술핵 타격 능력이 대폭 강화되었고, 임의의 시각에 선제적인 전술핵 타격으로 한미연합군을 제압할 전투태세를 갖추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3. 미 제국의 초췌한 몰골 드러난 국가정보판단서

2023년 6월 15일 부분적으로 기밀 해제된 ‘북조선: 2030년까지 핵무기를 지렛대로 사용하는 몇 가지 씨나리오’라는 제목의 국가정보판단서는 위에 서술한 2022년 조선의 군사 상황, 다시 말해서 조선의 핵무력이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된 상황을 보고 절박감을 느끼고 부랴부랴 작성된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그 국가정보판단서에는 조선인민군이 한미연합군을 제압하기 위해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남조선해방전쟁’이 임박하였다는 정보판단이 서술되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뜻밖에도 국가정보판단서에는 그런 현실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정보판단이 서술되었다. 국가정보판단서에 서술된 “핵심적인 판단(key judgement)"은 다음과 같다.

1) 조선이 전술핵무기를 포함한 무력을 사용하여 영토를 차지하고 한반도에 대한 정치적 지배를 실현하는 공격전략(offensive strategy)을 사용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2) 조선이 핵무력을 과시하는 강압 행동과 공격 행동을 보류하고 방어전략(defensive strategy)을 사용할 가능성도 매우 적다.

3) 조선이 군사력을 제한적으로 사용하여 긴장을 고조시키는 강압 전략(strategy of coercion)을 사용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강압 전략은 상대를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압박하여 정치적 양보를 받아내고, 국내적으로는 정권의 군사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에 사용되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정보판단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국가정보판단서는 조선의 전술핵무기가 ‘남조선해방전쟁’에서 사용될 실전 무기가 아니라, 미 제국과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에게서 정치적 양보를 받아내려는 강압 전략의 수단에 불과하다고 서술된 것이다. 이러한 정보판단은 조선이 실전에서 전술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정세분석가들의 정보판단과 전혀 다르다.

이를테면, 2022년 6월 30일 한국국방연구원이 서울에서 개최한 군사전략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조선인민군이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커진 현 상황에서 한국군이 전략적 대비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하였다. 2023년 6월 22일 서울에 있는 육군회관에서 개최된 국방정책 토론회에서도 조선인민군의 타격목표는 한반도 전구에 전개되는 미 제국 항공모함, 항만과 공항, 공군비행장 등이 될 것이고, 조선인민군이 한미연합군의 항공무력과 미 제국의 증원군을 무력화하기 위해 전술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제시되었다. 이것은 합리적인 정보판단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 제국 국가정보협의회는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국가정보판단서에서 조선의 전술핵무기가 실전에서 사용될 무기가 아니라, 미 제국과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에게서 정치적 양보를 받아내려는 강압 전략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정보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전략적 오판이 아닐 수 없다.

미 제국 국가정보협의회가 정세분석가들도 다 아는 명백한 정보를 오판한 것일까? 미 제국 국가정보협의회의 정보분석 능력이 정세분석가들의 정보분석 능력보다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

여기서 제기되는 심중한 문제는, 미 제국 국가정보협의회가 국가정보판단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정치적 의도가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국가정보협의회의 정보판단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정치적 의도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다. 이 심중한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례를 지적할 필요가 있다.

1) 2002년 10월 1일 미 제국 국가정보협의회는 이라크군이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했다고 기술한 국가정보판단서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제출하였다. 당시 부쉬 행정부는 그런 국가정보판단서에 의거하여 사담 후쎄인(Saddam Hussein, 1937~2006)의 대량파괴무기 사용을 저지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2003년 3월 20일 이라크 침략전쟁을 도발했다. 하지만 나중에 드러난 바에 의하면, 이라크군은 대량파괴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다. 이런 사정은 미 제국 국가정보협의회가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상황을 오판한 것이 아니라, 이라크 침략전쟁을 도발하려고 광분하는 부쉬 행정부의 의도에 맞춰 국가정보판단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를 침공할 명분이 필요했고, 국가정보협의회는 그 명분에 맞춰 정보판단을 내린 것이다. 당시 이라크군은 대량파괴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으므로, 미 제국은 자기 군대가 대량파괴무기로 공격당할 위험을 전혀 걱정하지 않았고, 따라서 이라크 침략전쟁을 마음 놓고 도발할 수 있었다.

2) 지금 미 제국이 직면한 가장 중대하고, 시급한 국가안보문제는 두말할 나위 없이 중국의 대만해방전쟁 가능성이다. 그러므로 미 제국 국가정보협의회는 중국의 대만해방전쟁 가능성과 그에 대한 미 제국의 대처능력에 관한 국가정보판단서를 작성하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제출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국가정보협의회는 그처럼 중대하고, 시급한 국가안보문제에 관한 국가정보판단서를 단 한 번도 작성하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와 민간 연구기관들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을 예상한 모의전쟁 시험(war game)을 수시로 진행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는데, 정작 그 문제에 대한 정보활동에서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국가정보협의회는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 이런 직무유기 현상은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작용해 발생했다는 것 이외에 달리 설명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국가정보협의회는 미 제국이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에 무력 개입을 감행하여 중국과 전쟁을 하는 경우 패할 것이라는 전망을 담은 국가정보판단서를 작성하지 못하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사실을 보면, 미 제국 국가정보협의회가 ‘북조선: 2030년까지 핵무기를 지렛대로 사용하는 몇 가지 씨나리오’라는 제목의 국가정보판단서에서 조선의 전술핵무기가 실전에서 사용될 무기가 아니라 미 제국과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에게서 정치적 양보를 받아내려는 강압 전략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정보판단을 내린 이유를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만일 미 제국 국가정보협의회가 조선이 전술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할 ‘남조선해방전쟁’을 예상한 국가정보판단서를 작성하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그런 급박한 상황에 반드시 대처해야 한다.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 미 제국의 대처는 이른바 ‘전략자산(strategic assets)’을 한반도 작전구역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것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대만해방전쟁을 벼르고 있는 중국에 무조건 전력으로 대처해야 하는 미 제국은 자기의 전략자산을 중국 근해에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미 제국은 중국 근해와 한반도 근해에 동시적으로 배치할 만큼 충분한 전략자산을 갖지 못했다. 다시 말해서, 미 제국은 대만해방전쟁에 대처할 수 있을 뿐이며, ‘남조선해방전쟁’에 대처할 여력은 갖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미 제국이 대만해방전쟁에 대처하여 중국과 전쟁을 하더라도 그 전쟁에서 승리할 가망은 전혀 없다. 따라서 미 제국은 ‘남조선해방전쟁’에 대처하여 조선과 전쟁을 하는 경우 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미 제국 국가정보협의회가 ‘남조선해방전쟁’을 예상한 국가정보판단서를 작성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하였으며, 조선의 전술핵무기가 실전에서 사용될 무기가 아니라 미 제국과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에 정치적 양보를 받아내려는 강압전략의 수단에 불과하다고 보는 국가정보판단서를 작성하게 만들었다. ‘북조선: 2030년까지 핵무기를 지렛대로 사용하는 몇 가지 씨나리오’라는 제목의 국가정보판단서는 두 전쟁이 임박한 시기에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대는 미 제국의 초췌한 몰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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